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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14 19:12
연재수 :
5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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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96,775

작성
24.01.1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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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27.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DUMMY

항성에서 받아들인 에너지를 저장한 팔찌가 빛나기 시작하더니

동그란 에너지가 되어 손에 담긴다.

그 동그란 에너지를 길게 늘어뜨리고 하나의 창처럼 던져 붉은 눈을 맞춘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날아간 에너지는 그대로 붉은 눈이 막기 위해 전방에 배치한 일곱 개의 검을 꿰뚫고 붉은 눈의 머리를 정확하게 부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팔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이며

한번 뽑아낼 때마다 고작 한 마리의 붉은 눈만을 부수는 데 그쳤다.

아니.. 그마저도 얼마 안 가 조금씩 학습해서 피하거나 견뎌내 버리겠지.

“ 칫...! 천천히 물러나면서 하나씩 처리한다!!! 원거리 포격은 멈추지 마!! “

그렇게 남자는 소리치며 지시를 하고

다시 앞을 본 순간

이미 전열은 붉은 눈에 의해 잡아먹히고 눈앞에서 붉은 에너지가 남자를 향해 덮쳐지고 있었다.

이젠 끝났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 순간

갑자기 눈앞에 거대한 철 덩어리.. 아니 대검이 가로막히고

남자 대신 대검이 붉은 에너지에 휩싸이며 소멸해버린다.

“ 칫. 카린!! 하나 더!!! “

“ 아.. 아아.. 알았어..! 소.. 소리치지 마...!! “

-딱.

레오네라가 쓸 수 있는 거대한 검 수십 개가 우주선 위로 창조되어 떨어지고 레오네라는 그중 하나를 집어 든 채로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 들며 나아간다.

그렇게 모든 붉은 눈들의 시선이 레오네라에게 집중된 순간

함선 위에서부터 우주선으로 뛰어내린 미야가 라티안과 함께 붉은 눈을 처치하고 그렇게 인도자들의 전투를 네이렌이 이어받았다.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전투력.

그리고 처음 보는 에너지.

게다가 정보망을 통해서 보았던 다른 은하에서 왔던 침입자들의 모습.

“ ...네이렌.. “

저들은 적일까.

아군일까.

알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에는 죽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붉은 눈들을 제거해나가고 있었다.

“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베리오님. “

베리오라고 불린 남자는 화려한 번개를, 검은 그림자를, 압도적인 힘을 바라보기만 할 뿐 대답하지 못했다.

약자니까.

이미 패배자니까.

도망치는 신세니까.

결정권은... 이쪽이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네이렌과 붉은 눈의 전투에도 끼어들 수 없었다.




-파지지지직..!!!!

춘향보다도 빠른 속도로 달려나간 미야가 붉은 눈을 등 뒤에서 끌어안고 그대로 목을 비틀어버린 뒤 검을 꽂아 확실하게 부숴버린다.

미야는 멈추지 않고 다음 붉은 눈을 상대로 최고속도로 달려나가 몸을 돌리며 발로 차낼 준비를 한다.

“ 칫.. 드럽게 빨라가지고...!! “

“ 앗?! 춘향님?! ”

그런 미야에게 왠지 모르게 질투가 난 춘향이 이번에는 훨씬 더 빠르게 가속해 미야를 밀쳐버리고 붉은 눈의 허리를 완벽하게 베어낸다.

사실 이번에는 미야가 발로 머리를 차려는 척 페이크를 넣고 뒤로 달라붙었다가 다시 앞으로 가서 눈을 찌를 생각이었지만

갑작스러운 춘향이라는 변수가 끼어버리는 바람에 붉은 눈은 물론이고 미야 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기습 공격이 되어버린 덕분에 마지막 남은 붉은 눈도 쓰러져버렸다.

“ 너만 빠른 게 아니라구! 알았어?! 혼자 잘난 척하지 말란 말이야! “

“ 아.. 네? 네..! “

레오네라는 그런 춘향과 미야를 보며 춘향에게 뭐라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전투 중이기에 당장에 미야를 씹어먹을 것만 같은 이빨만 치워두기로 한다.

“ 그만 놀고 타기나 해라. 다음으로 가자. “

레오네라가 둘을 데리고 다시 함선으로 올라타려는 그때

아디나가 [VII. 전차(The Chariot)]를 타고 내려와 네이렌에게 말한다.

“ 다른 곳은 어느 정도 정리된 모양이야. 중간에 우리의 개입 때문에 붉은 눈들이 순간적으로 우선순위를 우리 쪽에 둬서 전투하기 수월해졌달까. “

“ 음.. 그건 다행이네.. 우선 이번 교전은 승리라고 봐도 되는 거야? “

“ 그래. 도망치는 붉은 눈들도 확인했어. 아마 이전까지 불을 끄고 숨어있었던 덕분에 쫓아오는 붉은 눈도 많지 않았었던 모양이야. “

은하가 합쳐지는 그 순간부터 전투를 시작한 것인지라 치열한 전투를 예상했지만 역시 인간의 지혜는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하듯이 이들은 훌륭하게 자신의 종적을 감췄고 지금까지 훌륭하게 도망쳐왔다고 볼 수 있다.

“ 우리에 대한 정보도.. 분명 레이브에게 들어갔겠지? “

아마 그렇겠지.

아니 우리 은하와 닿는 순간부터 예상했을 것이며 사실 이제는 네이렌에게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레이브의 목표는 네이렌이 아닌 마나 그 자체였으니까.

“ 고생했어 아디나. “

“ 그래. .. .. 나는 혹시나 남아있는 붉은 눈을 찾아보고 라티안 쪽을 지원하러 가볼게. 아리나. ..뭘 해야 하는지 알지? “

으음..

그래.. 뭐.. 길드장이니까.

우주선에서 함선을, 네이렌을 바라보고 있는 은하의 인도자들과 대화를 해야겠지.

다행인 점은 그들이 먼저 공격을 한다거나 공격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일까.

아리나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아디나에게 부탁한다.

“ 알았어... 가기 전에 날 좀 내려줄래? 뛰어내리는 건 조금 그래서. “







살벌한 눈빛.

아니 두려운 눈빛일까.

이 자리에 올라온 모두의 눈동자가 아리나를 향하면서도 조금씩 떨리고 있기도 했다.

아리나가 나섰으니 다른 네이렌들도 함선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아리나의 옆에서 춘향과 미야, 그리고 레오네라가 서 있는 형태로 천천히 다가간다.

“ 크흠.. 흠..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우리 은하에서 온 네이렌 길드의 길드장. 네이렌 아리나 라고 합니다. 혹시 대표로 말씀해주실 분이 계실까요? “

아리나의 말에 네이렌에 집중되어있던 시선이 조금 흩어지더니 가장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본다.

이 우주선에서 전투를 시작했을 때 죽을 뻔했던 남자다.

지휘관이 전장에 나서서 함께 싸우는 것을 보면 그렇게 말이 안 통하지는 않을 것만 같은 모습에 아리나는 미소지으며 한 걸음 더 다가간다.

“ 소개 부탁드려도 될까요? “

“ ...나는.. ‘ 인류의 지휘관 ‘ 베리오입니다. “

저건 또 무슨 호칭이람..

처음 듣는 말에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어쨌든 아리나는 최대한 표정 관리를 하며 소개해 준 데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자세를 조금 숙였다.

“ ...괜찮다면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

먼저 질문해준다면 고맙지.

적어도 질문이라는 단어 자체가 대화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기에 아리나가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 네. 얼마든지요. 환영입니다. “

“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하고 싶은 겁니까..? “

상당히.. 많은 의미가 담긴 말처럼 들린다.

여기서 괜히 여러분들의 편입니다. 같은 소리를 해봤자 믿지는 않을 것 같고..

....

아리나의 말 한마디가 아마 우리 은하를 대표해서 말하는 것이 되겠지..?

아디나를 보내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와 함께 이럴 거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아리나는 신의 대리인의 역할을 대신해 말한다.

“ 아무것도. 당신들을 어떻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모두가 같은 인간인 만큼 우리 은하는 그럴 자격도 없구요. “

아마 믿지 못하겠지.

“ ....한가지. 여러분들과 싸우고 싶지는 않아요. 서로 다른 은하가 하나가 되는 와중에 혼란스러워지는 것도 많겠죠. 저희가 원하는 건 그 혼란 속에서 생길 갈등들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

아리나의 말끝이 살짝 흔들린다.

그럴 수밖에.

자신의 말이 길드를 대표하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은하를 대표해서 말을 한다는 것이 단어 하나하나가 신경 쓰이지 않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런 상황은 베리오도 마찬가지인지 아니면 네이렌이 두려운 것인지 떨리는 입술로 침착하게 말한다.

아니.

자신이 지금부터 할 말이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기 때문에 입술이 떨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가장..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

말을 잇지 못한다.

그렇겠지.

“ ..그렇죠. 가장 최소화하는 방법은 합치지 않는 것이죠. 실제로.. 우리 은하에서도 그렇게 하기를 원하고 있고요. “

“ ...역시.. 그렇습니까. “

아마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

에이아 은하에 있던 사람들은 붉은 눈에게서 쫓겨나고

마나라는 미지의 힘에 맞서 싸워야 하는

그사이에 끼어있는 채로 가지고 있는 행성도 없이 떠돌아다니며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 하지만.. 네이렌은. 최초의 신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지낼 수 있다고요. 저희는 그것을 은하의 인도자들. 특히... 다르시를 보고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

베리오는 입을 꾹 닫은 채 생각에 빠진다.

저 생각이 아리나가 말한 네이렌과 최초의 신이 가진 입장 때문인지 아니면 다르시를 언급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한순간 찾아온 침묵.

참.. 웃기지.

가장 잘못한 것도

가장 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도 이 자리에 없는데

왜 이들이 조심스레 대화를 해야 하는 걸까.


아리나는 자신의 불안함을 모조리 지워버리고

자신의 성격대로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기로 마음먹는다.

은하고 뭐고 뭔 상관인가.

지금 시간이 없는데.

“ 저희는 한번 실패했어요. 여러분들께서 고래와 붉은 눈과 전투를 치르는 동안 저희는 은하의 중심부로 향했고 레이브와 에이아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패배했죠. 인정해요. 레이브는 강해요. “

그나마 목숨을 잃지 않은 것에 다행이라고 보면 다행이겠지만

레이브는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보기에는 힘든 적이었다.

네이렌이 패배한다면 패배하는 대로 학습하고

네이렌이 승리한다면 승리하는 대로 레이브는 학습해 다른 레이브가 와서 더욱 완벽하게 상대해버린다.

어떻게 하든 불리해지는 상황.

하지만.

학습이라는 건 신인류만의 특권은 아니다.

“ 이제는 하나의 은하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레이브는 우리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 번만.. 한 번만 더 저희를 믿고 함께 싸워주실 수 있나요? “

사실..

함께 싸운 적은 없다.

그저 그들은 그들의 이득을 위해 주시자의 눈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고래와 붉은 눈을 사냥했을 뿐

네이렌을 도울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

물론 그것을 아리나도 알고 있을 테지만..

아리나의 표정에서 일부러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거라는 것이 느껴졌을 것이다.

조금 망설이는 베리오를 보며 아리나는 결정타를 날린다.

“ 뭐. 사실 저희 쪽에서도 민폐 끼칠만한 일이 있어서요. 서로서로 돕는다고 생각하면 좋다고 생각하는데. “

도망치는 처지에 약자들이라고 밑으로 깔고 가는 것이 아닌

자신들을 도와줬던 것처럼 지금도 도와달라는

약간의 날조가 들어간 동등한 형태의 동맹 제안.

부담될까 봐 자신들 쪽에도 민폐 끼칠만한 문제 되는 사건들을 함께 처리해달라는 부탁까지.

상당히 협상에 능하다고 생각한 베리오는 기분 좋게 웃는다.

“ 좋습니다 네이렌. 당신들을 돕겠습니다. 아리나 당신의 자비 덕분에 ‘ 동등한 입장에서의 ‘ 동맹을 검토해보죠. 혼자서 모든 것을 확실하게 결정할 수 없는 것에 깊은 사죄를 드립니다. “

그래.. 이렇게 망설일 이유가 없었는데 말이야.

말 한마디에 은하의 무게가 실려있다고 해서 무서워할 것은 전혀 없었는데 말이야.

왜 그렇게 무서워했을까?

“ 우선 우리 은하에서 정한 지원에 대해서 설명해드릴게요. 이대로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 채로 두 은하가 합쳐진다면 우리 은하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확실하게 안전해졌다고 판단하기 전까지는 다가오는 행성들을 모조리 파괴할 겁니다. 우리 은하에서도 모두가 같은 뜻은 아닌 만큼 이건 이해해주세요. “

“ 예. 이해합니다. 저희도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남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나왔으니까요. 기술은 다시 쌓으면 되지만 목숨은 하나입니다. “

“ 그리고 적은 우리의 마나라는 힘을 학습하고 싶어 하니까 지원병력도 많이 투자하지는 않을 겁니다. 상대가 더 강해지는 것도 원치 않으니까요. “

“ 그것도 이해는 하겠습니다만.. “

마치 이쪽의 문제는 이쪽에서 해결하라는 듯한 느낌이 드는 바람에 베리오는 조금 난감했지만 아리나가 하는 말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 믿기 힘드실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도.. 우리 네이렌이 레이브를 상대해보려 합니다. “


작가의말

아 ㅋㅋ 저번에 진거는 실수였음 인정함 ㅇㅇ ㄱㅊㄱㅊ?

근데 님들 행성 조금 파괴할꺼임 어쩔수없음 ㅋㅋ 이해하셈 ㅇㅋㅇㅋ?

아 그리고 이번에도 도와주는건 우리밖에 없긴 함 ㅋㅋ ㄱㅊㄱㅊ?

우리가 너무 나쁜거같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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