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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안녕하세요?

적월미화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6.14 19:12
연재수 :
5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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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96,775

작성
24.01.0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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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26. 마나와 에너지

DUMMY

우주를 날아간 지 오시리스의 기준으로 한 달.

이제는 에이아 은하라고 구분 지어 생각하기가 힘든 느낌이 들었다.

그저 똑같은 은하.

똑같은 우주 위의 별들처럼 보인다.

하긴...

그저 마나냐 에너지냐의 차이일 뿐

별은 어딜 가나 아름다운 건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 느낌이 다르네. “

라라케니아가 살짝 눈살을 찌푸린 채로 오른쪽의 우주를, 다시 왼쪽의 우주를 번갈아 가며 바라본다.

왼쪽은 우리 은하, 오른쪽은 에이아 은하였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으며

오직 마나가 느껴지냐 아니냐의 차이다.

“ 딱히 행동하는 데 있어서 불편함은 없을 거야. 다만.. 평소처럼 마나를 마구 써대다간 자기도 모르는 새에 마나가 부족해져 전투 중에 현기증을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해. “

그런 라라의 옆에서 피렌은 활을 든 채로 오직 오른쪽만을 바라본다.

“ 주의할게. 나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좋아. 뭐 보이는 건 있어? “

라라케니아가 화려한 금발을 휘날리며 피렌에게 딱 달라붙어 피렌이 바라보고 있는 스코프를 통해서 뭐가 보이는지 지켜본다.

조금이라도 방향이 틀어지면 보이지 않는 스코프의 특성상 피렌은 결국 활을 라라케니아에게 건네주었고

라라케니아는...

음..

예쁘게 빛나는 별들만 바라볼 뿐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 ...아무것도 없는데? “

“ 어쩔 수 없지. 빛은 오직 항성에서만 빛나고 우주선 자체에서도 자기들이 은하에서 쫓겨나는 시점에 일부러 빛을 밝혀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멍청한 우주선은 없을 거야. “

아니...

정말 어쩌면..

은하의 인도자들이 붉은 눈을 상대로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어 지금도 계속 버티고 있을지도 모른다.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말이다.

“ 슬슬 에이아 은하로 들어가게 될 거야. 마나가 없는 곳으로 은하의 중력에 의해 빨려 들어갈 때를 조심해. 인도하는 빛 덕분에 마나가 많이 남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분명 어느 정도는 남아 있을 거야. 그리고 카린. 조타실로 복귀해서 나랑 교대해줘. “

팔찌에서 곧장 뇌 속으로 들어오는 아디나의 목소리에 피렌은 라라케니아를 바라본다.

“ 들었지? “

“ 응. 나는 조타실로 들어갈게. 날아가지 않게 조심하고. 이따 보자. “

그렇게 라라케니아의 걱정과 응원을 동시에 받은 피렌은 조타실로 들어가는 라라케니아의 앞모습... 왜 쟤는 뒤로 걸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바라본 뒤 다시 우주를 감시한다.

아까 전 여유롭게 활을 들어 감시하는 것이 아닌 갑판을 열어 그 안으로 들어가고, 투명한 플라스틱 투명 뚜껑을 닫은 뒤 베리슈가 설계해준 망원경을 통해 우주를 바라본다.

그리고

아주 조금

미세하게나마 양쪽에서 당겨지는 느낌이 드는 것과 동시에

몸의 흐름이 바뀌는 느낌이 든다.

“ 으음.. 확실히 다르네. “

우리 은하의 중심부에서 끌어당기는 마나의 흐름이 에이아 은하로 넘어가면서 에이아 은하의 중심축을 기준으로 돌아가는 에너지의 흐름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조금 떨어진 우주에서 수많은 불빛이 화려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 다들. 보고 있지? “

피렌이 망원경으로 보고 있는 이 시야는 조타실에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으며

모두가 그 수많은 빛을.

우주선에서 내는 빛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 모두.. 도망치는 거지? “

아주 먼 거리인데도 불구하고 알 수 있다.

저 수많은 빛은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아니.

일부 우주선은 마치 도망치는 시간을 벌겠다는 듯이 도망치는 우주선과는 반대로 돌아서 있었다.

그리고

그런 노란 빛들을 넘어 더더욱 먼 곳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붉은 빛들이 눈에 들어온다.

“ 붉은 눈.. 다들 전투 준비해!! “

피렌이 모두에게 말하며 뚜껑을 열고 밖으로 나오자 순간 함선에서 뿜어내는 공기가 우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 정도면 버틸 수 있다.

동시에 우주선 한 대가 산산이 부서지며 붉은 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곳을

네이렌의 함선을 발견하고 날아온다.

“ 쏴!!! “

-팡!!!!!!

한순간 거대한 소리와 함께 함선이 살짝 뒤로 밀려나는 느낌이 들고

거대한 쇠 구슬이 우주로 날아간다.

고작 구슬이지만

빠른 속도로 아무런 저항 없이 날아가는 구슬은 붉은 눈을 부숴버리기에 충분했으며

사람보다 조금 더 큰 쇠 구슬에 붉은 눈이 공격을 가하자 한순간 쇠 구슬이 열리더니 그 안에 담겨있던 순수한 마나가 우주로 팽창하며 폭발해 붉은 눈들까지 파괴해버린다.

“ 으으.. 제 발명품이 사람을 저렇게 잔인하게 죽이는 용도로 쓰일 줄 몰랐는데...! “

“ 저거 사람 아니야! 자세히 봐! 기계부품이라고! “

“ 엑?! 저렇게 정교한 기계부품이라구요?! “

분명 베리슈도 설명을 들었었을 테지만 역시 말로 하는 것보다 실제로 보는 것이 훨씬 더 충격적인가보다.

빛을 피부에 비춰 반사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이상

조금 떨어진 거리에 있는 붉은 눈들은 사람과 비교하기 어렵긴 하니까 처음 보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겠지.

“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지 마. 사람처럼 보여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 베리슈 너는 네 역할에만 충실하면 돼. “

“ ...네. 더 자료를. 정보를 주세요. 어떻게든 분석해볼게요. “

베리슈의 대답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아리나는 다시 우주를 바라본다.

안타깝게도 붉은 눈은 한두 마리가 날아오는 것이 아니다.

수백.

수천 마리의 붉은 눈이 은하의 인도자라고 추정되는 우주선들과 싸우고 있었으며

네이렌을 향해 날아오는 붉은 눈들도 대부분 요격하는 데 성공했지만

일부 붉은 눈은 갑판 위까지 날아올랐다.

“ [위험] 변이 에너지 발견. 경계 모드 및 전투 모드 전환. “

갑판 위에 올라선 붉은 눈은 총 스물세 마리.

언뜻 보면 많은 수의 적이지만 수백 마리쯤은 가볍게 해치워버리는 네이렌에게는 미야 한 명만 보내도 순식간에 해치워버릴 수 있을 만큼의 숫자다.

“ 금방 끝낼게요. “

“ 됐다. 내가 가지. 얌전히 있어 미야. “

“ 시비 걸지마 레오.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 “

“ 쪼만한게 나대봤자 얼마나 나댄다고 그러냐. 너나 뒤에 짜져있어. “

“ 이게 누나한테 못 할 말이 없어 근육 돼지 주제에!! 너 같은 건 조금만 움직여도 순식간에 학습 당해 멍청아! “

이제부터 시작될 전쟁을 평범한 남매의 대화로 시작하는 것도 나름의 긴장을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인지 미야와 레오의 얼굴을 제외한 다른 모든 네이렌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 너희 둘이 먼저 가지 않으면 내가 가도록 하지. 라티안. 맞춰라. “

“ 미안하지만 내가 더 빨라서 네가 맞춰야 할걸? 먼저 간다! “

먼저 붉은 눈을 향해 날아간 것은 티격태격하며 싸우고 있는 미야도, 레오네라도 아닌

얇은 세검을 들고 있는 라라케니아도 아닌

빛을 두르고 달려나가는 라티안이었다.

하나의 섬광처럼 반짝이는 라티안이 한순간에 붉은 눈의 눈앞에 나타나고

양손 검을 빠르게 휘둘러 공격하려는 순간.

라티안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익숙한 모습으로 붉은 눈이 손을 들어 올린다.

마치 검을 쥔 듯 검을 쥐지 않은 듯 애매하게 뻗은 저 손.

손가락.

팔의 높이.

마치 라티안의 양손 검을 막으려는 듯한 손동작.

아니.

이건...

-화륵.

“ 읏..!?! ???!! “

라티안의 검이다.

“ [위험] 변이 에너지. ‘ 마나 ‘ 에 대응한 학습된 전술 활용 개시. 전투 시작. “

붉은 눈을 중심으로 일곱 개의 불꽃이 각각 검이 되어 라티안을 공격한다.

라티안은 본능적으로 양손 검을 버리고 빛을 빗어 일곱 개의 검을 만들고 대응하고 상대의 검과 부딪치자 강렬한 화염이 일렁였다.

-화르르르륵...!!!!

똑같이 생긴 두 불꽃이 부딪치고 강렬한 푸른 불꽃과 주황빛 불꽃을 흩뿌리며 갑판을 점점 불태우기 시작했다.

“ 큭...! “

“ 라티안! 돌아와! 재정비해! 저 녀석들이 라티안의 검을 학습했어! 다른 마나도 학습했을 수 있으니 학습한 마나에 대해서만 철제 무기를 버리고 마나를 사용해! 미야! 너는 하던 대로! “

피렌의 지시에 라티안은 맞부딪치던 일곱 개의 검을 그대로 폭발시키고 뒤로 물러나기 위해 무게중심을 옮겼다.

그리고 발에 힘을 주고 뒤로 물러나려는 순간

화염이 걷히고 붉은 눈의 모습이 보인다.

“ ...뭐야. “

붉은 눈이 만들어낸 검과 라티안이 만든 검.

두 검이 부딪치며 화려한 불꽃을 뿜어내고 라티안은 뜨겁기는 했어도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두 거대한 불꽃 중에서 온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푸른 불꽃은 라티안 자신의 마나였기에 그저 조금 뜨거운 수준이라고 느꼈지만

상대는 자신의 내면에 있는 마나로 만든 검이 아닌

에너지를 활용해 만든 불꽃이었기에 몸 자체는 불꽃에 대한 내성이 없었는지 얼굴이 일그러지고 녹아내리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 ...아직은.. 이길 만하네. “

라티안은 뒤로 물러나려던 발을 다시 꺾어 일곱 개의 검을 더욱 강하게 때려 박고 붉은 눈의 검들이 라티안을 찌르기 전에 주먹을 내질러 고온에 물렁해져 버린 붉은 눈의 머리를 완전히 부숴버린다.

어쩌면 지금의 붉은 눈은 엘레케아에게서 처음 이 검술을 배운 그 순간의 라티안과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과거의 나 자신을 상대하는듯한 기분이 든다.

“ 피렌. 어떻게 생각해? “

“ ..아직.. 우리가 은하의 중심부에서 사용했던 마나를 그대로 베껴서 학습한 느낌이야. 더 많은 정보를 주면 힘들겠지만.. 아직은 할 만한 것 같아. 라티안. 잘했다. “

레이브와 에이아의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급작스럽게 마나를 총동원했었을 때 네이렌이 사용한 마나들을 학습한 것으로 보인다.

체내에 있는 내면의 마나를 활용해 사용했다는 구조를 파악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아직 학습하기 위한 충분한 마나를 수집하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지금 당장에는 희소식이었다.

아리나는 그렇게 판단하고 라티안에게. 아니 네이렌 모두에게 지시한다.

“ 라티안! 마나를 쏟아내지는 마! 상대의 수준에 맞춰서 불꽃 온도를 낮추고 가능하면 철제 검으로 해결하자! 전위에서 최대한 버티기만 해! 굳이 부수지 않아도 돼! “

솔직히 라티안은 그런 아리나의 지시에 불만족스러웠지만..

고온으로 녹여서 한순간에 붉은 눈을 지워버릴 힘이 있지만..

그래도 지시를 따른다.

아리나가 생각한 거면 분명 이유가 있겠지.

-화륵.

라티안은 검의 온도를 낮춰 빛이 아닌 주황색 불꽃을 뭉쳐 다른 붉은 눈의 검들과 각각 대응해 부딪친다.

서로 간에 검을 부딪치며 화염이 시야를 완전히 틀어막을 만큼 퍼지는 그때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녀석들이 움직여 라티안이 막고 있는 붉은 눈의 목을, 허리를 베어낸다.

“ 춘향님! 다음 저쪽! “

“ 니가 지시 안 해도 알거든?! “

주위를 둘러보니 전위에 서 있는 라티안과 레오네라, 그리고 라라케니아가 각각 한 명씩 일곱 개의 검을 맡아 쳐내고, 막아내는 동안 춘향과 미야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지원하는 형식으로 하나씩 파괴하고 있었다.

더 깊게 다가오려는 적에게는 피렌이 쏘는 화살과 함께 아디나도 달려나가 [XIV. 절제(Temperance)]를 활용해 한 마리씩 베어내 버리며 다가오지 못하게 막아낸다.

전부 아리나가 계획한 대로

마나는 오직 불꽃과 속도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며

오직 미야와 춘향의 마나만 사용하며 22마리의 붉은 눈을 제거한다.

“ 카린! 키를 움직여! 다른 사람들도 도울 거야! “

“ 어.. 괘.. 괜찮겠어? 그들은 은하의 인도자들인데? “

은하의 인도자.

아니.. 이건 인도자들이 아니어도 마찬가지다.

에이아 은하에서 가지고 있는 우리 은하에 대한 인식은 분명 좋지 않다.

어쩌면 마주하자마자 공격할지도 모른다.

어쩌면 마주하자마자 사과해야 할지도 모른다.

레이브를 막아내지 못하고 의도치 않게 도망쳐버린 형태가 되어버렸기에

붉은 눈과의 접촉 의혹을 지워내지도 못했기에

함부로 다가가는 것은 솔직히 두렵다.

하지만...

“ ...괜찮아. 사람이 우선이야. 최고속도로 부탁할게. “


작가의말

깜짝이야

니들이 왜 그걸쓰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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