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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64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4.03.22 08:00
조회
49
추천
5
글자
10쪽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DUMMY

“우선 테러를 당한 국가에 심심한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카메라 앞에 선 그가 묵념하듯 고개를 숙였다.


“저희도 얼마 전, 비슷한 아픔을 겪었기에 그 마음을 십분 이해합니다.”


슬픔에 잠긴 듯, 한참 만에야 다시 입을 열었다.


“복구하는 데 있어 우리가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VIP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있었다.


“또 그 뜻을 이어받아 올해 열기로 한 올림픽을 우리가 내년에 개최하겠습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기자들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기에 분주했고, 외신들은 앞다투어 빅뉴스를 세계 곳곳에 전하기 바빴다.


이날 저녁, VIP는 조직의 아지트를 찾았다.


“기자 간담회 잘 봤습니다.”


최 부장이 그에게 악수를 청했지만, VIP는 그 손을 멀뚱히 바라만 볼 뿐이었다.


“근데, 저를 보자고 하신 용건이?”


“도대체 앞으로 어쩌자는 거요!”


그는 앞에 있던 최 부장을 향해 울분을 토해내듯 소리를 질렀지만, 예상한 듯 최 부장은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그건 제가 다 알아서 준비할 테니 각하께선 그냥 가만히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


VIP는 최 부장에게서 섬뜩함을 느끼고 한발 물러났다.


“각하께서 궁금해하시는 거 같아 제가 가르쳐 드리겠습니다. 올림픽을 계기로 청소를 할 계획입니다.”


“청소요?”


“네, 말 그대로 청소입니다.”


말뜻을 이해한 VIP가 놀란 눈으로 최 부장을 노려봤다.


“지금껏 부와 권력을 누리던 놈들을 모두 제거한 후, 새 역사 위에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각하께선 거기서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셔야 하니 답답하시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최 부장의 광기 어린 시선에 VIP는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


시간은 빠르게 흘러 내가 섬에 온 지도 6개월이란 세월이 흘렀다.


보름에 한 번씩 동만이가 모아서 보내주던 신문도 2주 전을 끝으로 더는 오지 않았다.


경찰서 내 간부들이 바뀌면서 일거수일투족 관리 감독을 받는다고 했지만, 갑자기 사라진 우리 세 사람의 행방을 캐묻기 위한 감시나 마찬가지였다.


정 형사가 살짝 귀띔해 줬는데, 남겨진 세 사람 모두 번갈아 가며 불려가, 이틀에 한 번꼴로 거짓말 탐지기를 부착하고 우리의 행방을 묻는 말에 답을 해야만 한다고 했다.


한 번은 참다 참다 폭발해 채 형사가 책상을 뒤집어엎고 난장판을 만들었는데, 놈들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다음날 불러서 또 똑같은 질문을 했다는 거였다.


양쪽 다 다른 면에서 참 지독한 놈들이다.


다행스럽게도 아직 세 사람 모두 걸리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지 않으면 놈들이 벌써 쳐들어와 이곳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을 것인데, 이렇게 평온하게 낚시나 하며, 한가하게 세월이나 낚고 있으니 말이다.


아침에 화장실에 앉아 지나간 세상 소식을 보는 게 낙이었는데, 취미 하나가 사라진 거 같아 몹시 아쉽다.


섬에서의 생활은 꼭 낙원에 있는 거 같다.


오늘이 며칠이고 무슨 요일인지 까먹은 지 오래다.


그러면 그럴수록 서울에 남겨두고 온 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만 쌓이는 거 같다.


무기를 만들고 조립하던 동굴에서는 쫓겨났다.


기계치인 내가 손만 대면 망가지고 부서진다고 나가서 낚시나 하며 망을 보란다.


달려 있지도 않은 찌를 물에 담그고, 6개월 전 신문을 다시 펼쳐 들었다.


6개월 전, 서장님으로부터 뚱딴지같은 소리를 들었다.


“허무맹랑한 소리 같겠지만, 놈들은 올림픽을 빌미로 각국의 정상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한꺼번에 정리하려는 게 분명해.”


정말 웃기는 개소리 같겠지만, 지금까지 놈들이 저지른 만행들을 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놈들이기 때문에 서장님의 저 말이 무섭게 다가왔다.


“그럼, 뭐. 대책이라도 있습니까?”


“대책이 뭐가 있겠나. 강 대 강으로 맞붙는 수밖에.”


그때부터 우리는 D-day를 정해 놓고 놈들과 치를 최후의 전투 준비를 했다.


개막식이 열리기 며칠 전, 틈을 두고 우리가 만든 무기들을 격전지로 보냈다.


분명 우리 세 명과 우식이는 한 달 전, 미리 서울로 올라왔는데, 우식이 갑자기 사라지더니 통 소식이 없었다.


그 실력을 알기에 걱정은 따로 하지 않았지만, 어디서 뭘 하는지 궁금하기는 했다.


한 달 동안 서울에 있어 보니 너무 좋다.


그동안 섬에는 어떻게 있었나 생각도 나지 않는다. 역시 난 도시 체질이었다.


그에 반해, 밖은 여전히 정리가 잘 안 되어 있었다.


여전히 구치소에서 풀려난 범죄자들로 득시글거렸고, 여전히 수많은 범죄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무질서에 무법천지의 나라가 되어 버렸다.


제약회사와 손잡고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 나눠준 알약도 놈들의 바람과 달리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했다.


통제는 고사하고 부작용이 심해 일 년 동안 사망한 사람도 다수 발생했으며, 정신을 놔 버리고 눈에 초점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이들도 있고, 그 모습이 꼭 좀비 떼 같이 느껴졌다.


한마디로 혼돈 그 자체였다.


올림픽이 열리기 보름 전, 정부에서는 거리를 정화한다는 핑계로 사람들을 한꺼번에 강제로 수용하고 시체들은 한데 모아 소각하거나 그대로 파묻어 버렸다.


D-day를 사흘 남기고, 그동안 감감무소식이었던 우식이가 나타나더니, 주머니에서 두둑한 현금 뭉치를 우리 앞에 툭 내려놓았다.


“뭐, 어디 은행이라도 털었냐?”


“우리 형님들, 맛있는 거 사 드리려고 노가다 좀 했습니다.”


개막일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한 잔 더 할 생각으로 편의점에서 캔맥을 사 들고 나오는데, 여자의 비명이 들려 가보니 남자 여러 놈이 여자를 빙 둘러싸고 있었다.


놈들의 뒤로 가 먼저 보이는 녀석 가랑이를 있는 힘껏 찼다.


“이 새끼들아. 여자 하나에 사내놈 여섯이면 너무 오버잖아!”


일 년 동안 섬에서 요원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갈고닦은 실력으로 놈들을 순식간에 때려눕혔다.


나한테 거길 맞고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 놈의 얼굴을 보니 낯이 많이 익었다.


“아. 너구나. 그때 그 새끼.”


내게 징계를 주고 살인을 한 바로 그놈이었다.


“너 같은 새끼는 그런 생각을 못 하게 아예 고자로 만들어야 해!”


놈의 그곳에 몇 번이고 있는 힘껏 발길질할 때, 누군가가 등 뒤에서 내 어깨를 덥석 잡았다.


누군지 봤더니 동만이와 우식이었다.


“이번엔 제가 신고했습니다. 형님.”


우식이가 손에 쥔 핸드폰을 흔들어 보였다.


동만이가 바닥에 뒹굴고 있는 놈에게 갔다.


“이봐요. 아저씨. 술 먹고 이런 데서 주무시고 하면 안 돼요. 입 돌아가요. 도대체 술을 얼마나 마신 거야.”


그러면서 녀석을 번쩍 들어 올리더니 놈의 허리를 그대로 꺾어 버렸다.


“목을 꺾을 순 없잖아요. 명색이 경찰인데.”


그리고 마침내 D-day의 날이 밝았다.


우리는 삼엄한 경비를 뚫고 개막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긴장감 속에 개막식의 시작을 알리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애국가가 끝나자 VIP가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뒤따라 나오던 최 부장이 쏜 총에 쓰러졌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돌발상황에 초대를 받고 그 자리에 온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공황상태에 빠진 그들을 향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최 부장이 읊조리듯 입을 열었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세상에 여러분들의 자리는 없습니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퍼레이드와 축하 사절단으로 위장하고 있던 어둠의 사도 조직원들이 가지고 있던 기관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빗발치는 총알에 맞은 각국의 정상들은 반항도 못 하고 쓰러졌다.


총성이 줄어들고 관중석을 바라보니 살아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올림픽의 개막식과 폐막식이 동시에 진행되었다.


최 부장이 마이크를 놓고 돌아가려던 순간, 어딘가에서 쏘아 올린 폭죽이 터짐과 동시에 총을 맞고 쓰러졌던 사람들이 다시 일어났다.


“이봐. 최 부장. 아니 김영식이라 불러야 하나. 아무튼. 니가 생각한 대로 될 거라 믿었나. 지금까지 너와 너의 그 잘난 조직이 저지른 만행들이 지금 인터넷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되고 있어. 그러니 무기를 버리고 투항해. 그러면 목숨은 살려 줄 테니까.”


놈의 계획을 간파한 우리는 VIP가 올림픽 개최를 선언한 그 날부터 세계 각지로 날아가 각국의 정상들을 비밀리에 만나 협조를 구했다.


그 결과 오늘 실제로 온 정상들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VIP까지도.


그는 놈들을 잡기 위한 미끼가 되기로 발 벗고 나섰다.


“머리를 쏠 줄 알았는데, 목을 쏘냐.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했네.”


총을 맞고 대자로 뻗어 있던 VIP가 낄낄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면을 벗자 우식의 얼굴이 나왔다.


각국의 정상들을 만나는 사이 요원 몇 명이 조직원으로 위장해 놈들의 정보를 캐내고, 놈의 눈을 가리는 데 성공했다.


지금 우리가 있는 이곳도 우리가 임시로 만들어 놓은 곳이다.


우식이 최 부장과 격투를 벌이는 동안 정상들의 가면을 쓰고 있던 요원들이 정체를 드러내고 조직원들에게 그동안 섬에서 만든 무기들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그 결과 놈들은 전부 사살됐고, 우식에게 제압당할 처지에 놓인 최 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완벽한 우리의 승리였다.


바로 그 순간, 폭탄을 온몸에 휘감은 태은이 나타났다.


“언니, 진정하고 그거부터 내려놓고 이야기해.”


“미안해. 지은아, 난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어. 네 말대로 난 6년 전에 이미 죽었어야 했어. 모두에게 고맙고 미안하단 말을 전하려고 했을 뿐이야.”


말을 마친 태은이 폭탄의 기폭장치를 누르는 순간, 난 달려가 태은이를 꼭 끌어안았다.


난 이미 오래전부터 태은과 함께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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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50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1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9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3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2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7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3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6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8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6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1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50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7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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