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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61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4.02.26 08:00
조회
42
추천
6
글자
9쪽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DUMMY

“뭐 자다가 꿈에서 귀신이라도 봤어?”


“와. 어떻게 아셨어요? 역시 무당집 도련님이시라 다르긴 다르시네요.”


순간 수박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머리에서 별이 보였다.


“이 만 놈의 새끼가 제 사고 친 거 해결해 주고, 밥도 주고 재워도 줬더니 못하는 소리가 없어!”


나 때문에 망가진 차들을 보상해주기 위해 서장님의 어머님이 올라오셨다가 아들 집에서 며칠 더 머물다 가신다고 하셨다.


“내 너, 한번 혼날 줄 알았다.”


수박 갈라지는 소리가 다시 한번 들려왔고, 서장님이 머리를 잡고 쓰러지셨다.


“후배 간수 못 한 니 잘못도 있어 이놈아!”


내 아들, 니 아들 구분하지 않으시고 공평하신 어머님이 참 좋다.


“잡소리 그만하고 얘기나 한번 해 봐.”


꿈에서도 나는 잠을 자고 있었다.


사방은 어두워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 내가 있는 곳이, 전에 살던 집이란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집은 지난번에 폭발로 다 날아갔을 건데,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꿈이다. 난 아무렇지 않다. 생각하면 할수록 울음소리는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서움은 극에 달했고, 그곳에서 벗어나려 뺨을 때리고, 허벅지를 꼬집고, 혀를 깨물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몸도 움직이지 않았고, 서글픈 울음소리는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고함을 지르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나올 리 만무했다.


정체를 드러낸 그것이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우리가 전설의 고향에서 흔히 보아오던 긴 머리카락을 산발한 채 눈에서 피를 뚝뚝 흘리며, 창백한 얼굴의 정형적인 귀신의 모습이었다.


사방은 어두운데 왜 그것의 모습은 똑똑히 잘 보이는지.


너무 놀라 기절이라도 하고 싶은데, 정신은 더 또렷해졌다.


순간 그 귀신이 내 몸 위로 올라오더니 내 목을 사정없이 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발버둥을 치다가 겨우 깼다니까요.”


“오줌은 안 지렸냐?”


나는 심각한데, 서장님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웃어넘긴다.


“저, 어머님, 비방이라도 하게 부적이라도 하나 써 주시면 안 될까요..”


그 소리를 했다가 귀신도 귀에서 피가 날 만큼 걸쭉한 어머님의 욕을 아주 배 불리 먹을 수 있었다.


“그 개꿈이 맘에 걸리면 꿈에서 나온 그 집에 한번 가보던가.”


출근하려는데, 잘 다녀오라는 말 대신 이 말을 해 주셨다.


밖에는 봄을 알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간밤에 악몽을 꿔서인지 만물의 시작을 알리는 봄비가 나에겐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시간이 좀 남았는데, 그럼 한번 가볼까.”


나는 심각해 죽겠는데, 서장님은 모처럼 만에 아주 신이 나셨다.


불가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내 지친 몸을 누일 수 있는 안락한 나의 스위트 홈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참 흉물스럽다. 비까지 와 특히 더 그런 거 같았다.


“그만 가시죠.”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들어가 봐야 하지 않겠냐. 혹시 또 알아, 새벽에 나왔던 귀신을 실제로 볼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서장님의 머리를 한 대 칠 뻔했다.


비도 오는데, 한순간 홈리스가 될뻔했다.


“뭐 볼 게 있다고 그러세요. 그만 출근하시죠.”


“에, 강태혁이, 너 혹시라도 귀신이라도 볼까 봐 그러는구나.”


서장님의 말 한마디에 발끈한 내가 들어가 보자는 소리에 넘어가 버렸다.


유리가 다 깨지고 흉물스럽게 변한 아파트 단지 내로 어울리지도 않는 스포츠카 한 대가 들어섰다.


“왜. 막상 들어가려니 겁나?”


“겁은 무슨!”


호기롭게 내가 앞장섰다.


엘리베이터는 당연히 움직이지 않았다.


“저는 1층에 살았는데, 위에는 왜 올라가세요?”


“자네 집은 많이 가봤으니 다른 집도 한 번 가 봐야 하지 않겠어?”


계단을 오르는데, 서장님이 무섭게 갑자기 휘파람을 부신다.


시간은 오전 10시를 향해 가고 있는데, 계단을 오르면 오를수록 더 어두워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계단을 오르던 서장님이 4층에서 걸음을 멈추곤 그 자리에 한참을 서 계셨다.


“여기가 재밌을 거 같은데 한번 들어가 보자.”


“무섭게 자꾸 왜 그러세요? 근데, 서장님, 전에부터 궁금한 게 있었는데, 여쭤봐도 될까요?”


“뭔데? 말해봐.”


“들리는 소문에 서장님도 우리가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신다고 그러던데, 그게 사실인가요?”


“자네는 어떤가? 자네 눈엔 아직도 내가 서장으로 보이냐?”


“아이. 진짜 왜 그러세요! 가뜩이나 무서워 죽겠는데.”


서장님은 그날, 소문의 진실을 끝끝내 얘기해 주지 않으셨다.


4층을 알리는 푯말이 붙은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길게 늘어선 복도가 무섭게 다가왔다.


마치 무언가가 툭 하고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우리는 그 어두운 복도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근데, 자네 총은 왜 꺼냈나?”


나도 모르게 너무 두려운 나머지 총을 꺼내 든 모양이었다.


복도를 걷던 서장님이 어느 한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셨다.


“왜. 서장님 여기에 뭐 있어요?”


그 집에 호수를 확인한 순간, 마치 숨이 멎는 거 같았다.


문 앞에는 4호라 적혀 있었다.


문 앞에 서 있던 서장님은 마치 자기 집인 양 능숙하게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누르시고, 들어가셨다.


모두의 예상대로 그 비밀번호도 4444였다.


나 역시 서장님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는데, 서장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서장님, 장난치지 마세요. 재미없어요.”


서장님이 분명 안으로 들어가는 걸 봤는데, 집 안 어디에서도 서장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서장님을 찾고 있는데, 등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앞에 있던 거울로 보니, 뒤쪽에 서장님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제서야 안심을 하고 뒤로 도는데, 서장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꿈에서 봤던 그 귀신이 날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내 앞에 있던 그것이 꿈에서처럼 내 목을 사정없이 졸랐다.


그때, 누군가 내 뺨을 때리는 바람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어쭈. 이 새끼가 상관인 나는 운전 하는데, 느긋하게 잠이나 자고 있네.”


눈을 떠보니, 서장님의 차 안이었고, 서장님은 날 한심한 듯 쳐다보고 있었다.


“다 왔으니까 얼른 내려.”


서장님의 말에 차 밖을 보니 경찰서였다.


“서장님, 방금 우리 집에 안 갔었어요?”


“이게, 자다 깨더니 뭔 봉창 두드리는 소리야.”


서장님의 말에 따르면 차를 타자마자 곯아떨어져 경찰서로 오는 내내 잠을 잤다고 한다.


“잠자리가 바뀌면 그럴 수 있어. 더군다나 어머니가 같이 있으니 그 영향 때문일 수도 있고. 이거 안 되겠구먼. 저녁때 몸보신 좀 시켜 줘야지.”


서장님의 마지막 그 말이 화근이 되어 예정에도 없던 집들이를 하게 되었다.


우리 팀원들이 서장님의 집으로 몰려가 모처럼 만에 회식을 하고, 어머님은 그동안 숨겨 두셨던 당신의 음식솜씨를 뽐내셔야만 했다.


회식은 회식이고, 이날은 두 번의 악몽으로 하루 종일 찜찜하고 꺼림칙했다.


“무서워만 하지 말고, 그것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잘 들어 봐.”


그날 저녁, 어머님이 늦게까지 잠들지 못하는 나에게 말씀하셨다.


“네? 소리를 들어 보라고요?”


“니 직업이 뭐냐? 형사잖아. 그것들이 뭔가 억울한 게 있으니, 일면식도 없는 니놈 꿈에 나타나 자신들의 한을 풀어 달라 하는 게 아니겠어.”


어머님의 말씀도 일리는 있지만, 그래도 무서운 건 무서운 것이다.


난 자기 전, 머리맡에 성경책과 불경, 그리고 십자가와 염주까지 가져다 놓고 나서야 잠을 청할 수가 있었다.


“하느님, 부처님, 오늘은 그것들이 꿈에 나타나지 않게 해 주십시오.”


난 자기 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신들에게 기도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어김없이 우리 집이었고, 어김없이 난 잠을 자고 있었으며, 그것들은 어김없이 내 발끝에 서서 날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다만 어제와 달라진 게 있다면, 어제는 하나였는 데, 오늘은 둘이나 나를 찾아 왔다.


그만큼 내 공포도 두 배가 되었다.


그것들은 내 숨통을 조이기 위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때 불현듯, 어머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뭣 땜에 그러는지 나에게 말해 줄 수 있습니까?”


나에게 오던 그들이 순간 멈칫하더니, 내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흐느끼기 시작했다.


“우리의 원통함을 풀어 주십시오. 제발, 그렇게 해 주십시오.”


그들은 그 말만 수십 수백 번 되풀이 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있자니, 무서움은 어느새 사라지고,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에이 씨. 진짜, 무슨 일인지 말을 해줘야 원한인지, 원통함인지를 풀어 줄 거 아니야!”


뭔가를 말하려던 그들은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의 등장에 모습을 감추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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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49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0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9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3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2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7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3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8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6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1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50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7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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