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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73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4.03.20 08:00
조회
39
추천
5
글자
9쪽

제118화. 경계선에서..

DUMMY

코너를 도는데, 뭔가가 차 앞으로 후다닥 지나쳐 가는 바람에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우리는 서둘러 그곳으로 갔다.


“이 새끼들이 진짜! 여기가 강간의 왕국이냐? 왕국이야!”


한쪽이 막혀 있는 골목 안쪽에는 저항하다가 맞은 것인지 얼굴에 멍이 시퍼렇게 든 여성이 옷 앞섶이 찢어진 채로 정신을 잃고 누워 있었고, 그녀의 주변으로 몇몇의 남자들이 먹이를 발견한 하이에나 떼처럼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난 볼 것도 없이 놈들을 향해 돌진하는 사이 서 반장은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죽지는 않았어.”


서 반장의 말에 그놈들을 하나씩 참교육해 주었다.


“이 새끼들이 여자를 보호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덮치려고 해. 이 짐승만도 못한 놈들아. 니들은 좀 맞아야 해!”


놈들의 반항이 좀 있었지만, 놈들을 조지는 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주먹으로 어퍼컷을 날리고, 놈들이 뒤지든 말든 상관없이 면상을 발로 날려 버렸다.


“니들은 살아 있을 가치조차 없는 새끼들이야. 내가 아주 고통스럽게 죽여 줄 테니 감사하지 마라.”


품속에 있던 총을 꺼내 달아나는 놈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려는데, 서 반장이 손으로 총을 쥐고 있던 내 손을 천천히 내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때서야 정신이 든 내가 주변을 돌아보니 놈들이 모두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달아났던 놈이 신고한 것인가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니가 채워라.”


난 서 반장에게 두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난 서 반장의 손에 체포되어 경찰서로 연행됐다.


이미 연락을 받은 것인지 수갑을 찬 나의 등장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도 있었고, 힘내라 응원해주는 동료도 있었다.


우리 팀은 내 모습을 보고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형식적으로나마 조사실에서 조서를 꾸미고, 난 징계위에 회부되었다.


“못 본 척, 아무 일 없는 척. 그냥 지나치면 될 것을 왜 사서 일을 키우나!”


유치장에서 며칠을 보내고, 기다리던 징계위원회가 열렸다.


“아니, 그럼. 피해자가 강간당하는데, 그걸 가만히 두고만 보고 있습니까?”


당사자인 나는 가만히 있는데, 서장님과 서 반장이 더 극성이다.


“그만 됐어요.”


“됐긴. 넌 가만히 있어 봐! 선배님들은 경찰로써 벨도 없습니까!”


징계위원들 앞에서 열을 올리고 있는 두 사람을 오히려 내가 뜯어말리고 있는 판국이다.


“뭐! 벨!! 이 새끼가 하늘 같은 선배들 앞에서 못 하는 소리가 없어!”


“새끼 새끼 하지 마십시오. 나 우리 엄마 새끼니까!”


절대 웃으면 안 되는 자리인데, 서장님의 유치함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너 이 새끼! 말 다 했어! 야! 장길수 너 이리 와봐!”


“말 다 했다! 어쩔래. 어쩔래!”


길길이 날뛰는 서장님을 겨우 진정시킨 뒤, 두 사람을 내보내고 나서야 징계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여러 명의 위원장님들이 의논한 결과 앞에서 지랄발광을 한 두 사람의 활약 덕분에 일 년 동안 자격정지라는 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니까 내가 가만히 있으라고 그랬잖아요. 꼰대들 잔소리 몇 번이면 끝날 걸 왜 일을 키우고 그러냐고!”


징계위가 끝나갈 무렵, 선배들 중 한 명이 진짜 이렇게 얘기했다.


“자네가 한 일은 옳은 일이야. 아주 잘했어. 상을 줘도 모자랄 판국에 법이 이러니 어떡하겠나. 우리도 자네 며칠 푹 쉬게 하고 징계를 풀어 줄 생각이었네만, 저기 저 카메라를 통해 우리보다 더 높으신 분들이 전부 지켜보고 계시고, 또, 그 육시할 두 놈 땜에 너무 괘씸해 부득이하게 중징계를 내리게 되었네. 미안하네.”


내 죄는 다름 아닌 괘씸죄였다.


내게 내려진 중징계보다 나를 더 씁쓸하게 했던 건 그때 도와줬던 여성이 결국 놈들에게 몹쓸 짓을 당하고 살해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였다.


“저 당분간 섬에 내려가 있겠습니다.”


아침을 먹으며, 두 사람에게 내 뜻을 전달했다.


“우리 땜에 중징계받았다고 더 이상 같은 집에서 못 있겠다는 거냐.”


“그런 거 아닙니다. 사실 그런 면도 없지 않지만.”


내 말에 두 사람이 밥 먹던 걸 멈추고 울상이 되었다.


이 두 인간이 하는 짓을 보고 있노라면 뇌가 자꾸 퇴화되는 거 같았다.


가뜩이나 나쁜 머리 퇴화되기 전에 탈출이 시급하다.


“아무리 내 집이라고 생각해도 주인도 없는 집에 하루 종일 죽치고 있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고 밖에 나갔다간 더 많은 사고를 쳐 영영 복귀 못 할 거 같기도 하고, 머리 깎고 절로 들어가려니 속세에 미련이 너무 많아 도저히 그건 못하겠더라고요.”


“또.”


서 반장이 처량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우식이도 어떻게 지내나 궁금하기도 하고.”


“또.”


서장님도 합세했다.


“이참에 어머님한테도 점수를 따놔야 나중에 콩고물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요.”


“또.”


“그만해! 이 인간들아!”


자꾸 질척거리며 엉겨 붙는 두 인간 놈들을 떼어내듯 출근시키고, 대충 청소를 한 다음, 섬으로 가기 위해 짐을 쌌다.


일 년이면 혹은 더 빨리 돌아올 수도 있을 텐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주랑 발코니에서 스테이크도 한번 못 썰었네.”


마지막 작별 인사라도 나누는 듯, 집 여기저기 둘러 보고 있었다.


“이미 갔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직 안 갔네.”


그동안 정든 집에게 작별을 고하고 현관을 나서려는데, 서장님과 서 반장이 문을 열고 들어 왔다.


“웬일이세요?”


“웬일은 우리도 너하고 같이 섬에 가려고 왔지.”


“회사는요?”


“지금으로선 딱히 할 일도 없고, 정 형사 걔네들 잘하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조금만 기다려 짐 싸서 후딱 나올 테니까.”


서장님의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정말 어떻게 된 거야?”


“말도 마라. 저 인간 아주 상종 못 할 인간이야.”


설레하는 서장님과는 달리 서 반장은 성을 잔뜩 내고 있었다.


그나저나 서 반장의 도발에 가만히 있는 걸 보니 서장님이 죄를 짓기는 한 모양이었다.


“분명히 나한테는 책상 뒤집어엎고 난동 부리고 해서 징계 먹어 쫓겨나자고 해놓고선. 햐. 진짜. 내가. 씨발.”


말릴 새도 없이 서 반장이 앉아서 짐을 챙기고 있는 서장님의 궁댕이를 발로 까버렸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앞으로 꼬꾸라졌어도 가만히 있는 걸 보니 잘못을 해도 크게 잘못하신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러는데.”


“말도 마라. 말도 마! 저 인간 말만 크게 믿고 선배들 방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책상 뒤집어엎고 생난리를 다 부렸는데, 저 인간은!”


순간 화를 참지 못하고 서장님에게 달려드는 서 반장을 겨우 붙잡을 수 있었다.


“글쎄, 저 인간이 자기 품속에서 봉투를 꺼내서 선배들 앞에 놓길래 사직서라도 되나 싶었는데, 휴가계였지 뭐야!”


“햐. 개 쌩 양아치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빡이 쳤다.


“그러더니, 정중히 인사를 하고, 지난번에는 큰 실수 했다. 넓은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 그러면서 옷 속에서 뭔가를 꺼내 주면서 약소한 거라 너무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는 거야. 보니까 최고급 구두 상품권인 거야.”


“서장. 아니. 이 봐 아저씨, 한주가 한 말 다 사실이야?”


겁먹은 얼굴로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그 뒤에 한 말이 더 가관이야.”


“또 뭐라고 씨부렸는데.”


서 반장의 한마디에 참지 못한 내가 서장 놈의 죽빵을 날렸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휴가가 있는데, 휴가 기간 못난 후배 놈들 데려가 사람 만들어 오겠다는 거야.”


“저 인간은 그렇다 치고 너는?”


“깽판 부리고, 선배들한테 아주 죽다 살아났다. 나 같은 새끼는 징계도 아깝다면서 사람들한테 번쩍 들려 경찰서 밖으로 패대기쳐졌어.”


“그렇다고 저 인간 그냥 죽여 버릴 수는 없잖아. 그동안에 지내 온 정도 있고, 이번 한 번만 봐 주고 다음에 또 그러면 나랑 같이 죽이자.”


씩씩대는 서 반장을 겨우 진정시키고, 서장님에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나서야 셋은 섬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정말 왜 그러셨어요?”


“우리 셋 다 죽을 수는 없잖아. 나라도 살아남아야지.”


순간 나도 모르게 운전을 하고 있는 서장님의 뒤통수를 때리는 바람에 차가 뒤집힐 뻔했다.


또 웃긴 게 휴게소에 들려 서장님이 사 주신 소떡소떡 하나에 마음이 풀려 언제 그랬냐는 듯 하하 호호 즐거운 여행길이 되었다.


우리가 이렇게까지 단순했던가 왠지 모를 자괴감이 들었다.


섬에 도착한 우리를 제일 먼저 반겨준 건 낚시를 하고 있던 우식이와 서 반장의 아들내미였다.


사춘기는 벌써 지났고, 오랜만에 보는 부자간 상봉인데도 서로 데면데면하다.


우리는 인사를 하려고 어머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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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50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1 5 9쪽
»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40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3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2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7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1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3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7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3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8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6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8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2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6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9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50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8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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