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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76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4.03.14 08:00
조회
42
추천
5
글자
9쪽

제114화. 새로운 간부

DUMMY

“뭐 좀 나왔냐?”


“이것 좀 보세요.”


우리는 우식이가 가리키는 화면을 봤다.


“이게 현재의 사고 현장의 모습이고.”


위성에서 내려다본, 사고 현장은 더 처참했다.


아마 폭탄이 터져도 이것보다 참혹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식이 화면 속 영상을 조금 더 뒤로 돌리니까 폭발 당시 상황이 나왔다.


“여기에서 폭발이 시작된 거 같습니다. 건물 이름이.. 도월스 빌딩이네요.”


“도월스? 어디서 들어 본 거 같기도 하고.. 누구 소유인지 누가 좀 알아봐라.”


“도월제약회사 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도월, 도월스.”


정 형사의 말에 우리 팀원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다른 동료들은 아직 어둠의 사도 조직과 도월제약회사와의 관계를 모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들은 어둠의 사도란 조직의 존재 자체도 모르고 있다.


그나저나 혹시 놈들이 저지른 것이 아닐까 짐작은 하고 있었다.


아니길 바랐는데, 놈들의 짓이란 게 기정사실이 되어 가니 솔직히 멘붕 그 자체였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톨게이트에서 놈들을 그냥 보내 준 나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그럼, 도월 놈들 잡아다가 조사하면 되겠네.”


“좀 가만히 좀 있어 봐.”


어찌할 줄 모르는 나를 서 반장이 겨우 진정시켰다.


“아직 속단하기 이르니, 마저 보시죠.”


우식이는 영상을 또 한 번 더 뒤로 돌렸다.


“폭발이 있기 몇 시간 전입니다.”


화면에는 승용차 여러 대가 건물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얼추 세어보아도 20대는 족히 되었다.


“이거 주차장 CCTV나 주변에 블랙박스 같은 거 없냐?”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그딴 게 남아 있겠냐?”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난 현장 한 번 더 둘러 보고 올게.”


난 동만이를 데리고 현장으로 갔다.


많은 사람이 현장에 남아 수습은 하고 있었지만 진전된 건 없어 보였다.


현장에 누군가가 놓고 간 국화 한 송이를 발견했다.


그 국화를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들었다.


“우리가 풀어주지 않았어도 놈들은 어떻게 해서든 일을 저질렀을 거예요. 그러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그래, 고맙다. 동만아. 놈들 꼭 잡자.”


동만이의 위로가 큰 위안이 되었다.


우리는 혹시나 남아 있을 단서가 될만한 것들을 찾아 헤맸다.


“뭣 좀 나왔냐?”


해가 지고 나서야 수사본부로 돌아온 우리를 서 반장이 반겨 주었다.


우리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저었다.


“그래, 저녁부터 먹어라. 온종일 고생했을 텐데.”


서 반장이 건네준 사발면이 무척이나 맛있었다.


“근데, 서장님은? 얼핏 보니까 상부에서 나온 거 같던데.”


“지금 얘기 중이셔.”


그 이후 대화가 끊겼고, 난 멈췄던 젓가락질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반갑지 않은 손님들이 떠나고, 그들이 있던 곳에서 우당탕 소리와 함께 서장님의 짜증 섞인 고함이 들려 왔다.


“이거, 라면 하나를 마음대로 못 먹게 하는구만.”


난 들고 있던 젓가락과 컵라면 그릇을 내려놓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갔다.


의자가 여기저기 패대기가 처져 있었고, 서장님이 인상을 잔뜩 구긴 채 서 있었다.


그리 이어진 서장님의 한마디에 나 또한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길길이 날뛰었다.


“접으란다. 씨팔!”


“뭐. 그딴 개소리가 다 있어! 내 저것들을 따라가 요절을 내놓든가 해야지!”


“태혁아 너까지 이러면 어떡하냐.. 제발 진정 좀 해.”


옆에 있던 몽둥이를 들고 조금 전에 나간 이들을 뒤쫓아 가려는데, 서 반장이 붙잡았다.


갑작스러운 소란에 다른 동료들이 뭔 일인가 싶어 우리가 있는 곳을 기웃거렸다.


“그럼 넌, 현장을 보고도 사건을 접으라는 그런 개소리가 나오냐!”


서 반장이 접자고 한 것도 아닌데, 서 반장에게 소리를 지르고 괜한 분풀이를 했다.


“제가 오는 왔던 분들을 내일 다시 만나 볼까요?”

“서 반장 자네가 가면 뭐, 달라질 게 있을 거 같나.”


서장님의 말에 서 반장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마 더 윗선에서 지시를 내린 거 같아.”


“더 윗선이요?”


“장관이나 차관이 될 수도, 아니면 국회가 될 수도, 어쩌면...”


서장님은 이내 말끝을 흐렸다.


난 서장님이 말한 것들이 제발 아니길 빌었다.


“심각한 분위기에 죄송한데, 다들 이걸 좀 보셔야겠는데요.”


우식이 들어와 TV를 켰다.


TV에서는 가슴 아픈 참사를 위로하고자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합동 분향소를 운영한다는 소식과 함께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내일 현장을 정리한다는 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에 일어난 참사가 누군가 고의로 저지른 사건이 아닌 누군가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라 이미 단정 짓고 있었다.


다음 날, 날이 밝자마자 불도저 등 중장비들이 들어 와 사건 현장을 마구 헤집어 놓기 시작했다.


현장에서 시신을 수습하시던 박사님이 말려 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야, 가서 모시고 와.”


정 형사와 동만이가 자기 앞에서 팔을 한껏 쳐들고 있는 불도저를 온몸을 다해 막고 있는 박사님을 질질 끌고 오다시피 해 모셔왔다.


“이런 법은 없는 거야.. 이런 법은.. 적어도 시신들은 수습하게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박사님의 역정에 아무런 말도, 아무런 위로도 해 드릴 수 없었다.


사건 현장이 파헤쳐지는 걸 우리는 그냥 보고만 있어야 했다.


“한주야, 너 나하고 어디 좀 갔다 오자.”


“어딜 가는데?”


난 서 반장을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가만히 있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아 뭐라도 해야만 할 거 같았다.


“야, 태혁아. 다시 가자.”


차를 몰아 우리가 간 곳은 다름 아닌 블루하우스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다. 그냥 가자.”


안으로 들어가려는 나를 서 반장이 막아섰다.


“안되더라도 만나서 이야기는 해 봐야 하지 않겠냐?”


“너 이거 너무 무례한 짓이야.”


말리는 서 반장을 뚫고 VIP를 만나려고 했으나 입구에서 거절당했다.


들여보내 달라고 그분을 꼭 만나야만 한다고 생떼를 쓰고,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다가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경들에 의해 지구대로 잡혀 왔다.


“죄송한데, 안되는 거 누구보다 더 잘 아시잖아요. 제발 저희 좀 살려 주십시오.”


순경 중 한 명이 우리에게 사정사정한다.


“니들이 뭔 죄가 있겠냐. 조용히 갈 테니까 일단 이거부터 풀고 얘기하자. 명색이 나도 경찰인데, 쪽팔리게 수갑이 뭐냐? 수갑이.”


“아이, 참. 형사님. 풀어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절차상 안 된다는 거 누구보다 잘 아시잖아요. 지금 수갑 풀어드리면 저희 징계 먹습니다.”


도르마무도 아니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순경들과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정장을 입은 남자 하나가 들어와 서 반장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보였다.


잠시 후, 서 반장과 함께 남자가 들어와 서류에 사인하고 나가자, 내 손에 채워져 있던 수갑이 풀렸다.


“누구냐?”


차에 타며 내게 명함을 건네줬다.


“비서실장이네?”


“다시는 막무가내로 찾아오지 말란다. 와도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


우리는 말 없이 본부로 향했다.


***


서울 모처에 타워팰리스 창밖으로 들리는 폭발음과 함께 최 부장 일행 앞에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 밖 인물의 등장에 두 사람은 당황스러웠다.


“인사들 하십시오. 우리 조직의 새로운 간부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성규입니다.”


두 명 앞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뜻밖의 인물은 VIP인 이성규였다.


“VIP를 모셔오는데, 공을 좀 들였습니다.”


최 부장은 자랑스러운 듯 그를 두 사람에게 소개했다.


“이전까지는 껄끄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싹 잊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 부장이 샴페인 잔을 나눠주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제부터 조직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그는 두 사람에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한자리에 모인 네 사람은 불바다가 된 도심을 배경 삼아 샴페인 잔을 부딪쳤다.


전날 저녁, 최 부장은 VIP의 집무실에서 그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저, 최 부장입니다.”


낯선 이의 등장에 그가 경호원을 부르려다 말고 자리에 앉았다.


“그동안은 사정이 있어서 얼굴을 감추고 만나 뵙었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날 찾아 온 이유가 뭠니까?”


“각하께서도 1년 동안 그 자리에 계시면서 아주 뼈저리게 느끼셨을 것입니다.”


“아니, 뭘?”


“내 편이 되어 줄 우군이 없다는 것을요. 그 문제를 제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조건은 뭡니까?”


최 부장은 자기 앞에 앉은 그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한참을 뜸을 들인 최 부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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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50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1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40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3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3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2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7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1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3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7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3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8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6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8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2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6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9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50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8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1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3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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