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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42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3.10.06 11:01
조회
423
추천
11
글자
10쪽

제1화. 누가 죽였을까.-어느 고등학생의 죽음.

DUMMY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 나의 꿀맛 같은 단잠을 방해하는 전화벨이 요란하다.


비몽사몽 간에 전화를 받아 든다.


“아. 씨. 뭐야! 이 시간에!”


“뭐긴 뭐야! 네 상관이지! 넌 지금 네 집 앞에서 사고가 났는데 태평하게 잠이 오냐?”


서 한주 반장. 우리 팀의 리더다. 나의 상관이자 나의 오랜 벗이었다.


“어. 한주야. 어쩐 일이야? 뭐? 사고가 났다고! 우리 집 앞에서?”


“그래. 얼른 옷 입고 내려와라.”


비틀거리며 베란다 앞으로 와 커튼을 젖혔다.


새벽 5시 반, 아직은 어둠이 깔려 있다.


밑에는 경찰차 몇 대와 구급차가 뒤엉켜 있다.


저 멀리서 내 쪽을 바라보고 있던 서 반장과 눈이 마주쳤다.


난 손으로 OK 사인을 보내고 널브려져 있는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바지를 입다가 밤새워 마시던 술병을 밟아 자빠졌다.


하마터면 또 하나의 사망사고가 더 일어날 뻔했다.


난 다리를 절뚝거리며 현장으로 갔다.


“야, 괜찮냐?”


“보셨어요? 애석하게도 괜찮습니다.”


비록 절친이긴 하지만 엄연한 나의 상관이기에 공적으로는 존대한다.


“근데 뭔 사고래요?”


“추락사. 경비원이 순찰하다가 발견했데.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어제 뭐 이상한 거 못 느꼈냐?”


“느끼긴 뭘 느꼈겠습니까? 술 먹고 뻗어서 잤는데. 또 반장님이 더 잘 아시잖아요. 잘 땐 거의 시체 수준인 거.”


맞담배를 피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보고하기 위해 정 형사가 왔다.


“나오셨어요? 선배님.”


“야, 네가 좀 전화를 하지 꼭 반장님이 전화하게끔 만드냐?”


“내가 한다고 했어. 다른 애들 다 바쁜 거 안 보여. 지금 한가한 건 강 형사 너하고 나 우리 둘뿐이잖아. 그래 피해자 신원 확인했어?”


“네, 피해자 이름은 이현수, 17살, 고등학생 1학년이고, 이 아파트 B동 1024호에 삽니다. 사인은 같은 동 옥상에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정 형사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빠르게 넘기며 짧은 브리핑을 마쳤다.


“고등학생 1학년이라니 더 안타깝네. 쯧쯧쯧.”


우리는 사람들을 헤집고 들어가 시신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20년 가까이 이 일을 해왔고 무수히 많은 시신을 봐왔지만 볼 때마다 적응이 되지 않는다.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죽어 있는 사체를 보니 어제 마신 숙취가 올라오는 것만 같다.


역겨움을 억지로 참은 뒤 담배 한 모금을 있는 힘껏 빨아 들이켰다.


현장에는 아버지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와 무슨 구경거리라도 난 것처럼 몰려 있는 아파트 주민들,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분주한 경찰들로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인상이 절로 구겨져 후배 녀석을 다그쳤다.


“야! 동만아! 현장 빨리 정리 안 하냐!”


“예, 얼른 정리하겠습니다.”


한참 뒤 어느 정도 현장이 정리되었다.


“강 형사, 우린 너희 집에 가서 아침이나 먹자.”


“반장님, 멀쩡한 식당 놔두고 왜 우리 집에서 식사하려고 그러세요? 집도 엉망이고 밥도 없어요.”


“지금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라서 4명 이상 식당에서 밥 못 먹는 거 몰라. 명색이 경찰인데 법을 어길 순 없잖아. 그리고 배달시켜 먹으면 돼. 야, 동만아 국밥 다섯 개 시켜라. 공깃밥도 두 개 추가하고.”


“네 알겠습니다. 근데 반장님, 다섯 명이면 방역법 위반 아닙니까?”


동만의 말에 서 반장이 내 얼굴을 슬쩍 본다.


“어휴. 저 고지식한 새끼. 이럴 때 보면 나보다 더 고지식한 것 같아. 야! 정 형사! 네 쫄따구 교육 똑바로 안 할래!”


“네, 시정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우리 집으로 가 식사를 마쳤고, 나는 서 반장에게 말했다.


“반장님, 전 정 형사와 같이 죽은 학생이 다니던 학교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사건을 얼른 마무리해야 망자도 빨리 보내 주지.”


정 형사와 난 죽은 학생이 다니던 학교로 향했다.


“이놈의 학교는 20년이나 지났는데도 바뀐 게 없어.”


“선배님 이 학교 나오셨죠?”


고등학교 1학년 때, 전에 있던 학교에서 사고를 치고 쫓기듯 이 학교로 전학을 왔고, 한주도 그때 처음 만났다.


“아니, 저 선생은 아직도 근무하시네. 야, 차 좀 세워 봐.”


차에서 황급히 내려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신사에게 다가가 아는 척을 했다.


“저,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기억하시겠어요? 저 태혁이에요.”


고등학교 때 학생 주임을 했던 킹콩이란 별명을 가졌던 은사셨다.


“어, 강태혁이. 어찌 자네를 잊을 수 있겠나. 졸업식 날 내 차를 아주 박살 내놓고 갔는데.”


서 반장과 나, 특히 내가 사고를 많이 쳐 매일 학생과에 불러 가기 일쑤였고 킹콩 선생과는 앙숙 아닌 앙숙이었다.


졸업식 날 그동안 두들겨 맞은 게 억울해 앙갚음으로 킹콩 선생의 차를 폐차를 시킬 정도로 박살을 내놓고 튀었다.


다행히도 킹콩 선생은 우리 집으로 청구서를 보내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거대하고 강하게만 보이던 킹콩 선생도 세월 앞에선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근데 여긴 어쩐 일인가? 그때 박살 낸 찻값을 인제야 물어 주러 오진 않았을 테고.”


난 주머니를 뒤져 명함을 건넸다.


“선생님 저 경찰 됐어요. 그때 선생님의 지도편달이 아니었다면 전 아마 조폭이나 범죄자가 됐을 거예요. 늦었지만 그때 참 감사했습니다. 선생님을 좋은 일로 찾아 봬야 하는데 참 송구합니다. 실은 오늘 새벽에 이 학교 학생이 자기가 사는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왔습니다.”


“나도 소식은 들었네. 따라들 오시게.”


우리는 그 선생님의 인도를 받아 교무실로 향했다.


담임도 만나보고 반 친구들도 만나봤지만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는 못했다.


모범생은 아니었지만, 성적도 나쁜 편은 아니었고 선생님들 말 잘 듣고 친구들과도 말썽은 없는 보통 평범한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었다.


그렇게 킹콩 선생께 인사를 건네고 정 형사와 경찰서로 향했다.


서 반장에게 간단하게 보고를 했다. 보고라기보단 잡담이었다.


“야, 그 킹콩 선생 아직도 근무하시더라.”


“정말, 우리 그때 많이 두들겨 맞았는데, 그래서 졸업식 날 차도 박살 내고 나중에 한 번 찾아가서 인사를 드려야겠네. 근데 어떻게 됐어?”


“담임선생과 반 친구들 만나봤는데 생각했던 대로 별다른 점은 없었어. 근데 부검은 다 끝났냐?”


“이제 곧 올 거야. 마침 저기 오네. 채 형사 어떻게 됐어?”


채 형사, 우리 팀의 홍일점이다. 얼굴도 매력적이고 몸매도 참 매력적이다. 경찰로 썩히긴 참 아까운 인물이다.


근데 특전사 출신이다.


범인을 체포하는 거나 일 처리하는 게 똑 부러진다.


그야말로 우리 팀의 에이스다.


지난번에 한 기수 선배인 정 형사가 어떻게 해보겠다고 껄떡댔다가 한 달간이나 병원 입원 해 있었다. 그 이후론 채 형사에게 치근덕대는 놈은 없었다.


“다녀왔습니다. 반장님. 부검결과 자살이 아닌 타살로 나왔습니다. 후두부 쪽에 생긴 상처가 추락하는 과정에서 부딪혀서 생긴 상처가 아닌 끝이 뭉툭한 거로 여러 번 가격해 생긴 상처입니다. 또 그게 사망의 주된 원인입니다.”


“그럼 흉기로 뒤통수 머리를 쳐 죽이고 나서 옥상에서 집어 던졌다는 거야?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서.”


“네,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이런 사건을 접할 때마다 머리가 띵해진다. 보통 이런 사건은 지인 특히 가족 중에 범인이 있거나 가족 전체가 범인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고, 죽일 수밖에. 아니 꼭 죽여야만 하는 어떠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 두통약 있으면 하나만 줘봐.”


난 서 반장에게 두통약을 건네주고 나도 하나를 먹었다.


그렇게 피해 학생의 집으로 가려던 순간 피해 학생의 아버지란 사람이 자수하겠다며 경찰서로 왔다.


자기도 고통스러웠던지 술 냄새가 진동했지만 취한 것 같지는 않다.


“아들을 왜 죽였습니까?”


“말도 잘 듣지 않고. 괘씸해서 죽였습니다. 저도 얼른 죽여 주십시오.”


"우리는 그저 잡기만 할 뿐 판단은 법관들이 합니다."


채 형사가 다시 한번 물었다.


“정말 당신 아들을 당신이 죽인 게 맞습니까? 그럼 어떻게 죽였습니까?”


“네. 제가 죽였습니다. 그날도 저한테 대들어서 옥상에서 실랑이 벌이다가 홧김에 그만 밀어서 죽였습니다.”


채 형사가 부검 결과서를 내밀고 그를 다그쳤다.


“당신 아들 부검한 결과입니다. 보면 알겠지만, 당신이 한 말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피살자는 저항한 흔적이 전혀 없고 무방비한 상태. 즉, 엎드려 있을 때 뒤통수를 여러 차례 맞아 사망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 피살자의 여동생이 수갑을 찬 채 서 반장과 함께 들어 왔다.


“정 형사가 현장 지하실에서 흉기로 사용된 피 묻은 장도리와 타다만 여자 교복을 찾았어. 이근혁 씨, 당신 딸이 다 자백했습니다. 자기가 죽였다고.”


“도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반장님.”


나의 물음에 서 반장의 대답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그 날 밤, 가족 모두가 잠든 걸 확인한 피살자 이현수는 동생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곤 인간으로선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짓을 해버렸다.


바로 자고 있던 동생을 겁탈한 것이다.


그렇게 자기의 욕구를 해결하고 엎드려 있던 오빠를 장도리를 가져와 뒤통수를 수차례 가격해 숨지게 하고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온 그의 부모가 옥상으로 들고 가 부덕한 아들을 아래로 떨어뜨려 추락사로 위장하려 했다.


이런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이 경찰이란 직업에 회의를 느낀다.


그렇게 사건을 해결하고 한주와 대포 집에서 한잔하고 오지도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해 본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 나의 단잠을 방해하는 전화벨이 요란하다.


난 또 비몽사몽 간에 전화를 받아 든다.


“네. 강태혁입니다.”


“선배님, 저 정 형사입니다.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주소 문자로 찍어 드릴 테니까 현장으로 오십시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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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26 ka****
    작성일
    23.10.17 23:36
    No. 1

    소제목들을 보니
    죽음의 릴레이 보고서 같군요.
    사건 한 건당, 3화 정도로 잡아서, 단편 추리 소설 식으로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점은 있군요. 너무 짧아서...... 물론 작가 나름대로 작품 구상이 계획되어 있겠죠.
    재밌게 읽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Hi에나
    작성일
    23.10.18 07:39
    No. 2

    소중한 피드백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부족한 글에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우리집빌런
    작성일
    23.10.24 13:06
    No. 3

    요즘은 정말 상상치도 못나는 일들이 벌어지는 같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7 Hi에나
    작성일
    23.10.24 13:12
    No. 4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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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8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1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1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1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6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5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2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2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6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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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5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5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3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0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49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6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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