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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50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4.02.07 08:00
조회
45
추천
5
글자
9쪽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DUMMY

“니가 그 K인가 하는 놈인가? 십년 가까운 세월 동안 우리를 속이고, 김 기자를 활동하면서 우리를 감시하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형사님이 무슨 소리를 하시는지 통 모르겠습니다.”


그의 옆과 뒤에는 나와 동만이가, 그의 앞에는 차를 모는 서장님과 서 반장이 조수석에 앉아 여차하면 놈을 공격할 만반의 태세를 하고 있었다.


그가 허튼 짓을 못하도록 손목에 수갑을 채웠고, 그가 가지고 있던 무기들을 모조리 무장해제 시켜 버렸다.


“사람이 참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장난 그만 하시고, 이제 풀어 주십시오. 빨리 윤정이를 찾아야 하지 않습니까!”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였다.


“윤정이 빨리 찾아야지. 니가 아닌 우리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윤정이 지금 어딨냐?”


놈의 몸을 수색하던 중에 발목 부근에서 눈에 익은 단검을 찾았다.


“언제부터 아셨어요?”


순간 그의 눈빛이 돌변했다.


“진짜 경호실장이라면 아무리 급박한 상황에서라도 공적인 자리에서 이름을 부르지 않지.”


“또요.”


그가 단념한 듯 쓰고 있던 가면을 벗으며, 감춰져 있던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얼굴에는 사진에서 보던 것처럼 칼자국이 길게 나 있었다.


“또, 진짜 윤정이를 아끼는 친구라면 몸이 부서지더라도 납치한 놈들을 쫓아갔지. 우리 쪽으로 오지 않아.”


“제가 제대로 된 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그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실수를 해 버렸네요.”


“그러니 윤정이 어디로 빼돌렸는지 어서 말해!”


그 순간 놈이 몰래 쥐고 있던 연막탄을 터뜨렸다.


그 여파로 인해 시야가 가려진 차는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어느새 수갑을 푼 놈이 서장님의 목을 졸랐다.


차는 무언가를 들이받고는 공중에 붕 뜬 채 뒤집혀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모두 괜찮아!”


다행히 모두 무사했다.


정신없는 틈을 타 놈이 도망치기 시작했고, 총을 들고 머뭇거리고 있던 나를 대신해 서장님이 총을 쐈다.


총에서 날아간 총알은 놈의 머리에 정확히 꽂혔다.


달아나던 그가 힘없이 고꾸라졌다.


놈의 상태를 확인하니 이미 의식이 없었다.


놈의 핸드폰에서 단서를 찾아 윤정이 납치된 장소를 찾아 그녀를 구할 수 있었지만, 그녀를 지켜주던 경호실장은 목숨을 잃은 뒤였다.


남은 친구까지 잃은 그녀는 주검이 된 친구를 끌어안고 오열했으며, 왜 지금 왔냐며, 조금만 빨리 오지 그랬냐며, 우리를 보며 한탄했다.


경호실장의 시신은 블루하우스 경호팀에 인계를 해 주었으며, K의 시신은 우리가 수습해 본부로 향했다.


“이거, 바쁜데 일거리만 잔뜩 가져온다고 박사님이 또 노발대발하시겠는데.”


“박사님도 양반은 못 되시나 봐요.”


전화를 받던 채 형사가 나에게 건네주었다.


“박사님이 하실 말씀 있다고 빨리 받으라는데요.”


통화를 마친 우리는 서둘러 본부로 향했다.


***


「뉴스 속보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오늘 저녁 서울에 있는 모 건물이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당시 건물 안에 있던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어둠의 사도 아지트에서 속보를 접한 권 서장이 황급히 최 부장을 찾았다.


속보에서 말한 그 건물은 바로 비밀 정보국 본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믿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그들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장 국장에게 이들의 다음 임무를 전해 주지 않았더라면 현장에 갈 일도 없었을 것이고, 오늘 폭발도 당연히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권 서장은 고통 속에 죽어 갔을 동료들을 떠올리며 자책했다.


최 부장이 왜 자료를 빼돌린 자신을 못 본 척했으며, 자신이 장 국장을 만나러 갔을 때, 왜 미행도 붙이지 않고 가만히 두었는지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최 부장을 보자마자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최 부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번 임무는 권 서장님의 공이 무척이나 큽니다. 권 서장님이 아니었으면 이런 계획은 생각지도 못했을 겁니다.”


“K는 어딨습니까?”


“K 조직원은 오늘 작전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켰습니다.”


“희생이라뇨?”


“말 그대로입니다. 놈들과 함께 자폭해 버렸거든요.”


“예!”


“K의 몸에 폭탄을 설치하고는 일부로 잡혀 자결하면 우리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K의 시체를 놈들의 본부로 가지고 갈 거예요. 몸에 설치해 둔 폭탄은 우리가 미리 심어 놓은 기폭장치와 가까워지면, 다음은 속보에 나온 그대로입니다.”


“기폭장치는 죽여서 매달아 놓은 간부들 몸에 심어 놓은 겁니까?”


“어떻습니까. 제 계획이 완벽하지 않나요.”


“그럼, 내가 이중 스파이인 걸 알았다면, 처음부터 저를 죽이면 될 것을 이유가 뭡니까?”


“권 서장님 같은 유능한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지금까지 들키지 않고 이중 스파이를 할 수 있었다는 건, 뛰어난 실력을 갖췄다는 걸 스스로 입증하는 것 아니겠어요. 솔직히 조금 전까지 저 역시 긴가민가했었거든요. 권 서장님의 발목을 잡고 있던 장애물들은 제가 다 치워 드렸으니, 이제 저와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시죠.”


최 부장이 권 서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폭발이 있기 몇 시간 전>


싸늘하게 식어 있는 K라는 놈의 시체를 싣고 본부로 향하고 있는데, 박사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채 형사가 대충 알아서 받지 바꾸기는 또 뭘 바꿔.”


전화기를 주며 채 형사가 나를 노려봤다.


“부검 다 끝냈다.”


“어휴, 수고하셨습니다. 뭐 나온 거라도 있습니까?”


“전부 밧줄에 목이 메서 죽은 게 맞아. 근데 말이야.”


우리는 모두 박사님의 말에 귀를 기울렸다.


“시체들의 몸에서 원거리용 기폭장치가 나왔어.”


“기폭장치요?”


“기폭장치와 폭탄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터지도록 설계되어 있어.”


그때 갑자기 K의 시체가 경련을 일으키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서장님, 본부까지 얼마나 남았어요?”


“한 10분 정도. 왜?”


“차를 좀 멈추셔야 할 거 같은데요. 죽기 싫으면요.”


시체를 살피던 나는 K가 다쳤다던 부위에서 벌어진 사이로 깜빡거리는 불빛을 봤다.


“박사님, 기폭장치에서 혹시 불빛 같은 게 깜빡거리지 않나요?”


“잠깐만. 어. 깜빡거린다. 깜빡거려!”


아까 놈에게서 압수한 단검으로 K의 허벅지를 째버렸다.


“참 치밀하고 잔인한 놈들!”


그의 허벅지 안에는 폭탄이 들어 있었다.


“이거면 건물 하나쯤은 그냥 날려 버리겠는데요.”


“이봐! 요원들, 이거 해체할 수 있겠냐?”


“꼭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네. 할 수 있지.”


서장님의 말에 우식과 동만이 마지 못해 대답을 한다.


“K가 우리한테 일부러 잡힌 거 같고 뭔가 허술하다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모든 게 다 계획이었단 거네.”


“놈들은 처음부터 VIP가 아닌 우리를 노리고 있었던 거야.”


서 반장과 차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허탈해하며 담배를 피웠다.


“그럼 놈들이 권 서장님의 정체도 알고 있다는 얘긴데, 괜찮은지 모르겠네. 근데 서장님, 요원들 옆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세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요원들이 지키셔야죠. 국장님인데.”


“엄마가 불을 조심하라고 하셔서.. 내 짐작이 맞는다면 권 서장은 무사할 걸세.”


또 은근슬쩍 말을 돌리신다.


폭탄 해체 작업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폭탄을 해체하는 데 성공했다.


해체한 폭탄을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끝에 뭔가가 번쩍하고 머릿속을 지나갔다.


“동만아, 지금, 이 상태에서 다시 활성화할 수 있지. 우리 다 한번 죽자고”


내 말에 모두 기겁을 한다.


“죽으려면 너 혼자 죽어. 우리까지 데려가지 말고. 여기 물 아니야.”


“내 말 좀 들어 봐. 이제부터 놈들이 계획한 걸 역이용 하는 거야.”


“좀 쉽게 이야기 해봐.”


“놈들이 원하는대로 이걸 본부로 가져가 터뜨리는 거야. 물론 그 전에 본부를 싹 비우고 말이지.”


내 말이 끝남과 동시에 서장님이 본부와 한참을 통화한 후에 우리는 모두 본부로 향했다.


“정 형사, 기자들도 불러라. 저승 갈 때 가더라도 지난번에 우리 부탁대로 사건 뉴스로 안 내보낸 거 은혜는 갚아야 하지 않겠냐?”


정 형사가 기자들에게 오늘 저녁 시내 한복판에서 폭탄이 터질 거라고 제보했다.


“한주야, 제수씨한테 미리 귀띔이라도 해줘. 안 그러면 너 진짜 죽는다.”


“그렇지 않아도 벌써 연락했다. 죽기전에 집 사람이 명의 자기한테 다 넘기라는데.”


본부에 도착한 우리는 정보국에서 미리 준비해 둔 폭탄과 함께 우리가 가져간 폭탄까지 전부 터뜨려 버렸다.


“우리는 이제 공식적으로 죽은 거네.”


진짜 죽은 것도 아닌데, 서장님의 말을 들으니 괜히 슬펐다.


“동만아, 이제 널, 뭐라고 불러야 되냐? 임기철 요원으로 불러 주랴?”


“그냥 동만이라고 불러 주세요. 저도 그 이름이 좋더라고요.”


“나도 국장보다는 계속 서장이라고 부르게.”


그날 우리는 공식적으로 사망 처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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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49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40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8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116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2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2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1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6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6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3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2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7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7 5 9쪽
»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6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5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4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0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49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6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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