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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사건파일 4869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추리, 드라마

완결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3.10.06 10:58
최근연재일 :
2024.03.22 08:00
연재수 :
120 회
조회수 :
8,341
추천수 :
681
글자수 :
492,160

작성
24.03.18 08:00
조회
40
추천
5
글자
9쪽

제116화. 신약개발

DUMMY

박사님이 우리 앞에 지금 TV 화면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알약을 꺼내 놓으셨다.


“오다 주운 건 아니고, 전에 자네들이 가져다준 마약 쿠키 성분분해를 해서 만든 거야.”


“그럼, 이거 삼키면 되는 건가요?”


“이 새끼는 한두 살 먹은 애도 아니고, 뭐만 있으면 처먹으려고 해. 그거 먹어 봤자 똥으로밖에 안 나와.”


박사님은 식탁 위에 올려놓은 알약 중 하나를 집어 들더니 캡슐의 색이 다른 부분을 돌리셨다.


“이 부분을 돌리면, 여기에 지금 현재의 좌표가 찍혀. 또 아직 활성화를 시키지 않았지만, 활성화를 시키면 자네들 정보도 그 시스템인가 뭔가 하는 곳에 등록이 되게 돼 있어. 물론 미리 설정을 해 둔 가짜 정보야.”


“그래서요. 박사님.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요?”


내 말에 박사님이 이마를 집으셨다.


“아이고. 이 답답아! 너 그런 대가리로 어떻게 경찰이 됐냐? 너 그거 설마 컨셉이냐.”


“박사님, 이 새끼 컨셉아니고 진짜입니다.”


서 반장의 말에 모두 긍정의 끄덕임을 보였다.


“태혁아, 내가 설명해 줄 테니까 잘 들어. 박사님이 주신 이것만 있으면, 굳이 저 약을 먹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되면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아도 돼.”


“그렇게 되면, 은행 업무라든지 결제 같은 거 못 해 불편하잖아.”


그 순간, 난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람들한테 진짜 맞아 죽는 줄 알았다.


다음날, 섬으로 떠나는 박사님 일행과 작별을 했다.


서 반장 아내와 아들도 같이 섬으로 갔다.


“간헐적 돌싱남이 된 거 축하한다.”


“이 새끼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네. 너 뒈지고 싶냐!”


가족과 생이별하는 서 반장에게 심심한 위로를 건넸다.


“어이! 거기 빈대 두 마리. 근데 니들은 왜 우리 집이냐? 다른 애들 집도 있는데!”


“태혁이 니 말대로 집이 참 좋다. 한강도 보이고. 저기 테라스에서 스테이크 사다가 칼질하면 분위기 좀 나겠어.”


한주 녀석도 나와 같이 다니더니 능청이 많이 늘었다.


“그나저나 섬은 안전한가요? 애와 엄마가 걱정됩니다.”


서 반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서장님한테 물었다.


“섬은 요새와 마찬가지야. 육지로 길이 나 있지만, 외지인들이 쉽게 오갈 수 없는 곳이야. 그러니 안심해도 돼.”


서장님은 따로 말을 하지 않았지만, 뭔가를 준비하고 있는 거 같아 보였다.


우식이는 박사님과 같이 가지 않고 며칠 더 서울에 남아 동만이와 함께 나머지 요원들의 출국을 도왔다.


“요원들로 시끌벅적하던 이곳도 너 혼자만 있으니까 좀 썰렁한 거 같다.”


“오셨어요? 전 오히려 좋은데요. 조용하고 집중도 잘 되고.”


“그런 걸 지지리 궁상이라고 그러는 거다. 잔말 말고 이거나 받아 팔 떨어지겠다.”


서울에서의 일을 마무리한 우식이 섬으로 떠나기 전날, 우리는 조촐한 송별회를 준비했다.


말이 송별회였지 그냥 마시고 죽자판이었다.


“근데, 뭘 이렇게 많이 사오셨어요?”


“말도 마라. 시스템에 등록이 안 되어 있으면 이젠 일상생활하기에도 어려워.”


VIP의 담화문이 있고 보름이 지나 있었다.


“알약에 무슨 바코드인가 하는 게 내장되어 있어서 그게 없으면 식당에서 밥 먹는 건 고사하고 병원에 가는 것도 힘들어.”


TV에서는 여전히 알약에 대한 홍보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자율에 맡긴다고 해놓고, 이게 뭔 자유야. 강제지. 이것도 바코드 없다고 하니까 10배는 더 달라는 거야. 칼만 안 들었지 날 강도가 따로 없다니까.”


“날 강도는 너지. 편의점 알바가 무슨 죄가 있다고 거기서 수갑까지 꺼내서 협박하냐. 협박을. 나 너 쪽팔려 죽는 줄 알았다.”


보다 못한 서 반장이 한 소리 거들었다.


“술맛 떨어지니까 저거 꺼라. 꺼!”


“저것만 다 보고 끄죠.”


TV에는 엔젤 이윤정이 새로 신설된 토크쇼에 나와 알약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


“동만아, 저건 니가 가지지 못할 그림의 떡이다. 그만 단념해라.”


“그림이라도 감상은 할 수 있잖아요.”


엔젤의 팬인 동만이는 TV 속으로 아주 들어갈 기세다.


얼마나 퍼마셨는지 아침에 눈을 떠 보니 우리는 널브러져 있었고, 이미 떠났는지 우식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인사라도 하려고 전화를 하니, 받지 않았다.


“잘 가라. 우식아. 그동안 고마웠다.”


“니가 그러니까 우식이 꼭 죽은 거 같잖아. 지금이라도 가서 보고 올 수 있어. 너무 그러지마.”


차창 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며, 우식과의 추억을 곱씹었다.


TV에서는 또 한번의 뉴스속보가 나오고 있었다.


***


(VIP의 집무실)


“이젠 자기 집처럼 들락거리는군. 다른 사람들 눈에 안 띄게 조심해 주시오.”


“앞으로는 이곳에서 각하를 뵐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나를 보자고 한 이유는 무엇이오?”


그들은 자리를 옮겨 자연스럽게 최 부장이 응접용 테이블의 상석에, VIP가 손님용 소파에 앉았다.


“이제 우리가 계획했던 일들을 실행에 옮길 때가 된 거 같습니다.”


그가 테이블 위에 약통을 꺼내 올려두었다.


“잘 아시겠지만, 실험실에 불이 난 뒤 우리는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게 마약 쿠키였잖소.”


“그렇지요. 쿠키 속에 마약과 함께 우리가 개발한 칩을 숨겨 퍼뜨릴 계획이었습니다.”


최 부장이 약통에서 알약 하나를 꺼내 만지작거렸다.


“강태혁 형사님과 따님에 의해 무산되었지만요.”


“크크. 그 친구 무대뽀고 엉뚱한 면이 없진 않지. 그걸 먹을 줄은 누가 알았겠소.”


“역시 알고 계셨네요.”


최 부장의 눈치를 보고 VIP는 자신의 얼굴에서 웃음기를 싹 지웠다.


“그건 핑계도 마약 쿠키는 처음부터 성공할 수 없는 거였소.”


“그건 저도 인정합니다. 마약에 대한 불신도 심하고, 헛것이 보이는 등 부작용이 심할 줄은 저희도 몰랐습니다.”


최 부장은 자신의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VIP에게 건넸다.


“내일 각하께서 발표하실 담화문 내용입니다. 잘 읽어 보시고, 선택은 각하의 몫입니다.”


VIP에게 인사를 하고는 최 부장은 집무실을 나갔다.


담화문의 내용은 알약을 나눠주고 먹게 해 예상치 못한 사고로부터 국민을 보호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알약에 숨겨둔 칩을 이용해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심산이었다.


그 댓가로 그는 그들에게서 영원한 권력을 약속 받았다.


자신을 거부하고 방해만 하던 정적들을 제거하고, 법을 바꾸어 죽을 때까지 임기가 보장된 막강한 권력을 보장 받은 것이다.


그는 일년 동안 국정을 운영하면서 그걸 뼈저리게 느꼈고, 한번 손에 쥔 권력을 두 번 다시는 놓고 싶지 않았다.


다음 말, 그는 비서실장에게 사고현장을 수습할 것을 지시하고, 담화문을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강태혁 형사가 찾아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무척이나 강 형사를 만나고 싶었지만, 변심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난동을 피우다 지구대에 잡혀갔다는 보고를 받은 그는 강 형사를 풀어주라는 지시와 함께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꾸려진 임시 수사본부 해산을 지시했다.


그와 더불어 비밀 정보국 또한 해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담화문을 발표한 그는 마음이 착잡했다.


자신이 한 선택이 옳은 것인지, 혹여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는 날엔 생각조차 하기 두려운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심란한 마음으로 고민에 잠겨 있을 때, 최 부장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메시지를 본 VIP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소리를 버럭 질렀다.


“당신네들 정말 제정신이요!”


이미 예상이라도 한 듯 최 부장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빠른 시일 내에 조직원을 모으려면 어쩔 수 없습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흉악범들을 모조리 풀어주라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요?”


“그래서, 지금 못 하시겠다는 겁니까. 그렇게 되면 각하는 물론 따님까지 무사하지 못할 건데요.”


그의 겁박에 VIP는 전화를 끊고 조용히 비서실장을 불렀다.


“네? 정말입니까?”


그의 지시를 받은 비서실장이 그에게 재차 물었다.


“뭘 다시 묻습니까. 그냥 시키는 대로 하세요.”


“에, 알겠습니다.”


집무실을 나간 비서실장은 해당 부서의 장관을 따로 불렀다.


다음 날 아침, 장관은 기자들을 불러 모았다.


“지금부터 긴급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


“한주야. 지금 저거 내가 잘못 들은 거 맞지?”


지금 TV에서 흘러나오는 저 장관의 말을 들은 내 귀를 의심해야만 했다.


충격이 꽤 컸던 탓에 서 반장도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었다.


“잘못 들은 거 아니야!”


서장님이 대신 대답하셨다.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저게 지금 맞다고 보세요.”


그거에 대해서는 서장님도 아무 말 않으셨다.


TV에서는 장관이라는 작자의 헛소리가 화면을 통해 나오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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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화. 사건파일 4869(마지막회) 24.03.22 49 5 10쪽
119 제119화. 애이불비(哀而不悲) 24.03.21 39 5 9쪽
118 제118화. 경계선에서.. 24.03.20 38 5 9쪽
117 제117화. 무법천지 +2 24.03.19 51 5 9쪽
» 제116화. 신약개발 24.03.18 41 5 9쪽
115 제115화. 신군부 24.03.15 41 5 9쪽
114 제114화. 새로운 간부 24.03.14 42 5 9쪽
113 제113화. 숙청 작업 24.03.13 44 6 9쪽
112 제112화. 세상에 악인은 없다 24.03.12 41 6 9쪽
111 제111화. 박수 칠 때 떠나라. 24.03.11 40 6 9쪽
110 제110화. 실종자를 찾습니다 24.03.08 42 6 9쪽
109 제109화. 범죄도시 24.03.07 45 5 9쪽
108 제108화. 맨땅에 헤딩 24.03.06 41 5 9쪽
107 제107화. 굿 파트너 +2 24.03.05 40 5 9쪽
106 제106화. 너는 자연인이다 +2 24.03.04 46 5 9쪽
105 제105화. 해커와 크래커 +2 24.03.01 45 5 9쪽
104 제104화. 대반격 24.02.29 40 5 9쪽
103 제103화. 후유증 24.02.28 42 5 9쪽
102 제102화. 장화와 홍련이(3) 24.02.27 40 6 9쪽
101 제101화. 장화와 홍련이(2) 24.02.26 42 6 9쪽
100 제100화. 장화와 홍련이 24.02.23 45 6 9쪽
99 제99화. 소방서 옆 경찰서 24.02.22 46 6 9쪽
98 제98화. 방화범 +4 24.02.21 52 6 9쪽
97 제97화. 탈북 24.02.20 44 5 9쪽
96 제96화. 최고존엄 24.02.19 43 5 9쪽
95 제95화. 열병 24.02.16 49 5 9쪽
94 제94화. 북으로 24.02.15 46 4 9쪽
93 제93화. 눈치작전 24.02.14 43 5 9쪽
92 제92화. 강화인간 24.02.13 46 5 9쪽
91 제91화. 베를린 24.02.12 41 5 9쪽
90 제90화. 비밀경찰(Secret Guardians) 24.02.09 46 6 9쪽
89 제89화. 고스트 24.02.08 47 5 9쪽
88 제88화. 사건의 지평선 24.02.07 45 5 9쪽
87 제87화. 도착 예정 시간 24.02.06 55 5 9쪽
86 제86화. 자폭 24.02.05 44 5 9쪽
85 제85화. 다크 나이트 24.02.02 53 5 9쪽
84 제84화. 내 손을 잡아 24.02.01 49 5 9쪽
83 제83화. 베테랑의 품격 24.01.31 47 5 9쪽
82 제82화. 신출귀몰 24.01.30 50 5 9쪽
81 제81화. 새로운 시작 24.01.29 48 5 9쪽
80 제80화. 초대받지 않은 손님 24.01.26 45 5 9쪽
79 제79화. 카오스 24.01.25 50 5 9쪽
78 제78화. 파괴 도시 24.01.24 51 6 9쪽
77 제77화. 악의 도시 24.01.23 48 5 9쪽
76 제76화. 동상이몽 +2 24.01.22 49 5 9쪽
75 제75화. 질투 24.01.19 49 5 9쪽
74 제74화. 술래잡기 24.01.18 46 5 9쪽
73 제7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24.01.17 50 5 9쪽
72 제72화. 악귀 24.01.16 5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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