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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최근연재일 :
2022.10.06 00:54
연재수 :
8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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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261
추천수 :
2,473
글자수 :
488,032

작성
21.01.3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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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글자
12쪽

도시(였던것) (4)

DUMMY

포즈난의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젠장 2번지는 더는 막을 수 없어!!"


"으아아악! 병원에서 화재 발생!"



거리 곳곳에서 감염된 시민들이 나타나 멀쩡한 이들을 공격했으며, 경찰서, 병원, 관공서 같은 주요시설들은 하나 둘씩 감염자들에게 함락당했다.


무엇보다 군부대에서의 폭발로 변종들이 나타나고, 그로 인해 군대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거기다 아직 생존한 시민들이 많은 도시였기에 포병이나 공군의 지원도 받을 수가 없었다. 



"후퇴! 버서커다!!"


"대전차 소총 가져와!"



누가 감염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도시 내의 치안 병력과 시민들을 위협하는 것은 변이가 시작된 변종들이었다. 비록 변이가 막 시작된 상태라 불완전했으나, 어디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는 야간의 시가전에서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치명적이었다.


갑자기 뒤에서 물리고, 변종들에 찢겨나가고, 염산에 녹아가는 광경이 도시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 포즈난뿐만 아니라 전선의 기지들이나 그와 인접한 거의 모든 도시에서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어 지원을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젠장!! 이게 무슨 일이야?!"


"전선에서 철수 요청이 쏟아져 오고 있습니다."


"안돼! 아직 후방 부대들과 국민들의 국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임시 수도인 포즈난으로 남부의 거의 모든 거점에서 철수 요청이 쏟아져 오고 있었다. 


차라리 도시의 3분의 1이 함락되어 살육의 공간이 된 포즈난이 그나마 운이 좋을 정도로 다른 지역들의 상황은 너무나 처참했다. 


브와디스와프 시코르스키를 지도자로 한 임시정부는 사태 초반 완전히 붕괴한 군을, 생존병들을 규합하고 새로 부대를 짜 다시금 조직했다. 부족한 외국의 지원을 아껴가며 겨우 재건했다.


그런데 그런 군대가 한순간에 붕괴하기 시작했다. 

시코르스키로서는 이 순간이 현실 같지 않고 꿈이라도 꾸는 것 같았다. 엄청나게 끔찍한 악몽 말이다.


그런데 이건 꿈이 아니다.

차라리 악몽이 나을 수준인 현실이지.



".......각 전선에 하루는 더 버티라고 전하게. 어떻게든 방어선을 구축해야 할 것이니 중부의 3군을 남쪽으로 이동시키도록. 추가로 도시 지역의 경우는 어떻게든 전선 후방으로 인력들과 물자들을 후송시키게 하고. 그 이후에는 도시 안의 감염자 유출을 막기 위해 루프트바페와 협력해 폭격을 실행할 것이니, 3일 안에 어떻게든 최대한 후송시키라고 전하게."


".....알겠습니다. 바로 전하겠습니다."



시코르스키의 명령에 그의 모든 참모는 굳은 표정을 지은 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수많은 이들을 잃었다. 그렇기에 방어선 이남의 백만이나 되는 이들을 잃을 수 없지만.. 그뒤에는 6백만이 남는 이들이 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는 하지만, 그 소라는 이들도 단순하게 소수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숫자다. 하지만 매정하더라도, 이  명령을 내려야만 천만의 이들을 지킬 수 있기에 다들 결연한 표정을 지은 체 각 전선으로 이 명령을 전달했다.


전선이 고착화 되었다고 방심한 대가는 너무나 가혹했다.





* * *



-탕!


"빨리 화염병 가져와!"


"여기 있습니다!"



대전차 소총으로 변이 초기 상태인 버서커의 머리를 날려 버리자마자, 니콜라이로부터 심지에 불붙은 화염병을 건네받아 감염자들을 향해 던졌다.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감염자들은 기름을 뒤집어쓴 체 불덩어리가 되어 몸부림을 치다 얼마 못 가 바닥을 뒹군다. 그 뒤로 주변을 둘러보니 더는 이 근방에서 움직이는 건 없다.


하아···. 겨우 쉴 수 있겠다.



"잠시 휴식."



그 말과 함께 주변의 군인들은 모두 옥상 바닥에 주저앉아 휴식 취하기 시작했다.


주변에 있는 병사들 중 겨우 합류한 소대원 5명 정도를 제외하면, 내 소대원들이 아니라 주변에서 낙오된 병사들이다.

운이 좋게 포즈난 경찰서로 피신하는 데 까진 성공했지만, 하필이면 이곳에 전투 가능한 장교가 없어 임시로라도 내 밑으로 넣었다. 다행히도 내 말을 잘 따라서 다행이다. 동양인이라고 무시하면 바로 아구창 날리려 했지만, 상황이 상황이라 순순히 따르는 거 같다.


그래 사람이면 그 정도 눈치는 있어야지.



"그나저나  오래 못 버틸 거 같군요."


"그러게···. 그나마 저거라도 있는 게 어디야?"



나는 입구에 세워진 바리케이드를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쉽게도 지금 있는 포즈난 경찰서는 담장이 존재하지 않는지라, 두꺼운 외벽과 입구에 가구나 파괴된 차량들을 끌고 와서 만든 바리케이트는 겨우 겨우 감염자들이 몰려오는걸 1차적으로 막고 있다.


하지만 식량과 탄약이 그리 많지 않기에 오늘 밤만 겨우 버틸 수 있을 거 같다. 그 이후는 나도 장담하기가 힘들다.



"소대장님! 저쪽에 아군들이 달려옵니다!"


"어디?"



경찰서에서 겨우 합류한 2분대장의 말에 나는 급히 그가 가리키는 곳을 살폈다.


그곳에는 갈색 군복을 입은 아군 5명이 달려오고 있었고, 몇몇 시민들과 뒤섞여있다. 시민들과 합류해서 오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소대원일까? 


지금 20여 명이 아직도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 걱정돼.



"잠시 밑에 갔다 올 테니 여기서 대기하게."


"알겠습니다."



그 병사들이 경찰서로 들어온 것을 보고 바로 니콜라이에게 이것을 맡긴 뒤 1층으로 내려갔다.


경찰서 안에는 절망만이 감돌았다. 사방에는 경찰서로 도망친 시민들과 점차 줄어만 가는 동료들에 의해 피폐해지는 경관들까지 그저 보기만 해도 절망스럽다. 


거기다가 부상자들의 비명이 들려온다. 대부분이 사고로 다친 것이지만, 조금 전 감염자한테 물렸다고 팔 절단한 미친놈까지 나와서 급히 수술까지 하고 있다. 대체 이건 무슨 혼란함인가. 차라리 감염자들 목소리 듣는 게 편할듯하다.


분명 몇 시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될 줄이야.



"하아···. 씨발..."



한편 환자의 의무실 근처에 주저앉아있는 코왈스카가 있다.


그녀는 의무실 벽에 기댄체 무릎을 끌어안고 주저앉아있다. 그리고 그녀의 옷과 손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의무병이라 몇 시간 동안 치료만 해서 정신적으로 힘든가 보다.



"괜찮아?"


"아 소대장님···. 감사합니다."


"한 모금 정도만 마셔."



품에서 독주가 든 플라스크를 꺼내 그녀에게 건네주었다.


싸구려 독주인 데다가 조금만 흔들어봐도 찰랑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얼마 남지 않은 것이지만, 그걸 받은 코왈스카는 담배보다 반갑다는 양 힘없이 뚜껑을 열고 그 안에든 술을 들이켰다.


아마 정신적인 피로가 심해 더 힘든가 보다.



"하아······. 알코올이 들어가니 좀 살겠네요. 몇 시간 동안 피만 보니깐 너무 힘들어요."


"그래도 잘하고 있으니깐 기운차려."


"네에."



그 말과 함께 그녀는 울먹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얼마 안 되는 의학 전공자이니 어쩔 수 없잖아라고 할 수 없는 만큼, 그냥 뭐라 해줄 말이 그것뿐이다.



"그래도 취기가 조금 도니 괜찮네요. 차라리 다른 경관분들처럼 페르비틴이라도 하나 해야 하나 고민했다니깐요?"


"그거 몸에 안좋으니깐 하지 마."


"그게요? 소량이면 괜찮을 텐데요?"



아니 의대생인 인간이 그렇게 말하면 좀 그렇지 않은가?


아무리 상황이 안 좋아도 메스암페타민을 투약하겠다는 건 좀 아닌 거 같다. 내가 유일하게 손을 안 대려 하는게 그런 종류의 약이더라도, 상황 때문이나 시대로 인해 자꾸 주변에서 유혹하는지라 고민된다.


일단 나도 사람이라 힘들다.



"하아···. 뭐 약은 네가 알아서 하고. 혹여나 약쟁이만은 되지 마라."


"뭐 그건 저도 조절하죠."



코왈스카와 헤어진 뒤 다른 생존자들이 합류했을 1층 로비로 향했다.


그곳에는 여러 경관에게 둘러싸인 병사들과 시민들이 있었다. 혹시나 그 병사들이 내 소대원이 아닐까 하는 기대도 했으나 아쉽게도 처음 보는 이들이다.


대체 나머지 소대원들은 살아있을까?



"킴 소위. 부르려는 참인데 다행이군. 자네도 저 친구들 오는 거 보고 달려왔나?"


"네. 혹여나 제 소대원일까 기대했었죠."


"그런가? 미안하지만 다른 곳에서 이야기를 해야 할 거 같네."



갑자기 포즈난 경찰서의 부서장이 날 불렀다.


아마 저기 새로 합류한 병사들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것이 아닌 다른 사항 때문인지, 그는 자를 떠났다. 그를 따라 서장실로 가보니 그곳에는 다른 경관들과 시민 여럿이 있었다.


다들 경찰 간부들이거나 시민 측 대표자들이다.



"대체 무슨 입입니까?"


"지금 남부 쪽으로 간 경찰 병력 전부와 끊겼어. 남부 쪽에 배치한 경관 100여 명이 전부 당한 거 같아."



세상에. 


아무리 지금 남부 방어선이 뚫린 상태라도 몇 시간 만에 그만한 인원이 전멸했다니.

지금 그가 하는 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막 상부에서 연락이 왔네."


"혹시 지원군이 온답니까?"



어느 경찰 간부의 말에 부서장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대체 무슨 내용이었을까? 최소한 희망을 줄 만한 것이었으면 좋겠다.



"3일 내로 포즈난에서 철수하라는군. 3일 자정을 가점으로 포즈난 전역에 폭격이 시작될거야."


"미친..."



누군가의 탄식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


지금 여기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일 거다. 이런 지옥에서 탈출이라니! 가능이라도 한지가 의문이다. 나 혼자서라면 이미 해본 적이 있는 만큼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있는 시민들을 데리고 탈출? 그건 사실상 불가능이다.



"그래서 말인데 킴 소위. 자네에게 조언을 구하고 싶어. 자네는 그 바르샤바에서 탈출한 경험이 있지 않은가?"



부서장의 말에 방안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다들 일말의 기대를 한 체 날 쳐다보았다. 안타깝게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은 이 상황에서는 사실상 없다시피 한 것이다.


애초에 나는 거기서 하수구를 통해 탈출한 거니깐.



"죄송합니다만······. 저 혼자라면 몰라도 이곳의 모든 이들을 데리고 탈출하는 건 불가능입니다. 저도 그때 하수구로 들어가 한동안 헤매다 겨우 운이 좋게 안전한 지역을 찾은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제 조언은 쓸모 없으실 겁니다."


"하아······. 그런가.."



방안에는 다시 적막이 감돌았다.


다른 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나도 하수구에서 고생해가며 겨우 탈출했는데, 노약자에 환자까지 있는 상황에 백여 명이 하수구를 통해 탈출한다고? 


그건 베트콩도 못 할 짓이다.

내가 개인주의라 그런 게 아닌 진짜로 불가능한 것이다.



"어쨌든 우린 내일까진 서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겠구먼."


"다만 내일까지 버틸지가 의문 ㅇ....."


-쿠우우우웅!



그순간 갑자기 무언가 충돌하면서 나는 큰소리와 건물 전체에 강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


이에 모두 엉덩방아를 찍으며 넘어지거나 주저앉았다. 그 후 겨우 정신을 차릴때쯤 밖이 시끄러워지자 급히 밖으로 나가 창밖을 살폈다.



-구어어어어어!!.



그곳에는 버서커와 여러 감염자가 몰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감염자들 중 사이사이에는 촉수가 달린 감염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수는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시발. 촉수가 몰려온다아아아.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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