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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님의 서재입니다.

내 2차대전은 이렇지 않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대체역사

오이비눙
작품등록일 :
2020.12.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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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6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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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8,032

작성
21.03.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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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2쪽

화려한 휴가 (1)

DUMMY

"안녕하십니까? 전 현재 레나 코왈스카 일병이 소속된 소대의 지휘를 맡고있는 현일 킴 중위라고 합니다."


"어···. 어 바... 반갑소..."



군대 갔던 딸이 휴가를 나온다며 기대를 하고 있던 코왈스키 부부의 앞에는 무사히 군에서 돌아온 딸인 레나 V. 코왈스카와 그녀의 소대장이었다. 


그 모습에 코왈스키 부부는, 아니 레나 코왈스카의 아버지인 빅토르 코왈스키(54세)는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충격에 빠졌다. 아니 사실 딸에게 망치로 뒤통수를 얻어 맞은 거나 다름없다.


군대 간 딸이 남자랑 휴가 나와서는 부모인 자신들 앞에서 보여주고 있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내가 생각하는 그것은 아닐 거야.'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눈앞의 중위가 전쟁영웅이라는 점이다.


비록 동양인이라 하더라도 180cm의 키를 가진 건장한 체격과 얼굴 곳곳에 나 있는 상처가 입증하듯, 인종의 제약을 뛰어넘을 전공을 세웠다. 오죽하면 명예 백인이 아니라 그냥 백인 취급해야 한다고, 공원에서 보드카를 홀짝이며 체스 하시는 동네 어르신들이 후하게 평가해줄 정도다.


그런 남자가 근처에 있을 테니 자신의 딸이 홀리지 않을 리가 없지!



"소대장님이 이번에 휴가 나가시는데 갈 데가 없다 하셔서 제가 모셔왔어요. 잘했죠?"



"어머 잘됐구나. 마침 빈방이 하나 남아 있었거든."



하지만 자신의 아내와 딸은 이 상황에 아무런 생각도 없는 모습이다.


그나마 킴 중위가 이 서먹서먹한 분위기에 어색하게 서 있을 뿐이지. 그 모습에 그는 조금이나마 현실 도피할 거리가 생겼다. 진짜로 딸의 말처럼 그가 자신이 운영하는 여관의 손님으로서 온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야 했다.



"내 부족한 딸 때문에 고생이 많았겠소."


"그럴 리가요. 처음 '레나'가 신병일 땐 실수는 잦았지만, 그래도 '제가 옆에 붙어서' 이것저것 가르치고 도와주니 지금은 제가 도움을 받을 정도로 어엿한 병사가 되었습니다."



이런 젠장! 아예 이름으로 부르고 붙어 다닐 정도의 사이라는 건가?


현일의 말에 그의 머릿속에 미래의 모 마법사처럼 14000 만개의 미래가 스쳐 지나갔다. 여기서 가장 좋은 미래가 그와 자신의 딸이 헤어지는 것이고 가장 최악의 수가 자신의 딸이 그에게 놀아난 뒤 버려지며 의문의 전사를 당하는 것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그가 전선에서 죽었으면 좋겠지만, 그랬다간 딸도 위험하거나 그가 죽은 것을 슬퍼할 것이다.



"난 반댈세..."


"예? 뭐라고요? 아빠?"


"아···. 아무것도 아냐."



하지만 반대라 소리치며 그를 내쫓아내고 싶어도, 딸의 미래 때문에 할 수가 없었다. 


자신으로 인해 지휘관인 그가 자신의 딸에게 좋지 않은 마음을 품게 된다면 어찌 될지 몰랐다. 그러니 일단은 그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동양인인 게 걸리긴 해도, 훈장을 2개나 수여받은 전쟁영웅이니....


이런 쿠르바.(시발.)



"....그럼 난 잠시 바람 좀 쉬고 오겠소...."


"네에 다녀오세요."



그 말과 함께 레나의 아버지이자 이 여관의 주인인 빅토르는 1층 로비에서 사라졌다.


그런 그의 모습에 현일은 정말이지 다행이라 생각했다. 순간, 이 여관에서 투숙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한 빅토르의 말에 심장이 철렁했다. 현일은 아무래도 그는 자신이 동양인인 것을 문제 삼은듯했지만, 딸인 레나의 시선에 바로 포기한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래도 가부장 주의가 쩔인 시대에도 딸 있는 아버지는 서열 최하위일지 모른다고 추측했다.



"오늘 저녁 시간 되시나요? 딸을 무사히 돌아오게 해준것이 고마운지라 가능하면 저녁이라도 한 끼 대접하고 싶은데."


"시간은 많습니다."


"혹시 가리는 거라도?"


"그런 거 없습니다."



레나의 어머니가 하신 질문에 현일은 서글서글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애초에 저녁 식사에 초대 받은 것 자체가 반가울 일이다. 비록 폴란드의 식량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해도, 폴란드의 유일한 항구이자 현재는 수도인 만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식사가 나올지 모른다.


거기다 첫 휴가 나온 레나와 함께 하는 것이기에, 자신에게도 떡고물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 이쪽 방을 쓰시면 될 거예요."


"감사합니다."



그 뒤 현일은 레나 어머니의 안내를 받아 하나 남은 빈방을 얻은 후, 바로 짐을 풀고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그가 이번 휴가에서 계획한 것이 있다면 바로 동네 철공소에서 전용 근접 병기를 만드는 것과 낚시였다. 지금은 그냥 손에 잡히는 데로 쓰고 있지만, 대검을 사용하는 경우 사람과 다르게 두들겨 맞으면서도 달려드는 감염자로 인해 손을 물릴 수 있다


그렇기에 너클 역할을 할 수 있는 손잡이 보호대가 달린 트렌치 나이프가 필요했다. 물론 철공소에서 따로 구할 것이 아니라 중고품 파는 곳에 가면 있을지도 모른다.


아직 1차 대전이 끝난 지 22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찾아보면 있을 것이다.


거기다 낚시는 트렌치 나이프를 찾는 것을 제외하면 일주일 동안 할 것이 없는 그로서는 시간을 보내며 힐링하기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거기다 방의 창밖에는 북해의 바다가 보였으니 수영은 무리지만 낚시라도 하고 싶었다.


물고기의 피를 보는 건 똑같아도 사람이었던 것의 피를 보는것 보다는 낫지 않은가? 거기다 생산성도 있고.



"그럼 가보실까?"



그는 레나와 여관까지 오는 길에 급히 산 낚시용품들을 들고 나갈 준비를 했다. 


준비라 할 것도 없었다. 그저 짐을 풀고 선글라스를 쓴 체, 방 열쇠와 낚시용품만 챙겨서 나가면 되니깐. 다만 양동이는 없기에 레나에게 빌려야 할 처지지만 말이야.


물론 간장이랑 초장이 없는 것이 그에게는 가장 아쉬운 일이었다.



"음······? 자···. 자네도 낚시가는 건가?"


"네 그렇습니다만?"



로비로 내려가서 레나나 그녀의 어머니를 찾으려던중 현일은 낚싯대를 들고 있는 빅토르와 만났다. 그도 현일과 같이 낚시라도 가려고 하는듯했지만, 군복차림에 낚싯대만 챙긴 현일과 다르게 장화로 갈아신고, 조끼와 모자를 챙긴 모습이 아주 본격적인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그는 취미인 낚시라도 하면서 바람 쐬려고 했던 것 같다.



"흠······. 같이 가겠나?"


"좋습니다."



빅토르의 제안에 현일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아무래도 빅토르가 레이시스트적인 가치관을 가지고는 있어도 자신의 취미에는 관대한 성격을 지녔으리라 생각했다. 


다만 빅토르는 현일이 자신의 딸을 채간 것에 분노하여, 낚시 도중 슬쩍 넘어뜨려서 바다에 빠뜨릴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 * *

'지금 발칸 반도는 죽다 만 것들뿐이니 지금 군대를 보내면 손쉽게 점령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어느 날 이탈리아의 위대한 령도자이자 나치보다 먼저 파시즘 정권을 수립한 이탈리아의 두체 무솔리니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이었다.


폴란드나 독일 그리고 소련같이 감염자들과 전투 중이거나 이미 크게 당한 국가에서 이 일에 대해 들었다면 미친 새끼가 드디어 모발을 위해 악마에게 국가를 팔아먹었으리라 욕할 것이다.


심지어 같은 파쇼 동지 히틀러까지도.


하지만 1940년은 정보 통신의 속도가 매우 느린 시대였다. 거기다 유럽의 국가들은 협동 없이 각자 따로 노는 상황이었다.



"어라 그럴듯한데?"


"혹시 고대 로마가 영토 확장한 이유가 그 식인 병 덕분이 아닐까?"


"우리는 감염자에 대해 너무 몰랐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두체!"



식인 병에 대해 정확한 정보 없이 방어선만 짜고 있던 이탈리아로서는 나름 솔깃한 생각이었다.


이미 발칸 반도는 다른 지역에 제대로 된 망명 정부도 못 세울 정도로 붕괴한 상태다. 그나마 과거에는 콘스탄티노폴이라는 이름의 도시였던 이스탄불을 차지했다가, 감염자들에게 함락당한 터키가 아직 방어중이지만, 하다못해 그리스만 점령하는 데 성공해도 이탈리아로서는 이득이었다.


다시 로마의 영광을 되 찾을 기회를 얻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그 폴란드가 목숨만 겨우 붙어있고, 루마니아랑 헝가리는 2달 만에 붕괴했습니다! 그런데도 그 생지옥으로 가자는 겁니까?!"



물론 몇 안 되는 정상인들의 반대도 있었다.


그들 대다수가 감염 초반에 무너져내린 국가들과 현재 감염자들과 대치 중인 국가들의 예로 들어 반박했다. 자신들도 그 식인 병은 돌연변이가 많이 등장하고 감염된 이는 흉포해진다는 것밖에 모른다.


하지만, 그저 알보병으로 해안선만 방어하고 알프스에 군대 몰방해서 방어하면 평생 막아낼 수도 있을 걸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것도 부스럼 수준이 아니라 파상풍 수준의 문제가 생길지도 몰랐다.



"허. 그럼 자네들은 우리 이탈리아가 폴란드나 헝가리 같은 이류 국가랑 같다고 생각하나?"


"그···. 그건...."



애초에 헝가리와 폴란드가 어떤 국가인가? 


그들은 1차 대전 이후 각각 독일과 오스트리아로부터 독립되며 건국한 국가들이다. 그리고 주제도 모르면서 중부유럽에서 날뛰고, 왕이 없는 왕국의 섭정이자 해군 없는 국가의 제독이 이끄는 근본 없는 국가들이다.


그나마 루마니아는 근본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국력 자체는 매우 미약하다.


그렇기에 과거 로마 시절까지 들어가야 할 정도로 근본이 넘치는 이탈리아와는 괘가 달리했다. 


거기다가 폴란드가 뿌리까지 뽑아내야 100만 대군이 겨우 나오지만 지금 이탈리아의 상비군은 165만이며 70여 개의 사단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니 그들이 초반에 무너진 이유는 못난 국가였기에 무너진 것이라 생각했다. 


거기다 내전으로 인해 개판이던 스페인조차도 3달은 버텼는데 그거는 뭐라 설명할까? 그래, 그저 국민들의 정신력과 강력한 지도자의 유무의 차이일 것이다.


얼마 전 독일로 도망간 프랑코가 못나도 이탈리아와 같은 파시즘 동료였다!



"좋아 그럼 이제 반대는 없겠지?"



반대파를 좌천시켜버린 무솔리니가 보기에는 그리스를 점령만 하면 다른 열강들이 이탈리아를 지원하리라 생각했다.


그들도 죽다 만 것들의 영토가 줄어들면 당연히 좋아할 것이며, 그저 방어만 하는 중인 독일이나 폴란드 따위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해주리라 생각했다.


이탈리아가 유럽의 평화(?)를 위해 감염자들을 무찌르는데 어찌 이를 욕할까? 


다만 갈리폴리에서 영국군이 무너져 내린 것이 걸리지만, 영국군이 1차대전 때 갈리폴리에서 이미 한번 무너져내렸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렇다면 바로 이탈로 발보 원수의 지휘 아래 원정군을 조직하지."



그 뒤 무솔리니는 측근 이탈로 발보 원수의 지휘 아래 22개의 사단과 수많은 항공전력으로 원정군을 구성해 감염자들에게 함락된 그리스를 다시 점령하려 했다.



거기다 이탈로 발보 원수조차도 이 원정을 쉽게 보아 그리스로 휴양을 가는것이나 다름없다며 작전 이름조차도 화려한 휴가라고 비공식적으로 지을 정도였다.



그렇게 그리스로 간 22개 사단 30만 대군은 놀라울 정도로 처참하게 패배했다. 



"Oh mio Dio.....(맙소사...."



감염자들도 사람인 만큼 총에 맞으면 죽으니 그리스 정도야 점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무솔리니는 참패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고 순간 악몽이라도 꾼것 같았다.


정예부대와 아끼고 아낀 기갑부대까지 보냈거늘 전부 처참하게 털려버린 현실은 무조건 악몽이어야 할 테지만, 현실에서 일어난 이 상황은 도저히 실감 나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무의식적으로 머리에 손을 올리며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려 했다.



'아······. 없구나...'



하지만 그의 손길에 만져지는 것은 퍼석퍼석한 머리카락이 아닌 매끈매끈한 두피였다.


작가의말
현일: 레이시스트인가?
빅토르: 내 딸은 못준다 요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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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무지개 여섯? (1) +4 21.03.14 1,009 33 14쪽
42 화려한 휴가 (3) +12 21.03.10 1,010 38 13쪽
41 화려한 휴가 (2) +13 21.03.04 1,004 35 13쪽
» 화려한 휴가 (1) +9 21.03.02 1,041 35 12쪽
39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진심으로 실망했다 (3) +6 21.02.28 989 33 15쪽
38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진심으로 실망했다 (2) +4 21.02.28 978 34 14쪽
37 소대장은 중대장에게 진심으로 실망했다 (1) +6 21.02.26 1,019 3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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