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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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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23
추천수 :
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5.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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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나이트클럽

DUMMY

숨이 턱 끝까지 차서 내게 달려온 쫄보는 내 손을 잡고 클럽 쪽으로 달렸다. 영문도 모른 채 나도 덩달아 "씨발"을 연달아 뱉으며 클럽으로 달려갔다.

한참 손님으로 붐벼야 할 클럽이 어째 조용하다 싶은 생각이 들며 클럽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곳은 이미 싸움이 한창이었다.

나는 이거 저것 생각할 새도 없이 옆에 있던 부러진 의자 다리를 들고 앞에 보이는 놈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억"

하며 한 놈이 쓰러진다. 나는 용기백백하여 눈에 보이는 낯선 놈들에게 부러진 의자다리를 휘두르며 닥치는 대로 후려 팼다. 싸우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대충 백중지세인 듯 싶었다. 하지만 삐끼 나갔던 애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면서 점점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었다. 얼마나 그렇게 싸웠을까...?

"철수한다. 철수!"

"철수!철수!"

상대팀은 철수를 신호로 썰물 같이 홀을 빠져 나갔다.

상대팀이 빠져나가자 다리에 힘이 풀린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어느새 쫄보도 내 옆에 앉아 거친 숨을 쉬고 있는데 마빡에 피가 흘러 눈가를 따라 뺨을 적시고 턱 밑으로 방울방울 떨어진다.

"얌마! 많이 다쳤어?"

"아! 씨팔... 피하다가 살짝 긁혔어. 괜찮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피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주변에 굴러다니는 휴지 뭉텅이를 주어다가 쫄보 이마에 꾹 눌러 주었다.

"아파 새꺄! 살살해!"

"니미! 엄살은 쫌만 참아 새꺄!"

"다친 놈들은 이 앞으로 오고, 나머지는 홀 청소해라!"

쫄보랑 이러쿵저러쿵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도끼가 소리친다.

쫄보는 이마를 손으로 잡고 앞으로 갔고 그 길로 홀 밖으로 여럿이 뭉쳐 나갔다. 아마도 병원에 데려갈 듯 싶었다. 남아 있던 삐끼와 웨이터들과 함께 홀을 청소하고 있는데 도끼가 날 부른다.

"야 쌩쌩이! 너 잠깐 따라 와봐라!"

뭔 일이지 싶어 따라가니 클럽지배인 실로 데려간다.

"형님 이 놈입니다."

"그래? 이름이 뭐냐?"

클럽지배인이 날 보며 묻는다. 그는 내가 처음 이 클럽에 온 날 면접했던 사람이었고, 우린 그를 깔치라고 불렀다.

"강철민...입니다."

"철민... 철...민.... 강.. 철..민... 별명은 뭐냐?"

"남들이 쌩쌩이라고하네요."

깔치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이 부담스러워 피하고 싶었지만 오히려 눈에 힘을 주고 더 사납게 쳐다보았다. 우린 그렇게 한참 눈싸움을 했다.

"푸하하 고놈... 당돌하네! 얌마! 너 어디서 싸움 좀 해 봤냐?"

갑자기 깔치가 웃더니 물어본다.

"아뇨! 하지만 어디서 맞고 다니지는 않았어요."

내 말에 깔치는 깜짝 놀란 듯 쳐다보며 못 믿겠다는 눈초리로 내 아래위를 훑어보았다.

“흠··· 그래···?시라소니가 나타났군!! 제2의 시라소니가 말야··· 큭큭큭..”

깔치는 내 말에 비웃는 듯한 말투로 비릿하게 말했다.

“그런 건 아니지만 태권도 좀 배웠습니다.”

“이 바닥에 태권도, 유도, 합기도 그딴 것 못하는 놈 없다.”

보육원에 있을 때 일년에 두 차례 봉사활동이라고 찾아오는 대학생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오는 날은 많은 과자와 함께 태권도 시범을 보이곤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태권도 동아리라고 했다. 나는 그 태권도 품세에 반해 대학생 형을 붙잡고 갈 켜달라고 했고 형들은 순순히 잘 가르쳐 줬다. 나는 그 형들이 다시 방문할 때까지 매일 같이 품세를 반복 연습하고 또 했다. 다음에 날 만나면 날 가리켰던 형이 깜짝 놀랄 정도로 난 열심이었다. 나에 대한 모든 미움과 외로움 그리고 알지도 못하는 부모에 대한 원망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떨쳐 낼 수 없었기에 나는 내 몸을 태권도 수련이라는 미명하에 혹독하게 굴렸다. 키 178cm에 몸무게 62kg 이것이 내가 태권도를 꾸준히 수련한 결과이기도 하다.

"너 도끼 밑에 있거라! 어때?"

갑자기 깔치의 뜻하지 않은 제안에 언뜻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다. 한 동안 말없이 있자 깔치가 다시 말했다.

"왜? 싫으냐?"

"아뇨... 그게 아니라... 너무 갑자기라...."

"그럼 됐다. 도끼야 이 놈 좀 잘 가르쳐 봐라!"

"네, 형님!"

"저... 드릴 말이 있는데요..."

나는 깔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뭐냐?"

"저... 남수도 함께 하면 같이 하겠습니다."

"남수?"

"네, 형님. 이 놈하고 같이 온 놈입니다. 둘이 친굽니다."

"그래? 그건 도끼 니가 알아서 해라!"

"네, 감사합니다 형님!"

우린 그렇게 해서 도끼의 똘마니가 됐다.


다음날 이마에 커다란 하얀 밴드를 붙이고 쫄보가 출근했다. 쫄보는 날 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와 물었다.

"야 새꺄! 어떻게 된거야?"

"뭐가 임마?"

"왜 내가 도끼형님 밑에 있냐고...?"

"왜 싫냐?"

"싫긴, 어안이 벙벙해서 그런다!"

도끼 밑에 소속이 되었다는 것은 오모리파의 정식 조직원이 되었다는 뜻이고, 더 이상 잡다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했다. 어제까지 웨이터는 우리 상전이었지만 오늘부터는 그 반대가 된 상황이다. 쫄보는 클럽에서 일하는 아가씨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게 됐고, 나는 도끼하고 같이 다니면서 그의 보디가드가 되었다.


언젠가 도끼는 내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깔치형님이 네 놈 싸우는 모습을 보고 반하신 모양이다. 널 특별히 생각하시니 너도 그 형님께 잘해야 한다"


싸움엔 타고난 재능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떨지 않아야 한다.

나는 어려서부터 내 인생에 대해서 어떤 미련도 없었기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내가 지키고 보살펴야 할 무엇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두렵지 않았다. 아픔이란 것 또한 즐기기 시작하면 육체의 고통이 오히려 즐겁게 느껴지게 됨으로 그 또한 두렵지 않았다. 그러므로 싸움에 임함에 있어 난 떨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졌다.


두 번째 눈이 빨라야 한다.

싸움 중엔 절대로 상대의 눈에서 시선을 떼면 안 된다. 상대의 눈을 통해서 몸을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눈 앞으로 주먹이 날아와도 절대로 감으면 안 된다. 눈을 감거나 상대의 눈을 회피하는 순간 그 싸움은 진다.


세 번째 싸움이 시작되면 선빵을 날려야 한다.

싸움에 있어 선빵은 매우 중요하다. 선빵이 성공하면 그 싸움은 70%는 먹고 들어간다. 선빵을 날리려면 상당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래서 늘 자신의 몸을 단련하고 컨디션을 항상 최적으로 맞춰야 한다.


마지막으로 싸움에 임했을 때에는 무자비하고 냉정해야 한다.

싸움에 임했을 때에는 일말의 동점심이나 망설임은 곧 나의 패배를 의미한다. 그런 것은 싸움이 끝난 후 승자의 위치에서 보여줘도 충분하다. 그러므로 싸울 때에는 무자비하고 냉정하게 상황판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상대라면 36계가 최고다. 살아야 다음 복수를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그 동안 세상을 살아오면서 스스로 체득한 나만의 삶의 방식이자 싸움의 기술이었다.


클럽 습격을 받은 며칠이 지난 후 깔치는 도끼를 비롯한 그 휘하 똘마니들을 불렀다. 깔치와 그 밑에 몇몇이 클럽지배인 실로 들어갔고 나는 클럽지배인 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햐! 임마가 금만가?”

누군가 내 어깨를 치며 큰 소리로 말한다.

돌아보니 몽키 밑에 있는 조달구였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우린 그를 달구지라 불렀다.

나는 어깨에 올려진 손목을 잡고 비틀어 꺾으며 말했다.

“어느 싸가지 없는 새끼야!”

이런 세계에선 약하게 보여선 호구가 된다. 늘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아!아··· 씨발 좀 살살해! 나 조달구여! 달구지.. 몽키형님 밑에 있는···”

조달구는 허리를 아래로 숙이며 잡힌 팔을 위로 뻗어 벗어나려 했지만, 나는 좀 더 힘을 꽉 쥐고 잡고 있다가 앞으로 확 밀었다.

“나는 강철민! 쌩쌩이다”

앞으로 밀린 조달구는 벽에 부딪치기 전에 손으로 막으며 일어섰다.

“이런 씨발넘이 뒤질려고 환장했나?”

일어서는 조달구는 많이 화가 난 듯 주먹을 쥔 손으로 자기 얼굴까지 올리며 한대 칠 듯이 노려 보았다.

“왜? 한판 뜰까? 맞짱함 떠?”

나도 지지 않고 조달구를 노려보며 말했다.

“하! 새끼.. 소문대로네··· 맘에 든다. 어차피 한솥밥 먹는 처지니 잘 지내보자!”

조달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손을 내리며 반갑게 악수하듯 손을 내게 뻗쳤다.

나도 더 이상 노려보지 않고 천천히 악수를 했다.

“햐! 근데 오늘 형님들이 왜 모인 거지? 지난 번 습격 때문인가?”

갑자기 달구지는 내게 친숙함을 보이며 말을 걸었다.

“우리 같은 놈들이 뭣 하러 생각을 하냐? 그냥 형님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얌마! 그래도 그게 아녀··· 우리도 자꾸 생각을 해야 혀, 그래야 꼬봉들한테도 말해 줄 수 있는 겨··· 안 그려? 그렇잖어? 세상 태어날 때부터 오야봉으로 태어나는 놈이 어디 있겄어? 다 이런 밑바닥 인생 거쳐야 오야봉이 될 수 있는 겨.. 씨발.. 나도 언제까지 이런 짓 하것어? 너라면 그럴래? 사람이 미래를 봐야지 발전을 해야 하는 거라고···..”

달구지는 내게 필요이상으로 접근하며 말을 끊지 못했다. 참으로 말 많은 친구였지만 그리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날 이후 달구지는 내 친구가 되었다.

달구지의 쉼 없는 이바구 땜에 지루할 틈도 없이 시간이 흘렀고, 클럽지배인 실의 문이 열렸다. 깔치가 나오고 그 뒤로 도끼와 몽키 등이 나왔다. 달구지와 난 문 앞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였다. 그런 우리를 깔치가 보더니 한마디 하고는 복도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이번 판에 제대로 함 잘혀봐라! 좋은 일 있을 끼다!”

영문을 모르는 우리는 고개를 들고는 각자 윗사람을 쳐다 보았다.

“가자!”

우리의 궁금증은 누구도 풀어주지 않고 복도로 걸어간다. 우리도 그 뒤를 따라 걸어갔다.

“형님! 그러니까 지금 쌕쌕이 놈들 패러 간다는 겁니까?”

쫄보가 도끼를 보며 물어본다.

“그렇다. 오늘 오야봉이 그렇게 결정을 내렸다.”

쫄보는 침을 꼴깍 삼키며 잠시 뜸을 드리다가 말했다.

“오늘 갑니까?”

“그래. 왜 겁나냐?”

“아.. 아..아뇨··· 그게 아니라 그러면 오늘 애들은 어떻게···?”

“그건 적당히 웨이터 몇 명한테 말해 놓으면 갸들이 알아서 할 꺼다. 가기 전에 일단 충분히 잘 먹어둬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꺼리니까 알았냐? 쌩쌩이 넌 뭐 궁금한 거 없냐?”

“저야 형님 가는 곳 따라가는데 궁금할께 있겠습니까?”

“짜식.. 암튼 이번이 처음 출정이니 밥 든든히 먹고 잘 준비하거라 이따 한 시간 후에 홀로 모여라!”

“네, 형님!”

쫄보와 난 간단히 먹기로 하고 클럽 옆 국밥 집으로 향했다.

“이모! 여기 국밥 두 개”

쫄보가 주문을 하고 우리는 자리에 앉았다.

“이모 국밥 하나 추가!”

조달구가 막 문을 들어서며 우리가 앉은 자리로 걸어 오고 있었다.

“여~~~ 야가 쫄보구먼!”

쫄보는 조달구를 바라보다 어색하게 웃는다.

“어.. 달..구..지··· 행..님!”

“행님은? 행님자 빼라! 오늘 부로 쌩쌩이하고 친구 먹기로 했다!”

쫄보는 깜짝 놀라 나를 바라보았지만 난 신경도 안 썼다.

“그래도 되겠습니까···?”

“마! 그러라니까! 뭔 잔말이 많노. 사내 새끼가!”

“알겠습니다.. 아.. 아니 알겠다!”

“하하 그럼 됐다! 이모 여기 두꺼비 하나 주소!”

조달구는 말은 많은 편이었지만 성격이 화끈하고 거침이 없어 사람들을 편하게 해 주었다.

“그러니까 니들은 이번이 첫 원정아이가? 내도 첫 원정 때 졸라 떨었다. 술 한잔 마시고 가면 좀 날끼라. 원정 끝나면 정식으로 내 함 쏠께~~”

조달구는 술잔에 가득 술을 붓고는 우리에게 내밀었다.

“썩어가는 청춘을 위하여!”

우리는 조달구의 선창에 힘있게 “위하여”를 외치고 잔을 털어 넣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랜만에 보니 앞의 1600자 정도가 사라져.. 앞 장과 맞지 않네요.. ㅜㅜ


다시 사라진 내용을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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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밝혀지는 음모 +1 21.07.01 184 5 9쪽
44 문회장의 죽음 - 2 +1 21.06.30 184 7 8쪽
43 문회장의 죽음 +1 21.06.29 243 6 10쪽
42 문회장 피격 당하다 +1 21.06.28 194 7 9쪽
41 여우사냥 - 2 +1 21.06.25 179 6 8쪽
40 여우사냥 +1 21.06.24 196 6 9쪽
39 재개발지역 +1 21.06.23 197 7 9쪽
38 프로포즈 +1 21.06.22 200 6 9쪽
37 세기의 날치기 사건 +1 21.06.21 205 5 9쪽
36 어느 조합장의 죽음 +1 21.06.20 218 8 18쪽
35 수련 +1 21.06.19 228 6 11쪽
34 숨은 꿩 찾기 - 3 +1 21.06.19 217 5 16쪽
33 숨은 꿩 찾기 - 2 +3 21.06.18 219 4 11쪽
32 숨은 꿩 찾기 +1 21.06.18 220 5 10쪽
31 미인계 - 2 +1 21.06.17 227 4 9쪽
30 미인계 +1 21.06.17 241 4 12쪽
29 후보 제거 +1 21.06.16 233 4 9쪽
28 파견 +1 21.06.15 252 6 11쪽
27 다희의 위기 - 2 +1 21.06.14 263 5 13쪽
26 다희의 위기 +1 21.06.14 257 6 10쪽
25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 3 +1 21.06.11 243 5 14쪽
24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 2 +1 21.06.11 255 4 7쪽
23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1 21.06.10 267 4 9쪽
22 일본출장 - 6 +3 21.06.09 284 6 9쪽
21 일본출장 - 5 +1 21.06.08 275 6 9쪽
20 일본출장 - 4 +1 21.06.07 27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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