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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경신인 님의 서재입니다.

나는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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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경신인
작품등록일 :
2021.05.12 16:48
최근연재일 :
2021.07.06 15:04
연재수 :
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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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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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글자수 :
207,292

작성
21.06.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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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 3

DUMMY

며칠 동안 우리의 패턴은 똑같았다. 느지막이 일어나 아점으로 호텔에서 식사하고 수영장 근처에서 선탠 하며 시간을 보내고 석양을 보며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호텔에서 저녁 먹고 숙소로 돌아와 서로 사랑하였다. 다른 일에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신경 쓰고 싶지도 않았다. 오직 다희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고 사랑이 충만하였다.

해가지는 해변을 다희의 손을 잡고 천천히 산책을 하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니 평소보다 많이 걷게 되었고 어느새 보라카이 섬의 중심부까지 왔다.

“카지노가 있네? 저기나 가볼까?”

난생 처음으로 카지노로 들어간 우리는 동물원에 처음 온 사람처럼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신났다. 카지노의 화려한 조명과 인테리어 그리고 북적북적 대는 사람들이 갑자기 고요한 내 가슴에 불을 지피는 것 같았다.

동전을 바꿔서 기계에 넣고 손잡이를 당기니 요란한 소리와 함께 화면이 움직인다. 바꾼 동전이 다 떨어져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호호 자긴 슬롯머신하고는 안 맞나 봐! 동전 바꾼 거 다 집어 넣고 한판 이겼나? 호호”

다희는 뭐가 재밌는지 나를 보며 놀린다.

“다희야 그럼 네가 해 봐!”

나는 다희에게 동전을 바꿔 주고 옆에서 지켜 보았다.

“딩동딩동! 촤라라락!”

다희가 동전을 넣고 슬롯머신을 돌리자 바로 밑으로 동전이 쏟아졌다.

“어! 뭐야? 여자라고 봐주냐?”

“호호 내가 자기보다 재수가 좋은 가 보다! 호호”

다희는 순식간에 많은 동전을 터트렸다. 다희는 손에 든 동전을 다 쓰자 상금으로 나온 동전을 바꿨다. 내가 준 것보다 몇 배나 많은 돈이었다.

“와! 자기 여기서 이거 해라! 돈 많이 벌겠는데? 총 얼마야?”

한눈에 봐도 많아 보이는 지폐를 들고 나를 보며 웃는다.

“저기로 가보자! 저긴 또 다른 게임인가 봐!”

기계가 없는 곳은 포커 테이블이 깔려 있었는데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사람들이 포커판을 빙 둘러 앉아 있고 가운데 딜러는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많은 사람들이 서서 게임을 구경하고 있었다. 특히 칩이 많이 쌓여있는 플레이어 뒤에는 거의 옷을 벗다시피 한 미모의 여인들 여럿이 모여 있었다.

칩을 걸고 딜러는 패를 자기 앞에 플레이어라고 쓴 곳에 두 장을 까고 뱅커라고 쓴 곳에 또 두 장을 깠다. 여기 저기에서 들려 오는 탄식과 환호성이 들리며 딜러는 재빨리 칩을 챙기거나 칩을 주기도 했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해 보였지만 게임 규칙을 모르는 나는 오가는 칩만 바라 보았다.

다희가 나의 손을 살며시 이끌더니 한가한 테이블로 데리고 갔다.

“저기는 사람이 많으니 우린 여기에서 해 보자!”

“Can I play a game? I don’t know the rule of this game. Would you explain this game for me? – 게임 할 수 있어요? 이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데. 설명 해 주실 수 있나요?”

예쁘장하게 생긴 딜러는 다희를 보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Welcome! This game is Bacara. The rules of the game are very simple···.. – 어서 오세요. 이 게임은 바카라라고 합니다. 게임의 규칙은 굉장히 단순해요······”

Sara라는 이름표를 단 아가씨는 열심히 설명을 하고 다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도 하곤 했다.

“바카라라고 하는 게임이래. 그냥 단순하게 패의 숫자를 더해서 9에 가까운 패를 가진 사람이 이기는 거야. A는 1이고, 그림카드는 10 나머지는 액면 숫자 그대로 더해서 뒷자리 숫자만 갖고 게임 하는 거래. 먼저 칩부터 바꾸자!”

다희는 칩을 바꾸러 가면서 나에게 바카라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해 줬다. 뭐 단순히 숫자가 9에 가까우면 이기는 거라니 그런 게임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단순했다.

아까 다희가 슬롯머신에서 딴 돈과 내 지갑에 있던 돈하고 해서 2,000페소만 칩으로 바꿨고 각각 1,000페소씩 들고 Sara의 테이블로 갔다. Sara의 테이블에는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Sara, why is there no one here? – 사라, 왜 여기만 사람이 없어요?”

다희는 사라에게 물으며 자리에 앉았다.

“Hmm I don’t know exactly. But most people want to bet bigger per game. This table is very cheap. Maximum bet is 50 peso. Red chip is 10 peso. Over there table is minimum 500 peso and no limit to maximum. – 음.. 정확히 잘 모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더 크게 배팅하고 싶어 해요. 여긴 매우 싼 테이블입니다. 최대 50페소입니다. 빨간 칩이 10페소예요. 저기 있는 테이블은 최소가 500페소이고 최대는 제한이 없습니다.”

“Oh! I see. Ok let’s go! – 아! 그렇군요. 시작해요!”

우리는 빨간 칩을 Player에 두고 게임을 시작하였다. Sara는 게임이 끝나면 Chip을 정리하고 옆의 보드 판에 어디가 이겼는지 표시도 하였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나의 칩은 줄어들고 다희의 칩은 쌓여만 갔다.

“다희야 너 이거 처음 하는 것 맞아? 어떻게 그렇게 잘해?”

“풋 몰라 오늘 그냥 재수가 좋은가 보다! 호홋”

딜러도 다희의 신들린 솜씨에 놀란 표정이다.

“Wonderful. Are you professional? – 훌륭해요. 프로세요?”

‘No! No. Really this is my first time! – 아니오. 정말 처음 하는 거예요”

어느새 나는 빨간 칩이 달랑 한 개 남았고, 다희는 1000페소짜리 노란 칩 두 개와 수북하게 쌓인 각종 칩이 있었다.

“자기 아까 내기한 것 안 잊었지?”

다희는 마지막 남은 빨간 칩을 거는 내게 눈웃음을 지며 말한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 했다.”

결국 그 게임도 지면서 가진 칩을 모두 잃어버렸다.

“호호홓 아싸! 이겼다! 자기야 빨리 가자!”

다희는 칩을 챙겨 현찰로 바꾼 후 마냥 신나서 내 팔짱을 끼고 숙소로 돌아왔다.

“소원이 뭔데? 빨리 말해 봐!”

나는 다희와 한가지 소원 들어주기 내기를 했는데 졌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계속 물어 봤지만 그녀는 끝까지 이야기 하지 않았다.

“잠시만! 웅 조금만 기다려 줘! 웅?”

다희는 애교를 부리며 무언가를 준비했다. 그녀는 나를 방에 가둬 두고 나오지 못하게 하며 밖에서 부산을 떨고 있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다희가 방으로 들어온다.

“내 소원은······”

“뭔데? 귀걸이? 목걸이? 아님 신상 가방?”

빨리 말하지 않는 그녀에게 나는 질문을 퍼 부었다. 그녀는 나를 식탁으로 이끌고 가더니 말을 했다.

“아니··· 웅··· 자기가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게 내 소원이야!”

“뭐? 그게 소원이라고?”

아니 뭔 그런 소원이 있나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

“웅웅! 어서 먹어봐!”

다희는 나를 식탁에 앉히고 건너편에 앉아서 턱을 괴고 빤히 쳐다본다.

식탁에는 그럴싸하게 만든 전 같은 요리가 한 접시 있었다.

나는 그 중 하나를 들고 입에 넣었다.

“아휴~~ 짜! 소태다 소태!”

나는 인상을 쓰며 얼굴을 구겼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던 다희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듯 얼굴을 떨궜다.

“하하! 농담이야! 농담! 이거 뭐로 만들었길래 이렇게 맛있냐?”

나는 일부러 쩝쩝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었다. 나의 행동에 금방 고개를 든 다희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정말? 괜찮아?”

“맥주 한잔하자! 정말 맛있어!”

***

우린 다음날 저녁부터는 산책 코스에 카지노를 포함시켰다. 다희는 늘 운이 좋다고 했지만 최소한 본전치기는 했고 나는 늘 다 잃기만 했다.

그날도 오전에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스킨스쿠버를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우리는 평소처럼 산책을 하고 자연스럽게 카지노로 향했다. 카지노로 향하는 다희는 짧은 청반바지에 위에는 옅은 노란색 니트를 입고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오는 하얀색 숄을 걸쳤다. 편안한 차림이었지만 몸매나 얼굴이 예쁘니 그냥 모델이 따로 없다.

Sara가 반갑게 맞아 주며 늘 그랬듯 게임을 시작했다. 내가 거의 다 잃어 갈 때 다희는 카지노 방문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다희 앞에는 1만 페소 짜리 골든 색의 칩이 두 개나 있었고 다양한 색상의 칩이 수북했다.

“Dahee, you don’t have to play anymore games here. Why don’t you move on to a bigger table? – 다희, 여기서 더 이상 게임 하지 않아도 되요. 좀 더 큰 판으로 옮기는 게 어때요?”

‘What? Are you serious? – 뭐라고요? 진심이세요?”

“Yeah, I’m sure. You’ll do well on the big game.. – 예, 확실해요. 큰판에서도 잘하실 거예요.”

“Umm I’m not sure. – 음.. 잘 모르겠어요.”

나는 그런 다희를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하며 가보자고 했다. 다희의 칩을 챙겨서 근처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

그 테이블에는 벌써 3명의 선수가 게임을 즐기고 있었고 그들의 앞에는 골든 칩들이 쌓여 있었다. 그 주위로는 제법 많은 인파가 구경을 하고 있었다.

“Can I play here? – 여기서 게임 해도 될까요?”

“Why not? Come on! – 안 될게 뭐 있겠어요. 어서 와요.”

James라는 딜러가 환영의 인사를 하자 앉아 있던 세 명의 선수들도 다희를 쳐다 본다.

‘Wow! So pretty girl! Welcome! Come on – 와우! 정말 예쁘네요.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Welcome – 어서 와요”

“······”

멋진 감색 정장 차림의 잘생긴 30대로 보이는 사람이 다희를 보더니 예쁘다고 난리를 치며 환영을 표하고, 나머지 두 명은 간단하게 목례를 하거나 짧게 인사를 하였다.

“Thank you – 감사합니다.”

다희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My name is Wang, What’s your name? – 나는 왕이예요. 이름이 어떻게 되요?”

“Kim. – 김”

다희는 아주 짧게 답을 한다. 그러면서 앞에 칩을 정리하였다. 곧바로 게임이 진행되었다. 다희는 침착하게 평소 하던 대로 베팅을 하였다. 여기는 미니멈 500페소짜리 테이블이다. 다들 골든 칩 두세 개씩 자신이 원하는 곳에 배팅을 하고 있었고. 다희는 500 페소 칩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 베팅을 하였다. 하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다희의 칩이 줄어들었고 어느덧 절반 정도 밖에 안 남았다. 다희의 승률은 평소에 대략 60% 정도였는데 이곳에서는 승률이 떨어졌다.

왕이라는 잘생긴 친구는 다희에게 과도한 관심을 갖고 있는 듯 게임보다는 다희에게 쓸데없는 질문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런 것들이 다희에게 평정심을 잃게 만드는 것 같았다.

“다희야 평소대로 침착하게 해! 다른 것들은 신경 쓰지 말고!”

보다 못한 나는 다희에게 살짝 귓속말을 했다. 다희는 나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웃는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지만 나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긴장감이 풀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희는 왕의 질문에 한번 살짝 웃고 더 이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게임에 몰두 했다. 그러자 다시 다희 앞에 칩들이 쌓이기 시작했다.

“Damn it, there’s no cards today! Go get me 100 thousand pesos! – 젠장, 오늘은 패가 안 붙는군! 가서 10만 페소 가져와!”

왕은 게임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듯 앞에 있던 칩을 거의 다 잃어갈 무렵 뒤에 서 있는 검은 정장 차림의 사내들에게 지시했다. 그러자 그 중 한 명이 잽싸게 뛰어가서 골든 칩 10개를 가져와서 왕 앞에 쌓았다.

왕은 골든 칩 10개를 단 한곳에 걸며 다희를 바라보고 씩 웃었다. 생각 같아서는 웃고 있는 녀석의 면상을 한대 날려 주고 싶었으나 참았다. 왕의 행동에도 다희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곳에 베팅을 할 뿐이었다.

“Go get me a million pesos – 백만 페소 가져와”

왕은 한번에 그 많은 골든 칩을 잃고는 다시 백만 페소를 가져 오라고 소리 질렀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야한 옷을 입은 미녀들이 왕에게 환호를 보내며 그의 관심을 끌려고 노력했지만 왕은 신경도 안 쓰고 오로지 다희만 바라보았다.

“오늘은 그만 할래! 가요!”

다희는 왕의 노골적인 행동에 화가 났는지 칩을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별로 분위기가 안 좋네. 가자! 가서 맥주나 한잔하자!”

다희는 왕에게 보라는 듯이 칩을 정리하고 일어나서 내게 진한 키스를 하고 팔짱을 끼었다. 순간 왕의 질투 어린 시선이 느껴졌다.

그날 다희는 많은 칩을 땄다. 대략 골든 칩만해도 스무개 남짓 하고 나머지 칩들도 있었으니 그 동안 우리가 보라카이 안에서 쓴 돈의 몇 배가 되고도 남을 정도였다.

우리는 그날 숙소로 돌아와서 별들이 쏟아지는 수영장에 발을 담그고 맥주를 마시며 그날의 무용담을 이야기 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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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마지막 임무 +5 21.07.06 236 7 16쪽
47 밝혀지는 음모 - 3 +1 21.07.05 182 6 10쪽
46 밝혀지는 음모 - 2 +1 21.07.02 178 6 12쪽
45 밝혀지는 음모 +1 21.07.01 184 5 9쪽
44 문회장의 죽음 - 2 +1 21.06.30 184 7 8쪽
43 문회장의 죽음 +1 21.06.29 242 6 10쪽
42 문회장 피격 당하다 +1 21.06.28 194 7 9쪽
41 여우사냥 - 2 +1 21.06.25 179 6 8쪽
40 여우사냥 +1 21.06.24 196 6 9쪽
39 재개발지역 +1 21.06.23 196 7 9쪽
38 프로포즈 +1 21.06.22 200 6 9쪽
37 세기의 날치기 사건 +1 21.06.21 205 5 9쪽
36 어느 조합장의 죽음 +1 21.06.20 218 8 18쪽
35 수련 +1 21.06.19 228 6 11쪽
34 숨은 꿩 찾기 - 3 +1 21.06.19 216 5 16쪽
33 숨은 꿩 찾기 - 2 +3 21.06.18 218 4 11쪽
32 숨은 꿩 찾기 +1 21.06.18 219 5 10쪽
31 미인계 - 2 +1 21.06.17 227 4 9쪽
30 미인계 +1 21.06.17 241 4 12쪽
29 후보 제거 +1 21.06.16 232 4 9쪽
28 파견 +1 21.06.15 252 6 11쪽
27 다희의 위기 - 2 +1 21.06.14 262 5 13쪽
26 다희의 위기 +1 21.06.14 257 6 10쪽
»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 3 +1 21.06.11 243 5 14쪽
24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 2 +1 21.06.11 255 4 7쪽
23 보라카이에서 생긴 일 +1 21.06.10 266 4 9쪽
22 일본출장 - 6 +3 21.06.09 283 6 9쪽
21 일본출장 - 5 +1 21.06.08 275 6 9쪽
20 일본출장 - 4 +1 21.06.07 27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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