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19 15:25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3,561
추천수 :
2,353
글자수 :
829,177

작성
22.07.03 14:24
조회
1,134
추천
23
글자
18쪽

계략에 빠지다.

DUMMY

장군이 제주에서 명화적 토벌을 위하여 전라병영으로 출발하고 있을 때 충청도의 우암 송시열의 집에 사람들이 모여서 밀담을 주고받고 있었다.


송시열 문하의 수제자인 권상하가 말하였다.


“제가 충청도와 전라도 일대를 돌아보고 온 결과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곳곳에 고장군이 미륵이라는 말들이 떠돌고 있습니다.”


송시열이 수염을 만지며 대답했다.


“나도 그것을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내가 일전에 홍만종이 제주에 간다고 하길래 자세히 살펴보라 하였다.”


송시열 문하의 제자 김익훈이 물었다.


김익훈은 남원부사, 내승 등의 벼슬에 있으면서 크고 작은 비리로 처벌을 받아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이곳에 내려와 있었다.


“홍만종이라면 도교 양생법에 빠져 있는 자 아닙니까? 그리고 아직 별다른 소식이 없다 들었사온데...”


“그는 호기심이 많아 여러 일에 참견을 많이 하는 편인데 아직도 오고 있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느냐?”


“뭔가 재밌는 것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그런데 전라감사 오시수가 이미 사람을 보내 제주의 일을 살핀 것 아니었습니까?

보고서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보고를 한 연유가 있지 않겠느냐?

비록 있는 그대로 보고한 것이라도 따지고 들면 사심이 있지 않았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전라병사 이집이 명화적 토벌을 위해 제주의 군사를 동원하고자 했는데 제주 목사 노정이 동의했다는 구나.”


신여철이 덧붙여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알아본 바로는 고장군이라는 자가 군사 오백을 데리고 병영성으로 온다고 전갈하였다 했습니다.”


신여철은 무신으로 충청수사로 있다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일로 파직을 당하여 이곳에 잠시 내려와 있었는데 무인으로서는 담력이 뛰어나다고 훈련대장 이완도 인정하던 바가 있던 자였다.


김익훈이 물었다.


“그 일은 조정에서 군사 동원을 허락한 것 아닙니까?”


“좌의정 허적을 비롯한 남인들이 적극 찬성을 하여 허락한 것일세. 그리고 상황이 그때와 이미 많이 달라지지 않았는가?”


“역모로 생각하십니까?”


“역모라면 막을 수 있어서 좋고 아니라도 상관없네. 서인의 당여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일세.”


권상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난번 과거 시험 부정이 그냥 흐지부지 되었는데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하겠군요.”


“그렇지. 이번 일을 잘 처리하면 군권을 모두 서인들이 가져올 수 있을 것이야.”


“그렇다면 직접 조정으로 나아가실 생각이십니까?”


송시열이 권상하를 보면서 말했다.


“아직은 내가 나설 때가 아니야. 내가 상소를 써 놓은 것이 있으니 도승지 김휘(金徽) 에게 잘 전달하게.”


“알겠습니다.”


“오늘 바로 신여철과 함께 올라가도록 하고 편지도 써 두었으니 이단하, 홍중보, 김석주 등 서인 당여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게.”


권상하와 신여철이 한양으로 떠나고 방에 김익훈과 송시열만 남았다.


“그런데 이집은 무관으로 능력이 뛰어난 자인데 이번에 잘못되면 고장군의 일에 엮이게 되지 않겠습니까?”


김익훈이 묻자 송시열이 수염을 쓸면서 대답했다.


“무부들의 능력은 칼만 잘 쓰면 되는 것이지 다른 것은 필요 없다.

예전에 이완 훈련대장도 북벌을 하겠다고 나서는 통에 정치가 일그러지지 않았더냐?

내가 나서서 기축봉사(己丑封事)를 통해서 13가지 정치요목을 제시하고 임금과 독대(獨對)를 한 끝에 왕도정치의 중요성을 일깨우지 않았더라면 나라가 어찌 되었을 것 같더냐?”


“그래서 서인이 군권을 가져와야 하시는 것이군요.”


“이렇게 항상 가르쳐야 알아듣다니... 쯧”


* * *


“끼럇! 쨔! 쨔!”


두두두두두


특전1대 대장 진모리가 경무장을 하고 말을 달려 가다가 말 옆구리에 붙어서 가거나 물구나무를 서는 등 각자 재주를 부리며 달렸다.


이집이 손뼉을 치며 칭찬을 하였다.


“저 친구는 말 타는 실력이 아주 좋구만 그래.”


“원래 마장에서 일하던 노비인데 이번에 녹의군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이 진모리라고 합니다.”


진모리는 성이 진씨가 아니고 그냥 이름이 진모리이였는데 대정현 남쪽의 노비 출신으로 원래 마동(말똥)이라고 불렸고 특전대에 들어오면서 태어난 마을 인근의 언덕이름인 진모르에서 따와서 장군이 진모리라고 붙여 주었다.


노비들이라 주로 있는 특전대원들은 돌쇠나 마당쇠같은 의미가 없거나 비슷한 이름들이 많고 말똥이 개똥이 같이 이름이 이상한 자들이 많았는데 출신 지역 마을이름이나 산이름 같은 것을 사용해서 이름을 지어보라고 하였다.


굳이 한자로 성이나 이름을 만들지 말고 한글이름과 성을 가지는 것도 좋은 것이고 지금 불리는 한글 이름을 나중에 성으로 사용하여 자식들에 물려주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라고 세뇌(?) 연설을 하여 다들 괜찮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옛날에 고구려에 온달(溫達)이라고 하는 장군이 있었다.

이 자는 어렸을 때 바보라고 소문이 많이 났는데 아마 신분이 미천해서 글도 잘 모르고 시키는 대로 일만해서 그랬을 것이야.

특전대에 들어오기 전 노비신분에 있던 너희들의 처지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그 온달이는 자가 훗날 전쟁에 나가 공을 세우고 명성을 얻어 나중에는 평강공주와 결혼까지 하게 되고 자식을 낳아 온(溫)씨라는 성을 물려주게 되지.


이곳에 있는 대원들 중 많은 수가 지금은 이름만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대업을 이룰 때 그 이름을 빛낼 큰 공을 세운다면, 훗날 온달처럼 그 이름을 성으로 자식들에게 물려주어 후손들이 대대로 자랑스럽게 여기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김씨나 고씨 같은 성과 두 자의 이름을 처음 쓰게 된 것은 성이나 이름을 기록할 때 한자만 있었기 때문에 그 뜻이나 훈을 한자로 만들다 보니 원래 부르던 성과 이름을 그대로 쓰지 못하고 그 의미나 소리를 따와서 외자인 성씨와 두 자인 이름을 가지게 된 것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한글만을 사용하므로 굳이 성을 외자로 이름을 두 자로 만들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우리는 순 우리말로 된 이름을 사용하고 그대로 한글로 적는 것이 흔한 김, 이, 박 같은 성을 쓰고 획일적으로 두자 이름을 가지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일이다."


진모리가 마상재를 마치고 난 뒤 뒤쪽으로 돌아가 말을 타고 대기하고 있던 대원들 다섯명을 지나쳐 가며 소리쳤다.


“가자! 말을 달려라!”


“이랴! 쨔!”


대원들이 진모리를 따라서 말을 달리기 시작했고 빠른 속도로 이백보 거리를 질주한 뒤 과녁의 사십여보 가까이서 활을 들어 늘어선 과녁들을 향해 활을 쏘면서 지나쳐 갔다.


한바퀴를 돌아서 활을 말 등에 꽂고는 편곤, 창, 월도 등 각자의 무기를 들었다.


“쳐라!”


두두두두두


진모리가 창을 풍차처럼 돌리며 제일 앞쪽 허수아비를 목을 꿰뚫으며 지나갔고 대원들도 뒤따라 달려들며 양옆에 있는 허수아비들을 각자의 무기로 후려치며 지나갔다.


“와! 와!”


이날은 장군이 병영성에 들어온 지 사흘째 되는 날로 그 전날 하루를 쉬면서 충전을 한 다음 서로의 역량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본격적으로 진법 훈련을 하기 전에 각자의 역량을 파악해야 하기도 하고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었다.


“오전의 조총 시범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아주 놀랄 노자로구만. 이정도면 몇년간 훈련을 받은 군사들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일세.”


전라병사의 칭찬에 장군이 겸손하게 답했다.


“과찬이십니다. 저 친구들이 좀 실력이 뛰어난 편에 속합니다.”


“그렇더라도 엄청 훌륭하지 않은가? 게다가 오전의 조총 시범에서도 몇 년간 사격 훈련을 한 병영성의 군사들보다 썩 뒤지지 않지 않았던가?”


이번에 데려온 이백명의 군사는 기병 사십과 녹의군 160 이었는데 기병은 진모리가 대장으로 왔고 녹의군은 강기석이 대장으로 데려왔다.


기병에는 특전대 20명과 녹의군에서 20명 등 말을 잘 타는 자들로 구성을 했고 녹의군은 조총대 위주로 데려왔다.


오전에는 각자 스무 명씩 선발해서 조총 사격 시범을 보였고 60보 과녁을3발씩 쏘았는데 3발 명중자는 병영성에 한 명이 나왔고, 2발 명중은 병영성에서 셋, 녹의군에서 둘이 나왔다.


한발 명중한 자는 병영성 다섯이 나왔는데 녹의군에서는 여덟명이나 나왔다.


“세발을 명중한 사람이 저희들은 한 명도 안 나오지 않았습니까? 확실히 병영성의 포수들이 실력이 우수합니다.”


“하하, 그런가? 그런데 녹의군은 조총의 모양이 특이하더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아··· 개머리판을 말씀하시는 군요. 아무래도 어깨에 붙여서 쏠 수 있으니 초보자들도 안정감이 있게 쏠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명중률이 좋았나 했더니 그런 비결이 있었군.”


“무릎을 꿇고 쏜 것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렇군. 이제 우리는 구경은 이만하도록 하고 명화적이 있는 곳 지도가 완성이 되었으니 작전을 세우러 가세나.”


군사들이 놀이를 하거나 시범을 보이면서 쉴 수 있도록 해 놓고 지도가 준비된 작전실로 들어갔다.


이집이 지도를 펼쳐 놓고 설명을 시작했다.


“명화적들의 본거지는 이곳 쌍봉사라는 폐사찰에 있는데 그곳에 중심으로 활동을 한다고 하네.

산은 험하지는 않으나 산들이 겹겹이 둘러쳐져 있어서 접근이 쉽지 않은데 장흥 경계에서 봉미산과 가지산 사이의 곰치재를 넘는 길이 사십오리 정도 되네.

그리고 병영성에서 수인산아래의 한바우재를 넘어 강기슭을 따라 북동쪽으로 가면 봉미산 아래에 도착하는데 그 길이 오십리 정도 될 걸세.”


장군이 그말을 듣고는 일부러 따지듯 물었다.


“아니, 이건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어디로 가도 산을 몇개는 넘어야 하고 산길을 백리 가까이 걸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집이 장군을 달래었다.


“자자 진정을 하고··· 이번에 명화적들을 토벌하면 큰 공을 세우는 것이 될걸세.”


“저는 공을 세우지 않고 조용히 살고 싶습니다. 어쩐지 다른 군현에서 군사를 낼 생각을 안할까 했습니다.”


“다른 곳들은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는 실정이지. 군현들에 군관이라 봐야 얼마 안되고 속오군들은 모집을 하자니 군량이 부족하고 훈련도 안되어 있어서 쉽지 않다네.”


장군이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


“뭐,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먼거리까지 보급은 어떻게 합니까? 무장만 하고 가기에도 벅찰 것 같은데 말이죠.”


“일단 명화적들의 본거지인 쌍계사로 들어가는 입구까지만 가면 나주목과 능주목에서 군량을 대기로 하였네. 그리고 봉미산 까지는 보성과 장흥에서 지원하기로 하였네.”


“그나마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거기까지 가려면 보급부대를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산길이 험하니 병사들에게 무기며 여러 장비를 모두 가지고 가라고 하기는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렇기는 할 것인데 지금 병력이 딱 전투할 정도 밖에 안되니 보급 부대를 따로 분리를 하는 것은 안되지 않겠나?”


“병영상단에서 사람들을 많이 데리고 있다는데 그들을 좀 빌리면 어떻습니까? 이백 정도만 마련을 하면 될 것 아니겠습니까?”


장군이 녹의군에게 실전 경험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제주에서 사람들을 더 데려오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군대를 추가로 데려오겠다고 할 수는 없어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리 보급 부대라고는 해도 참가를 하는 정도만으로도 상당한 경험이 될 것이었고 그들을 다 데려가지 않더라도 병영성 주위에 군사들을 많이 데려도 놓을 명분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들이 응하면 다행이긴 한데···. 따로 비용을 지불하기에는 무리가 있네만···”


“지난번에 나주목에 말을 거래한 적이 있는데 그때 낙원상단에서 중개를 해 주었습니다. 제가 그들에게 부탁해 보겠습니다. 모자라면 제주에서 일꾼들을 충원해도 되고요.”


“그래 주겠나?”


장군이 문득 궁금해져서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지금 꼭 명화적 토벌을 해야 합니까?”


“그건 무슨 말인가?”


“이제 곧 봄이지 않습니까?

그들 중에는 고향을 떠나서 떠돌다가 합류한 자들이 많을 텐데 봄이 오면 보리수확을 하러 고향으로 돌아갈 자들도 많지 않겠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돌아가지 않는 자들이 더 많을 것이야.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화적질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이는 것이 필요한 법이고···

그런데, 사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는데 명화적들의 본거지에서 산길로 사십여리를 가면 능주인데, 그곳이 인조대왕의 모후인 인헌왕후의 고향이라네.

지난해에 명화적들이 백주 대낮에 능주 십리밖까지 출몰하여 시위를 하는 바람에 난리 난 적이 있았는데 날이 풀리면 그들이 능주목에까지 출현할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지금 토벌을 나서려는 것이네. 토벌을 못하더라도 숫자라도 줄여 두면 쉽게 날뛰지 못할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 것이라면 역병에 걸린 사람을 들여보내면 어떻습니까? 역병이 퍼져 약해져 있을 때 들이쳐서 잡아들인 다음 역병을 치료해 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괜찮은 생각일 수 있겠지만 역병이 심한 자 중에 그런 일을 할 자가 있을지도 모르고···

게다가 이 근방에 역병에 걸린 사람이 없네. 다 자네 덕분이지 않는가?”


장군이 생각해 보니 최근들어 전라도에 역병이 도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


‘킹덤에서도 그렇고 경신대기근 하면 역병이 어마어마하게 창궐했던 것 같은데···

예전에 이런 기근에 왜 대규모 민란 같은 것이 생기지 않았는지 궁금했는데 어쩌면 화적떼들의 근거지에 역병이 돌아서 사람들이 많이 죽어 나갔고, 모이면 역병에 걸리니 무서워서 그런 것 아니었을까?’


“결국에는 토벌 밖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군요.”


“나도 이렇게 잘 넘어갔으면 한다네. 압해도의 경우처럼 살기위해서 나선 자들을 모두 처형을 시키는 것이 쉽지는 않다네.”


“알겠습니다. 그러면 지금 계획은 일차로 이곳 봉미산 아래로 진군한 다음 곰치재를 넘어 명화적 본거지의 이십리 밖에 진지를 구축하고 공략을 한다는 계획아니십니까?”


“그렇지. 그곳에 진지를 구축한 다음 나주에서 오는 보급을 기다렸다가···”


장군과 이집이 한참을 전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럼 전체적인 계획은 그 정도로 하고 저녁에 부장들을 불러 세부 계획을 세우도록 하세.”


“네. 이제 닷새 정도 밖에 남지 않았으니 전술에 따라 진법훈련도 해야 하고 할 일이 많습니다.”


* * *


며칠 뒤 제주 별도포구에 걸승이 탄 배가 도착하였다.


“뭍에서의 상황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최근에 이런 글귀들이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목사 노정과 고영후 등이 모인 자리에서 걸승이 종이를 내밀며 말했다.


종이에는 한자로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十八子 豆八十 (십팔자 두팔십)

白花謝 赤花開 (백화사 적화개)”


“이게 무슨 뜻인가?”


“십팔자는 파자로 오얏리(李)를 말하며 두팔십은 이백팔십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백화사 적화개는 말 그대로 흰꽃이 지고 붉은꽃이 핀다라는 뜻입니다.”


마침 와있던 고홍진이 말했다.


“올해가 조선이 세워진지 이백팔십년 되는 해이니 십팔자 두팔십은 올해를 뜻하는 것이 아닌가?”


“맞습니다. 흰꽃은 오얏꽃을 말하는 것이니 올해 이씨조선이 망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럼 붉은 꽃은 누구를 뜻하는 것인가?”


“그것은 잘 모르겠습니만, 붉은 색은 오행으로 남쪽을 뜻하니 해석하기에 따라서 남쪽인 제주로 보일 수도 있어 급히 가지고 내려왔습니다.”


고홍진이 말했다.


“고장군의 이름이 장곤인데 곤이 날아오르면 붕새가 되는데 봉황은 붉은 색이니 이런 의미 일 수도 있겠군.”


노정이 급히 물었다.


“그럼 누가 퍼뜨렸겠습니까?”


“어쩌면 도참설을 신봉한다던 도사들이 한 짓이 아니겠는가?”


“가능할 수도 있겠군요. 어디서부터 퍼져 나온 것인가?”


노정의 물음에 걸승이 대답했다.


“강원도 쪽이라는 말도 있고 함경도 일대라는 말도 있습니다. 대략 그쪽인 것 같습니다.”


“흠, 그럼 우리 말고 이런 일을 준비하고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 아닌가? 혹시 다른 징후는?”


“제가 충청도와 경기도 일대를 돌아보았는데 그런 징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사들도 처경이라는 자도 찾을 수 없었고요.”


“난감하군. 지금쯤 조정에 이 글귀들이 알려졌을 터인데···”


고홍진이 말했다.


“고장군이 위험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고영후가 말했다.


“그렇다고 지금 군사를 물려 돌아오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두번째 계획을 준비해 둬야 하지 않을까요?”


“두번째 계획이 뭡니까?”


걸승의 묻자 고홍진이 답했다.


“아··· 자네는 모를 것이네. 이번에 장군이 명화적 토벌을 하러 전라병영성에 올라가게 되어 여러 경우의 수를 고려해서 세워둔 계획들일세.”


“아, 그렇습니까?”


“제네도 알아야 할 것이니 알려주겠네. 첫번째 계획은 고장군이 별 일 없이 명화적 토벌에 성공했을 경우를 생각한 것으로 군사를 데리고 제주로 내려오지 않고 그 자리에 눌러앉은 다음···”


고영후가 세부 계획들을 설명하였다.


“이 계획 들은 자네를 포함해서 아홉명이 알고 있다네.

자네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니 잘 생각해 두고 있게.”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병영성에 바로 알려야 하지 않습니까?”


“내일이면 출정이라고 했는데··· 바로 사람을 보내서 상황을 예의 주시하라고 하여야 겠군.”


“혹시 모르니 저는 내일 올라가서 두번째 계획을 준비해 놓겠습니다.”


“알겠네.”


다음날 새벽 걸승이 급히 북쪽으로 올라가려고 나섰는데 강진에서 배가 도착하였다.


“큰일 났습니다. 고장군님이 잡혀갔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1 부안읍성전투 3 & 금산 의적 이광성 +1 22.10.29 644 14 16쪽
70 부안 읍성 전투 2 +1 22.10.24 672 13 20쪽
69 부안 읍성 전투 1 +1 22.10.22 734 13 17쪽
68 전략 회의 +1 22.10.17 729 13 18쪽
67 흔들리는 민심 +1 22.10.16 822 17 16쪽
66 공세의 시작 +1 22.10.11 809 16 18쪽
65 강남 소식 +1 22.10.09 804 16 20쪽
64 제해권 장악 +1 22.10.03 850 15 20쪽
63 중학생 강호동 +1 22.10.01 795 14 17쪽
62 복수혈전 +2 22.09.24 867 15 21쪽
61 성동격서 +2 22.09.24 799 14 19쪽
60 부대각 설화 +3 22.09.19 824 15 24쪽
59 신해독대(辛亥獨對)와 보길도 래방(來訪) +2 22.09.17 923 14 22쪽
58 전라도를 내어주시지요. +1 22.09.10 984 15 25쪽
57 새로운 학문의 길을 보다 +3 22.09.05 891 15 21쪽
56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 +3 22.09.03 888 19 25쪽
55 형제를 위하여 +1 22.08.29 874 17 19쪽
54 신(新) 김영철전(金英哲傳) +2 22.08.22 926 19 16쪽
53 무혈입성 +2 22.08.20 985 16 14쪽
52 나주 방어전 2 +1 22.08.15 918 18 19쪽
51 나주 방어전 1 +3 22.08.13 956 17 14쪽
50 희생 +1 22.08.07 899 19 20쪽
49 대탈출 +1 22.08.04 929 18 16쪽
48 천라지망을 펼쳐라 +1 22.08.01 960 21 18쪽
47 공세 +3 22.07.31 988 21 24쪽
46 쫓는자와 쫓기는자 +1 22.07.31 1,025 17 22쪽
45 구출 2 +1 22.07.24 1,115 21 14쪽
44 구출 1 +1 22.07.22 1,056 21 19쪽
43 조선의 미륵 +1 22.07.20 1,133 21 19쪽
42 바람처럼 달려 추포하라 +2 22.07.05 1,132 20 1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