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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양이님의 서재입니다.

대기근을 넘어 조선을 해방하라! - 탐라제국기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들고양2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0
최근연재일 :
2024.05.19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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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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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공세의 시작

DUMMY

장군이 화란상인들을 만나고 있는 사이 경상 우수사 장시규가 갇혀 있는 정의현 옥사에 강기찬이 찾아왔다.


“저를 찾으셨다 들었습니다.”


강기찬이 쭈뼛거리며 들어와 인사를 하자 장시규가 반갑게 대답하였고 둘은 옥문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바쁠 텐데 이렇게 시간을 내어 주어 고맙구나.”


“괜찮습니다. 오늘은 해양훈련 중이라 저는 빠져도 됩니다.”


장군이 약속한 대로 지난번 전투에 참여하였던 아이들의 군사훈련이 시작되었고, 한참 전부터 장시규가 보고 싶어 했으나 못 오다가 이 날이 수영과 자맥질 훈련이라 특별히 시간을 내어 이곳에 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다행이구나.”


“그런데 무슨 일로 저를 보자고 하셨습니까?”


“별 일은 아니다. 다만, 어린 아이들로 이루어진 군대라고 방심하다 당하고 나니 그 군대를 이끈 자가 누군지 궁금하였다.”


강기찬이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그저 운이 좋아 그런 것뿐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허나 내가 데려온 군사들도 오기전에 강도높은 훈련을 받고 온 군사들이었다.

방심했다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당할 자들이 아니다.

너희들에게 뭔가 그들을 압도할 만한 다른 것이 있지 않았겠느냐?”


“다른 것이라면 마음가짐이 있지 않았겠습니까?

저의 형이 신여철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내 한 몸 바쳐서 신여철과 같은 자들이 제주를 유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전장에 나섰습니다.”


“참으로 미안하구나. 우리는 단지 역도들을 막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온 것인데 너희들 입장에서는 고향을 유린하는 것이 되는 것이었구나.”


“괜찮습니다. 이미 신여철을 잡아 죽였고, 이 싸움을 시작할 때 제주의 모든 사람들은 그 정도의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 압해도 해적 소탕에서는 큰 피해없이 승전보를 가져오자 이미 새로운 세상이 온 것처럼 제주의 분위기가 한껏 고무되었다.


하지만 장군이 잡혀가고 병영성과 나주성 전투에서 많은 사람이 죽은 소식이 전해지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역전되어 항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승전보가 들려오고 장군을 위해서 희생한 강기석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희생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여론이 앞서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이정도의 희생은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 마음가짐 에서부터 우리가 지고 있었구나.

거기에다 나중에 들어 보니 너의 용병술도 대단하였다.

어디서 따로 병법을 배운 적이 있더냐?”


“용병술이라 하니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그저 우리가 농사일을 하거나 고기를 잡을 때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역할을 잘 나누고 일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군대를 이끌었을 뿐입니다.”


장시규가 무릎을 치며 말했다.


“허허, 과연 군재로고··· 그런 이치를 따로 스승도 없이 깨달었다는 말이 아니냐?”


강기찬이 그냥 별것 아닌 것처럼 말한 것이 그렇게 해석이 되자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병법은 아니지만 특별히 배운 것이 있다면 고장군님이 처음 우리와 있을 때 많은 이야기를 해 주신 적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 해전에서 12척의 배로 수백척의 왜놈의 전선에 맞서서 물러서지 않고 싸워서 끝내 물리쳤던 이야기에서 필사즉생의 이치를 배워 그런 자세로 전투에 임하였습니다.

그리고 홍의장군 곽재우가 수백의 군사로 수십배나 많은 왜군을 물리친 이야기에서 적군이 우군보다 많을 때 어떻게 싸워야 하는 지를 배웠기에 이번도 같은 상황이라 그대로 한 것뿐입니다.”


장시규가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오호, 충무공 이순신과 천강홍의장군 곽재우의 일이라면 나도 잘 알고 있다. 특히 곽재우는 남명 조식 선생의 제자로 정인홍, 김면 등과 함께 경상도에서 의병을 일으켜 왜놈들을 몰아내는데 큰 공을 세우셨다.


너도 정규군이 아니지만 군사를 이끌었으니 의병이 아니더냐.


오늘 너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는 구나.”


“그렇게 말씀하시니 부끄럽습니다.”


“하하하, 아니다.


덕분에 내 마음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 * *


그날 저녁 장군이 장시규의 소식을 듣고 상단주 김만수와 함께 정의현으로 왔다.


“하하하, 좌수사 영감, 내가 말하지 않았소이까?

영감께서는 이쪽과 어울린다고요.”


상단주 김만수가 안으로 들어오자 마자 큰 소리로 말하자 장시규가 민망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좌수사 영감은 무슨··· 이제는 그런 것은 의미가 없어졌네.”


장시규가 장군을 보고 말했다.


“그대의 생각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칼끝이 주상전하가 아닌 아래에 있는 위정자들을 향하니 함께 하도록 하겠네.”


장군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저도 좌수사 영감께서 함께 해 주시니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군대에게도 패한 내가 무슨 천군만마가 되겠는가?”


장군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저는 그것 때문에 천군만마라 하는 것입니다.”


장시규와 김만수가 장군이 말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표정으로 장군을 쳐다보았고 장군이 말을 이었다.


“저도 지난 몇 달 동안 크고 작은 많은 실수를 해 왔습니다.

허나 그 때마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것을 잘 극복해 냈고 그러면서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좌수사 영감께서는 이번에 아주 큰 실수를 하셨으니 다시는 그런 일은 당하지 않으실 것 아닙니까?

게다가 강기찬을 불러서 대화를 하였다 들었습니다.

그 정도의 그릇을 가지신 분이라면 천군만마라 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봐주니 고맙네.

내가 천군만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만은 약속하겠네.

그대가 원하는 혁명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내 절대로 배신을 하지는 않을 것일세.”


장시규가 잡히고 난 후 제주목사 노정이 장시규를 꼭 우리편으로 데려오자고 하였다.


장시규가 비록 신여철에 의해 통제사 유여량이나 전라좌수사 김흥운과 같은 수준으로 역였지만 그런 취급을 받을 사람은 아니었다.


일을 함에 있어서 법을 무시하는 행보를 보인다고 한 것은 장시규가 평소에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나는데다 경상좌수영이 동래에 왜관을 관리하는 위치에 있고 대기근 상황에서 최대한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보아주다 보니 어쩔 수 없었던 것이 많았다.


오히려 약관의 나이에 무과에 급제하여 선전관이 되는 등 문무를 겸비한 인재였고 이번 전투에서 어린아이들을 얕보다가 패하였지만, 그 전까지는 오백 정도의 군사로 별방진을 돌파하고 오조포구를 점령할 뻔하기도 하였다.


이제 육지에서 훈련하는 군사들이 많아지면서 군사들 숫자가 일만이상이 넘는데 그들을 이끌 장수가 부족한 문제에 직면하였다.


물론 이쪽에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직 검증이 안되었고 제주에서 훈련을 시킨 녹의군 중대장 급들이 많이 있지만 일천이상의 군사를 이끌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러던 차에 장시규를 잘 타일러 같은 편으로 하자는 의견을 노정이 제시하였고 노정이 나서서 설득을 하였지만 장시규가 거절을 하였다.


그래서 이전부터 동래 쪽에서 군기물 거래를 하면서 친분이 많이 있던 김만수가 나서서 설득을 하였다.


장시규는 경북 의성 출신으로 영남남인들의 영향아래 있어 서인과는 거리가 있는 편이었던 지라 이번에 전투에 참가하면서도 마음이 복잡하였다.


게다가 신여철의 월권행위에 불만이 많았지만 통제사가 가만히 있는데 나설 수도 없었고 어명을 거역할 수도 없어 신여철이 직접 명령을 내리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고서야 출정한 것이었다.


그러던 차에 어린 아이들에게 털리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고 이들에게 어떤 힘이 있어 저런 어린 아이들까지 나서서 싸우는가 하는 궁금증이 생겼고 김만수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강기찬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결심을 굳혔다.


“그러면 내가 무엇을 하면 되겠는가?”


“지금은 제주 읍성으로 가 계시고 나중에 저와 함께 병영성으로 올라가시지요.”


* * *


다음날 장군이 프랑수와를 다시 만났다.


장군이 김만수에게 조선에서 판매할 수 있는 물건을 보여주었는데 반응이 별로였다는 말을 듣기도 하였고 선원들 보내는 문제 등을 상의할 필요가 있어서였다.


사실 이것은 장군이 이미 예상하던 바였는데 그래도 혹시 혹할 만한 것이 있을까 했는데 그리 많지는 않은가 보였다.


“어제 낙원 상단 사람들과는 대화가 잘 되었습니까?”


역시 예상대로 프랑수와가 뜨뜻미지근한 대답을 하였다.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 뭔가 나올 것 같은데 좀 아쉬운 듯하지 않습니까?”


프랑수와가 바로 그것이라는 듯이 바로 대답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그렇습니다.”


“당연히 그럴 것입니다.

조선은 공업과 상업을 장려하지 않는 나라입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씩 부족함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장담 드리지요.

앞으로 5년 내에 엄청나게 많은 상품을 화란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요.”


“그렇게 믿겠습니다.”


“그래도 좀 괜찮아 보이는 물건은 없었습니까?”


“도자기나 나전칠기 등이 괜찮았습니다.”


“그것도 아마 아직 문양이나 모양이 원하는 만큼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부분은 몇년 이내에 그렇게 될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그동안은 혹시 원하는 문양이나 모양을 알려주시면 만들어 드리도록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현재 조선의 도자기 수준은 내가 잘 알지.

일단 OEM 방식으로 시작해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고, 점차 유럽애들이 혹할 만한 세트를 만들어 보는 것으로 해야지.’


“제가 일본에서 구매한 도자기를 몇 가지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런 모양으로 만들 수 있으면 합니다.”


장군의 예상대로 명청교체기라 잦은 반란과 전쟁으로 중국의 도자기 산업이 쇠퇴한 것인지 그 자리를 일본의 도자기가 대체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혹시 유럽에서 유행하는 문양이 있으면 몇 가지 알려주시면 반영을 해 보겠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그리고 홍삼을 가지고 가면 좋을 것 같은데 가는 동안 상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역시 홍삼은 관심이 있구만. 이것은 정관장 홍삼 상자처럼 만들면 해결되겠지.’


이 문제는 이미 장군이 방안을 생각해 두었던 것이라 바로 물었다.


“동인도회사에서 주석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랬었지요. 그런데 왜 그러십니까?”


“혹시 주석을 많이 살 수 있을까요?”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주석을 많이 구해주시면 제가 홍삼을 유럽까지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겠습니다.”


프랑수와가 크게 묻지 않고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교역상품에 대한 것은 이정도로 하고 차차 늘려 나가도록 합시다.

그리고 기술자들 몇 명을 데려왔다 하지 않았습니까?”


“풍차 기술자들과 유리 만드는 장인을 데려왔습니다.

요청하신 다른 기술자들은 나중에 추가로 데려오겠습니다.”


“혹시 풍차 기술자가 요새를 만들 수 있습니까? 삼각형이 겹쳐진 별 모양으로 만드는 요새인데···”


프랑수와가 이해를 한다는 듯이 대답하였다.


“축성에 대해서 알고는 있겠지만 요새를 설계할 수 있는 수준은 안될 것입니다.

그쪽은 군사 전문가라야 가능합니다.

이번에 내려가면 지원해 달라고 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시다시피 얼마전에 제주에서 전투가 있었습니다.”


“죽은 사람들이 제법 된다 들었습니다.”


“네, 근왕군이 이곳 근처까지 쳐들어왔습니다.

그 전투 이후에 우리가 제해권을 장악해서 더 이상 그럴 일은 없긴 하겠지만 섬 곳곳에 요새를 건설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연히 도와 드려야지요.”


“그리고 이번에 선원들을 얼마나 데려 가실 것입니까?”


“한 척에 오십 명씩 데려가도록 하겠습니다. 더 많으면 교육을 시키기 힘들어질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시지요. 그 중에 계산에 능한 자들 몇 명은 항해사 교육도 시켜 두었습니다.

그자들도 잘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나중에 배를 구매하게 되면 항해사들이 필요할 것이니 그렇게 해 드리겠습니다.”


“선원들은 모두 기초 군사교육은 시켰습니다.

실전은 못해 봤지만 대포도 다루는 법도 가르쳐 주긴 하였습니다.

유사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많이 준비해 두셨군요.”


한참 동안 여러가지 것들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고 장군은 다시 육지로 향했다.


* * *


며칠 뒤 서해 보령 앞바다에 판옥선 열두척이 나타났다.


충청수영은 보령 바다에서 육지쪽으로 넓은 내해를 따라 안쪽으로 오리쯤 들어간 곳의 해변 구릉에 쌓아져 있어서 있었는데 바다를 관찰하기 좋고 요새처럼 우뚝 서 있었다.


“사전에 정탐한 대로 큰 위험은 없어 보입니다. 바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조민수의 말에 장시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자.”


앞쪽의 척후선들에게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바로 내해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함대 앞쪽에는 여러척의 척후선과 병선이 앞장서고 중앙에 대장선이 양옆에는 신형 판옥선 네척이 자리했다.


중간에는 명령을 주고받는 소형 각선이 여러척 배치되고 뒷열에는 판옥선 일곱척이 배치되어 후방을 맡게 하였다.


며칠 전부터 인근의 바다에 척후선을 띄웠고 사전에 보부상들과 당취 스님들을 보내서 인근 지역을 확인했던 터라 대장선에서 깃발이 오르자 진형을 유지하고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배를 멈춰라!”


조민수의 명령에 깃발이 오르고 배들이 충청수영의 칠백여보 앞에 멈춰 섰다.


충청 수영 앞에는 판옥선 네 척이 정박해 있었고 병선이 여러 척 있었다.


“오는 길의 수군진에 전선들이 없더니 인근의 배들을 모두 이곳에 모아 놨구나.”


장시규가 천리경을 조민수에게 넘겨주면서 말했다.


“그렇군요. 그런데 배 위에 군사들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오는 것을 알았을 터인데 이상하군. 모두 배 안에 숨어 있는 것인가?”


“주변의 배들도 특별한 것이 없는 것이 화공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일단 좀 더 가까이 가서 어떻게 나오는지 보도록 하지. 앞의 다섯척만 앞으로 전진하도록 하자.”


깃발이 오르고 다섯척의 판옥선이 앞으로 나아갔다.


그때 영보정 누각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던 충청수사가 큰 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적들이 나타났다. 배를 빼앗길 수 없으니 계획한 대로 배를 격침시켜라!

우리는 안에서 농성을 한다.”


충청수사의 명령에 군사들이 내려가 배에 구멍을 뚫고 물에 가라앉혀 버렸다.


“저놈들이 배를 가라앉히고 있습니다.”


조민수의 말에 장시규가 천리경으로 확인을 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어찌 싸워보지도 않고 배를 자침 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냐!”


“조정에서 그리하라는 명령을 받지 않았겠습니까?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까요?”


“대포나 몇 대 먹여주고 돌아가자! 사격 연습이나 하도록 하자.”


“신형 판옥선에서만 대포를 발사하라!”


조민수의 명령에 앞쪽에 있던 판옥선에서 대포가 발사되었다.


꽝! 꽝! 꽝!


포환이 날라가 가라앉고 있는 충청수영 판옥선과 병선들을 때려 더 빨리 가라 앉아 버렸다.


“돌아가자. 역시 계획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구나.”


퇴각 깃발이 오르고 바로 배를 돌려 바로 밖으로 내려갔다.


원래 계획은 충청 수영에서 판옥선들이 나와서 공격을 하면 다섯척이 막으면서 나머지 일곱척은 해안에 상륙을 하려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자침을 시켜버릴 줄은 생각을 못하였다.


이번 공격은 실제로 충청수영을 점령할 것은 아니었고 나중에 강화도쪽 공격을 할 때를 대비한 상륙훈련을 하는 것으로 준비를 한 것이었다.


장시규는 원래 영남남인들의 본거지인 경상도 지역을 공략할 때 함께 가서 영남 남인들을 포섭하는 것으로 계획을 하였었다.


하지만 장시규 본인이 그쪽의 공략에 선봉에 서기는 힘들 것 같다고도 하였고 오히려 영남 남인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어서 수군을 이끌고 서해쪽으로 공격을 하는 역할을 하기로 하였다.


“상륙작전 훈련은 남쪽에서 해야겠습니다.”


“그렇게 하자꾸나.”


잠시 후 서천진 앞바다에 판옥선이 나타났다.


이곳에는 백제시대의 기벌포로 금강의 하구로 진입하는 요로를 지키던 성인 장암진성이포구 안쪽의 후망산 앞자락에 자리하고 있었다.


전주공략을 하려면 먼저 부안 읍성을 깨뜨려야 하고 그러려면 사전에 북쪽 바다의 장애물을 모두 제거하여야 하는데 이번에 충청수영의 배들을 모두 수장시켰고 이제 이곳 진성을 점령한 다음 군사를 배치해서 북쪽을 경계할 계획이었다.


밀물때를 기다려 판옥선 다섯척이 앞에 서서 조민수의 명령에 따라 장암진성에 포격을 시작했다.


쾅! 쾅! 쾅!


그 사이에 장시규의 지휘로 판옥선 일곱척이 바닷가에 배를 대고 군사들이 뭍위로 뛰어올라갔다.


“두개 중대는 진지를 구축하고 나머지 두개 중대는 장암진성 뒤 후망산을 점령하라.”


장시규의 명령에 삼백명이 후망산 아랫쪽에 진지를 구축하는 동안 두개 중대가 산위의 고지를 점령한 다음 북쪽과 동쪽에서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였다.


남쪽에서는 포환이 날라오고 동쪽과 북쪽에서 수백명의 군사들이 몰려오자 군사들이 별로 없던 장암진성은 바로 함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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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부안 읍성 전투 1 +1 22.10.22 734 13 17쪽
68 전략 회의 +1 22.10.17 729 13 18쪽
67 흔들리는 민심 +1 22.10.16 822 17 16쪽
» 공세의 시작 +1 22.10.11 809 16 18쪽
65 강남 소식 +1 22.10.09 804 16 20쪽
64 제해권 장악 +1 22.10.03 850 15 20쪽
63 중학생 강호동 +1 22.10.01 795 14 17쪽
62 복수혈전 +2 22.09.24 867 15 21쪽
61 성동격서 +2 22.09.24 799 14 19쪽
60 부대각 설화 +3 22.09.19 824 15 24쪽
59 신해독대(辛亥獨對)와 보길도 래방(來訪) +2 22.09.17 923 14 22쪽
58 전라도를 내어주시지요. +1 22.09.10 984 15 25쪽
57 새로운 학문의 길을 보다 +3 22.09.05 891 15 21쪽
56 사단칠정(四端七情) 논쟁 +3 22.09.03 888 19 25쪽
55 형제를 위하여 +1 22.08.29 874 17 19쪽
54 신(新) 김영철전(金英哲傳) +2 22.08.22 926 19 16쪽
53 무혈입성 +2 22.08.20 985 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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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대탈출 +1 22.08.04 929 18 16쪽
48 천라지망을 펼쳐라 +1 22.08.01 960 2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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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조선의 미륵 +1 22.07.20 1,132 21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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