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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1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올런스 퍼펙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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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1
작품등록일 :
2024.04.02 20:36
최근연재일 :
2024.05.19 22:53
연재수 :
2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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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179

작성
24.04.0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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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초레어 펫 확보

DUMMY

“우리 손님은 메기도의 마왕 사마엘이 거느리는 서큐버스 여왕 중 하나인 이셰스 제누님이에요. 일부러 엘시스라는 가명을 쓰고 있어요.”



유노는 데스비아가 넘겨준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봤다.



“비슷한 게 셋이나 더 있네요. 아그라트 바트 마흐바트랑 나아마는 원정을 준비하고 있고, 릴리트는 마왕성에서 광란의 섹스 파티······?”


“우리 식으로는 보급 물자 확보랍니다.”


“아~.”


“그리고 메기도의 문명은 인류 문명보다 앞서 있어요. 방향성은 조금 다르지만요.”


“우주선을 끌고 올 정도는 된다는 말씀이시죠?”


“네.”


“그럼 그냥 우주선 나오자마자 박살 내면 되겠네요.”


“다 죽일 생각인가요?”


“제일 확실한 방법이잖아요.”


“모든 걸 유노 혼자 해결하는 식으로 흘러가는 건 좋지 않아요.”


“아 그건 그러네요. 근데 전쟁 나서 사람 막 죽고 이러는 건 좀······보기 싫어요.”


“예방도 중요하지만, 인류 스스로 저항력을 기르도록 놔두는 편이 장기적으로는 나은 선택이에요. 유노가 없을 때도 생각해야죠.”


“제가 없을 때요. 네, 맞네요.”


“듣기 불편한 얘기 해서 미안해요.”


“아뇨, 괜찮아요. 저도 영원히 살고 싶진 않아요.”


“그러니 살아있는 동안 자신의 삶을 즐겨요. 유노에게 인류를 지킬 의무 같은 건 없어요.”


“그래도 플레어 만났을 때 얼굴은 들어야죠.”



유노는 대의를 위해 희생한 옛 친구의 이름을 되새기며 각오를 내비쳤다. 데스비아는 더 참견하는 대신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했다.


새 아침이 밝았다. 엘시스는 밤새 자기를 가둔 방을 빠져나가려 온갖 수를 동원했다. 그리고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아무리 나가도 똑같은 방이 계속 나왔다.



“아 썅, 안 해. 더러워서 진짜.”



포기하는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유노가 들어왔다. 풍성한 식사도 있었다.



“정애액--!! 달라고오~~!! 너 원래 남자인 거 다 알거드은? 빨리 변신 풀고 꼬추 까라, 어?”


“이거 못 먹어?”


“뭔데?”


“크림소스 파스타랑 소시지하고 미트볼. 후식은 생크림 얹은 에그타르트야. 연유 들어간 홍차도 있고.”


“······내놔.”



엘시스는 음식의 완성도에 사뭇 놀랐다. 단순한 친절이라기엔 지나치게 정성 어린 솜씨였다.



“아 존나 맛있잖아, 짜증 나.”


“아그라트 바트 마흐바트는 평소에 뭐라고 불러?”


“뭐? 그 이름은 어떻게 알았어?”


“진짜 너 말고도 있긴 있나 보네. 너희들 유대 설화에서 유래된 이름 쓰더라. 인터넷에 다 있던데?”



모르는 새 자기들 전력이 노출된 줄 알았던 엘시스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대대로 물려받아 쓰는 이름이야. 어떻게 줄여 부르냐고? 말해주기 싫은데.”


“그럼 됐어.”


“야! 예의상 두 번은 물어봐야지.”


“그냥 서큐1 서큐2 이런 식으로 부르면 돼. 너는 서열 몇이야?”


“자매끼리 서열이 어딨니? 그리고 그딴 식으로 부르지 마. 진짜 죽여버릴 테니까.”


“사람 멋대로 죽이면 안 돼.”


“널 죽인다고 죽긴 하니? 너 때문에 손톱 나갔으니까 그거나 물어내.”


“네가 약한 걸 왜 나한테 따져.”


“약해? 하, 내가 약하다고? 제대로 준비했으면 너 따위는 걸레처럼 찢어버릴 수도 있었어, 알아? 적당히 봐줬더니 지가 뭐라도 된 줄 아네.”


“······.”



뻔한 허세에 질린 유노는 식사를 끝낸 엘시스를 붙잡아 의자에 꽁꽁 묶었다. 그리고 앞에 거울을 세운 후 뒤로 가서 빗과 가위를 꺼냈다.



“뭐, 뭐 하려는 거야. 야, 왜 이래!”



가위가 사각, 작은 소리를 냈다. 잘 숙성된 포도주와 같이 고운 붉은색을 뽐내던 엘시스의 머리카락 일부가 꽃잎처럼 툭 떨어졌다.



“무슨 짓이야아아악!! 고문 싫어한다고 했잖아아아아---!!”


“오, 앞머리 쥐가 파먹은 것처럼 됐다. 거울 봐봐.”


“꺄아악!! 제발 하지 마!! 뭐든지 할 테니까 머리카락은 건드리지 말아줘어······.”


“그럼 눈썹 밀어줄게.”


“안돼안돼안돼안돼안돼 아 안돼 제발 부탁이에요 나 색기 빼면 시체란 말야 차라리 팔다리 잘라서 변기로 써도 좋으니까 내 미모만은 망치지 말아줘 제발!!”


“우주선 몇 척 넘어오기로 했어?”


“우, 우주선? 그걸 도대체 어떻게······.”


“워프 게이트를 맨몸으로 통과할 순 없잖아. 우주선 몇 척이냐고.”



가위가 눈썹에 닿았다.



“스무 척이에요······.”


“인원은?”


“한 척에 2만 명······.”


“군대?”


“네······.”


“우주선은 전함이고?”


“네······.”


“지금까지 네가 알아낸 거 쟤들도 알아?”


“몰라요······하나도 못 전했어요······.”



별것도 아닌 협박에 신기할 정도로 고분고분해진 엘시스가 왠지 재미있는 유노였다.



“가위로는 깔끔하게 안 되니까 면도칼로 하자.”


“아 왜 이래요!! 다 말했잖아요!!”


“어떻게 믿어.”


“진짜란 말이얏!! 진짜진짜진짜진짜라고!!”


“지금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이, 이 미친년아-!!”


“죽이진 않을 거니까 안심해. 나중에 너희 편 넘어오면 협상할 때 써줄게.”


“알았으니까 눈썹에서 손 떼라고!!! 그거 밀면 나 죽어버릴 거야!!!”


“그러든가.”


“제발요······뭐든지 할게요······발이라도 핥을까요······? 저 보지도 잘 빨아요······.”


“그럼 네 손으로 대머리 박박 깎아.”


“개새끼야!!!”



실컷 놀린 유노는 흉기를 거두고 물러났다. 결박도 풀어줬다. 엘시스는 잘려나간 부분을 매만지며 독기 어린 눈빛을 쏘아댔다. 그렇지만 힘으로는 도저히 어쩔 방법이 없는 상대였다.



“부분가발 있는데 줄까?”


“······.”


“삐쳤구나.”


“······.”


“아까 뭐든지 하겠다고 그랬지?”


“웃기지 마.”


“손님 좀 더 다듬으셔야겠는데 다시 앉아보실래요?”


“아, 아아앗······! 또 박박 밀라고 할 거면서!”


“앞으로 이거 목에 차고 다녀.”


“개, 개목걸이?”


“예속의 목걸이래. 너처럼 마력이 충만한 존재한테 잘 통한다더라.”


“싫어!!! 그거 채우고 박박 밀게 시킬 속셈이잖아악!!!!”


“손님······?”


“알았다고!! 제발 부탁이니까 그런 쪽은 시키지 마. 나한텐 목숨보다 중요해.”



엘시스는 순순히 목걸이를 받는 척하다가, 잽싸게 빼앗아 유노의 목에 채워버렸다.



“꺄하하하하핫!! 어때? 내 노예커흡.”



깔깔 웃다 유노의 주먹에 배를 강타당한 엘시스가 푹 꺾였다. 유노는 기절해있는 서큐버스 퀸에게 개목걸이를 채웠다. 그리고 입 밖으로 흘러나온 국물을 닦아줬다.



“흐그으윽······이 새끼······.”


“기상.”



아파서 정신이 없는데도 몸이 강제로 벌떡 일어났다. 배가 찢어질 것 같았다.



“아······파앗!”


“시도는 좋았어. 근데 나한텐 안 통해.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거고.”


“이, 이제 대머리 깎으라고 시킬 거야······?”


“아니.”


“휴, 다행이다. 나 노예 플레이도 좋아하니까 상관없어. 뭐부터 할래?”


“대머리······.”


“흐아앙!”



엘시스는 동정심을 사기 위한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서러운 마음에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이쯤이면 됐다는 데스비아의 신호를 받은 유노는 포로를 데리고 나왔다.



“너희 편 올 때까지 여기서 얌전하게 지내.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너한테 명령 내릴 수 있으니까 이상한 생각 하지 말고.”


“여기가 어딘데?”


“신단수 마법학교. 이쪽은 데스비아. 교장 선생님이야.”


“잘 지내봐요.”


“흐응. 좀 생겼네.”


“인사.”


“안녕하십니까! 교장 선생님!”



강제로 실행된 건 허리 숙이기였고 대사는 엘시스 스스로 뱉은 것이었다. 이렇게 순종적으로 굴어 경계심을 풀어놓는 재주는 서큐버스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


다만 그 속내를 전부 꿰고 있는 데스비아한테는 통하지 않았다.



“학교니까 목소리는 낮춰줘요.”


“부탁이야, 명령이야?”


“부탁이에요.”


“그래, 들어주지 뭐.”



남자인 장 도사와 준오 아버지는 예속의 목걸이의 안전성이 완벽하게 입증될 때까지 소개를 미루기로 했다. 남은 건 이주현이었다.



“와!! 서큐버스다!! 찌찌 짱커!! 유노보다 더 크다!!”


“어머, 머리 긴 남자앤 줄 알았네. 앞뒤가 똑같아서.”


“가슴 만져도 돼요?”


“원래 여자는 사절인데 귀여우니까 봐줄게.”


“아싸.”



나름 변태인 주현은 조그마한 손으로 풍만한 질량을 실컷 즐겼다. 평소 보이는 소심함은 온데간데없었다.



“만지는 게 동정 같은데. 너 혹시 남자였니?”


“아, 아닌데요.”



남자였음을 부정하기보단 동정임을 부정하는 반응이었다.



“풋, 나한테 숨겨봤자지.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으면 누나가 한 발 빼줄 수도 있는데.”


“못 돌아가요······.”


“거봐. 맞잖아.”


“됐으니까 그림 모델 좀 해주세요.”


“모델? 좋아!”



서큐버스한테 모델이란 기본적으로 누드모델을 뜻했다. 그 자리에서 옷부터 훌렁 벗어 던졌다. 외설적인 행동을 싫어하는 유노가 이를 놔둘 리 없었다.



“옷 다시 입어.”


“그럼 모델이 아니잖아?”


“나도 벗은 게 더 좋은데.”



이미 눈 돌아간 주현까지 거들었다.



“질투 나서 그러나 보다. 유노도 몸매 괜찮지?”


“네. 얘도 비현실적으로 좋아요.”


“그려둔 거 있어?”


“없어요. 벗은 건 절대 못 그리게 해요.”


“너무하네~. 제일 예쁠 때 남겨놔야지. 늙어서 후회하면 늦는다?”


“난 안 늙어.”


“하······재미없는 소리만 하네. 계속 이렇게 따라다닐 거야?”


“오늘만.”


“말 좀 길게 해주라. 되게 재잘재잘 잘 떠들게 생겼는데 왜 그러니.”


“대머리.”


“넌 무슨, 그거 진짜 치사하거든?”



그 부분에 민감한 엘시스가 목소리를 높였다.



“대머리가 왜요?”


“자꾸 저거로 협박하잖아. 숙녀한테 머리카락이랑 눈썹 밀어버리라는 게 얼마나 잔인한 소리인지 아니?”


“잘 모르겠는데 알 것 같아요.”


“네가 못 하게 말려봐.”



엘시스는 친밀한 느낌으로 주현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그냥 유노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너 아까까진 내 편이었잖아.”


“말만 잘 들으면 유노도 잘해줄 거예요.”


“뭐야, 지가 여기 대장이래?”


“본인 빼고는 다 그렇게 생각할걸요? 오히려 저렇게 강한데 항상 상냥하고 남 챙기는 게 기적이에요.”


“헤엥. 성인군자 납셨네.”



빈정거리긴 했어도, 엘시스는 주현의 말이 딱히 틀리진 않았다고 생각했다. 한국 정부가 유노의 존재를 걱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결정적인 근거였다.



‘유명세랑 다르게 너무 얌전하긴 해. 자기 제국쯤은 갖고 있을 줄 알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참지? 속에서 끓어오르는 것도 없나?’



욕망에 충실한 엘시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아무튼 알았어, 옷 다 입었으니까 됐지?”


“됐어.”


“아······끝나고 목욕도 좀 하고 싶네. 커다란 욕탕에 푹 담그고 싶다! 거품도 팍팍 채워서. 거기다 좋은 남자까지 있으면 완벽한데.”


“폭포에다 담가줄까? 늦가을이라 시원하고 좋을 거야.”


“장난해? 섬세한 피부 다 망가지잖아!”


“그럼 있는 거로 만족해.”


“물이나 미리 데워놓으시지.”



오후쯤 평범한 모델 노릇을 끝내고 나온 엘시스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기대와는 너무나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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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레어 펫 확보 24.04.08 5 0 11쪽
15 힘 싸움은 안 돼 2 24.04.06 5 0 12쪽
14 힘 싸움은 안 돼 1 24.04.05 4 0 11쪽
13 대를 위한 소의 희생 24.04.04 4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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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아빠는 마법소녀가 꿈이야 24.04.02 1 0 11쪽
4 선물 24.04.02 4 0 11쪽
3 도사와 마법사 24.04.02 2 0 12쪽
2 첫인사 24.04.02 3 0 12쪽
1 프롤로그 24.04.02 7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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