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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61 님의 서재입니다.

바이올런스 퍼펙티드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SF

c61
작품등록일 :
2024.04.02 20:36
최근연재일 :
2024.05.12 20:28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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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00

작성
24.04.0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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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면 괜찮아

DUMMY

여기는 서남물재생센터.



“끼엑-!!”



다리를 끊었는데도 마비되는 바람에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서큐버스 퀸은 침사지에서 스크린에 걸러진 덕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살아서 꿈틀대는 것을 본 근무자가 뭔지 살피러 왔다. 그 사람은 즉시 착정당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기력을 되찾은 서큐버스 퀸은 그 길로 천 대표의 사무실까지 피신했다.



‘그 썅년! 뒤통수에도 눈깔이 달린 거야, 뭐야?’



당시 레이타는 후방 경계를 위해 정말로 뒤통수에 안구를 달고 있었다.



‘하아-. 마왕님 잔소리를 들을 걸 그랬네. 새 몸부터 만들걸. 인간 세상이라고 너무 얕봤어.’



나름대로 자아비판도 할 줄 아는 서큐버스 퀸이었으나, 자기가 죽인 사람을 눈에 안 띄도록 치웠어야 했다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다. 워낙 인간 목숨을 하찮게 여겨서였다.


서남물재생센터에서 벌어진 기괴한 살인사건은 하루 만에 뉴스를 탔다. 이걸 레이타가 놓칠 리 없었다. 그 길로 대마법사 데스비아를 불러 시신부터 보러 갔다. 장 도사도 따라나섰다.



“좋지 않은 소식으로 모이니 마음이 무겁군요.”



먼저 장 도사가 심정을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좋겠어요. 사망 추정 시각은 언제인가요?”


“어제 오전입니다. 28시간 지났습니다.”



경찰에게 이것저것 들어둔 레이타가 대답했다. 그 사이 장 도사는 시신의 맥을 짚었다.



“보이는 그대로 미라입니다. 강제로 생기를 빨린 것 같습니다.”


“이런 번거로운 방식으로 사람을 해치는 존재는 많지 않죠.”


“혈관 지나는 부위에 상처가 없으니 흡혈귀는 아니겠고······.”



여성진을 배려해 장 도사가 나서서 시신의 아랫도리를 들춰봤다.



“성기에 울혈이 심합니다. 발기한 상태로 죽었네요.”


“그럼 서큐버스군요.”


“제가 본 건 문어 비슷한 생물이었습니다.”


“그게 본체였을 겁니다. 민간 설화에 따르면 릴리트라는 인간 여성이 첫 번째 서큐버스가 됐다고 하는데, 뭐 그보다는······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습니까?”


“천시윤 대표를 더 조사해야 합니다. 그 남자 집에서 나왔습니다.”



다들 레이타의 주장에 동의했다.



“저번에 내가 생각을 들여다봤을 때 별다른 조짐은 없었어요. 시기가 어긋났거나, 아니면 본인이 모르고 있을지도요.”


“제가 유노와 함께 만나봤을 때도 대표 본인은 멀쩡했습니다. 숨기는 것도 없었고요.”


“그랬군요. 확실히 자세한 조사가 필요해요.”


“가능하다면 서큐버스를 생포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무슨 야생동물처럼 그냥 나타났을 리는 없으니까요. 뭐든 속셈이 있겠지요.”


“물론이에요.”


“유노에게도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동료들이 진지하게 일하는 동안, 준오는 마법학교에서 아버지와 친구를 만나는 중이었다.



“치킨치킨치킨~.”


“치맥치맥치맥~.”



준오가 사 온 치킨과 맥주는 금방 사라졌다. 마법학교는 균형 잡힌 식단을 추구하기에 이런 호사를 누리기 힘들었다.



“준오야 다음엔 피자 사 와.”


“아들아 아빠는 매콤한 닭발이 먹고 싶구나. 소주도.”


“그러실 줄 알고 닭발도 사 왔어요. 소주는 조금만 드시고요.”


“크으윽······사랑한다, 아들!”


“야 피자는?”



따지는 주현에게 준오는 피자 맛 감자칩을 내밀었다.



“아 이거도 좋아! 고마워~.”


“지금 먹으면 살찌니까 내일 먹어.”


“응. 말 잘 들었으니까 안아줘.”



주현의 힘든 속내를 다 알고 있는 준오로서는 어리광을 뿌리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다부진 팔로 꼭 안아줬다. 순간 저번에 레이타가 했던 야한 농담이 떠올라 준오를 괴롭혔다.



“······.”


“불편하면 내려갈게······.”


“아, 아냐. 얼른 학생들 많아졌으면 좋겠네.”


“왜? 난 지금도 좋은데.”


“너 좋은 남자 만날지도 모르잖아. 연애도 해보고 싶다며.”


“너 말고 다른 남자는 별로라니까. 예전에 말했잖아.”


“아 그랬나?”


“뭐야, 불륜이야? 재밌어지는데 이거?”



닭발을 뜯던 준오 아버지가 끼어들었다.



“아버지······.”


“너 좋다는 여자가 셋이나 있는데 하렘 안 만들고 뭐 하는 거냐 아들아. 아니 빅토리아도 대놓고 호감 표현하던데 자주 만나서 섹스도 좀 하고 그래라!”


“아버지 벌써 한 팩 다 드셨어요?! 소주 조금만 드시라니까요!”


“글래머, 슬렌더, 합법로리 다 있는데 왜 편식하냐고! 내가 너였으면 어? 확 그냥, 어?”


“위험한 소리 하지 마시고 이만 들어가서 쉬세요.”



준오는 힘으로 아버지를 끌어내 방에 넣고 왔다. 변신 안 해도 몸이 좋아서 그 정도는 문제없었다. 뒷정리는 그새 몸종들이 다 해놓았다.



“아, 미카. 고마워요.”


“천만에요! 내일 아침에 해장국 끓일까요?”


“혹시 선지 있어요? 아버지가 선지해장국 좋아하셔서요.”


“죄송해요. 준비 못 했어요.”


“괜찮아요. 제가 사 올게요.”



고작 해장국 한 그릇을 위해 귀찮은 일을 마다치 않는 준오가 주현의 눈에는 대단해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한테는 불가능한 짓이었다.



“우리 준오가 효자여, 효자.”


“갑자기 할머니 말투 쓰네.”


“아이고 삭신이야~. 누가 내 방까지 업어줬으면 좋겠네~.”



가냘프기 짝이 없는 주현의 몸은 신장 190cm 준오에겐 아무런 부담도 되지 않았다. 업히는 대신 공주님처럼 안긴 주현은 수줍어하면서도 좋아했다.



“우리 이러는 거 레이타가 보면 큰일 나는 거 아냐?”


“걔도 다 알아. 내가 얘기했어.”


“괜찮대?”


“아니. 근데 너 여자로서 매력 없으니까 봐주겠대.”


“와 자존심 확 상하네. 지 가슴 크다고 막말하고! 빈유도 희소가치 있다고!”


“주현아. 레이타 같은 거유가 훨씬 희소해.”


“카아악! 왜 팩폭하고 난리야!!”


“야 날뛰지 마 떨어져!”



주현의 힘이 워낙 약해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 근데 이렇게 딴딴한 팔에 안겨있으니까 기분 되게 좋네. 엄청 안전한 느낌이야. 여자가 느끼는 행복이 이런 건가 봐.”


“어······남자였을 때가 그립진 않아?”


“화장실 갈 때? 여자는 너무 귀찮아.”


“맞아, 밑에 다 벗고 앉아야 하니까.”


“그리고 다른 건 마법으로 해결해서 괜찮아. 이제 나도 마법사라는 실감이 들기 시작했어.”


“나중에 아버지 변신하시면 잘해드려. 부탁할게.”


“그래! 이쪽은 내가 선배니까!”



주현을 방까지 데려다주고 객실로 돌아오니 마침 레이타한테서 전화가 왔다.



“서큐버스라고?”


“네. 정황상 거의 확실합니다.”


“그럼 나보다 데스비아나 장 도사님이 훨씬 잘할 것 같은데.”


“저희도 같은 판단입니다. 두 분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시기로 했습니다.”


“그래. 난 30분 정도 있다가 돌아갈게.”


“알겠습니다.”



그날 밤. 레이타는 아침까지 천 대표를 감시하기로 했다.



‘카메라, 도청기 전부 제거됐잖아. 어떻게 알았지?’



남은 영상을 돌려보니 서큐버스가 아니라 천 대표의 짓이었다. 뭐에 홀린 듯 집안을 들쑤시며 숨겨놨던 장비를 하나씩 찾아 제거하고 있었다. 입으로는 계속 암컷 냄새가 난다고 중얼거렸다.



‘······기분 나쁜 놈.’



그냥 국회의원도 아니고 여당 대표를 상대로 납치 같은 강경책은 무리수였다. 결국은 포기하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자기 집을 훌륭하게 지켜낸 천 대표는 나름대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골몰하고 있었다. 타락으로 감도가 증가하여 암컷 냄새를 분간하긴 했지만, 그게 누군지까지는 알지 못했다.



“유노? 아냐, 유노는 냄새 하나도 안 났어. 레이타인가? 걔도 딱히 냄새를 풍기진 않았잖아. 그리고 내가 뭘 어쨌다고 그 둘이 내 집에 장난을 쳐? 데스비아······도 아니지. 그 여잔 복숭아 냄새였으니까.”



만난 여자들 냄새를 하나하나 다 기억하는 자신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 천 대표였다. 그만큼 서큐버스 퀸이 남자를 타락시키는 솜씨는 절묘했다.



“그래······! 워프 게이트가 지구를 공격한다는 징조일 수 있어.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내가 당했잖아! 맞아, 그거야! 나라도 머리부터 노리지!”



그 부분만은 적확한 판단이었다.



“이러면 유노랑 더 가까워지는 게 최선이야. 아예 주변 신상까지 싹 캐서 100% 내 편으로 만들어둬야지.”



행정력에 간섭하는 명백한 월권행위였으나 실세 중의 실세인 천 대표가 그런 점을 신경 쓸 리 없었다.


다음 날이 밝았다. 천 대표는 경찰 측에 은근히 압력을 넣어 유노와 가족들의 신상정보를 털어냈다. 그때까지 숨겨져 있었던 한 가지 진실이 타락한 사랑꾼의 눈앞에 어른거렸다.



“유노가 남자······라고······?”



시윤은 들고 있던 문서를 툭 떨어뜨렸다.



“허허, 이런 씨발.”



사랑하는 여자가 사실은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아버린 남자의 기분은 어떻게 되는가? 천 대표의 경우엔 죽음을 수용하는 5단계와 비슷한 과정이 빠르게 찾아왔다.



“그럴 리가 없어! 가슴이랑 엉덩이가 그렇게 빵빵한데······하지만······변신이라고? 니미럴 변신은 무슨! 아아 그래도 변신했을 때는 진짜 여자인 거 아니야······? 제발 그렇기라도 했으면······하아······내가 이런다고 사실이 달라지나······.”



그리고 타락이 더욱 심해졌다.



“더 알아야 해. 어쨌든 변신했을 때만이라도 진짜 여자면 난 이상한 게 아니잖아. 더 알아야 해······.”



하수인이 긁어온 정보를 접한 서큐버스 퀸은 기쁨이 실린 귀여운 비명을 꺅꺅 질러댔다. 이 배준오라는 남자는 그야말로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근육질 전사 그 자체였다.



“거봐! 이럴 줄 알았다니까! 내 직감은 틀린 적 없다구!”



전부 우연일 뿐이지만 서큐버스 퀸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편이었다.



“변신이라면 분명히 제약이 있을 거야. 지속 시간이라든가? 아니면 마법 도구 같은 거? 대표님! 더 자세하게 알아봐 줄래? 하루에 화장실 몇 번 가는지까지 다. 알았지?”


“예······여왕님······.”


“지금 아슬아슬하니까 멍청한 짓 하지 말고. 잘 부탁해♥”



서큐버스 퀸이 꿈속에서 내린 명령은 천 대표의 잠재의식에 작용해 자각 없는 복종을 가능케 했다.


아침이 되어 늘 일어나는 시간에 일어난 천 대표는 계획부터 짰다. 그리곤 서두를 것 없이 내년 마법학교에 입학시킬 인재들을 이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서큐버스 퀸도 이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계획에 써먹을 새로운 하수인을 골라 타락시킬 시간도 넉넉했고, 데스비아라는 마법사도 주의해야 할 인물로서 견제가 필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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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힘 싸움은 안 돼 1 24.04.05 4 0 11쪽
13 대를 위한 소의 희생 24.04.04 4 0 11쪽
12 집 나가면 고생 24.04.02 4 0 11쪽
» 변신하면 괜찮아 24.04.02 4 0 11쪽
10 속성교육 24.04.02 2 0 11쪽
9 인큐버스였다면 24.04.02 2 0 11쪽
8 소심함 24.04.02 2 0 11쪽
7 검은 사랑 24.04.02 3 0 11쪽
6 권력보다 폭력 24.04.02 2 0 12쪽
5 아빠는 마법소녀가 꿈이야 24.04.02 1 0 11쪽
4 선물 24.04.02 4 0 11쪽
3 도사와 마법사 24.04.02 2 0 12쪽
2 첫인사 24.04.02 2 0 12쪽
1 프롤로그 24.04.02 5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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