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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1,593
추천수 :
895
글자수 :
532,633

작성
21.08.07 14:05
조회
425
추천
9
글자
12쪽

권채선 (1)

DUMMY

똑같이 룩시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에서 양재준의 말은 맞기 때문에 주동화는 잠자코 있었다.

    

"신생 벤처인 틸엘과 노바 그룹 계열사인 노바에볼루션. 어느 쪽이 먼저 룩시온의 비밀을 풀게 될까?"

    

그렇게 따지면 틸엘도 한빛 그룹 계열사인데. 하지만 주동화는 굳이 정정하진 않았다. 

    

국내 재계 1위인 노바 그룹 입장에선 한빛 그룹은 재벌로도 안 보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틸엘 쪽이 유리한 건 있지. 너희 아버지가 찾아낸 원소니까."


주동화는 이 이야기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틸엘에서는 룩시온 연구를 안 하고 있어."

    

그러나 양재준은 의심을 하는 것 같았다.

    

"과연 그럴까?"

"우리 엄마는 룩시온에 관심 없어. 나한테 룩시온에서 손 떼라고 한 거 도청으로 들었잖아."

"말은 그렇게 하면서 몰래 연구를 하고 있을 수도 있지. 회사 사장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라고."

    

그리고서 양재준은 주동화를 보며 기분 나쁘게 웃었다.

    

"하지만, 틸엘 대표는 할 수 없는 일을 노바에서 할 수 있을 것 같군."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양재준의 옆에 서 있던 건장한 남자가 주동화의 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사방에서 노바의 경호원들이 걸어 나왔다. 순식간에 5대 1의 상황이다.

    

주동화는 붙잡힌 팔을 뿌리치며 소리쳤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어미가 자식의 배를 가를 수는 없겠지만, 나는 할 수 있거든."

"이거 놔!!"

"룩시온과 결합한 인간이라니, 이보다 더 좋은 연구 대상이 어디 있겠어."

"너 미쳤어?!"


주동화는 기겁해서 소리를 질렀다. 양재준은 그를 룩시온 연구를 위해 사용하려 하고 있었다.


"끌고 가."

    

양재준이 경호원들에게 명령하자, 주동화는 꼼짝없이 두 팔을 붙잡혀 끌려갔다. 


여기서 노바에게 잡혀가면 끝장이다. 양재준은 정말 칼로 배를 가를 수도 있다.


주동화는 즉시 룩시온 모드를 켰다.


광채와 함께 시야가 전환되고, 재빨리 등 뒤의 질소와 산소 분자들을 잡았다.


그리고 남은 것은, 이동.

    

"이야아압!!"

    

정신 에너지를 집중한 순간, 굉음과 함께 몸이 앞으로 튕겨 나갔다. 

    

주동화가 달려서 도망치자 양재준은 옆에 대기하고 있던 자동차에 올라탔다.

    

자동차는 주동화를 뒤쫓았지만 축지법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양재준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소리쳤다.

    

"뭐야, 능력을 쓰잖아?!"

    

그 목소리를 들으며 주동화는 앞만 보고 달렸다.


룩시온 모드라서 지금 그가 뛰고 있는 곳이 인도인지 차도인지도 구분이 안 갔다.

    

그렇게 대책 없이 달리다가, 결국 단단한 뭔가에 무릎을 부딪치고 말았다.

    

"아악!!"

    

갑작스런 사고에 룩시온 모드가 풀어지자 주동화의 눈앞에는 분수대가 있었다. 공원 한가운데로 가로질러 달린 탓이다.

    

무릎을 붙잡고 일어서지 못하는 주동화의 주위를 양재준과 경호원들이 둘러쌌다.


양재준은 꽤나 놀란 표정이었다. 그는 주동화의 앞으로 다가와서 물었다.

    

"너도 신체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거야?"

    

주동화는 어떻게든 도망쳐 보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바로 제압당하고 말았다.


힘없이 붙잡힌 주동화를 보고 양재준은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뭐지? 방금 분명히 능력을 썼었는데?"


양재준이 뭐라고 하든 말든, 주동화는 말을 듣지 않는 룩시온 모드를 제어해 보려고 애쓰는 중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위협에 당황한 탓에 집중이 되질 않았다.


"야! 이 자식 데려 가."

    

양재준의 명령에 경호원들이 주동화의 팔과 다리를 잡아들었다.

    

"이거 놔!!"

    

주동화는 저항했지만 양팔과 두 다리를 붙잡힌 상태라 발버둥도 소용이 없었다.

    

경호원들이 주동화를 끌고 가려고 하는 그때, 낯선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이야~ 이런 고급 아파트 주위에도 폭력배가 설치네."

    

갈색 웨이브 머리에 선글라스를 쓴 여자가 남자 두 명과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세 사람 다 검은 정장 차림이다. 그들을 본 양재준이  말했다.

    

"너희는 뭐야?"

"틸엘 경호팀입니다만."

    

여자가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이 말에 주동화는 노바 경호원들 사이로 머리를 쏙 빼어 여자를 보았다.


그런데 선글라스를 껴서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해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어머니가 고용한 사람인가 하고 쳐다보는데, 여자가 양재준에게 말했다.

    

"경우 없는 행동을 하셨네요. 노바 그룹 회장님의 차남씩이나 되시는 분께서."

"뭐,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이런 행동 저런 행동 하게 되는 거 아닌가."

    

양재준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손짓으로 경호원들을 물러나도록 했다.

    

"보는 사람이 많으니 오늘은 여기서 그만두도록 하지."

"오늘은?"

    

'오늘은' 이라는 말을 여자가 지적하자, 양재준은 여자를 노려보며 경고하듯 말했다.

    

"이렇게 끝내진 않을 거야. 내가 틸엘에 진 빚이 있어서 말이지."

"빚이라니 그게 뭐죠?"

"그걸 내가 너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군."

    

양재준은 대답을 하지 않고 돌아섰다. 그러자 여자가 양재준의 뒤통수에 대고 웃으며 말했다.

    

"혹시 틸엘 사옥 총격전 말씀이신가요? 그건 증거도 명백히 나왔는데 무슨 소리인지."

    

이에 양재준이 신경질적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여자는 어깨를 으쓱하며 여전히 웃고 있을 뿐이었다.


양재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여자를 보았다.

    

"넌 뭐지? 기분이 나쁜데."

"말씀드렸잖아요. 틸엘 경호팀이라고."

    

여자의 대답에 양재준은 더는 대꾸하지 않고 경호원들과 자리를 떴다.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은 주동화는 얼떨떨한 채로 분수대 앞에 앉아 있었다. 상황 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일단 틸엘에 저런 경호팀이 있었나 싶다. 보안팀이 있긴 한데 이렇게 사적으로 경호를 해 주는 사람들도 있었던가.

    

한편 양재준이 차를 타고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여자는 주동화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주동화는 일단 인사를 했다.

    

"고맙습니다."

"천만에~"

    

여자는 시원시원하게 대답을 했다.


그런데 친한 사람 대하듯 반말을 하는 것에 주동화는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다. 그는 이 여자를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근데... 누구세요?"

    

틸엘 경호팀이라면 그에게 친근하게 반말을 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일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존댓말이 나와야 맞다. 게다가 주동화는 대표이사 아들이니 더더욱 편하게 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신원을 물어본 것인데, 여자는 생각지도 못한 대답을 했다.

    

"나 몰라?"

"네?"

    

당황한 주동화는 바로 되물었고, 여자는 싱글생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모르겠어요."

"나는 너를 봤는데. 저 아파트 창문 깨고 나오는 걸."

    

그러면서 여자는 주동화가 살고 있는 아파트 위쪽을 가리켰다. 이에 주동화는 불현듯 그날의 일이 스치고 지나갔다.

    

임이섭이 집에 감금되어있는 그를 꺼내러 온 날이었다. 방 창문을 깨고 건물 밖으로 탈출했던 그 날.

    

그것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그때 그 장소에 있었던 사람이다.


틸엘 보안팀과 임이섭 말고 거기에 함께 있었던 사람은,

    

"혹시 그때 빨간 차?"

    

주차장에서 추격전을 도와줬던 빨간 승용차.


주동화는 빨간 승용차가 보안팀의 승합차를 무지막지하게 박아댔던 것을 떠올렸다.

    

"딩동댕~"

    

경쾌한 목소리로 말하며 여자가 선글라스를 벗었다. 흔치 않은 미인이라서 주동화는 다시 한번 놀랐다.

    

그런데 이 얼굴, 주동화는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었다.

    

"아, 아, 어, 그때 그... 카페!"

"카페?"

"저기 저 카페에 임이섭하고 같이 있었잖아요!!"

"이야, 주동화 기억력이 좋네."

    

여자의 칭찬에 주동화는 넋을 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미인을 어떻게 잊어버린단 말인가.


남자만 득시글한 학교들을 나온 탓에 살면서 여자를 본 적도 별로 없는데.

    

"내 이름은 권채선이야. 이제야 통성명을 하는구나."

    

권채선은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주동화는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잡았고, 이에 권채선이 손을 꽉 붙잡자 주동화는 얼른 손을 빼어냈다.

    

그리고 주동화는 임이섭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권채선은 임이섭과 함께 카페에 있었고, 임이섭을 도와 집에서 탈출하는 것을 도운 사람이다. 그렇다면,

    

"혹시... 피스메이커?"

    

권채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본 주동화는 멍하니 권채선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찾았다. 피스메이커.

    

"많이 놀랐어? 눈이 동그래져서는."

    

권채선이 웃으며 말했다. 주동화는 그토록 찾아다니던 피스메이커를 막상 눈앞에 두니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주동화가 머뭇거리는 사이, 권채선이 말을 꺼냈다.

    

"결국 들키고 말았네. 룩시온과 결합한 걸."

    

그렇다. 피스메이커는 주동화가 룩시온과 결합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주동화는 그제서야 피스메이커가 그렇게 안전한 존재는 아님을 기억해냈다.

    

실제로 피스메이커 때문에 죽을 뻔하지 않았나. 그를 어떻게든 건물에서 떨어뜨리려고 저격을 했던 자들이다.


그렇게 사람을 죽기 직전까지 몰아가 놓고 오늘은 왜 도와줬는지, 주동화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내가 그렇게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는데도 말이야."

    

권채선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주동화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권채선을 만난 적도 없는데 무슨 주의를 줬다는 말인가.

    

"네? 언제요? 저는 그런 기억이 없는데..."

"너한테가 아니라 옥소원 대표한테."

    

어머니의 이름이 나오자 주동화는 조금 당황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물었다.

    

"저희 엄마를 찾아가셨던 거예요?"

"그래. 너 때문에 아주 골치가 아팠다. 왜 스스로 룩시온과 결합을 해선."

"엄마한테 무슨 이야기를 했어요?"

"네가 룩시온과 결합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라야 한다고 말했지."

"왜죠?"

"룩시온은 이 세상의 물질이 아니야. 존재가 알려지면 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어."

"질서..."

"피스메이커는 질서를 수호하는 집단이거든."

    

그리고서 권채선은 지금까지와 다른 차가운 눈빛으로 주동화를 응시하며 말했다.

    

"어쩌면 네 존재 자체가 질서를 위협하게 될 수도 있겠지."

    

권채선의 눈동자와 마주한 주동화는 위압감에 눌려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게 되면 너를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권채선에게 완전히 압도된 주동화는, 겨우 입을 열어 한 마디를 뱉었다.

    

"누.. 누가요?"

"피스메이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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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채선 (1) 21.08.07 426 9 12쪽
42 빛에 관하여 21.08.06 460 9 12쪽
41 축지법 21.08.05 488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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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그날의 진실 (2) 21.08.03 498 10 12쪽
38 그날의 진실 (1) 21.08.02 500 9 12쪽
37 드디어 나타난 실마리 21.08.01 544 11 12쪽
36 책임 전가 21.07.31 532 11 10쪽
35 다음 단계로 +1 21.07.30 566 13 6쪽
34 새로운 시작 +1 21.07.29 591 12 13쪽
33 결합하다 21.07.28 603 12 13쪽
32 지구상에서 가장 새로운 것 21.07.27 590 12 13쪽
31 다른 차원의 힘 +1 21.07.26 613 13 11쪽
30 최고의 보물 +2 21.07.25 614 14 10쪽
29 적인가 아군인가 +2 21.07.24 600 9 11쪽
28 구출 작전 (3) 21.07.23 601 11 12쪽
27 구출 작전 (2) 21.07.22 598 10 13쪽
26 구출 작전 (1) 21.07.21 625 12 11쪽
25 스파이 +1 21.07.20 653 11 11쪽
24 감금 21.07.19 652 12 12쪽
23 친구 +2 21.07.18 690 13 11쪽
22 아버지의 비밀 (2) 21.07.17 691 13 10쪽
21 아버지의 비밀 (1) 21.07.16 703 13 11쪽
20 침입자 (3) 21.07.15 666 13 11쪽
19 침입자 (2) +2 21.07.14 692 12 12쪽
18 침입자 (1) 21.07.13 725 14 12쪽
17 불청객 21.07.12 743 13 12쪽
16 비밀 연구실 21.07.11 766 13 11쪽
15 기자 회견 21.07.10 784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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