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1,594
추천수 :
895
글자수 :
532,633

작성
21.07.14 14:05
조회
692
추천
12
글자
12쪽

침입자 (2)

DUMMY

"제어실?"

"응, 딱 한 번만. 보기만 할게.“


그제야 주동화는 한규성이 내내 집중을 못 했던 이유를 알았다. 목적이 딴 데 있었던 것이다. 한규성은 틸엘이 아니라, 가디언의 건축 보안 기술에 관심이 있었다.


"거기는 나도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제어실은 직원들이 드나드는 휴게실 같은 곳이 아니었다. 주동화는 개발부 소속의 연구원이지만 그가 속한 제3연구실 말고 다른 연구실에도 출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니 아예 부서가 다른 제어실은 당연히 들어갈 수 없을 것이었다.


"대표님 아들인데 어디를 못 들어가. 한 번만 보여 줘라.“


한규성은 간절한 얼굴로 부탁을 하고 있었다. 주동화는 별수 없이 제어실로 가 보기로 했다.


"못 들어갈 수도 있으니까 너무 기대하지 마."

"알았어, 알았어."


한규성은 들뜬 목소리로 대답했다. 주동화는 한규성을 데리고 5층의 제어실로 향했다.


역시 제어실 앞에는 휴일에도 근무하는 직원이 있었다. 보안상 중요한 곳이니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 것이리라. 주동화가 제어실 앞의 데스크로 다가가자 직원이 물었다.


"어디에서 오셨습니까?"


직원은 사복을 입고 있는 주동화와 한규성을 경계하고 있었다. 주동화는 얼른 소속을 밝혔다.


"저는 제3연구실 주동화라고 합니다."

"아, 주동화 연구원님. 안녕하세요?“


직원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주동화는 바로 용건을 말했다.


"제어실에 들어가도 될까요?"

"제어실은 무슨 일로 들어가시나요?"


친구가 구경하고 싶다고 해서요. 라고 말했다가는 바로 거절당할 것이었다. 주동화는 별수 없이 적당히 둘러댔다.


"자세히는 말씀드릴 수가 없구요... 오래 안 걸릴 테니 잠깐만 들어갔다 나올게요."

"용건을 말씀해 주셔야 문을 열어 드릴 수가 있습니다."


직원은 난처해하며 말했다. 주동화는 직원의 사정도 이해가 갔다. 대표이사 아들이 와서 무리한 부탁을 하는데 곤란할 수밖에 없다.


"사실 제어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요... 아버지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싶어서.“

"아하. 그러시군요. 그러면 저랑 같이 들어가시겠어요?“


주동화는 직원의 대답에 쾌재를 불렀다. 그런데 직원이 한규성을 보며 말했다.


"함께 계신 분은 누구신가요? 연구원이신가요?"

"아니요. 제 친구예요.“


직원은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주동화의 얼굴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사원증과 핸드폰을 주세요."


직원은 주동화의 사원증으로 출입 기록을 남겼다. 핸드폰은 보안 문제 때문에 수거하는 것이었다. 주동화와 한규성은 핸드폰을 내고 직원과 함께 제어실 안으로 들어갔다.


주동화는 제어실에 들어가게 된 건 전적으로 아버지 빽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직원이 몇 번이나 멈칫거렸으니 말이다. 대표 아들이라 어쩔 수 없이 허락해 준 것이다.


그걸 알기 때문에 주동화는 들어가며 한규성에게 거듭 주의를 주었다.


"보는 것만이다. 아무것도 만지면 안 돼.“


직원이 제어실 문을 열자마자 엄청난 기계음이 진동했다. 서로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역시 제어실의 보안은 확실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서도 또 하나의 벽과 문이 있었다. 유리벽으로 되어있어서 그 안으로 제어장치들이 보였다.


"내부 출입은 어렵습니다."


직원이 말했다. 유리벽 안으로는 별도의 승인이 되어있는 직원들만 출입이 가능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벽이 유리로 되어있는 덕분에 제어장치들은 볼 수 있었다.


"5분만 보고 나가자."


주위가 시끄러운 탓에 주동화가 조금은 목소리를 크게 내어 한규성에게 말했다. 그런데 한규성의 대답이 들리지 않았다.


듣지 못했나 싶어 뒤를 돌아 한규성을 보았는데, 한규성은 보이지 않았다.


'쨍그랑-!'


그 순간, 유리벽이 산산조각나며 한규성이 뛰어 들어갔다.


"야! 너 뭐 하는 거야!"


그러나 주동화의 외침은 곧 암흑에 파묻혔다. 갑자기 사람의 외마디 비명이 들렸다. 같이 들어온 제어실 직원이 낸 소리 같았다.


깜짝 놀란 주동화는 바닥으로 기어서 구석진 곳으로 들어가 숨었다. 숨을 죽이고 숨어 있자 목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빨리 나와!"


한규성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누군가 또 다른 사람이 여기에 들어왔다. 주동화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시야가 새카만 어둠으로 바뀌어 공간 감각을 완전히 잃었다. 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스위치도 찾을 수 없었다. 휴대폰을 반납하고 들어오는 바람에 손전등도 켤 수가 없다.


그리고나서 곧 제어실 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한규성이 빠져나가는 소리인지,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한규성이 도망친 거라면 당장 따라가서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생각만 그렇게 할 뿐 몸은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일단 앞이 조금이라도 보여야 뭐든 할 것이 아닌가.


완벽한 암흑에 둘러싸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그러다가 순간, 눈앞을 밝힐 방법을 생각해 냈다.


엘 글래스!


주동화는 얼른 가방을 열어 엘 글래스를 꺼냈다. 안경을 써도 여전히 새카만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적외선 모드로 바꾸어 열을 내는 물체를 파악했다.


앞에 사람 한 명이 쓰러져 있다. 아마 아까 비명을 질렀던 제어실 직원일 것이다. 그것 말고 제어실에 사람은 없었다.


한규성이 도망쳤다.


엘 글래스 덕에 시야를 되찾은 주동화는 부리나케 제어실을 뛰쳐나갔다. 바깥도 완전히 캄캄해져 있었다.


주동화는 일단 아버지에게 연락하기 위해 제어실 데스크를 뒤져 핸드폰을 찾았다.


전화를 걸었지만 괴상한 기계음만 들릴 뿐 연결이 되지 않았다. 강남 한복판에서 전화가 먹통이 되다니. 주동화는 열이 받는 것도 열이 받는 것이지만 소름이 끼쳤다.


막막한 어둠과 통신의 두절. 119가 출동하지 않은 것과 연결이 되며 두려워졌다.


그때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원인 모를 정전에 비상경보가 울린 것 같았다.


곧 사람들이 우르르 달리는 소리가 들리고, 밖으로! 밖으로!! 하고 외치는 보안 직원들의 목소리도 들렸다. 주동화는 일단 1층으로 향했다.


복도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일요일인 데다가 아까 사이렌이 울려 대부분의 직원들은 모두 밖으로 탈출을 한 모양이었다.


1층으로 거의 점프하듯 계단을 뛰어 내려간 주동화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정문으로 달렸다.


그런데 세상에, 문이 닫히고 있었다.


"문이 왜 내려가지?"


정문의 셔터가 우르르 닫히는데 주동화의 달리는 속도는 그것을 따라잡지 못했다. 결국 주동화는 철문이 내려온 문 앞에 멈추어 설 수밖에 없었다.


"설마 제어실에서?!"


제어실에서 조종하지 않고 사람의 손으로 이 커다란 문 전체를 봉쇄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제어실에 누가 있다는 이야기다.


아까 정체 모를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 자가 제어실 직원을 쓰러뜨렸다. 그 다음엔 그가 공격당할 차례였을 것이다. 가까스로 구석으로 도망쳐 피했지만.


그건 이 사건에 한규성 말고도 다른 사람이 개입해 있다는 뜻이었다.


지금 누군가가 제어실에 있다.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주동화는 가까이 있는 인포데스크 뒤에 숨었다.


사람의 발소리를 듣고 숨어야 했던 이유는, 그 소리가 너무나 여유롭고 자연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갑작스러운 정전이라면, 그리고 적외선 카메라가 달린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이라면, 절대로 이 어둠에서 의연할 수가 없다.


그러니 조급함도 없이 평온하게 걷는 사람이라면, 이 건물에 있다가 난데없이 갇힌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 된다.


그렇다면 이 정전은 단순히 한규성이 제어 시스템을 잘못 조작한 결과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고 그 의도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관여되어 있다는 뜻이었다.


회사를 정전시켰다는 것은 결코 회사에 호의적인 상대는 아니라는 의미였다. 주동화는 최대한 숨을 죽이고 미지의 적에게 그의 존재를 들키지 않으려 애썼다.


"어두운 곳에서도 잘 달리시네요."


바로 들켰지만 말이다. 주동화는 눈을 질끈 감고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저 새낀 대체 누굴까. 하지만 기껏 숨은 곳에서 제 발로 걸어 나가 네가 누구냐고 물어볼 용기는 그에게 없었다.


"어둠을 해결할 도구를 갖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상대방은 그가 누군지를 알고 있었다. 어디에서 목소리를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주동화는 그에게 이런 존댓말을 할 어른이 누가 있을지를 생각했다. 연구실 사람들이랑 아버지 비서, 또,


"주동화 군. 거기 있는 거 압니다.“


아, 노바일렉트릭!


어저께 마주쳤던 노바일렉트릭의 양재준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정체를 알게 된 주동화는 약간 자신감이 생겼다.


양재준은 그보다 키가 작았다. 게다가 체격도 호리호리한게 해볼 만한 상대였다. 몸싸움으로 붙으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동화는 마음을 굳게 먹고 몸을 일으켰다.


"노바일렉트릭이 여기는 무슨 일이죠?"


주동화는 패기 있게 물음을 던졌고 그와 동시에 후회했다. 양재준 옆에 저번과 똑같이 두 명의 덩치들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완전무장을 한 채로 서 있는데 그것을 본 주동화는 대답을 들을 새도 없이 곧바로 뒤돌아 내달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계속 숨어 있는 건데!


뒤에서 뒤쫓아 오는지 확인할 여유도 없었다. 주동화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었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장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거기를 가려면 이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야 했다. 정전 상태에서 어떻게 꼭대기 층의 대표실까지 올라간다는 말인가.


엘리베이터 쪽으로 달려가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엘리베이터는 멈췄어요~' 하고 말하는데 꼭 네가 뛰어봤자 내 손바닥 안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일단 주동화는 어딘가 잠복해 있을 적을 감지하기 위해 엘 글래스를 전파 카메라 모드로 바꾸었다. 벽 너머에 숨어 있는 사람의 반응을 볼 수 있었다.


엘 글래스에 빠져서 모든 기능을 습득하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전파 카메라 모드로 바꾸니 적외선 모드보다 시야가 답답한 것은 감당해야 했다.


다행히 양재준은 주동화를 쫓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었다. 이쪽에 다른 적이 있거나, 아니면 저들에게 다른 목표가 있다는 이야기도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보기엔 주동화의 입장이 코가 석 자였다. 대표실에 올라가려고 엘리베이터까지 왔지만, 엘리베이터는 모두 정지해 있었다.


"뭐지?“


이 상황에서, 엘리베이터 옆 도구 보관함 문 뒤로 사람의 반응이 있었다.


엘 글래스로 문을 주시하자 대략적인 신체 정보가 나왔다. 여성, 50대 중반 추정.


만약 틸엘 직원이면 이름이 뜰 텐데, 이름이 뜨지 않는다는 건 외부인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50대 여성이 일요일에 틸엘에 방문하는 게 일반적인가?


순간 뇌리에 불길한 예감이 스쳤고, 주동화는 상대가 누구건 저 문을 열어야만 했다.


설사 상대가 완전무장한 50대의 베테랑 여전사라고 해도 말이다. 왜냐하면,


"엄마?"


어머니가 여기에 있을 것 같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78 프로야
    작성일
    21.07.21 01:16
    No. 1

    쥔공이 무슨 바본가... 지능수치 처참하네.......
    불났을때도 꿈속으로 도망치려고하고..
    트롤 제대로 하네...
    고구마 수치가 극상이라서 읽는게 힘드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4 서은호
    작성일
    21.07.28 15:15
    No. 2

    주인공이 등신인가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4 권채선 (2) 21.08.08 423 8 11쪽
43 권채선 (1) 21.08.07 426 9 12쪽
42 빛에 관하여 21.08.06 460 9 12쪽
41 축지법 21.08.05 488 9 12쪽
40 비밀을 풀다 21.08.04 496 10 11쪽
39 그날의 진실 (2) 21.08.03 498 10 12쪽
38 그날의 진실 (1) 21.08.02 500 9 12쪽
37 드디어 나타난 실마리 21.08.01 544 11 12쪽
36 책임 전가 21.07.31 532 11 10쪽
35 다음 단계로 +1 21.07.30 566 13 6쪽
34 새로운 시작 +1 21.07.29 591 12 13쪽
33 결합하다 21.07.28 603 12 13쪽
32 지구상에서 가장 새로운 것 21.07.27 590 12 13쪽
31 다른 차원의 힘 +1 21.07.26 613 13 11쪽
30 최고의 보물 +2 21.07.25 614 14 10쪽
29 적인가 아군인가 +2 21.07.24 600 9 11쪽
28 구출 작전 (3) 21.07.23 601 11 12쪽
27 구출 작전 (2) 21.07.22 598 10 13쪽
26 구출 작전 (1) 21.07.21 625 12 11쪽
25 스파이 +1 21.07.20 653 11 11쪽
24 감금 21.07.19 652 12 12쪽
23 친구 +2 21.07.18 690 13 11쪽
22 아버지의 비밀 (2) 21.07.17 691 13 10쪽
21 아버지의 비밀 (1) 21.07.16 703 13 11쪽
20 침입자 (3) 21.07.15 666 13 11쪽
» 침입자 (2) +2 21.07.14 693 12 12쪽
18 침입자 (1) 21.07.13 725 14 12쪽
17 불청객 21.07.12 743 13 12쪽
16 비밀 연구실 21.07.11 766 13 11쪽
15 기자 회견 21.07.10 784 13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