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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창 님의 서재입니다.

어느샌가 이능력 사이언티스트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SF

완결

민창
그림/삽화
제이지
작품등록일 :
2021.06.25 09:12
최근연재일 :
2021.10.06 13:05
연재수 :
104 회
조회수 :
51,599
추천수 :
895
글자수 :
532,633

작성
21.07.21 14:05
조회
625
추천
12
글자
11쪽

구출 작전 (1)

DUMMY

"헬기요?"


깜짝 놀라는 주동화에게 임이섭은 방탄복을 건넸다. 주동화가 방탄복을 입는 동안, 임이섭은 누군가와 무전을 했다.


"지금 이동 중입니다. 15분 후 도착합니다."


임이섭이 속한 조직은 대체 무엇이길래 헬리콥터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일까. 스파이 일을 하는 곳이니 정보기관이나 경호업체일 가능성이 컸다. 주동화는 임이섭에게 물었다.


"주임님은 정보기관에 계신 건가요?"

"정보기관... 비슷한 곳이긴 하네요."


임이섭은 이렇게 대답을 끝냈다. 더 자세히 설명할 마음은 없어 보여서 주동화는 다른 것을 물었다.


"헬기로 외국에 갈 때는 여권이 필요 없나요?"

"필요하죠."

"저는 여권이 없는데요?"

"지금은 필요 없습니다. 공식적으로 입국하는 게 아니니까요."

"공식적이 아니라면..."

"중국 정부가 터치하지 않을 거예요."


중국 정부가 외국에서 들어오는 헬리콥터를 터치하지 않는다니. 주동화는 듣고도 믿기지가 않았다. 중국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그렇게 자유분방한 국가는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이건 지구의 주인들이 내린 명령이니까요. 마스터들이 중국 정부의 눈을 가려 준 겁니다."

"대단한 사람들인가 봐요. 혹시 우리나라 사람도 있나요?"

"있을 수도 있죠."

"저는 전혀 몰랐어요.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일반인들이 알기는 어렵죠. 일정 수준 이상의 재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그룹이니까요. 그중에서도 도덕적 결격 사유가 없는 사람들이 선발됩니다."

"돈 많고 착한 사람들인 거군요."

"착한지 나쁜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극히 보수적인 사람들이라는 것밖엔."


자율주행 차량은 서울 외곽의 고층 빌딩에 멈추었다. 초여름 새벽의 맑은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주동화는 임이섭을 따라 빌딩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영화에서나 보던 헬리콥터 승강장이 있었다.


헬기에 탑승하기 전에 임이섭이 물었다.


"회장님께 전화 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아니요. 전화하면 당장 잡으러 오실 거예요."

"걱정을 많이 하고 계실 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엄마를 찾는 게 먼저예요."


주동화가 단호하게 대답하자 임이섭이 말했다.


"동화씨는 몰랐겠지만 지금까지 회장님은 엄청난 자원을 동화씨와 사모님을 보호하는 데 투입했어요. 그래서 저는 회장님이 가족을 끔찍이 생각한다고 생각했죠."


그리고서 임이섭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그랬던 회장님이 이런 상황에서 그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는 게 이상할 뿐입니다. 가정을 해 보면 대표님은 사모님이 어디에 있는지 이미 알고 있거나,"


이렇게 말하고 임이섭은 ‘알고 계신다면 그나마 다행이네요.’ 라고 가볍게 덧붙인 뒤 말했다.


"사모님보다 더 중요한 게 있는 겁니다."


확신이 담긴 목소리였다. 임이섭은 눈빛을 번쩍이며 말했다.


"사모님보다도 우선하고 있는 연구. 그 연구의 정체와 목적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게 제 임무죠."

"그게 뭔지 저도 알고 싶네요."


주동화는 이륙하는 헬리콥터의 창밖을 바라보며 말했다. 갑자기 바뀌어버린 상황은 정신이 없었다.


3일간 집에 갇혀 있으면서 멈추어 있던 것 같던 시간이, 그동안의 지체를 만회하기라도 하려는 듯 무서운 속도로 흐르기 시작했다.



***



헬기에서 내리니 주동화는 정말 외국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보이는 것은 온통 한자와 영어 뿐이고 들리는 것은 중국어 뿐이이었다.


주동화는 해외여행은커녕 제주도 가본 적이 없었다. 비행기도 타본 적 없는데 헬리콥터로 바다를 건넜다.


낯설기만 한 상황에 주동화는 임이섭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주, 주임님. 이제 어디로 가죠?"

"여기에서 40분 정도 택시로 가야 해요."


임이섭은 바로 도로로 걸어 나가 택시를 잡았다.


택시를 잡아탄 임이섭은 유창한 중국어로 목적지를 말했다. 그 모습에 주동화가 어이없던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바이오 연구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어떻게 중국어도 말할 줄 아는 건지.


그것도 그렇고, 임이섭의 말대로 주동화는 여권 없이 중국 땅을 밟는 것에 성공했다. 대체 그 마스터란 사람들이 뭐길래 국경을 넘는 외국인을 패스시킨다는 말인가.


영공을 감시하는 사람이 협조한 건지, 아예 정부 차원에서 통과시키라고 한 건지, 궁금한 게 너무 많았지만 택시 안에서 물어볼 만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주동화는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을 물었다.


"어머니가 어디에 계신 거예요?"

"공사 중인 건물에요."

"공사 중인데 우리가 들어갈 수 있어요?"

"쉽지 않겠지만 노력해 봐야죠."

"사정을 말하고 들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어려울 거예요. 노바 그룹 소유 건물이거든요."

"예? 노바요?"


노바 그룹이 연관이 되어 있다니. 놀라는 주동화에게 임이섭이 말했다.


"노바 계열인 신성건설의 공사 현장입니다."


그러고보니 주동화는 전에 한규성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신성건설이 중국에 쇼핑센터 시공을 들어갔다고 했었다.


건설 중인 공사장이라면 인적도 없을 테고, 건물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노바 쪽 인력일 것이다.


"칭다오는 거리도 멀지 않아 배로 쉽게 이동할 수 있죠. 밀항을 한 것 같습니다."


임이섭이 말했다. 국내는 아니지만 가기 어렵지 않고, 확실한 은신처가 있는 곳.


주동화는 노바 그룹이 계획적으로 어머니에게 접근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규성의 말대로 노바가 정전 사건 때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면, 다음으로 취할 액션은 위협뿐이다.



***



그러나 두 사람을 태운 택시가 멈춘 곳은 높은 빌딩이 서 있는 번화가였다. 공사 현장이라기에 조금 외지고 음산한 느낌일 줄 알았는데 이곳은 너무 밝고 사람들도 많았다.


택시에서 내린 주동화는 임이섭에게 물었다.


"공사장이라면서요?"


이에 임이섭이 손을 들어 전방을 가리켰다. 손가락 끝이 가리킨 곳은 도시 한복판에 불쑥 솟아있는 초고층 건물이었다.


공사 중인 건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니 건물 주위에 크레인이 돌아다니는 것이 보였다. 완공 직전의 빌딩이다. 저 정도 규모라면 신성건설의 건물이 틀림없었다.


어머니가 있는 곳을 눈앞에 마주하니 주동화는 마음이 급해졌다. 점점 걸음이 빨라져 거의 달리기 직전까지 속도가 붙자, 임이섭이 팔을 붙잡았다.


"잠깐만요. 뛰어서는 안 돼요. 눈에 띄어요."

"왜요?"

"어디에든 있어요. 카메라가."

"카메라요?"

"중국은 세계 최고의 안면인식 기술을 갖고 있죠."

"안면인식?"

"그 기술이 왜 중국에서 유달리 발달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중국 정부가 상대하기 만만치 않다는 뜻이에요."

"저희는 중국 정부랑 싸우는 게 아니잖아요. 상대는 노바..."


임이섭은 황급히 주동화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칭다오 도심 한복판에 한국 기업이 저 정도 높이의 건물을 쌓아 올리고 있어요. 그게 어떻게 가능할 것 같아요? 중국 정부와 손잡지 않으면 불가능한 사업이에요."


임이섭은 중국 정부를 견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동화는 그럴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갔다. 왜냐하면 이미 중국 정부의 눈을 피해 여권 없이 입국을 하지 않았나.


하지만 임이섭은 신중해야 한다며 주동화를 단속시켰다.


"마스터들이 뒤를 봐주고 있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눈에 띄는 행동을 안 하는 게 좋아요."


그 말에 주동화는 임이섭이 틸엘에서 아무런 의심도 받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게 행동했던 것이 떠올랐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람처럼, 그 어떤 이상 행동 없이, 평범하기 짝이 없는 모습으로 녹아있는 것. 임이섭은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걸어서 건설 현장까지 이동했다. 도착해서 자세히 보니 벽면 유리까지 거의 다 설치가 되어 건물 내부가 보이지 않았다. 안에 사람을 두고 은폐하기에 적합해 보였다.


그러나 공사 중인 빌딩이라고 하기엔 대낮인데 인부가 한 명뿐이었다.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한 주동화가 출입구를 찾으려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갑자기 임이섭이 아무렇지도 않게 현장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한 명뿐인 그 인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아닌가. 그러고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돌아오는 임이섭에게 주동화가 말했다.


"뭐, 뭐 하고 온 거예요?"

"멋진 건물을 짓는다고 칭찬하고 하루에 몇 시간이나 일하냐고 물어봤어요."

"미쳤어요? 너무 티 나는 행동이잖아요!"

"중국인들에겐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아까는 저한테 눈에 띄니까 뛰지 말라고 해 놓고!"

"거리를 뛰어다니는 건 중국에서 이상한 일이니까요."


당당한 임이섭의 태도에 주동화는 더 이상 따져 묻는 것을 관두고 물었다.


"그래서, 저 사람이 뭐라고 했어요?"

"지금은 공사를 쉬고 있대요. 매일 점검표만 작성하고 있다네요."

"정말요?"

"네, 아마 사모님 때문에 공사를 진행 시키기 어려운 거겠죠. 저 사람이 일을 끝내고 갈 때까지 어디 가서 밥이라도 먹읍시다."


그러나 주동화는 밥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머니가 저 안에 있는데 밥이고 뭐고 빨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한 명이라고 해도 관계자가 돌아다니고 있고, 외국인인 그가 들어갔다간 신고당할 것이 뻔했다.


그걸 알면서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저 안에 어머니가 안전하게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 있다면, 그렇다면 조금은 마음이 놓일 텐데.


그때 엘 글래스가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전파 카메라로 본다면 건물 안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동화는 글래스를 끼고 전파 모드로 설정했다.


"안경? 동화씨 눈이 안 좋아요?"

"있어 봐요."


주동화는 임이섭이 묻는 말은 무시하고 건물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아까 인부의 말처럼 건물은 텅 비어 있었다. 인간의 반응이 감지되지 않는다.


그런데 한 층 한 층 위로 올라가서 20층 정도일까. 사람이 돌아다니는 것이 감지되었다. 세 명이 돌아다니고, 한쪽에 멈추어서 움직이지 않는 한 명이 있었다.


글래스의 방향을 움직임이 없는 사람에게로 집중했더니,


‘여성, 50대 중반 추정.’


눈앞에 문구가 떴다. 사옥 정전 사건 때 보았던 정보와 일치한다. 주동화는 어머니가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생체 반응도 별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겨우 마음을 놓은 그때,


"동화야!"


엘 글래스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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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아버지의 비밀 (1) 21.07.16 703 1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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