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r.who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히어로즈(Heroes)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일반소설

완결

라끌리에
작품등록일 :
2015.01.04 23:44
최근연재일 :
2015.01.27 20:0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3,392
추천수 :
229
글자수 :
348,419

작성
15.01.13 19:37
조회
423
추천
2
글자
14쪽

9. 은폐와 무지

DUMMY

이른 아침인데도 마을 사람들은 저마다 음식과 전등을 차리고 다느라 정신이 없었다. 오늘이 무슨 날이냐고? 사실 그건 나도 모른다. 국가가 지정한 공휴일이라는 것만 아는데 왜 이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건지. 무슨 축제라도 하는 건가?


사령관님께 연락을 해서 물어보니 오늘부터 모레까지 내가 지금 발령 나 있는 마을의 축제 기간이라고 하셨다. 무슨 축제인가 하면은 초대 영웅인 영웅 1호가 악당 번호제를 만든 것을 기념하는 축제란다.


“악당 번호제요? 그게 뭔데요?”


수화기 너머로의 사령관님의 표정을 볼 순 없었지만 그가 순간 움찔하는 것이 전화선을 타고 그대로 느껴졌다. 왜 그러시지? 내가 괜한 것을 물어 본건가. 그는 한참동안 대답을 해주지 않더니 그저 간단하게 악당들의 전용 출생 신고라고만 언급했다. 나는 그제야 머릿속에서 흩어져 있던 조각들이 맞춰지는 기분이 들었다.


레치드의 번호와 월렛의 번호는 모두 출생 신고였구나. 그래서 레치드가 자신은 악당이라고 그 난리를 쳤던 것이다. 정말 이상한 놈일세, 번호가 출생신고인 거라면 내가 들고 다니는 신분증과 별 다를 게 없을 텐데 말이야.

악당 전용 번호를 찍었다고 해서, 꼭 악당 짓을 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건 단순히 개인 의지에 따른 것이지 운명 탓을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사령관님께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어쨌든 오늘이 축제날이란 말이지. 나는 몸을 풀 듯 손목과 고개를 돌리곤 기지개를 켰다. 아무리 노는 날이라지만 스물 네 시간 근무하는 영웅에게 공휴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밤에 잠자다가도 사건이 터지면 꼼짝없이 불려나가야 하는 게 우리인데. 은퇴하는 그 날까지 말이야! 끔찍하다, 정말. 일부러 꿈도 희망도 없는 미래를 예측해봤자 좋을 건 없었기에 나는 그런 생각을 멈췄다. 아직까진 명령이 들어오진 않았으니 밖에라도 나가 볼까? 물론 재미있게 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음식 쪼가리들은 집어먹을 수 있겠지.


저녁이 될 때까지 딱히 출격 지령 같은 것은 들어오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도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보니 이렇다 할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해가 지자 알록달록한 전등들은 별처럼 거리를 수놓았다. 그와 어우러져, 상인들의 가게 홍보 소리가 저녁 하늘을 둥글게 울렸다.

언젠가 악당의 소굴에서도 보았지만 그것보단 활기를 띄는 주홍빛 등불들은 노점상마다 하나씩 딸려 있었다. 그저 돌아다니기만 했는데도 그들의 열기가 모두 전달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화기애애한 상태에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게, 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아 방심해 있을 때에 악당들이 습격을 해 오기 때문이었다. 뭐, 그저 일반적인 통념일 수도 있겠지만 예방 차원에서 기민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이었다.


“찾았다!”


주변을 대강 훑어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등짝을 세게 내리쳤다. 엄살 아니고, 진짜 아파 죽겠다고! 이 강도와 타격감을 봐선 그 무례한 행동의 주인공은 내가 아는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실비엔! 으악! 지갑 안 잃어버리고 잘 가지고 있어……가 아니라, 너 여긴 어떻게 온 거야?”


급히 뒤를 돌아보니 그곳에 실비엔과 라일리 선배가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갑작스러운 방문에 깜짝 놀라서 그들에게 손찌검을 해댔다. 실비엔이 팔짱을 끼곤 나를 바라보았다.


“쉬는 날이 길래 놀러 왔지. 라일리 언니에게 물어봤더니 오늘이 이웃 마을 축제날이라지 뭐야?”

“네가 라일리 선배를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몇 주 전에 너 어디 있는지 알아내려고 카이닌하고 본부로 갔을 때 친해졌지. 카이닌도 오려고 했는데 일이 있다고 못 오고, 나하고 라일리 언니만 오게 되었어.”


나는 실비엔의 설명을 들으며 라일리 선배를 바라보았다. 선배는 안보는 사이에 왠지 모르게 초췌해진 느낌이었다. 본인 말로는 술을 거나하게 마셔서 그렇다는데, 즐거워서 마신 것이 아니라는 걸 얼굴에 가득 낀 수심이 말해주고 있었다.


“사령관님께서 공휴일인데도 일거리를 잔뜩 주셔서 그런 거죠? 빨리 얼굴 피세요. 이 마을은 축제 기간이니 지금은 신나게 놀아야죠. 일거리들은 그만 잊으시고.”


내가 이래저래 격려해 봤지만 라일리 선배는 무거운 한숨만 내놓을 뿐이었다.


“일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야. 카이닌 때문에 그래.”


그녀의 충격적 발언에 나도 놀라고 실비엔도 놀랐다. 그게 무슨 소리지? 라일리 선배가 말하길, 카이닌 녀석이 요즘 말썽을 피워서 조만간 본부가 떠들썩하게 생겼다고 한다. 카이닌과 말썽이라니, 심하게 이질적인 두 단어를 분명 그녀는 붙여서 말하고 있었다. 무뚝뚝하고 재미없도록 진지한 애가 웬일이지? 약을 잘못 먹었나?



라일리 선배는 우릴 데리고 포장마차에 들어가서도 계속해서 과음을 해댔다. 나와 실비엔은 이제 성인인데도 불구하고 같이 잔을 들 엄두를 못 냈다. 그럴 분위가 아니었다. 그녀가 괴롭게 신음하듯 내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머빈, 악당을 때리는 게 그렇게 잘못된 일일까. 난 잘 모르겠어.”

“어…… 아주 좋은 일은 아니지만, 말로 해도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악당들이 원하는 건 대부분 세상의 종말이니까요. 갱생하도록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죠.”


실비엔도 맞장구를 치며 끼어들었다.


“맞아요. 악동들한테 아무리 타일러봤자 제 멋대로 구는 것 처럼요.”

“극단적인 방법인데도?”


라일리 선배가 고개를 내저었다.


“영웅들의 가장 큰 임무는 악당을 멸하는 것보단 생명을 구하는 일이에요. 악당들이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한다면 저희도 어쩔 수 없이 최후의 수단을 쓰게 되는 거고요. 그런 게 바로 우리 영웅들의 존재 이유가 아니겠어요?”

“그래?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어…….”


내가 또박또박 그녀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했지만 그녀는 매혹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머리만 옆으로 흔들어댔다. 내가 되물었지만 그녀는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대……’라는 말만 연신 중얼거리기 바빴다. 그 소리는 점차 작아지더니 끝내 그녀는 식탁에 이마를 대고 잠을 자기 시작했다. 이 사람 취하셨구만.


할 수 없이 나는 라일리 선배를 업곤 실비엔과 그녀가 묶는 여관까지 데려다 주어야만 했다. 여기저기서 즐거운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얼굴이 붉게 상기된 사람들도 거리에 즐비했다. 이 선배는 뭐 하러 그렇게 많이 마셔서는 축제도 즐기질 못하는지. 얼마간 시끄러운 거리를 배경음으로 나와 실비엔은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걷기만 했다. 제일 먼저 작은 정적을 깬 것은 나였다.


“요즘 레치드는 뭐 해?”

“레치드? 그 검은 가면 쓴 악당? 요즘엔 카이닌이랑 라일리 언니를 포함한 다섯 명의 영웅들에게 줄기차게 당하고만 살아. 너 떠나기 전이랑 전술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던데, 이기려면 애 좀 먹어야 될 걸. 하지만 지기 싫어하는 건 여전해. 패배를 모르거든.”

“하기야 그 성격 어디 가겠어.”


우리는 레치드의 근황을 주고받곤 즐겁게 웃어댔다. 이번엔 실비엔이 내게 물어왔다.


“머빈, 너는? 너는 요즘 뭐해?”


나야 뭐 별 다를 거 있겠어. 나는 이것저것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말하고 나니 악당을 잡는 것과 시민들을 구출한 것 외에는 별로 한 일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실비엔은 내가 해온 일들을 듣더니 혀를 내둘렀다.


“그걸 다 한다고? 힘들어서 어떻게 살아? 몸 좀 아껴 이 일벌레야.”

“너 지금 날 걱정해주는 거냐? 감동인데.”

“뭐, 뭐라고! 내가 언제! 누가 너 따위를 걱정해준대?”


실비엔은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씩씩대며 주먹을 휘둘렀다. 잠깐! 나 라일리 선배 업고 있거든! 함부로 때리면 안 될걸?


나는 실비엔에게 혀를 쏙 내밀고 열심히 여관을 향해 달렸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여관에는 축제 기간이라 이미 손님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개중에는 불청객도 있었다.

그러나 그 불량한 무리들이 그다지 작질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게다가 그들의 행색 또한 내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영웅들과 악당들이 왜 여기에 모여 있는 거지?”


실비엔이 목소리를 낮추곤 내게 중얼거렸다. 영웅들은 유명하지 않은 하급 영웅들이었는지 하나같이 내가 모르는 얼굴들 투성이였지만, 악당들은 아니었다.

그 무리들 중 한 명의 악당은, 심지어 나랑 카이닌과 원수 척진 사이었다. 집을 빼앗긴 사연이 있는 그 악당의 얼굴에 나 있는 상처는 여전했다. 집이 폭삭 무너져버린 설움 또한 아마 절대로 지워지지 않으리라. 영웅들이 악당들을 먼저 엄하게 꾸짖었다.


“교활하기 짝이 없는 악의 무리들아, 대체 여관 뒷골목에 모여서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것이지?”


영웅들이 암만 조롱의 말을 섞어서 추궁해 봤자 악당들은 입을 조개처럼 다문 채 묵비권을 행사했다. 한 영웅이 조사를 해야겠다며 흉터 있는 악당의 팔을 잡았다. 그런 그를 한 안경잡이 악당이 제지했다.


“우린 그저 모여서 안부 인사를 나눴던 것뿐입니다. 댁들이 즐거운 날에 이러지 마시지요.”

“거짓말 마라! 그럼 왜 하필 그런 차림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던 거야!”

“황급하게 이웃 마을로 쫓겨 왔기 때문에 여벌의 옷이 없었습니다. 목소리를 낮추고 이걸 좀 놓으시지요. 우린 당신들과 괜히 마찰을 빚고 싶지 않습니다.”


그 용감한 악당은 안경을 고쳐 쓰며, 불같이 화를 내는 영웅들에게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영웅이 마지못해 흉터 있는 악당을 놓자, 그 악당은 콧방귀를 뀌며 여관 밖으로 나가버렸다. 그를 따라 다른 악당들도 딴소리 않고 얌전히 물러났다.


보아하니 여관 뒷골목에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여관까지 순찰 영웅들에게 잡혀 들어온 모양이었다. 그러기에 거리에서 당당하게 나눌 것이지 왜 굳이 은밀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하긴 폼에 살고 폼에 죽는 녀석들이니 뭔들 못하겠어.

나는 어깨를 으쓱하곤 라일리 선배를 고쳐 업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어……. 라일리 선배가 다시금 잠꼬대를 하듯 중얼거렸다.



떠들썩했던 축제가 끝났음에도 악당들이 내뿜는 흉흉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여관에서 마주쳤던 악당 무리들은 점차 물에 불린 바질 씨앗처럼 불어났고, 조금만 거리가 어두워져도 이곳저곳에서 가면을 쓴 악당들을 목격했다는 이들이 속출했다.

영웅들과 민간인간의 축제가 끝났으니 이젠 악당들의 축제라도 열 심산인가? 나는 그렇게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애썼지만 그러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험악했다. 밤거리를 걸어가기만 해도 뒤에서 악당들이 나를 증오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 등골이 다 오싹했다.


본부에서는 급증한 악당들의 동태를 살피라고 우리 영웅들을 이 마을 이곳저곳에 파견했다. 나도 물론 밤샘 근무를 해서 밤낮이 점차 바뀌고 있는 중이었다. 진짜 악당들 때문에 못 살겠다. 그래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사건이 터지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참으로 다행이었다.



“오빠! 잘 지냈어?”


수화기 너머로 플로라가 맹랑하게 소리쳐왔다. 아버지 바꿔 달라니까 몇 분째 잡담만 늘어놓고 있는 중이었다. 이러다가 통화료 왕창 나가겠다. 집전화긴 하지만.


“아 참, 오빠. 그 소식 들었어? 마인드 리더가 진짜 후크 선장이 되었어! 카이닌 오빠 때문이라던데.”

“뭐라고?”


이건 또 무슨 황당한 소리지? 나는 카이닌의 이름이 언급되자마자 다급하게 되물었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로 투닥대는 시끄러운 소리가 몇 차례 들려오더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아버지로 교체되었다.


“머빈, 거기 머빈이니? 잘 듣거라. 요즘 가면 쓴 악당들이 많이 보이질 않니?”

“네, 맞아요. 그쪽 마을 상황도 그런가요?”

“아니, 요즘에는 특정 악당들만 계속해서 출현하고 다른 악당들은 도통 보이질 않더구나. 사령관님께 연락을 드려 봤더니 우리 마을에 있던 악당들이 대부분 네가 있는 곳으로 몰려간 모양이야.”


그래서 이 마을 분위기가 그랬던 거였군! 나는 아버지의 심각한 목소리를 들으며 몸서리를 쳤다. 언젠가 한번 크게 터질 것이니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된다는 말이 아닌가. 하지만 나는 태연한 척 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걱정 마세요. 설마 별 일이 있겠어요. 충분히 진압 가능한 사건이겠죠. 저번 시위도 그랬잖아요.”

“이 일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길 게 아니야. 조만간 사령관님께서 점검하는 차원에서 그 마을에 가실 거란다. 난 이만 일이 있어서 가봐야 겠구나. 너를 믿는다. 이만 끊으마. 사랑한다, 머빈.”


아버지께서 통화를 끊으려고 하자 나는 그제야 카이닌에 대해 묻는다는 걸 기억해냈다. 라일리 선배가 왔을 때부터 불안해했었는데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왜 진즉에 물어보지 않았던 건지! 카이닌은요? 카이닌은 잘 지내요? 내가 재빨리 소리쳐 보았지만 이미 통화가 끊어진 뒤였다.


고요한 방안에는 통화 종료를 알리는 신호음 소리만 불안하게 울려 퍼졌다.


작가의말

9화 끝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히어로즈(Heroes)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2 P. 여는 이야기(악당 이야기) 15.01.14 439 2 4쪽
21 E. 닫는 이야기(황혼에 머무는 자) 15.01.14 330 2 7쪽
20 11. 혁명 혹은 반란 15.01.14 419 3 8쪽
19 10. 배반자 15.01.13 472 3 12쪽
» 9. 은폐와 무지 15.01.13 423 2 14쪽
17 8. 지갑-(2) 15.01.12 505 2 9쪽
16 8. 지갑-(1) 15.01.12 426 3 13쪽
15 7. 잠입-(2) 15.01.11 408 3 10쪽
14 7. 잠입-(1) 15.01.11 582 3 10쪽
13 6. 툰드라-(2) 15.01.10 575 3 12쪽
12 6. 툰드라-(1) 15.01.10 479 3 19쪽
11 5. 레치드!-(2) 15.01.09 359 3 15쪽
10 5. 레치드!-(1) 15.01.09 478 3 11쪽
9 4. 구출과 구애-(2) 15.01.08 377 3 10쪽
8 4. 구출과 구애-(1) 15.01.08 666 6 10쪽
7 3. 마인드 리더-(2) 15.01.07 361 5 10쪽
6 3. 마인드 리더-(1) 15.01.07 661 9 16쪽
5 2. 영웅의 임무-(2) 15.01.06 858 11 13쪽
4 2. 영웅의 임무-(1) 15.01.06 1,151 11 11쪽
3 1. 경찰차-(2) +1 15.01.05 1,188 26 14쪽
2 1. 경찰차-(1) +1 15.01.05 2,482 22 15쪽
1 P. 여는 이야기(영웅 이야기) +2 15.01.05 3,623 4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