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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who작가 님의 서재입니다.

히어로즈(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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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끌리에
작품등록일 :
2015.01.04 23:44
최근연재일 :
2015.01.27 20:0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3,405
추천수 :
229
글자수 :
348,419

작성
15.01.08 19:06
조회
666
추천
6
글자
10쪽

4. 구출과 구애-(1)

DUMMY

사랑을 하면 사람이 아름다워진다고 했던가? 아니 일방적인 사랑이면은 사랑하는 사람만 아름다워 지는 건가?

아무튼. 아, 내가 이런 징그러운 소리를 하는 이유는 참으로 기괴하고도 신비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바로 이 머빈님께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다. 상대가 실비엔이냐고? 천만의 말씀, 그 괴팍한 애가 뭐가 좋다고! 걔는 그냥 좋은 친구일 뿐이야!


모든 사건은 내가 일요일 오후, 할 일이 없어 본부에 놀러갔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날, 카이닌은 검술 수련을 한다고 수련장에 눌러앉아 버렸고 플로라는 부모님과 외출을 했었다.

심심해져서 집구석에서 이리저리 뒹굴 거리던 나는, 본부에 가보면 어떨까라는 참으로 직업병에 걸렸을 법한 생각을 했다. 내 기특한 생각에 하늘이 감동이라도 한 걸까? 본부에서 우연적이게도 그 운명의 여학생을 만난 것이다.


정보부에서 서류 정리라도 할까하고 문을 열었더니 이미 정보부에는 두 사람이 와 있었다. 한 명은 라일리 선배인데 다른 한 명은 처음 보는 여학생이었던 것이다. 그 둘이서 웃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여학생이 정말 내 두 손을 걸고 장담하건데, 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그 어떤 여자애들보다 예뻤던 것이다. 이건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진짜다!


나보다 한두 살 남짓 어려보이는 그 여자애는 하늘빛에 가까운 백발을 구불구불 허리까지 늘어뜨리곤, 파한 쪽빛 눈을 하고 있었다.

내가 입을 헤벌린 채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자, 라일리 선배가 나에 대해서 그녀에게 소개해 주었다. 요즘 잘나가는 영웅인 경찰차 콤비 중 화이트야. 히어로 화이트. 그 여자애가 나를 보더니 예의바르게 허리를 굽히고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엔젤라라고 해요.”

“어, 어? 아, 안녕? 난 마빈, 아니, 머빈 화이트라고 해.”


나 진짜 왜 이러냐! 내가 땀을 뻘뻘 흘리며 꽤나 웃음거리가 될 만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행히도 엔젤라는 비웃다거나 이러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얌전히 의자에 손을 모으고 앉아 있었다. 어쩜 저리도 천사 같을까!

이름도 엔젤라, 딱 천사네 천사야. 그런데, 엔젤라는 민간인이 아닌가? 일반인이 쉽게 본부에 들어올 순 없었을 텐데? 내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짓자, 라일리 선배가 엔젤라의 아버지께서 영웅이라고 말해 주었다. 아, 그러면 그럴 만도 하지. 영웅의 친족은 일반인들보단 꽤나 간단한 수속을 거쳐서 본부에 방문할 수 있으니 말이다.


엔젤라는 안타깝게도 이 마을에 있는 유일한 고등학교인 우리 학교의 학생이 아니었다. 그녀의 아버지께서 집에서 신주단지 모시듯 모셔두고 금이야 옥이야 기르기 때문에 학교에 가는 대신 집에서 과외 선생님을 들인단다.


사교육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주변에 지인이나 친구도 없이 외로이 살아왔던 걸 보면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자만으로 들릴 순 있겠지만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인관관계도 학업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아버지가 딸에게 위험한 바깥세상의 물이 튀기는 것을 원치 않아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공주처럼 가두고 키우는 것이 자식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지 못하고 말이다.


“엔젤라는, 주말마다 가끔 본부에 와서 내 일을 도와주곤 하는 고마운 애야. 덕분에 내가 주말에까지 서류더미에 파묻히지 않고 빛을 볼 수 있지. 고맙다, 엔젤라.”

“아뇨. 저도 퍼플 영웅님과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운 걸요.”


그렇게 별 특별할 것 없는 일상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라일리 선배가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다가 작은 탄성을 내질렀다.


“이런 어쩌지. 스테이플러 심이 다 떨어졌네…….”

“아, 제가 사올게요. 여기서 문구점까진 아주 가까워요.”


엔젤라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나까지 덩달아서 일어나게 되었다. 물론 의식하고 일어난 것은 아니었지만은. 라일리 선배가 나를 돌아보았다.


“머빈도 같이 갔다 올래? 엔젤라 혼자 보내기엔 위험하잖아.”


고작 요 앞 갔다 오는 게 위험할……이 아니라 감사합니다. 당장 다녀옵죠!


엔젤라는 걸음걸이마저도 조신해 보였다. 발을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바람에 살랑이는 머릿결 하고는! 나는 엔젤라 때문에 앞을 보지 않고 걷다가 딴 데로 샐 뻔한 것은 물론이고 몇 번은 전봇대에 박을 뻔했다. 으, 이런 걸 두고 위험한 여자라고 하는 거구나.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더는 한눈을 팔지 않을 수가 있게 되었다. 아니, 팔아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지. 엔젤라가 난데없이 튀어나온 어느 악당에게 인질로 잡히고 말았으니까. 저 자식 뭐야! 내가 변신이고 뭐고 그 악당의 뒷덜미를 잡아채서 바닥에 눕히려고 했을 때였다.

엔젤라를 인질로 잡은 그 악당이 엔젤라의 모습을 확인하더니 지레 겁을 먹고는, 쪽빛 눈이니 뭐니 중얼거리다가 냅다 도망치는 것이 아닌가.


“엔젤라! 괜찮아? 야, 너 거기! 그래, 도망가는 너! 이리로 와 봐.”


나는 놀란 엔젤라를 진정시키며 도망가던 악당을 잡아 세웠다. 그 악당은 길바닥에서 무릎을 꿇더니 파리처럼 싹싹 빌었다.


“죄, 죄송합니다. 정말로 따님인 줄 모르고 그런 거예요. 돈이 정말 급하게 필요해서…… 제발 그 자에게 말하지만 말아 주십쇼.”

“절 괴물 보듯이 하지 마세요. 전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요.”


엔젤라는 자꾸만 그 악당이 그녀를 무섭다는 듯이 쳐다보자 정색하며 화를 냈다. 그나저나, 따님? 그 자? 이 악당은 또 무슨 헛소리야. 그냥 미친놈인가? 나는 그 악당을 내려다보며 팔짱을 꼈다.


“무릎 꿇고 손 들으면 용서해 주지. 내가 돌아올 때까지 말이야. 도망가면 네가 무서워하는 ‘그 자’에게 모두 일러줄 거다?”


그 자가 누군지는 나도 잘은 모르겠으나 효과는 만점이었다. 그는 머리가 나갈 것처럼 위아래로 흔들어대더니 바로 기합 받는 자세를 취했다. 그 자가 대체 누구기에 저렇게까지 무서워하는 거지? 혹시 세계 최고의 악당 뭐 이런 거 아냐?

아, 아니지. 악당이 무서워하는 거라면 세계 최고의 영웅이란 소리가 되겠다. 그럼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영웅들 중 하나겠지.



나는 그리하여 일요일마다 본부에 찾아가게 되었다. 엔젤라는 어떨 때는 본부에 라일리를 보러 찾아오는 때도 있었지만 어떨 때는 얼굴을 내비치지 않는 때도 있었다. 그녀의 집에 찾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은 그건 예의가 아닐뿐더러 난, 그녀가 어디쯤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라일리 선배도 모르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기념사진이라도 한 장 있다면 매일 엔젤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머빈.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구나?”


학교에서 허공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는데, 실비엔이 말을 걸어왔다. 나는 눈을 한번 데룩 굴리고는 팔 안에 머리를 묻어 버렸다.


“아니거든.”

“아니긴 뭐가 아니야. 여자들은 다 아는 법이라고, 누가 사랑에 빠졌는지. 누가 누구를 좋아하고 있는지.”


자기가 무슨 산타클로스라도 되는 줄 아나봐. 내가 비아냥거리며 대꾸했다.


“너는 아니니까 걱정 마셔.”

“뭐? 피차일반이야! 누가 너 같은 걸 좋아하냐…… 아, 미안해.”

“아니야. 사실인걸 뭐. 엔젤라는 나를 좋아하지 않아.”


갑자기 내가 침울해지자 실비엔이 어쩔 줄 몰라 했다. 하지만 사실이었다. 몇 번을 엔젤라를 만나면서 느껴온 건데, 엔젤라는 나를 매우 불편하게 여기고 있었다. 나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그 불편함은 점점 시큰둥함으로 바뀌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의 앞에서는 실수도 줄이고 바른 말만 하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해봤지만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점점 더 악화되어가기만 했다. 뭐가 잘못된 걸까? 나로서는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었다. 엔젤라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면 될 일이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자존심보다는 용기가 그렇게 하도록 나를 놔두질 않았다.


“엔젤라? 엔젤라가 대체 누군데? 우리 학교 애야?”

“아니, 엔젤라는 학교를 다니지 않아.”

“뭐라고? 너 대체 몇 살을 좋아하고 있는 거야!”


실비엔이 경멸스럽다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야! 그건 오해야! 엔젤라는 학교도 안 가는 코흘리개들이 아니란 말이야! 우리보다 고작 한 살 어린데, 사정이 있어서 집에서 교육받는 거라고!


“아무튼 이걸 어째! 네가 몇 살을 좋아하든, 난 연애 상담은 해줄 수 없는걸. 나도 너랑 같은 처지거든.”


실비엔이 한숨을 내쉬며 턱을 괴었다. 넌 그래도 나보단 낫잖아? 매일 볼 수도 있는데다가 집까지 아는 사이잖아. 소꿉친구라 속마음도 더 잘 알 테고. 이러한 푸념을 나는 그저 속으로만 삼켰다. 말해봤자 엔젤라의 속마음이 술술 나오는 것도 아닐 텐데.


내가 계속 의기소침해있자 실비엔이 뭔가 생각났는지 손뼉을 마주치며 한 가지 제안을 꺼냈다.


“그러면 엔젤라에게 한번 만나자고 해봐. 날을 잡아서 말이야. 그러면 좀 더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엔젤라가 너에 대해서 오해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


실비엔의 말대로 한다면 결과는 딱 두 가지다. 오해가 풀려서 엔젤라랑 행복하게 잘 되거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져서 다시는 볼 수 없는 껄끄러운 사이가 되거나. 나로서는 후자의 가능성이 더 커 보였지만 전자에 편린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일이었다.


작가의말

으...재미 없네요

제가 봐도요;;

빨리 1부 끝내고 2부 들고오고 싶은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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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P. 여는 이야기(악당 이야기) 15.01.14 439 2 4쪽
21 E. 닫는 이야기(황혼에 머무는 자) 15.01.14 330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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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 은폐와 무지 15.01.13 424 2 14쪽
17 8. 지갑-(2) 15.01.12 506 2 9쪽
16 8. 지갑-(1) 15.01.12 426 3 13쪽
15 7. 잠입-(2) 15.01.11 408 3 10쪽
14 7. 잠입-(1) 15.01.11 583 3 10쪽
13 6. 툰드라-(2) 15.01.10 575 3 12쪽
12 6. 툰드라-(1) 15.01.10 479 3 19쪽
11 5. 레치드!-(2) 15.01.09 359 3 15쪽
10 5. 레치드!-(1) 15.01.09 478 3 11쪽
9 4. 구출과 구애-(2) 15.01.08 378 3 10쪽
» 4. 구출과 구애-(1) 15.01.08 667 6 10쪽
7 3. 마인드 리더-(2) 15.01.07 361 5 10쪽
6 3. 마인드 리더-(1) 15.01.07 661 9 16쪽
5 2. 영웅의 임무-(2) 15.01.06 858 11 13쪽
4 2. 영웅의 임무-(1) 15.01.06 1,151 11 11쪽
3 1. 경찰차-(2) +1 15.01.05 1,189 26 14쪽
2 1. 경찰차-(1) +1 15.01.05 2,483 22 15쪽
1 P. 여는 이야기(영웅 이야기) +2 15.01.05 3,624 4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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