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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Hero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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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라끌리에
작품등록일 :
2015.01.04 23:44
최근연재일 :
2015.01.27 20:07
연재수 :
52 회
조회수 :
33,407
추천수 :
229
글자수 :
348,419

작성
15.01.07 19:10
조회
661
추천
9
글자
16쪽

3. 마인드 리더-(1)

DUMMY

“빨리 빨리 좀 와라. 그렇게 느려 터져서 니들이 어디 영웅이라고 할 수나 있겠어?”


겨우 일분 늦은 것 가지고 저 난리이다, 저 악당은! 처음엔 마음을 읽는 악당, 마인드 리더니 무엇이니 해서 잔뜩 긴장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저 악당을 딱 두 마디로 정의내릴 수가 있었다. 입만, 살았다!


그렇다고 마인드 리더가 지금껏 나와 카이닌이 상대해왔던 악당들보다 수준이나 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내가 보아왔던 그 어떤 악당보다 고도의 작전구사력과 능란한 화술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다른 악당들이 휴대하기 쉽고 불시에 기습하기 좋은 단도를 가지고 있다면 마인드 리더는 아주 당당하게도 장검을 들고 설쳤다. 그러나 검술 영재인 카이닌과 백중지세로 싸우는 것을 보면 실력도 없으면서 겉멋으로 들고 다니는 것은 또 아니었다.


한 가지 거슬리는 점은, 저 악당이 무엇을 목적으로 저러는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보통 악당들은 나쁜 짓을 일삼으며 세계를 정복하겠다거나 현금이나 물건을 요구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마인드 리더는 무얼 원하기에 저리 악한 짓에 열심인지 도무지 우리는 물론 다른 영웅들도 알 수가 없었다.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지만, 내가 보기엔 저 악당은 심심해서 그러는 것만 같았다. 그는 악당으로서 영웅과 싸우는 것을 일종의 재미있는 놀이로 여기는 듯 했다. 그러니 우리가 조금만 늦어도 저렇게 잔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아닌가!


“진짜 못 말린다니까. 넌 우리랑 싸우는 게 재미있는 건가?”


내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마인드 리더가 흥미롭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꼭 너희랑 싸우는 것만이 즐거운 것은 아니지. 배우가 달라진다고 해서 연극이 재미없는 것만은 아니잖아?”


그는 그렇게 깐죽거리고는 아무런 예고도 없이 장검을 빼들고 낮은 자세로 내게 달려왔다. 나는 급히 검을 세로로 세워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 공격을 막을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마인드 리더는 나를 공격할 것처럼 다가오다가 갑자기 내 옆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뿔싸, 옆구리라도 노리는 건가!


하지만 그가 노린 건 내가 아니라 내 옆에 방어 자세를 갖추고 있던 카이닌이었다. 무방비하게 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난데없는 기습에 카이닌의 페이스가 흐트러지고 말았다.

그는 그걸 예상하고 치고 들어온 것인지 카이닌이 반격할 틈을 주지 않고 장검을 휘둘러댔다. 그는 점점 카이닌을 내가 도움을 줄 수 없는 좁은 골목길로 몰아가고 있었다.


“멈춰! 이 이상 밀려나면 광장을 벗어나게 된다고!”


카아닌이 열심히 막아내면서 소리쳤다. 아, 그렇구나! 마인드 리더는 좁은 골목길이 아니라 군중들 사이로 그를 몰아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다치기라도 할까봐, 영웅인 카이닌은 칼을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날개 잘린 새 꼴이 되는 거지.


하지만 내가 도와주고 싶어도 저 싸움판에 끼어들다간 마인드 리더만 좋을 것이 뻔했다. 나같이 어설픈 검술로는 카이닌에게 방해가 될 것이 눈에 선했다. 나는 그 대신 다른 할 일을 택했다.


“여러분! 그렇게 서 있지 말고 피하세요! 얼른! 이쪽이에요!”


나는 황급히, 겁을 먹고 어중간하게 서 있던 구경꾼들을 돌려보내기 시작했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카이닌은 마음 놓고 싸울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저 골칫덩어리 꼬꼬마 애들! 집에 가라고 해도 더럽게 말을 안 들어요.

하도 만화 영화에서 이런 영웅과 악당간의 싸움을 많이 다루다 보니 이게 무슨 레슬링 같은 운동 종목인줄만 아는 그들이다. 당연히 이 결전이 위험하다는 자각이 전혀 없는 것은 당연지사.


“우와! 히어로 블루 이겨라! 빨리 마인드 리더의 목을 잘라버려요!”

“야, 저길 봐. 히어로 화이트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어!”


이 철없는 것들아! 지금이 그렇게 우와 거릴 때냐!라고 말하면 안 되겠지……. 최대한 아이들이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야만 했다.


“얘들아, 형들은 지금 만화 영화 촬영 중이거든? 그래서 뒤에 사람들이 있으면 안 돼요. 촬영에 방해가 되잖니.”

“와, 그럼 우리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거예요, 형? 짱이다!”

“그래, 너희도 나중에 따로따로 나오게 해 줄 테니까 일단은 집에 가 있어. 응? 착하지?”


아이들은 방송 출연 제의가 달콤하게 들려왔는지 저마다 기쁨의 비명을 지르며 와글와글 광장을 나갔다. 모든 아이들이 다 나갔다고 생각하고 한숨 돌리려던 순간, 내 눈에 저 멀리서 뛰다가 넘어져버린 한 아이가 들어왔다.

그 아이는 놀랐는지 엉엉대며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아이 바로 코앞에 카이닌과 마인드 리더의 결전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아, 안 돼! 빨리 일어나라고!


나는 필사적으로 그 꼬마에게 달려갔지만, 이미 늦었다. 마인드 리더가 카이닌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것을 알아차리곤 장검을 놓치도록 세게 쳐 버린 것이다. 당연히 카이닌의 장검은 꼬마 아이에게로 빠르게 돌진했다.


“너…… 대체 왜?”


그런데, 그 급박한 장면은 삽시간에 놀라운 장면으로 휙 바뀌어버렸다. 마인드 리더가 카이닌의 검이 가련한 아이에게 꽂혀버리기 전에 잡아 채버린 것이다. 그것도 급하게 잡느라 장검의 검 날 쪽을 잡아서, 그의 손에 날이 날카롭게 파고들어가고 있었다. 장갑도 끼지 않은 맨손이 벌어지고 까져서 빨갛게 범벅이 되어 있었다.

그는 우리가 안심 반 의심 반인 얼굴로 보고 있자 거꾸로 잡고 있던 검을 돌려서 바로잡았다.


“그러니까…… 이도류라도 해볼까 해서……. 에이씨, 이거 되게 아프네.”


그가 척 보기에도 어색한 티를 팍팍 내며 웃었다. 왠지 모르게 그 웃음에 반은 공포가 섞여 들어가 있는 것도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내 심정이 그랬고 카이닌의 심정이 그랬다.

얼마나 대형 참사가 일어날 뻔 했는가! 마인드 리더가 우리랑 저 아이를 구해준 것에 대한 의문은 그 다음 차례였다. 악당이 한낱 꼬마 아이의 목숨을 걱정했을 리는 없고. 카이닌의 검을 가지고 싶었던 걸까? 대단한 명검도 아니고 그냥 본부에서 준 평범한 검인데?


그러나 그 추측도 틀렸다는 듯 그가 순순히 카이닌의 검을 원주인에게 돌려주었다. 카이닌이 이상하다는 눈으로 마인드 리더를 쳐다보았다. 그는 도망갈 자세를 취하며 멋쩍게 이를 드러내 보였다.


“손이 이렇게 되었으니 나는 이만 퇴장해야겠지? 비겁하게 뒤에서 칠 생각은 말라고, 너희들은 내 손한테 빚진 게 있잖아? 다음에 또 놀자고.”


마인드 리더는 다친 손을 멀쩡한 손으로 감싸 쥐곤 쓸쓸하게 퇴각했다. 뭐하는 놈이야 저거. 나는 이내 마인드 리더에게서 신경을 꺼버리곤 겁을 먹고 주저앉은 아이에게 다가갔다. 어휴, 이 애한텐 어찌 설명하면 좋을까 몰라.



다행스럽게도 그 꼬마 건은 아주 간단하게 해결되었다. 그 꼬마는 촬영 중 일어날 뻔한 방송사고 쯤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사실은 아니지만, 어쨌건 무사히 넘어갔으니 다행이지, 뭐.

지금은 학교니까 쓸데없는 생각 말고 학교생활에나 집중해야지.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데 실비엔이 내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쉬는 시간마다 뭘 그렇게 생각해?”

“생각하는 게 아니라 조는 거야.”

“어제 히어로 블루 정말 멋있지 않았어? 나 지나가다가 봤는데 마인드 리더랑 검술 대결을 펼치고 있더라! 너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좋았을 걸.”


그 자리에 있어서 봉변당할 뻔 했네요! 하지만 이런 얘기를 듣는 것도 나름 영웅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다. 내가 알고 있는 비밀을 다른 사람이 못 알아채서 딴 얘기를 하는 것도 나름 고소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실비엔이 자신의 양 볼을 감싸 쥐며 조잘거렸다.


“히어로 블루는 어쩜 그리 멋있을까! 난 나중에 히어로 블루에게 시집을 갈 거야.”

“그 히어로 블루라는 사람은 널 마음에 두고 있지도 않을 걸.”

“뭐라고? 너 말 다했어?”


블루고 카이닌이고 그건 사실이잖아. 짜식, 카이닌 좋아하기는 일편단심이다. 고등학교에 열녀 학생 하나 납셨어. 그 둘이 동일인물인 것을 실비엔은 모르지만 나는 당연히 알지.


실비엔의 강력한 억지 주장으로 나랑 카이닌은 하굣길에 실비엔을 동반해서 집에 가야만 했다. 자신과 함께 집에 가면 반드시 경찰차 콤비들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실비엔의 근거 없는 믿음 때문이었다.

아, 그러세요. 그런데 이걸 어쩌죠. 우린 영원히 히어로 블루와 화이트를 볼 수 없을 텐데 말이죠. 도플갱어(doppelganger)라도 생긴다면 몰라.


내가 무의식적으로 귀걸이를 가장한 발신기를 어루만졌을 때였다. 발신기에서 갑작스럽게 신호음이 울렸고, 난 내가 무언가를 잘못 만졌나 당황했지만 그게 아니라 진짜 출격 지령이었다. 차라리 잘못 만진 거라면 더 좋았을 걸.

그놈의 마인드 리더가 이번엔 공원 쪽에 또 납셨단다. 이 자식은 왜 자꾸 우리를 못살게 구는지 도통 모르겠다, 참.


“가자, 머빈!”


카이닌도 그 신호음을 들었는지 방향을 휙 틀며 내게 손짓을 했다. 황당하게 자신을 따돌리고 가는 우리들을, 실비엔은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야! 너넨 의리도 없냐! 나도 같이 가!”

“미안하다, 실비엔! 금방 올…… 수는 없으니까 너 먼저 집에 가 있어!”


내가 손을 흔들며 쫓아오려는 실비엔을 저지했다. 실비엔은 조금 쫓아오려다가 멀뚱히 그 자리에 서 있게 되었다. 우리를 탓하지 말라고. 이게 다 마인드 리더 때문이니까!



나와 카이닌이 경찰차 콤비로서 공원에 나왔을 때는, 실비엔을 두고 온 것이 그렇게 후회가 될 수 없었다. 실비엔이, 왜 밧줄로 꽁꽁 묶여서 마인드 리더의 인질이 되어 있는 건데! 어? 마인드 리더가 킥킥대며 손바닥으로 실비엔을 가리켰다.


“그래, 이 아가씨가 너희들 여자 친구란 말이지? 잘 어울리는데? 특히 히어로 블루, 너.”

“블루요? 어머, 그런 과찬의 말씀을……”


야! 실비엔, 분위기 파악 좀 해라! 지금이 몸을 배배 꼬며 좋아할 때냐! 쟤는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장난치는 악당이라고! 그나저나, 여자 친구라니. 그 말은 실비엔이 우리와 연관이 있다는 걸 안다는 말일 테고, 그렇담 마인드 리더는 우리들의 정체를 이미 훤히 꿰뚫어보고 있다는 말이 되겠다.

이럴 수가! 그런 생각까지 미치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마인드 리더가 가면 너머의 우리들의 표정을 읽어내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어느 영웅들을 시켜서 뒷조사를 해보니 너희 신상이 딱 나오던데? 그래도 재차 확인하기 위해서 너희 멍청한 본부에 내가 이 시간대에 공원에 나타날 거라고 예고장을 보내 두었지. 난 물론 너희들의 뒤를 밟으면서 니들이 언제 공원에 가나 지켜보고 있었지. 아니나 다를까, 너흰 내가 말해놓은 시간대에 딱 맞춰서 자리를 뜨더군. 이 아가씨를 잡아온 건 순전히 덤이야.”


대체 누구야, 남의 신상을 아무에게나 탈탈 불어버리는 녀석이! 사령관님의 귀에 들어가면 그 짓은 그야말로 사퇴감이다. 하긴 마인드 리더 녀석이 협박했거나 내지는 꼬드겼겠지.

그래도 그렇게 쉽게 말해버리다니, 그 영웅 같지도 않은 자식 내 눈에 걸리기만 해봐. 실비엔이 마인드 리더에게 앙칼지게 소리쳤다.


“그게 무슨 소리야? 경찰차 콤비의 정체를 네가 알고 있단 말이야?”

“그럼 내가 영원히 저 어설픈 변장을 모를 줄 알았어? 그런데 별 거 아니야. 아가씨도 아주 잘 아는 사람이거든. 짐작 가는 애 없어? 직접 보여줄까?”


그는 여유롭게 팔짱을 끼는 척 하더니 장검을 꺼내들어 순식간에 내 얼굴에 대고 세로로 그었다. 으악! 얼굴에 피 나는 거 아니야, 이거? 그러나 천만다행으로 얼굴은 상하지 않았지만 더 큰일이 나고야 말았다. 내 가면이 두 동강이 나서 바닥에 떨어져버린 것이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내 민낯이 공개되었고 나는 허둥지둥 얼굴을 가렸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실비엔의 입은 벌써 경악으로 벌어지고 있었다.


“너…… 네가 히어로 화이트였어? 그렇담 블루는 당연히……”

“안 돼, 스톱! 거기서 더는 말하지 마!”


내가 실비엔의 입을 막으려 다급하게 소리쳤다. 아직 공원이 한적할 시간대라서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행여나 듣는 귀라도 있는 날에는…… 정말이지 생각도 하기 싫다.

영웅 생활이 종결 나는 것은 물론이고 진절머리가 나는 매스컴에 날마다 둘러싸여야 할지도 모른다.


“마인드 리더! 고작 우리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서 인질까지 잡은 거냐?”


카이닌이 짜증스럽게 물었다. 마인드 리더는 재밌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지. 오늘의 주인공은 너희들이 아니야. 바로 이 아가씨거든.”

“뭐? 나라고?”


실비엔이 몸을 들썩이며 반응을 보이자 마인드 리더가 몸을 굽히며 실비엔만 들을 수 있게 조용히 말했다.


“저 둘 중에서 네가 구출 받고 싶은 영웅을 골라. 한 놈은 멋지게 너를 구해내고 석양 너머로 돌아갈 수 있는 영광을 가질 테지만, 다른 한 놈은 내가 어딘가에 숨겨놓은 유도탄을 맞고 터져버릴 테니까. 아무리 날래도 피할 수는 없을 걸. 특별 제작한 거니까. 두 놈 다에게 살려달라고 하면 셋 다 터뜨려 드리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다 들려. 그건 내가 청력이 좋은 것도 있지만 이 귀걸이가 조작만 잘 하면 멀리 있는 소리도 곧잘 잡아내거든. 그나저나, 저 굉장히 쓸데없는 선택권은 대체 뭐야?

실비엔은 공황 상태에 빠졌고 마인드 리더는 실비엔에게서 슬그머니 멀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도 섣불리 움직여선 안 되었다. 저 자식이 자만할 만한 무기가 숨어있다는 말 아닌가? 나는 마인드 리더의 눈을 피해 몰래 카이닌과 작전을 교환했다. 이렇게 비겁하게 나오신다면 우리도 다 생각이 있거든요?


짧은 긴장이 끝나고 실비엔이 결심이 선 목소리로 외쳤다.


“한 명만 나를 구해줘! 다른 한 명은 얼른 도망쳐!”


어? 의외네. 나는 블루에게 구해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음, 그렇게 되면 내가 상처받을까봐 그런 건가? 바보 같기는.

뭐 상관은 없다. 블루는 이미 실비엔을 구하러 뛰어가고 있었다. 그렇담 나는? 당연히 마인드 리더에게 달려갔지!


“야, 인마! 너 뭐 하는 거야! 빨리 안 떨어져?”


마인드 리더가 그답지 않게 상당히 당황해하며 몸서리를 쳤다. 그럴 수밖에, 지금 내가 마인드 리더에게 붙어서 안 떨어지고 있거든. 내가 비웃었다.


“어디 한 번 유도탄을 작동시킬 수 있으면 해보시지! 그럼 너까지 피해를 볼 테니까.”


너 죽고 나 죽자! 마인드 리더는 정신없는 그 와중에도 뭐가 그리 재밌는지 입 꼬리를 비틀었다. 그리곤 돌발 상황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그가 내 머리를 자신의 가슴팍으로 끌어당기는 것 아닌가! 으악! 이게 대체 뭔 상황이야!


“멍청하게 그걸 믿다니! 유도탄은 처음부터 없었어. 너흰 속은 거라고. 그러기에 누가 남의 말을 엿들으래?”


내가 어쩔 줄 몰라 하는 순간이었다. 불현듯 목 뒤가 따끔해지더니 몸이 점점 풀리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나는 그제야 그가 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마인드 리더가 들고 있던 것은 약이 사라져버린 주사기였다. 아, 당황해하는 거 다 연기였구나. 모든 것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던 거였어!


마인드 리더가 들고 있는 저 주사기엔 독약이 들어 있었겠지? 그럼 나 이렇게 죽는 거야? 그런 생각이 미치기도 전에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버렸다. 내 이름을 부르는 실비엔과 카이닌의 목소리를 어렴풋이 들으며, 나는 그렇게 바닥에 정신을 놓고 쓰러져 버렸다.


작가의말

사탐 하느라 정신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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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9. 은폐와 무지 15.01.13 424 2 14쪽
17 8. 지갑-(2) 15.01.12 506 2 9쪽
16 8. 지갑-(1) 15.01.12 426 3 13쪽
15 7. 잠입-(2) 15.01.11 408 3 10쪽
14 7. 잠입-(1) 15.01.11 583 3 10쪽
13 6. 툰드라-(2) 15.01.10 575 3 12쪽
12 6. 툰드라-(1) 15.01.10 479 3 19쪽
11 5. 레치드!-(2) 15.01.09 359 3 15쪽
10 5. 레치드!-(1) 15.01.09 478 3 11쪽
9 4. 구출과 구애-(2) 15.01.08 378 3 10쪽
8 4. 구출과 구애-(1) 15.01.08 667 6 10쪽
7 3. 마인드 리더-(2) 15.01.07 361 5 10쪽
» 3. 마인드 리더-(1) 15.01.07 662 9 16쪽
5 2. 영웅의 임무-(2) 15.01.06 859 11 13쪽
4 2. 영웅의 임무-(1) 15.01.06 1,151 11 11쪽
3 1. 경찰차-(2) +1 15.01.05 1,189 26 14쪽
2 1. 경찰차-(1) +1 15.01.05 2,483 22 15쪽
1 P. 여는 이야기(영웅 이야기) +2 15.01.05 3,624 46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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