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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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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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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2.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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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글자
11쪽

신인 지명식 (5)

DUMMY

화들짝 놀라 펄쩍 뛰다시피 옆으로 피한 호진에게 귓가에 입김을 불어 넣었던 이은지가 따라붙었다.


“호진오빠아~”

“저.. 절루 가! 이런데서 무슨 짓이야!”

“에이.. 제가 무슨 짓을 했는데요? 뭔지 모르지만 다른데서는 해도 되는 거에요?”


할짝.


이은지는 혀를 내밀어 살짝 자신의 왼쪽 윗입술을 핥으며 호진을 바라보았다. 순간 그런 이은지를 본 호진은 살짝 마음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이은지의 색기는 확실히 점점 물이 오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주장. 이런 이은지의 장난에 휘말릴 시간이 없었다. 호진은 정색하고 다시 말했다.


“은지야. 장난은 그만하자. 원재형. 하여튼 쟤가 괜찮다는 거죠? 전 사실 별로 같은데..”

“음. 그렇지. 사종영이 왜 전진 2관문만 쓰는지는 몰라도 내가 본 경기에서는 확실히 컨트롤이 괜찮아 보였어.”

“흠.. 어차피 뽑을 사람이 없긴 한데요.. 사종영이라.. 감독님을 어떻게 설득하나...”


호진이 생각하려 할 때 이은지가 볼에 바람을 넣어 빵빵하게 부풀린 채로 다시 검지손가락 끝을 자신의 뺨에 부비며 호진의 곁으로 다가왔다.


“오빠앙...”

“너 지금 붙으면 다시 안본다.”

“키히잉...”

“귀여운 척 하지 말고!”

“뿌르르르르릇---”


이은지는 공기가 가득 든 입안에서 입술을 부르르 떨며 공기를 뿜어내는 것마저도 호진의 앞에서 애교를 부리며 귀여운 소리와 함께 뺐다. 역시나 호진은 질색하며 멀어졌고, 그런 호진에게 다시 이은지가 달라붙었다.


“아 좀! 떨어져! 원재형! 저 가보겠습니다.”

“그래.”


호진이 질색하고 이은지가 달라붙는 광경들을 바라보는 동운과 원재는 둘이 묘하게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호진은 그렇게 이은지와 투닥대며 사라졌다.

원재와 동운이 이은지와 로맨스 꽁트를 찍고 사라지는 호진을 바라보고 있을 때, 승아는 옆에서 호진에게 추천할 만한 선수를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추천한다는 것이 큰 의미는 없었다. 이미 자신이 회귀하면서 과거는 다 틀어졌다. 우주전쟁의 리그도, 팀도 전부 그대로가 아니다. 하지만 승아가 생각하는 것은 하나.


어차피 잘하는 선수는 계속 잘 한다는 것이었다. 우승을 하지 못해도 그 자질과 실력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여러번의 우승을 했던 조영호라면 괜찮은 실력을 가질 확률이 같은 팀의 이종원과 같은 게이머보다는 많았다. 그것을 아는 승아지만, 지금 생각에 몰두한 것은 사종영의 이름이 나오면서부터였다.


- 사종영도 괜찮아. 암흑사제를 잘 쓰는 기계 종족으로 성장 가능하고 꽤 상위권 게이머였으니까. 그런데 원재오빠가 김범수를 추천하지 않는데.. 헤에... 김범수를 데려가려는 건가?


김범수는 괴물 종족의 유저로, 철벽이라고 불리던 유저였다.

괴물 종족 치고는 공격적인 성향이 아니라 수비적인 성향이었는데, 이 점은 지금 현재의 히데요시와 비슷해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실력이 히데요시가 완성형이고 더 나았고, 지금의 김범수는 두각을 나타내는 유저도, 잘하는 유저도 아니었다. 김범수의 장점은 수비적인 성향이 아니었다. 김범수의 장점은 성실함과 멘탈.


멘탈에 있어서는 승아가 비교적 약한 편인 것을 생각하면 멘탈이 강한 원재에게 김범수는 확실히 선호할 만한 게이머였다.


지금도 신인이지만 담담하게 누가 지명해도 상관없다는 듯, 아니 마치 누군가는 자신을 지명할 것이 확실하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얼굴로 앉아있었다. 최근의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지만, 래더에서 soulkey라는 아이디로 확실히 널리 알려진 아마추어 선수였다. 중학생인지 초딩인지 모를 정도로 보이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이미 군대를 제대한 자의 자신감과 회사원의 침착함이 공존하는 얼굴이랄까.


원재는 몰랐지만 승아는 확실히 김범수가 원재와 어울리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단단한 멘탈도 그렇지만, 성실한 성격으로 승부조작 제의에 단호하게 거절한 미래의 김범수를 알기에 더 그랬다.


“확실히 원재오빠랑은 어울리지...”

“누가?”

“아니에요. 동운오빠.”


승아의 혼잣말을 동운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승아가 혼잣말을 하는 것이 하루이틀도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이번 신인 선발 지명식에는 승아도 원재도 아는 선수들이 많이 왔다. 정확히는 미래에 활약이 예정된 선수들이 말이다. 하지만 승아나 원재가 모든 상위권 선수를 다 쓸어갈 수는 없었고, 그래서도 안되었다.


모든 선수를 다 쓸어갈 수 없다는 것은, 지명 순서와 순위에 따른 것이었지만, 그래서 안된다는 것은 리그의 흥행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회귀전의 우주전쟁이 인기가 있었던 것도, 지금의 우주전쟁이 인기가 있는 것도 강자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었다. 누구하나 혼자서 승리만을 거둔다면 인기가 없을 터였다. 결과가 뻔한 것을 봐서 무엇하나.


실제로 원재가 승리를 많이 거둘 때에도 정창환이나 이종현 등에게 네번에 한번 꼴은 졌었고, 승아도 승리가 100%는 아니었다. 개인전이 아니라 팀플은 더더욱 그랬다. 혼자서는 다 이길수도 없었고, 그래서도 안되었다. 여러가지 면에서.


혼자만 잘해서는 팀도 안되고, 게임도 되지 않는다. 과거에 조영호가 괜히 소년가장으로 불렸던 것이 아니다. 아무리 잘해도 같은 팀원들이 잘하지 못하면 팀의 높은 순위는 가져가기 힘들었다. 이번 정규 시즌에 XK 머큐리가 원재가 못해서 4위에 머문 것이 아니었다. 팀원 골고루 잘해야 성적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잘하는 이도, 못하는 이도 있고, 이변이 있고 변화가 있어 재미있는 것이 우주전쟁 리그고, 우주전쟁이었다. 강자들이 있더라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우주전쟁 게임이기에 재미가 있는 것이었다.


- 지금 뽑아간 선수들 이외에 잘하는 선수들은.. 사종영과 김범수 정도? 그러면 원재 오빠는 김범수 1명만 데려가고 더 안데려 가려나? 팀 균형도 있고 데려갈 선수도 없으니 말야.


승아의 생각에는 일리가 있었다. 실제로 원재는 이번 시즌 1지명 이외에는 더 지명하지 않을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승아와 같은 생각을 원재도 어느정도 하기는 했다. 그래도 팀원을 보강해야 하기에 1명 정도는 지명해야 하지만, 원재는 더 지명하지 못하는 승아가 생각하는 이유 외에도 있었다.


지난 1년간 김병기를 포함한 신인을 데려와서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에 더 말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원재가 태이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지만 사내에서 태이사와 서로 견제하는 다른 이사에게 태이사가 공격당할 빌미를 주지 않게 1명 이외에 더이상의 신인을 뽑지는 않기로 태경호 이사와 이야기가 이미 된 상태였다.


원재의 머큐리 팀에 필요한 것은 시간이었지, 선수가 아니기도 했다. 김병기가 실력이 개화하면 충분히 버텨줄 수 있었다. 그래도 한명은 골라야 했다. 원재의 XK 머큐리가 호진이 있는 한국항공보다 더 먼저 고를 수 있으니 원재가 사종영을 호진에게 추천했다면 원재가 고를 사람은 다른 사람일 터였다.


잠시의 휴식 뒤 이어진 지명식에서는 원재의 XK 머큐리는 김범수를, 한국항공은 쉬는 시간에 호진의 조언을 받은 감독이 사종영을 지명하면서 역시 승아의 예측대로 흘러갔다.


다른 팀들도 각자 선수들을 고르고 이어진 2순위와 3순위 지명도 이어졌지만, XK 마르스와 머큐리는 더이상의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팀에서 3순위까지 신인을 지명한 것과는 대조되는 행보에 몇몇 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정작 승아는 기뻤다.


회귀전 최종병기라고까지 불리던 바로 그 조영호를 데려왔으니까.


***


그리고 그렇게 1달이라는 시간이 더 흘렀다.


그 사이에 특별한 변화는 없었다. 개인리그가 특별히 없었던 시즌이었다는 것과, 팀 포스트 시즌에서 원재가 있는 머큐리 팀이 3위를 했다는 것 정도? 원재는 3-4위전 올킬에 이어 다음 2위팀인 한국항공까지 3킬을 하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머큐리 팀을 올렸지만, 한국항공의 히데요시에게 막혀서 더이상의 전진은 하기 힘들었다. 피지컬이 급하락한 원재로서는 전체적인 흐름을 제 3의 눈으로 보거나 해서 전체적인 병력의 움직임인 매크로 컨트롤은 여전히 좋았지만, 자신있어하던 소규모 교전인 마이크로 컨트롤의 반응이 늦으면서 확실히 탄탄하고 손이 빠른 최상위권 유저인 히데요시를 이기기는 힘들었다. 원재의 쇠퇴가 승아의 눈에 들어온 것도 이 경기부터였다.


XK 마르스 팀에 들어온 조영호는 금새 팀에 적응했다. 팀에 들어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팀의 감독은 문유석 감독이지만, 실세는 승아와 동운에게 있다는 것을 눈치챈 조영호는 인사를 곧잘하며 ‘형, 누나’ 불러가며 모두와 친해졌다.

특히 승아를 ‘누나, 누나’ 거리면서 많이 따랐는데, 그 덕분인지는 몰라도 승아도 밝아보이는 상태로 시즌 휴식기간을 보냈다.


그렇게 밝아만 보였던 조영호도 잠시 어두웠던 때가 있었는데, 바로 부상에서 회복한 상욱과 학도가 돌아왔을 때였다.


“어? 학도 왔네. 상욱형. 오셨어요.”

“어 그래. 종원이. 별일 없었지?”

“하하. 별일은요. 다들 잘 있죠. 형은요?”

“괜찮다. 근데 이 꼬맹이는 뭐냐? 니 동생이냐?”

“아.. 새 팀원이에요.”

“뭐? 이 쪼맨한게?”


상욱의 험악한 얼굴과 목까지 올라온 문신을 보고 조영호는 위축이 되었는지 상욱에게 인사를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기존 팀 선수들의 뒤로 숨었다.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의 뒤로. 바로 승아였다.


승아의 뒤에서 영호가 벌벌떠는 것이 조영호의 두 손이 꽉 잡은 승아의 왼손에도 느껴졌다.


“오빠. 왜 그래요. 나도 올때 저만했어요. 어리니까 작죠.”

“아니. 누가 뭐랬나.. 아니 작다고. 작은걸 작다고 한거 뿐이야. 환영한다. 꼬마.”

“........”

“아. 이새끼 숫기 없네. 마! 누가 잡아먹냐?”

“상욱 오빠!! 애 놀래겠어요.”


상욱과 조영호의 첫 만남은 험악한 상욱의 외모에 조영호가 잠시 놀라는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상욱의 외모와 다르게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승아가 이야기해주고 점점 겪으면서 영호는 1달 사이 XK 마르스의 팀원으로 거듭났다.


처음 팀에 들어올 때부터 간간이 종원과 학도, 길이를 이기기도 하는 실력을 보여주면서 조영호는 팀에 융화되어 갔다.


그리고 드디어 새 시즌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일이 많았던 주말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글을 쓰는 시간은 좋네요. 행복합니다. 저는.

 

평일에 더 많은 일을 하시는 독자님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저는 요즘 같아서는 주말이 없고 매일 평일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 말고 월화수목목목목?...

==

 

내일부터는 각 팀의 중간 전력 분석이 들어간 뒤에 새 시즌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입니다.

 

여러분 행복하세요. 행복을 느끼세요! 화이팅! >_<

 

- 한승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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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7 신인 지명식 (1) +6 17.02.05 1,428 24 13쪽
246 2부 2화 +5 17.02.01 1,329 22 10쪽
245 2부 1화 +8 17.01.31 1,412 27 14쪽
244 연재 예고(1월 31일 : 2부 시작) +3 17.01.30 1,322 9 1쪽
243 1부 에필로그 (2/2) +6 17.01.17 1,305 29 14쪽
242 1부 에필로그 (1/2) +5 17.01.16 1,563 23 14쪽
241 <1부 완료 - 작가의 이야기> +16 17.01.14 1,451 32 4쪽
240 결승전의 최강자 (4) +3 17.01.14 1,427 28 12쪽
239 결승전의 최강자 (3) +4 17.01.11 1,234 22 12쪽
238 결승전의 최강자 (2) +3 17.01.10 1,280 25 12쪽
237 결승전의 최강자 (1) +4 17.01.09 1,299 21 13쪽
236 용산대첩 (5) +3 17.01.07 1,397 24 11쪽
235 용산대첩 (4) +3 17.01.04 1,266 20 19쪽
234 용산대첩 (3) +5 17.01.03 1,252 25 13쪽
233 용산대첩 (2) +3 17.01.02 1,291 22 10쪽
232 용산대첩 (1) +3 17.01.01 1,522 23 13쪽
231 이어지는 개인리그 (3) +4 16.12.29 1,371 2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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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제노사이드 (3) +3 16.12.24 1,430 26 16쪽
227 제노사이드 (2) +6 16.12.21 1,322 2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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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조 지명식 (3) +5 16.12.19 1,508 2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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