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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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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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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597,240

작성
17.12.03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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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
추천
19
글자
11쪽

A조 (4)

DUMMY

여기서 제갈길의 선택은 4가지 중 하나였다.


불리함을 감수하고라도 전진 참호러쉬를 하고 비행장까지 돈을 들였던 이종원도 돈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전투가 없을 거라는 가정하에 장기전을 준비하거나, 3가지 방법으로 공격을 하는 것이었다.


일단 제갈길은 장기전은 생각하지 않았다. 장기전을 간다고 해도 지금 상태로 가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불리해진다. 참호 러쉬를 막았다고 해도 멀티수가 같다는 것은 괴물 종족에게 있어서 그대로 가면 안된다는 말과 같은 말이었다. 설령 장기전 운영을 원한다고 해도 일단 피해를 주는 공격을 할 필요성이 제갈길에게는 있었다.


공격하는 3가지 방법은 지상 정면으로 공격을 가는 것과 드랍, 그리고 하피를 이용한 견제였다. 맵에 따라서 선호되는 방법이 다르지만 언덕이 있는 맵에서 인간종족을 상대로는 하피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종원이 인간 종족인데다 언덕을 낀 대표적인 지형인 다시 잊혀진 사원에서는 정면보다는 드랍이나 하피를 이용한 플레이가 물론 낫기는 하다.


하지만 제갈길은 하피를 선택하지 않았다.


“제갈길 선수, 지금 올린게 라미아굴.. 그리고 소굴 업그레이드죠?”

“이 두가지를 동시에 한다는 건.... 아마도 가시괴물을 이용한 조이기나 드랍일 텐데요.”

“인간 종족을 상대로 조이기를 할 이유는 없으니 드랍이겠네요.”

“네. 방공포대의 인식 범위와 참호 안 소총병의 사거리 때문에 정면으로는 가시괴물이 활약하기 힘드니 제갈길 선수도 드랍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갈길이 이 맵에서 주로 쓰이는 하피가 아닌 가시괴물을 사용한 이유는 간단했다. 자신이 하피를 선택해서 피해를 충분히 줄 만큼 컨트롤에 자신도 없었고, 운영도 종원보다 나은 점이 없다고 생각해서였다. 일단 피해를 주고 같이 가난해지는 것, 거기서부터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종원은 장기전을 잘 간다. 그 말은 초반에 상대가 들어오더라도 어떻게든 버텨서 장기전을 가서 이기는 스타일의 경기를 주로 한다는 것이었다. 다들 그렇게 자신의 플레이를 생각하는 점을 역으로 노려서 길이에게 전진 참호러쉬를 시전하기는 했지만, 그게 실패하였음에도 길이가 사냥개 역러쉬를 온 것을 참호를 이미 짓고 잘 막아냈다는 것이 종원의 강한 수비력을 증명하고 있었다.


- 강한 수비력... 하지만 약점은 있어!


그 당시 제갈길이 본 종원의 병력은 소총병 7기 정도. 소총병을 저정도 찍었으면 러쉬를 다시 오거나, 아니면 소총병과 의무병 위주의 바이오닉 병력으로 병력을 구성하는 것 밖에 남지 않는다. 그리고서 일꾼을 찍는다면 상대적으로 병력이나 테크가 소홀해지고, 병력을 찍으면 일꾼이 없다. 어느쪽이나 일꾼이 조금이라도 상하면 힘들어진다.


지금 종원의 상황이면 앞마당을 뜨고 있으니 지킬 병력이 필요하니 소총병을 뽑았을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종원은 공장을 제갈길의 본진에서 짓고 이제 건물을 띄워 도망가는 중이기 때문에 병력 구성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공장을 새로 짓기에는 앞마당 지을 자원만으로도 벅찼으니까.


어쩌다보니 바이오닉이 강제된 종원. 그의 앞마당을 제갈길은 보지 못했지만 분명히 멀티를 떴을 것이라 생각했다. 종원의 장기전 능력은 버티고 후반전을 가야 나오는 것이고, 그럴때마다 종원은 앞마당을 빨리 가져갔다. 그런 종원의 경기는 셀 수도 없이 많이 봐 왔다.


종원은 길이의 예상대로 참호와 방공포대 등으로 단단히 막은 뒤 앞마당을 뜨고 있었다. 종원이 잘하는 것은 일꾼 뽑기. 일꾼을 잘 뽑아내서 버티기만 하면 후반의 강력함이 보장된다. 그 버티기가 최상위권 플레이어들에게 통하지는 않았지만, 버티기만 하면 제갈길보다 손이 빠른 종원은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병력을 뽑게 될 것이고, 그러면 강력한 인간 종족의 병력에 케첩 녹듯이 제갈길의 괴물 병력들이 녹아내리게 될 것이었다.


제갈길은 연습때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하피를 뽑았던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종원과의 연습 경기였다. 예전이었지만 종원은 이런 경우에 본진 미네랄과 앞마당 미네랄에 참호를 짓는 수로 본진을 방어했다. 제갈길은 참호 때문에 별 피해를 못 준 경험이 있었고, 종원의 참호 위치는 아까 찌르기로 확인했다. 하피를 가기에는 무리라고 생각했다.


방공포대로 본진을 방어하는 선수들은 많지만, 참호에 소총병을 넣어 방어하는 스타일은 종원이 거의 유일했다. 이 방법은 미네랄이 많이 들고 미세하게 일꾼이 참호를 비껴가느라 자원의 채취가 살짝 늦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종원은 그 단점을 더 많은 일꾼을 뽑아 자원을 더 불리는 것으로 보강했다. 이러면 하피에 조금 늦게 반응하더라도 한쪽 구석이나 참호가 있는 부근은 방어하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된다. 종이와 같이 약한 방어력을 지닌 하피는 치고 빠지는 병력이지 전면으로 참호와 붙는 병력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 수법을 이번에도 예상한 제갈길은 하피보다는 라미아 테크를 타면서 드랍을 준비하고 있었다.


“제갈길 선수. 라미아 11시 쪽으로 보내죠?”

“라미아가 향하는 위치로 보아 12시 이종원의 본진을 대각선 너머로 드랍하겠다는 것인데, 이종원이 지금 방공포대를 짓고는 있지만 입구와 멀티 부근 뿐, 왼쪽 아래서 드랍해 오는 것은 알지 못합니다.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

“그래도 대담한 선택입니다. 지금 제갈길 선수는 이종원 선수가 뭘 하고 있는지 특별히 아까 찔러넣은 사냥개로 본 것 말고는 본 것이 없거든요? 본 것이 없으면 감에 의존해서 선택을 하여야 하는데, 보지도 않고 드랍을 시도한다는 것은 정말 대담한 선택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 하피로 치고 빠지면서 후반을 노리는데, 드랍을 준비합니다.”

“이종원 선수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좋아 보입니다. 상황 좋습니다. 제갈길.”

“성공만 한다면 좋겠죠. 실패하면 끝입니다.”

“제갈길 선수, 이제는 무조건 성공해야죠? 일꾼 찍는 것도 미뤄두고 지금 사냥개에, 라미아에.. 드랍 준비에.. 미네랄이 남아나지 않습니다.”

“같이 가난해지고 조금이라도 앞서가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지금 이종원 선수 입구에 소총병들 모으면서 앞마당에서 자원 캐려고 하거든요. 이종원 선수가 자원을 계속 캐서 눈덩이 굴리듯 자원을 불리는 사태가 일어나면 제갈길 선수는 불리해집니다.”


제갈길도 이번 한방의 드랍 뿐이라는 것을 아는지, 가시괴물 2기가 변태되자마자 바로 비올란테에 실어서 이종원의 본진에 드랍했다.


여기까지 쓴 돈이 얼마인가. 어떻게든 성공해서 피해를 줘야만 했다. 다행히 참호가 미네랄의 양 끝 전부에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미 보아둔 참호 위치와 반대되는 방향에 가시괴물을 드랍할 수 있었다.


“제갈길! 드랍!!”

“가시괴물이 본진 미네랄과 가스 사이에 숨습니다!”

“이종원 앞마당서 병력 다시 올라가죠!”

“이종원! 스캐... 어라? 스캔이 없나요?”

“이종원 선수! 방공포대로 막고 가려 한 모양인데, 방공포대 위치가 입구와 멀티에 있고 본진에는 없습니다!”

“레이더 건물이 본진 사령부에는 없지만 지금 앞마당에는 있지 않나요?”

“있기는 하지만 지금 소총병이 넓게 흩어져서 들어가야 잡는데, 이게 실수하면 큰일납니다. 스캔 한방에 가시괴물 2개를 모두 잡아내야 하거든요.”

“이종원, 본진 일꾼 약간 당한 상태에서 나머지 일꾼은 앞마당으로 뺀 상태입니다.”


또르릇..


샤아아!!


스캔 소리에 이어 뽕 맞는 소총병들이 레이더 스캔이 뿌려진 범위에 부채꼴로 펼쳐져 달려들었다. 좁은 공간이었고 약간의 피해가 있었지만 다행히 2기의 가시괴물을 모두 잡기에는 충분했다.


그런데 제갈길의 파상공세는 끝나지 않았다. 길이는 어느새 앞마당에도 가시괴물이 걸어들어와 미네랄 캐는 일꾼들을 잡고 있었다.


카라라락! 카라락!!


퍼펑! 펑!


“이종원, 일꾼 터집니다! 앞마당! 앞마당을 봐야해요!”

“급히 일꾼을 다시 본진으로 올리는 이종원!”


종원은 나름 대응한다고 했고, 입구를 막는다고 막았지만 한번 러쉬가 실패하고 일꾼을 뽑는 타이밍이었기에 앞마당 입구를 완벽하게 물샐틈 없이 틀어막지는 못했다. 1기의 가시괴물이 통과해서 들어가기에는 충분한 공간. 겨우 1기였지만 앞마당을 마비시키는데에는 충분했다.


- 치잇... 이러면 자원 수급이..


종원은 이를 악물었다.


종원은 방금 앞마당에서 다시 약간의 일꾼이 상했다. 생각외로 일꾼이 좀 죽었는데, 이는 본진에 첫 드랍한 가시괴물에 의해서 피가 조금 깎인 일꾼들이 2차 피해를 입으면서 단 1기의 가시괴물이지만 추가 데미지로 남은 피를 다 깎아내서 죽였기 때문이었다.


“이종원, 앞마당 마비!”

“본진에 레이더 스캔 부랴부랴 추가하고 입구를 막습니다만, 당장 앞마당을 돌릴 수는 없는 상태! 앞마당도 띄웁니다!”

“이러면 제갈길이 시간 벌었죠?”

“네. 제갈길, 2시에도 일꾼 보내서 멀티를 시도합니다.”

“본진에도 그 새 일꾼이 좀 붙었어요.”

“원래는 이종원이 러쉬를 실패한 뒤 참호로 막은 다음에 일꾼을 먼저 뽑고 똑같이 일꾼을 뽑는 제갈길보다 자원을 더 많이 캐서 앞서가려 한 것인데, 지금 이렇게 앞마당을 당장 못돌리게 되면 제갈길 선수가 자원상 더 유리해지죠?”

“네. 거지같은... 아니 같은 거지끼리도 상대적으로 조금 더 부자가 있을 수 있듯이 지금 이종원은 당장 테크도, 일꾼도 제갈길보다 나은 상황이 되지 못합니다.”

“제갈길 선수가 가시괴물의 덕을 톡톡히 봅니다.”


제갈길은 가시괴물로 생각외의 큰 성과를 거뒀다. 사실 원재나 승아, 멀리 갈 것 없이 상욱 정도만 컨트롤이 되어도 조금 더 빨리 가시괴물 드랍을 걷어내고 미네랄 채취를 더 빨리 한다면 충분히 비슷한 경기였고, 거기다 더해서 입구를 조금 더 잘 막고 일꾼으로 블로킹 하면서 소총병으로 들어온 가시괴물이 땅에 숨기 전에 먼저 잡는다면 앞마당의 피해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돌발 상황에 대한 반응 속도가 방금 말한 3인보다 느린 종원은 본진을 방어하다가 앞마당에서 피해를 입으면서 결국 일꾼을 더 추가해야만 하는 타이밍이 생겼다. 거기에 테크도 늦은 종원은 공격을 갈 수가 없었다. 오직 수비.


이런 상황이 되면 이제 제갈길의 페이스였다.


작가의말

오늘은 2편 연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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