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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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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연재수 :
462 회
조회수 :
752,992
추천수 :
14,293
글자수 :
2,597,240

작성
17.11.07 23:40
조회
495
추천
15
글자
11쪽

이기는 빌드 (3)

DUMMY

마승수가 이를 악물고 정신을 집중했지만, 히데요시라고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히데요시의 상황이 마승수보다 좋았다. 앞마당이 초반에 있고 없고는 큰 차이가 있었다. 깨질 뻔도 했지만 일단 아슬아슬하게나마 막아내서 소굴 건물이 살아남았다는게 컸다.


히데요시는 앞마당에 촉수건물 하나를 추가해서 올인성으로 달려들 마승수의 공격을 대비하면서 일꾼을 뽑았다. 그러면서 그는 전날 호진과 있었던 대화를 생각했다.


***


[왜 갑자기 전략을 바꾸자는거야? 호진. 아무리 너라지만 이건 내 뜻대로 하겠어. 개척시대에서 12앞마당이라니, 말이 돼? 그 가깝고 앞마당 입구가 넓은 곳에서?]

“히데요시. 사실은...”

[사실 뭐?]

“너랑 연습한 찬수가 내일 붙을 마승수에게 네 빌드를 흘렸다.”

[뭐야? 농담이지? 찬수상이 왜?]

“.....친분이 있었나보지. 하여튼 그 문제로 지금 감독님과 면담중이고, 그래서 빌드를 바꿔야만 해.”

[으음...]


원재와 같이 돌려말하는 스타일이 아닌 호진은 솔직하게 히데요시에게 찬수로부터의 정보 유출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승부조작을 했다는 이야기만은 아직 할 수가 없었다. 주장으로서 아직 감독이나 윗선에서 처리가 되지 않은 이야기를 풀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기에 오픈할 수 있는 부분만을 히데요시에게 오픈한 호진. 물론 그 말만으로도 히데요시는 심각해졌다.


9일꾼 뒤 가스트릭을 해서 사냥개를 뽑는 것은 상대가 9발업 사냥개나 그보다 빠른 사냥개를 뽑았을 때 자원에서 앞서가기 위함이었다. 그러면서 상대의 공격에 당하지 않고 적절히 수비가 가능한 빌드. 물론 12앞마당을 한다면 앞마당 취소까지 가능했다. 마승수가 앞마당을 떠도 좋고, 아니어도 좋은 빌드.


단 하나, 9일꾼 가스트릭 사냥개 빌드가 지는 빌드가 있었다. 거의 같지만 일꾼을 좀 더 뽑는 12연못 사냥개 빌드였다. 이러면 히데요시가 가져가려던 자원상의 이득을 마승수가 가져가게 된다. 그렇다면...


[마승수는 12연못 사냥개를 쓰겠네?]

“아마도.”

[그럼 내가 12앞마당 멀티를 뜨고 시작해야 한다는건데.. 만약에 이걸 마승수라는 놈이 역이용해서 또 9발업 빌드를 쓴다면? 난 지는거야. 호진.]

“히데요시. 하지만 그렇게까지 생각하면 끝이 없어. 이건 가위를 주먹이 이기는데 주먹을 내자니 상대가 보자기를 낼 거 같으니 가위를 낸다는 소리랑 같아. 끝없는 말이야 그건. 어차피 결정은 해야 해.”

[알지. 아는데.. 빌드 결정은 내가 할게. 호진.]

“후.. 그러든가.”


***


히데요시는 당시부터 지금까지 빌드를 고민하다가 결국 처음의 예측대로 12앞마당을 갔다. 이건 상대가 12연못 사냥개를 썼을 때 앞마당을 먼저 뜨고 시작할 수 있는 이기는 빌드. 김찬수가 유출한 정보를 꼬지 않고 마승수가 그대로 믿었을 거라는 전제하에 탄 빌드였다.


히데요시의 생각으로는 마승수가 자신을 언론에서 도발한 만큼, 극초반 러쉬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게다가 4인용 맵인 개척시대인 이상 아무리 거리가 짧아도 일꾼을 어느정도 많이 뽑을 필요성도 확실히 생각했다. 같은 생각을 마승수도 하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에 12앞마당 빌드를 탔는데, 마승수가 딱 생각대로 움직여 주었다.


- 이젠 내 쇼타임이지!


마승수는 부랴부랴 본진에 멀티를 따라갔지만, 히데요시는 앞마당에 이미 멀티가 있었다. 이 상황에서 히데요시는 무리하지 않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살렸다. 당장 앞마당이 있다고 해도 유리함을 살리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한다. 물론 평소처럼 후반까지 가 줄 이유는 없었다. 약간 유리한 부분이 있을 때 밀어붙이려고 잠시 웅크렸을 뿐이었다.


“히데요시, 일꾼 약간을 뽑은 뒤 또 소굴을 짓습니다. 3소굴!!”

“소굴의 위치가 본진 안쪽인데요, 지금 이 소굴이 완성되면 마승수 선수의 소굴과 거의 동시에 지어지게 됩니다.”

“히데요시 선수가 본진에서 3소굴을 타면서 아직 특별한 빌드를 올리고 있지는 않은데요.”

“반면 마승수 선수는 장기전을 생각하면서 11시쪽 중립건물을 부수는 것이 가스멀티를 뜨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만.. 조심해야 합니다. 마승수 선수. 당장의 공격이 실패했기에 멀티를 뜨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은 좋지만, 지금 테크도 특별히 올라가 있지 않고, 자원도 조금 밀리고, 소굴 갯수도 밀릴 것이거든요. 뭐 하나 좋은게 없습니다.”

“마승수 선수로서는 지금 어떻게든 후반에까지 버티고 또 버텨서 가는 것만이 살 길이겠습니다.”

“히데요시 선수는 그런데 지금 후반 갈 생각이 없어 보이거든요! 마승수 선수, 너무 길게 보면 곤란합니다. 한번 막고 가야 해요!”

“히데요시는 3소굴에서 테크도 안올리고 있거든요! 이건 사냥개 한번 몰아치겠다는 거죠!”


하지만 히데요시가 3소굴로 한방을 노리는 것을 마승수는 알지 못했다. 비올란테 정찰을 가서 6시에 러쉬를 간 것이 아니라 사냥개로 러쉬를 가면서 상황을 본 것이기에 뒤이은 정찰이 없었던 것이다. 사냥개 한마리로 다시 정찰을 보내보기는 했지만 그건 히데요시가 지은 촉수 건물에 죽어서 정찰이 되지 않았고, 입구의 촉수건물을 본 마승수는 비올란테를 추가로 보내서 정찰하는 대신 촉수건물만 보고 히데요시가 수비를 하고 하피 테크같은걸 타는구나!! 라고 가볍게 생각해 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 1분뒤 마승수의 본진에는 개의 물결이 들이닥쳤다.


“히데요시! 사냥개 많아요!! 12시 마승수의 본진으로 쓰나미처럼 밀어닥칩니다!”

“히데요시는 앞마당에서 일꾼 약간을 뽑은뒤 가스를 조절하면서 더 캐지 않고 발업에만 투자한 뒤에 일꾼을 빼고 오직 사냥개만 뽑아댔어요! 그걸 마승수가 몰랐죠!!”

“마승수, 사냥개를 뽑아보지만.. 아.. 이미 졌나요... 졌어요. 막지 못합니다. 마승수.”

“마승수 선수 지지 타이밍인데요.. 어? 마승수 선수! 어디 가나요!”


마승수는 일부러 진 경기가 아니라 제대로 붙었는데 져서 화가 났는지, 아니면 김찬수의 잘못된 정보 덕에 졌다고 생각하는지 선수들끼리 매너있게 경기를 졌다고 표현하는 GG 라는 채팅을 치지 않고 그냥 자리에서 일어났다.


해설진들도 당황했고, 관객들도 지금 뭘 본건가 싶었다.


사람들에게 그렇게 욕먹던 히데요시도 경기에 지더라도 항상 GG를 치는 이 우주전쟁 리그만의 룰은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마승수가, 데뷔 1년밖에 안된 신인이 아무리 팀에서 에이스라지만 저렇게 경기를 졌다고 바로 일어서 버린다? 이건 큰 사고였다.


“아.. 마승수 선수.. 방금 울컥하고 화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부스의 문을 차고 무대 뒤로 퇴장했는데요.. 이러면 안됩니다. 마승수 선수.”

“마승수 선수가 승부욕이 넘치는 선수로 유명하다보니 이런 것 같기는 합니다만... 이러면 경기가 어떻게 되죠?”

“어떻게 되긴요! 이건 히데요시 선수가 승리한거 아닙니까?”


모두들 마승수가 GG를 안치더라도 부스를 나가서 마승수의 패배라고 생각했다. 히데요시도 열심히 공격하다가 마승수가 부스를 나가는 것을 부스 방음유리 너머로 보고서는 어리둥절했다.


[저기 쟤 왜 나가는 거야?]

“네?”


통역사가 부스 안에 들어오지 않아 뒤에서 부스안에 같이 있는 협회 직원은 히데요시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만, 히데요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마승수의 부스너머를 보아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알 것 같았다.


그는 만국 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한 손을 살짝 들어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표현하면서 이어셋으로 위에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물었고, 이내 현재 마승수가 게임에서 밀리자 GG를 치지 않고 박차고 나간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러면 히데요시 선수가 이긴걸로 하고 게임을 종료시킵니까?”

- 아니.

“네? 마승수 선수가 나갔는데요?”

- 본 대회 규칙상 엘리미네이트(건물이 모두 부숴져서 게임 시스템상 패배가 선언되는 것)나 GG선언이 아니면 패배는 없다. 반칙과 같은 불법이 저질러 진 것도 아니야.

“그럼?”

- 히데요시 선수에게 마승수를 엘리미네이트 시키라고 해.

“네. 아아아!!!!!! 히데요시 선수!!! 잠시만요!!!!!!”


이어셋으로 지시를 받던 협회 직원은 히데요시 선수가 마승수가 나갔으니 이제 게임을 나가기 위해 ESC 버튼을 눌러 메뉴가 화면에 뜨는 순간 급히 히데요시에게 다가가 히데요시의 팔을 쳐서 들어올렸다.


탓.


[이게 무슨 짓이야? 협회 직원이면 막 이래도 되나?]

“아니.. 뭐라는거야.. 지금 안됩니다! 아.. 지금 안된다가 뭐지...”


지금 나가면 게임이 꺼져서 다 이긴 경기를 당신이 패배하게 된다고 말해야 하는데, 히데요시의 일본어 통역사는 부스 안의 소란이 보이지 않는지 아니면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부스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 중에 통역사가 무대 위로 올라올 일은 없었으니 말이다. 규정상 게임을 나가면 안되는 것을 말해주려는 직원과 갑자기 자신의 팔을 치고 게임을 방해한 협회 직원이 아니꼬운 히데요시는 서로 대립하기 시작했다.


[아니, 왜 내 손을 쳤냐니까? 앙? 사람말이 안들려? 한국이라고 한국사람 편 드는건가? 왜 게임을 방해했지?]

“아.. 지금 게임을 나가시면 안됩니다... 아.. 일본말로 뭐지..”

[야. 뭐냐니까!!]


히데요시는 점점 목소리가 커지면서 자신의 팔을 친 것에 대해 화내고 있었다. 히데요시에게는 다행히도 화내느라 게임을 나가지는 않은 상태였다. 마승수가 일어났다고 게임을 꺼 버리면 히데요시가 몰수패로 질 수도 있는 어이없는 상황. 경기중 게임을 하다 자력으로 자리를 이탈한 선수에 대해서 규정이 없었던 것이 실수였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고 일어나면 안된다 게임을 끄면 안된다를 영어로 말해본 직원이지만, 히데요시는 알아듣지 못한 것 같았다.


- 어떡하지... 아!! 고마워 소라쨩...


협회 직원은 이럴때 쓰이는 적절한 일본어가 생각났다. 그는 그 말이 떠오른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히데요시의 양 손을 붙잡으며 두 눈을 마주친 채로 간곡히 말했다.


“야메떼... 구다사이...”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99 chariut
    작성일
    17.11.07 23:44
    No. 1

    기....기모찌.....!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62 [한승태]
    작성일
    17.11.08 03:17
    No. 2

    다....다메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작성일
    17.11.08 10:05
    No. 3

    호...혼또니 이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없지
    작성일
    17.11.08 22:27
    No. 4

    ㅋㅋㅋ 그만하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한승태]
    작성일
    17.11.16 20:23
    No. 5

    숨님, 없지님/저는 절대 오타쿠가 아니며 코믹월드 따위는 가 본 적이 없으며 코스프레도 한 적이 없습니다.......절대 동인지를 발행해 본 적도 없으며 그림을 그리지도 못하고 일본 노래도 노래방서 부르지 않으며.....

    죄송합니다. 더이상 거짓말을 하기엔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저는 글에 보여준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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