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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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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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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7.11.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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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뭐하냐아?

DUMMY

마승수는 그 사이 더 큰 조작을 하지는 못했다. 조금은 승리를 해야 하는 타이밍이 왔다고 스스로 판단했기도 했고, 돈을 꽤 벌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그래도 그는 씀씀이가 컸기에 이내 다시 조작을 필요로 했다.


라니지 키나즈 vs KPB 퓨쳐스.


서로 막장으로 지는 조작범들이 있는 팀이었기에 붙어보기 전에는 경기 결과는 상위권 팀과는 다른 의미로 알 수 없었지만, 그날은 마승수와 조동원의 감정도 있고 해서 특별한 조작은 없었다. 서로 지려고 한 선수는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아니, 있었다고 해도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긴 팀의 선수도, 진 팀의 선수도 워낙 못했으니까. 서로 이기려고 했는지 지려고 했는지 알게 뭐람...


덕분에 그날의 승리는 진심으로 경기에 임한 덕에 실력이 좀 더 좋은 마승수가 속한 KPB 퓨쳐스가 가져갔다. 원래 막장들의 경기가 더 치열하다고 그날의 경기는 에이스 결정전까지 나온 마승수 덕에 4:3으로 KPB 퓨쳐스가 승리했다. 그리고 그날의 MVP 수훈 선수는 당연히 마승수였다. 기본 실력이 있었으니 하루 2승을 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마승수는 그날 승자 팀 MVP 인터뷰에서 폭탄 선언을 했다.


“내일 경기 하는 한국항공 점보스에서도 저를 1:1로 이길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괴물 종족의 히데요시 선수가 저보다 고평가를 받는 것이 기분이 나쁩니다. 저는 히데요시 선수를 만나면 아주 발라버릴 자신이 있습니다. 히데요시! 보고있나? 겁먹은게 아니라면 내일 경기 1세트에 출전해라. 히데요시.”


마승수는 그렇게 히데요시를 도발하는 말을 남겼고, 히데요시는 당연히 그 인터뷰를 보고서는 광분했다. 히데요시로서는 경쟁자로 승아와 같은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신인이랍시고 승리좀 거뒀다가 부진한 녀석이 도발을 해오니 어이가 없었다. 히데요시는 감독에게 말해서 당연히 1세트 출전을 보장받았다.


이건 사실 마승수의 수작 중 하나였는데, 마승수는 최근 너무 진 탓에 이은지에게 이긴 것 외에는 승리가 거의 없었다. 덕분에 자신을 얕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마승수의 베팅 비율이 좋지 않았다. 상대편에게 걸더라도 돈을 별로 못 따는 경기가 많아졌다.


마승수가 제대로 각 팀의 에이스들 중 하나에게 이기는 실력을 보여주면 다시 조작해서 돈을 벌기 쉬울 터였다. 그 상대로는 내일 붙는 한국항공의 히데요시가 적절했다. 일단 상대가 자신과 같은 라운드에 나와서 붙어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상대를 도발해서 나오게 하는 것이 제일 빠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발에 넘어갈 정도로 정신 수양이 덜 되었으면서 도발을 해도 이미지가 많이 깎이지 않을 상대, 그리고 에이스로 알려졌지만 이길수도 있는 상대. 그런 상대를 골라야 했다.


- 윤승아? 아냐. 에이스지만 너무 세.

- 서원재? 아냐.. 변수가 많아.

- 정창환? 흐음.. 이젠 좀 퇴물인데... 임팩트가 약해..

- 지성철? 경기가 좀 더 뒤인데..

- 그래!! 히데요시야. 히데요시. 놈은 일본놈이라 욕을 많이 먹고 있지. 도발하기에 이미지도 좋아! 내일 바로 경기이기도 하고! 놈이 실력은 인정받지만 그래도 같은 괴물전이면 내 하피컨이 더 쩔지!!


그런 생각에 마승수는 히데요시를 도발했고, 아니나 다를까, 히데요시는 이미 넘어가서 기자들 상대로 이야기를 하고 다니고 있었다. 감독에게 이미 1세트 출전도 보장받았겠다, 분노한 히데요시는 내일 있을 경기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다니고 있었다.


[전에 우리 팀 이은지 선수에게도 밀릴 뻔하던 실력도 없는 선수가 뭘 믿고 도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대 일본 제국의 혼을 이어받은 제가 놈에게 내일 1세트에 사무라이 정신을 보여주겠습니다.]


히데요시의 제국주의적 발언은 다행히 순화되어 번역되어 자막으로 깔렸다. 대중에게 항상 막말을 하는 히데요시와 달리 마승수는 아직 그 싸가지없는 성격을 일반 팬들은 모르기에 이번 히데요시에 대한 선전포고를 보고 마승수가 진정한 애국자라고 믿는 팬들이 많았다. 이미지메이킹 성공이었다.


마승수는 히데요시의 인터뷰를 보며 모든것이 계획대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계획을 마무리 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나다. 어. 좀 부탁한다.”


***


그리고 그날 밤. 히데요시는 팀의 에이스인 호진과 내일 있을 전략을 짜고 있었다. 주변에는 팀원들과 함께였다.


[호진, 내일 뭘로 가는게 좋을까? 1세트면 맵이 개척시대인데?]

“개척시대면 아무래도 입구가 좁으니 라미아는 불리해. 거리가 가까우니 괜히 라미아를 가려다가 사냥개에 끝날 수가 있어.”

[역시 이 맵은 괴물은 본진 플레이 뿐인가?]

“그렇지. 이 맵은 앞마당이 지키기도 힘들고 아무래도 곤란해. 역시 가난한 싸움이 될거야.”

[흐음.. 그럼 몇 일꾼으로 준비하는게 나을까?]


그렇게 호진과 여러번 논의를 하던 히데요시는 일단 연습을 해 보기로 했다. 괴물 대 괴물 연습이니만큼 팀에서 자신의 연습상대가 되어줄 괴물 종족이 필요했다. 그렇다면 그 상대는..


“야. 찬수야!”

“예! 호진형!”

“너 히데요시 연습 좀 해 줘야겠다. 괜찮지?”

“네. 그럼요!”


- 괜찮기는... 시팔.. 난 주전으로 안보내고 이은지를 또 내보낼 거면서.. 나도 저놈 정도는 한다고.


찬수는 속으로는 욕하면서 겉으로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충실한 신인을 연기하면서 히데요시의 연습상대가 되어주었다.


그리고 히데요시는 찬수를 상대로 계속해서 일꾼을 조절하면서 여러 게임을 했다. 그 와중에 찬수는 당연히 자연스레 히데요시의 전략을 알게 되었다.


10일꾼 오버 전략. 처음 주어지는 비올란테 1기로는 9/9까지의 인구수만을 채울 수 있다. 하지만 그 뒤에는 인구수를 다시 채우기 위해서는 비올란테를 새로 뽑아야 한다. 그런데 괴물 종족은 일꾼으로 가스를 만들 때 일꾼이 변이해서 만들게 되므로 순간적으로 8/9가 되는데, 그 때 다시 일꾼 하나를 새로 뽑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가스를 만들던 일꾼을 취소하면 다시 오케이.


그러면 인구수는 9가 한계지만 현재 인구는 10인 10/9가 된다. 그 상황에서 비올란테를 하나 더 뽑으면 그냥 9/9보다 자원을 조금 더 미세하게 빨리 캘 수 있다. 물론 그 상황 자체에 한하지만 말이다. 이 빌드는 그 다음 비올란테가 나올때 일꾼 2마리를 더 뽑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히데요시가 연습하는 빌드는 일꾼들 대신 사냥개 6마리를 그 뒤에 바로 뽑아내는 빌드였다. 그리고 처음 비올란테의 정찰과 그 뒤의 비올란테 정찰을 믿고 바로 러쉬를 가는 전략.


히데요시는 장기전을 주로 하는 만큼 이 맵에서도 라미아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는데, 그 전략을 아예 뒤집자는 거였다. 나름 괜찮고 신선한 전략이었고, 이를 계속해서 히데요시는 김찬수를 상대로 연습했다.


그렇게 얼마간 연습하자 히데요시는 전략이 다듬어졌는지 미소를 지었고, 호진은 둘의 연습을 중지시켰다.


“스톱. 찬수. 수고했어. 가서 쉬어도 돼.”

“네. 형.”


찬수는 미소를 지으며 숙소가 있는 방으로 향하다가 잠시 계단에서 걸음을 멈췄다. 찬수는 좀전에 겉으로는 미소를 지었지만 짜증이 많이 났다. 자신은 주전으로 쓰지 않는다고 일본놈 따까리 연습이나 하라는 말인가! 찬수는 평소 히데요시가 맘에 들지 않았지만 신인이라 팀 분위기상 웃고 다녔는데, 마침 놈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일이 생겨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마승수가 자신에게 부탁한 것은 히데요시의 빌드를 알아달라는 것. 마승수의 설명대로라면 분명 히데요시는 도전을 피하지 않을 것이고, 그 상황에서 괴물 대 괴물 전 연습을 하려면 무조건 김찬수뿐이었다. 그리고 김찬수는 마승수와 한 배를 탄 사이.


마승수는 김찬수에게 다음날 히데요시가 쓸 빌드를 가르쳐 달라고 했다. 이번에는 이길 것이라는 말과 함께.


김찬수는 마승수가 히데요시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원래 잘하기도 하지만, 빌드까지 가르쳐 주는데 못 이길 수가 없지 않은가!!


- 재수없는 쪽바리놈.. 내일 한번 개쪽 당해봐라.


김찬수는 히데요시가 내일 질 것을 믿으면서 마승수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거만 보내면 내일 승수가 히데요시를 이기는데 전혀 문제가 없으리라. 같은 프로인데 상대의 전략을 아는 것 만큼 무서운 것도 없으니까.


특히 같은 종족싸움에서는 상대의 빌드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보다 일꾼 한두마리를 더 뽑는 선에서 승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었다. 상대가 6일꾼 사냥개라면 난 7일꾼이나 8일꾼에 사냥개를 뽑는 식으로 더 앞서가는 것 말이다. 이걸 감으로 찍는게 아니라 확실히 알고 시전한다면 확실한 승리가 가능했다. 그리고 찬수는 여기에 기여를 하고 또 마승수가 이기는데 돈을 걸 생각이었다.


- 역시 마승수 라인을 타길 잘했어!


[가스트릭 써서 10/9에 사냥개 빌드 씀.]


띠리링.


“좋아.. 완료!”


경쾌한 문자 전송 완료 알림음이 미래에 손에 들어올 돈을 뜻하는 느낌이 들어 김찬수의 기분을 즐겁게 해 주었다.


그런데 그 때, 김찬수의 왼쪽 귓가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사람의 얼굴이 매우 가까운지 숨소리가 말과 함께 찬수의 귓가에 와 닿았다.


“뭐하냐아? 찬수야.”

“아.. 네 형.. 하하..”


찬수는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순간 몸을 굳혔다.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호진이 매우 가까이 있는 것은 숨소리만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숨이 느껴지는 위치상.. 자신의 어깨 위에 호진의 얼굴이 있었다!! 찬수는 잽싸게 문자 보낸 것이 보이지 않게 핸드폰을 접으며 숨겼지만 이미 때는 늦어 보였다. 급히 뒤를 돌아보니 호진이 보였다. 단지 온화하던 호진의 얼굴이 악귀처럼 변해 있다는 것이 평소와 다를 뿐 차분함은 여전했다. 조용히 말하는 호진의 말의 톤과 다르게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그리고 김찬수는 곧바로 들려온 호진의 말에 그 느낌이 사실임을 깨달았다.


“찬수야. 히데요시 빌드를 어디로 보냈을까아? 폰 좀 줘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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