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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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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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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1.02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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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용산대첩 (2)

DUMMY

초반러쉬를 배제한 채로 1세트를 패배한 승아.

5판 3선승제에서 첫 경기는 기선을 제압하는 의미에서 중요할 뿐 아니라, 다른 의미에서도 중요했다. 그것은 바로 전략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첫 1세트의 승리라는 점에서였다.

1세트를 지고 난 승아는 전략에 다양함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 2세트엔 나도 초반을 가야하나? 아냐. 히데요시가 똑같이 초반을 가면 막혀. 초반을 가지 않더라도 원래 히데요시는 초반을 아슬아슬하게 잘 막고 가는데.. 초반을 가면 안될거 같구.. 히잉.. 어떻게 하지?


승아는 마음에 여러가지 빌드가 떠오르며 혼란스러웠다. 어떤 빌드도 먹힐 것 같지 않았다. 이런 상황이 되면 점점 마음의 기세에서부터 밀리고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을 갑자기 바꾸기란 쉽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시작된 2세트. 맵은 황실의 전투.

센터에 시작지점이 2군데 있고 가까운 직선거리와 중립 가스통을 부수면 최단거리가 막히는 맵.

역시 괴물의 초반 러쉬가 무서운 맵이기에 더욱 고민이 된 승아. 이 맵에서 인간 종족이 노막사 더블을 뜬다거나 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초반을 갈 수도 없는 노릇. 제일 안정적으로 빌드를 가야 했다.


“윤승아 선수, 센터의 중립 가스통 통로중 자신의 본진, 아니 앞마당 멀티 쪽 가스통 바로 뒤를 막사와 보급고 등의 건물로 막아버리네요.”

“일단 저걸 막게 되면 히데요시 선수가 괴물 종족인 만큼 초반 사냥개를 뽑아서 러쉬 올 것을 대비했다는 느낌인데요. 그렇다 쳐도 막사가 좀 빠르죠? 8일꾼 막사였던가요?”

“네. 8일꾼이었죠. 어쩔수가 없습니다. 제가 윤승아 선수라도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황실의 전투에서 괴물 종족이 초반 사냥개 러쉬를 오면 그걸 막아야 하거든요. 이게 뚫리면 끝납니다.”

“하지만 저렇게 빨리 막사를 지어서야 자원 상황이 원활하지 않을 텐데요... 8막사라면 보통 전진 소총병 러쉬나 할법한 자원상황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러쉬를 안갔단 말이죠. 아니, 못 갔죠. 그러면 결국 손해 아닙니까?”


해설자의 말대로 막사를 보급고보다 먼저 지은데다가 막사를 빨리 지었기에 찌르는 빌드대로 건물이 올라갔지만, 건물이 본진 앞마당 쪽에 있었고 건물로 입구를 막고 있는 것에 주력한 모양으로 보아 승아의 빌드는 초반러쉬를 방어하는 빌드이지, 찌르는 빌드는 아니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윤승아는 초반에 올 히데요시의 사냥개를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죠. 보세요. 히데요시 선수도 사냥개를 뽑지 않습니까?”

“히데요시 선수가 지금 사냥개를 4마리 정도 뽑고 나서 앞마당을 뜨는 것을 말씀하시는군요.”

“어.. 히데요시 선수. 오늘도 일단 방어가 될 만한 유닛을 뽑고 나서 확장을 가져가네요. 이 황실의 전투 맵에서의 괴물 종족이라면 굳이 저렇게까지 안해도 될 텐데요.”

“한판을 이겼으니 일단 혹시나 모를 극초반 일꾼+소총병 러쉬 등을 방어하면서 안정적으로 가겠다는 생각인 듯합니다.”


승아가 극초반에 당할 것을 우려해서 수비를 먼저 하는 빌드를 탔다. 이것은 히데요시가 주로 쓰는 빌드. 히데요시는 원래 지금 해설자들이 말한 식으로 최소한의 사냥개를 뽑고 멀티를 하기 때문에 초반러쉬에 당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다. 서로간에 수비적인 빌드를 쓴 이상, 경기는 초반에 끝나지 않고 점점 길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히데요시가 원하는 바였다. 히데요시는 초반보다 장기전에 자신이 있었으니까.


시간이 지나고 차분히 자원을 먹는 두 사람.

황실의 전투에서 가까운 공중거리상 하피가 힘을 발휘하는지라 히데요시가 하피 6마리를 뽑아서 왔을 때, 승아는 소총병과 방공포대로 막는데 급급했다. 다행히 히데요시도 빠르게 테크를 올린 것이 아니기에 승아는 타이밍상 큰 피해를 입지 않고 막아낼 수 있었다.


“윤승아 선수, 생각보다 하피 러쉬를 안정적으로 막았는데요? 방공포대 1개 부서진 것 외에는 소총병이 의무병의 도움을 받아 몇기 제외하고는 거의 죽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일꾼의 피해가 전혀 없습니다!”

“이러면 이제 슬슬 괴물이 힘을 받는 시기가 지나가게 됩니다. 황실의 전투의 맵의 특성상 초반에 괴물이 극도로 유리하지만 이 시기가 지나서 외곽 자원부근을 먹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거든요.”

“지금 조금전에 히데요시가 외곽에 멀티를 뜨고 하피를 뽑을 것이 아니라 하피에 올인을 했었어야 해요! 그렇게 공격에 올인을 해야 쇼부를 보는건데 히데요시, 너무 분산 투자를 했어요!”


전진호 캐스터가 외치자 양옆의 해설위원들이 타박을 주었다.


“아니, 쇼부가 뭡니까? 쇼부가. 올인까지는 그렇다 쳐도 쇼부라뇨.”

“아니 쇼부도 외래어 아닙니까?”

“....아닙니다.”


해설진들이 쇼부가 표준어냐 아니냐 외래어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을 이어나가면서 시간을 끄는 이유는 전진호 캐스터의 말 때문이기도 했지만, 경기가 점점 늘어져서이기도 했다.

계속해서 전투다운 전투가 일어나지 않을 때에는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이 해설진들인데, 그것만으로는 시간이 남을 만큼 둘의 경기는 극 후반을 향해 달려가려는 느낌이었다.


방금희 하피 전투도 승아나 히데요시 모두 전투를 하기보다는 찔러보는 느낌이었다. 끝낼수 있는 경기를 질질 끈다고나 할까. 승아는 1세트 경기 이후 위축되어서 수비 위주로 병력을 모았고, 히데요시는 원래 그런 스타일이었다. 승아가 초반에 소총병이 많았을 때, 평소의 승아라면 치고 나갔을 타이밍이었고, 히데요시도 조금전에 하피를 뽑는 것에 모든 자원을 부었더라면 이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둘다 그러지 않았다.


그 뒤로도 서로 심시티에 집중하며 큰 교전없이 발전해나가는 둘을 보며 이얘기 저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현 상황을 불러주거나 하는 평온한 해설이 지속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맵의 모든 자원에 승아와 히데요시의 멀티가 다 들어섰다.


“드디어 맵을 다 먹었네요.”

“황실의 전투에서 이런 모습은 거의 없었죠?”

“처음인 것 같기도 하구요. 이렇게 장기전이 되면 누가 유리하죠?”

“원래는 장기전이면 인간 종족이 유리하다고 보기는 하는데.. 히데요시 선수가 이미 파멸충을 갖췄어요. 브론톨리스가 별로 없기는 하지만 이정도면 들어가볼 만하죠.”

“윤승아는 바카닉인가요? 바이오닉과 메카닉이 섞인 체제네요.”

“후반까지 저 수의 소총병을 유지하면서 탱크과 오토바이를 섞었는데요.. 저 체제가 지금 파멸충이 암흑벌레떼를 뿌리고 들어오면 원거리 공격이 다 막혀서 힘들어지는데 윤승아 선수... 괜찮을까요?”

“글쎄요..”


- 어? 히데요시 점점 올라가. 곧 들어가겠는데?

- 저러면 안되는데.. 저렇게 파멸충이 있는 상황에서 히데요시가 전투에서 진 적이 거의 없어.

- 암흑 벌레떼 뿌리면 소총병이나 탱크는 무력화 될텐데... 안에서는 유닛을 전혀 잡을 수가 없어.

- 야. 상대는 윤승아야. 윤승아가 그걸 모르겠냐? 찍어본 레이더 스캔이 몇갠데?


그랬다. 승아는 히데요시의 상황을 전부 꿰뚫고 있었다.


- 파멸충 나왔고.. 브론톨리스는.. 거의 없고.. 거의 사냥개네?

- 이러면 암흑 벌레떼 뿌리고 들어오겠다는 건데.. 그렇게는 안되지!


아무리 장기전에 히데요시가 유리하고 특기가 있다지만, 최근에 발전한 승아는 장기전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었다. 장기전으로 늘어지는 탄탄한 운영과 파멸충의 활용이 히데요시의 장기라면, 승아는 소규모 전투의 컨트롤이 장점! 그것을 후반까지 유지할 수 있는 최근의 피지컬은 경기 중 초반과 같은 피지컬로 전투를 치를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었다.


승아는 그런 상황을 이용해 다른 유닛보다 후반까지 오토바이의 갯수를 늘렸다. 오토바이는 주로 초반에 쓰이는 메카닉 유닛이지만, 큰 장점이 있었다. 1대당 3개의 투척지뢰를 뿌릴 수 있다는 점. 투척지뢰는 발동하면 폭발형으로 주변에 터지기 때문에 사냥개와 같은 유닛에 효과적이었고, 근접 판정이기에 암흑 벌레떼를 뿌려도 피해를 주는데 이상이 없었다. 승아는 히데요시보다 전체 판을 보고 운영하는 눈이 조금 부족했고, 원재처럼 전체를 보는 능력도 없었지만, 유닛의 상성과 맵에 따른 상대방의 공격 타이밍과 조합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다. 회귀를 거치며 누구보다도 오래 해 왔으니까.


“윤승아, 오토바이의 비율이 높은데요, 브론톨리스 같은 거대 유닛에게 오토바이의 폭발형 공격이 도움이 .. 안될 것 같은데요.”

“라미아도 있구요.”

“화염방사병을 뽑는게 어땠을까 하는데요.. 이미 늦었어요!”

“그래도 히데요시가 사냥개가 많으니 도움이..”


그때 히데요시의 전 병력이 양쪽 맵의 승아와의 라인쪽으로 동시에 진군했다.


“양쪽에 동시에 파멸충으로 암흑 벌레떼!!! 가요!”

“아! 히데요시, 들어갑니다! 센터쪽.. 아니! 양쪽입니다. 센터는 소수의 사냥개만 지르고, 양쪽 바깥쪽 멀티로 주력 병력을 양쪽에서 나눠서 공격합니다! 파멸충과 라미아, 사냥개가 주력입니다! 브론톨리스 한두기 씩도 섞여있습니다!”

“윤승아 탱크를 뒤로 물리면서.. 오토바이로 호위!”

“병력이 남는 것 같아도 넓게 펼쳐야 합니다. 암흑벌레떼 오면 답이 없어요!”


승아와 히데요시의 2세트 교전, 히데요시의 선공으로 한판의 큰 전투가 맵의 양쪽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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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 1부 에필로그 (1/2) +5 17.01.16 1,563 23 14쪽
241 <1부 완료 - 작가의 이야기> +16 17.01.14 1,452 32 4쪽
240 결승전의 최강자 (4) +3 17.01.14 1,428 2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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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결승전의 최강자 (2) +3 17.01.10 1,281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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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용산대첩 (3) +5 17.01.03 1,252 2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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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용산대첩 (1) +3 17.01.01 1,522 23 13쪽
231 이어지는 개인리그 (3) +4 16.12.29 1,371 25 11쪽
230 이어지는 개인리그 (2) +4 16.12.27 1,311 2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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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7 제노사이드 (2) +6 16.12.21 1,322 29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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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5 조 지명식 (3) +5 16.12.19 1,508 29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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