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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령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아이돌 재벌, 911로 회귀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령
작품등록일 :
2019.09.01 23:41
최근연재일 :
2019.10.3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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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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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램니서치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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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10월 5일 금요일.


주동수 총무이사와 홍시후 총무과장의 노력으로, 미국 언론에 램니서치와 관련된 많은 뉴스들이 나왔다.


그럼에도 전날 주가는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1.2% 상승했다.

뉴욕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산주들이 각광을 받은 탓이었다.


재성은 홍시후 총무과장에게 미국의 IT 각 분야별 전문가와 회계 전문가, 자산관리 전문가들을 영입하라고 지시하고,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명단을 보냈다.



이날 SIM 갈사문 사장은 김보영을 설득해 계약을 맺었고, 박용준은 남해효와 이해숙을 데리고 왔다.

이로써 SIM의 배우는 5명으로 늘었다.



10월 6일 토요일.


역시 전날 램니서치의 주가는 0.8% 상승했다.

반면 이틀 간의 조정으로 재성의 총자산은 1013억 달러까지 내려가 천억 달러선이 위태로웠다.


격차가 더 벌어지자 이사들과 부장들은 매우 불안해했다.


벌써 5일째 램니서치의 주가가 상승하니 재성도 참기 힘들었다.


할 수 없이 전생에 월스트리트 저널의 찰턴 자페가 썼던 탐사보도 기사를 기억나는 대로 작성해 주동수 이사에게 메일로 보내고, 찰턴 자페에게 제보하도록 했다.



10월 7일 일요일.


이사들과 주요 연예인들, 측근들을 모아 등산을 하며 친목을 다졌다.

특히 축서백 이사와 그 가족에게 많은 신경을 썼다.



10월 9일 화요일.


전날 램니서치의 주가는 육일째 상승했고 재성의 자산은 삼일째 하락해 천억 달러선이 붕괴되고 999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사들과 부장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10월 10일 수요일.


전날 램니서치의 주가는... 마침내 15.9% 폭락했다.

램니서치의 실상을 파헤친 월스트리트 저널 찰턴 자페의 탐사보도 기사가 나온 뒤였다.


재성이 제보한 내용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설마설마 했던 시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돌변했다.

자산수익률이 0%에 가깝고, 횡령과 배임이 일상화 되었으며, 분식회계도 의심된다는 소식에 시장참가자들이 일제히 외면해버린 것이다.


아무리 자산이 많으면 뭐하겠는가?

수익률이 0%라는데...



10월 11일 목요일.


전날 램니서치의 주가는 또 다시 8.94%나 내려 시가총액은 1303억 달러가 되었다.

반면 재성의 자산은 다시 이틀 동안 연달아 올라서 1062억 달러에 달했다.


이날 뉴브니지 캐피털에서 210억 달러가 들어왔다.


아침에 출근한 이사들과 부장들은 만세를 불렀다.

특히 고근호 회계부장이 제일 기뻐했다.



오후에 박용준이 장솔미를 데리고 왔다.

그녀의 계약이 끝나 프리가 된 날이었다.

재성은 그녀에게 계약금을 20억원이나 안겨주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10월 12일 금요일.


전날 뉴욕증시가 소폭 조정세를 보이면서 재성의 자산은 약간 줄었지만 램니서치의 주가도 역시 내렸기에 이사들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에는 시피은행 서울지점장이 찾아왔다.

다시 한 번 이사들과 부장들은 만세를 불렀다.

마침내 수한은 시피은행을 상대로 미국 일반대출 금리인 6%를 쟁취한 것이다.


경사는 겹친다고 이날 주동수 이사는 인첸 모바일 일렉트로닉스를 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10월 13일 토요일 새벽 2시.

미국 시간 10월 12일 금요일 오후 3시.


드디어 시피은행에서 대출이 실행되었다.

이 날 재성의 자산총액은 1078억 달러였고 대출한도인 60% 중 뉴욕멜론은행에서 대출 받은 금액을 제외한 387억 달러를 추가로 대출 받았다.


따라서 뉴욕멜론은행과 시피은행에서 대출 받은 금액이 모두 647억 달러였고, 뉴브니지 캐피털에서 받은 210억 달러를 합치면 857억 달러나 되었다.


반면 램니서치의 시가총액은 1289억 달러까지 내려 지분 51%의 인수에 필요한 금액은 657억 달러에 불과했다.


따라서 재성은 200억 달러의 여유가 생겼다.


10월 중에 10.82억 달러를 결재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던 고근호 부장의 표정이 머쓱해졌다.


당연히 한국으로 들여온 122억 달러는 미국으로 다시 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대출이 실행되자 주동수 이사는 근대증권 뉴욕지점에서 여러 개의 역외펀드를 이용해 분산해서 램니서치와 냄버스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재성이 램니서치를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식은 뉴브니지 캐피털과 비밀유지계약이 되어 있어서 시장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워낙 분위기가 좋지 않은 탓에 시장에는 두 회사의 주식이 쏟아지고 있었다.


냄버스는 특허무효 소송에 패할 것이 확실하다는 뉴스에 폭락을 거듭해 이제는 시가총액이 12억 달러에 불과했다.


놀랍게도 주동수 이사는 불과 1시간 만에 6.4억 달러에 51%를 사들였다.


다만 램니서치는 워낙 덩치가 크다보니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겨우 8%를 매수하는데 그쳤다.


이날 저녁 재성은 축서백 이사와 단 둘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그에게는 자신의 큰 구상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었다.

앞으로는 그가 미국의 선장이었다.


“대표님. 그럼 한성일렉트로닉스는 배제하는 것입니까?”

“맞아요.”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회귀 후 재성은 의식적으로 한성 생각을 피하고 있었다.

너무 괴로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불가피했다.

가늘게 떨리는 양손을 문지르며 말했다.


“이건 절대 비밀입니다. 비밀을 지킬 수 있겠어요?”

“물론입니다.”


“사실 나는 한성 일가에 큰 원한을 가지고 있어요.”

“....”


“세세한 내용은 설명하기 힘들지만 한성과는, 아니 한성 회장 일가와는 공존할 수 없는 사이에요.”


“그, 그러시군요. 그래서 표준화 협력대상에 한성이 빠진 것이군요?”

“맞아요.”


“그럼 한성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이십니까?”


“한성의 회장 일가만 솎아 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알겠지만 그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나는 세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첫째는 한성일렉트로닉스 주식을 매집해서 적대적으로 M&A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전자업종을 장악함으로써 한성일렉트로닉스를 고사시키는 것이지요. 셋째는 한국에서 한성의 영향력을 문화·예술분야부터 서서히 지워나가는 것이고요.”


“아? 그래서 대표님께서 엔터업종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군요?”


“맞습니다. 엔터 업계를 시작으로 언론, 방송, 출판 등 여론 선도 분야를 점진적으로 장악해나갈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한성의 위상을 생각하면 셋 다 쉽지 않은 일이겠습니다.”


“한성공화국이라고 불리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요. 정치인, 검사, 판사 등 한성 돈 안받은 사람이 없으니 지금 맞붙으면 우리가 절대적으로 불리해요.”


“그럼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너무 급하면 우리가 다칠 수 있으니 서서히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일단 필 케이츠 회장이 오면 한성일렉트로닉스 주식 10%부터 받아내야겠죠. 시피은행과 거래관계가 긴밀해지면 그들이 가진 한성 주식도 받아낼 생각이에요. 그러자면 가급적 모든 대출을 시피은행에서 받을 필요가 있어요. 빚이 적으면 은행이 큰 소리 치지만, 빚이 거액이면 채무자가 큰 소리를 치니까요.”


“그건 맞는 말씀이십니다. 앞으로는 뉴욕멜론은행의 대출까지 시피은행으로 옮겨야겠군요?”


“아니요. 어려울 때 우리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그럴 수야 있나요? 뉴욕멜론은행은 대출은 그대로 두세요.”


“...알겠습니다.”


“급한 일이 끝나면 한성일렉트로닉스의 주식을 시장에서도 사들여, 적대적 M&A의 가능성도 높여나갈 생각입니다.”


재성은 독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한성일렉트로닉스 뿐만 아니라 한성의 전 회사에 대해 쥐도새도 모르게 서서히 주식을 매집해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 뒤 한성일렉트로닉스를 두고 공개적인 주식 매수 전쟁을 벌려, 한성 회장 일가가 돈을 탕진하게 할 계획이었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한성일렉트로닉스를 제외한 다른 회사를 그대로 한성 회장 일가가 소유하는 형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한성그룹은 한성일렉트로닉스를 제외하더라도 2위였다.

이를 두고 볼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러자면 한성일렉트로닉스가 표준화 경쟁에서 너무 큰 상처를 입기 전에 일을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한성일렉트로닉스의 경우에는 한성에서 0.1% 이상 주주는 모두 관리하고 있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물론이지요. 그건 역외펀드를 이용해야죠.”


“표준화에서 한성일렉트로닉스가 제외되면 타격이 클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매출이 크게 줄면 정부에서 가만 있지 않을텐데요?”


“그게 문제죠. 현재 한국 경제에서 한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니까요.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는 대후전자를 인수한 뒤 대규모 투자를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한성의 매출이 주는 것 이상으로 우리 매출이 늘어나면 정부도 달리 생각할 여지가 생길테니까요.”


“대후전자는 이미 누더기가 되었습니다. 어지간히 투자를 해서는 한성을 따라가기 힘들텐데요?”


“맞는 말이에요. 우선 국내 유통망을 살린 뒤 해외지점망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재건할 생각입니다.”


“해외지점망을 다 살리려면 어마어마한 돈이 들 것입니다. 과거 대후그룹이 20년 이상 꾸준히 늘려온 지점망이니까요.”

“각오해야죠.”


“그리고 대후전자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분야가 없습니다. 반도체는 토시바를 작업하고 있으니 됐고,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


“어디 디스플레이만 문제겠어요? 한성과 LC에 비해 대후전자의 기술 수준은 상당히 낮습니다. 그러니 가전, 컴퓨터, 전지, 서버, CPU 등 비메모리 반도체, 슈퍼컴퓨터 등 전 분야에 걸쳐 선진 기술을 가진 해외업체를 인수·합병해야 합니다.”


“....”


“특히 미국 AND와 파다소닉 가전분야, 디스플레이 분야, 사프 전지분야를 인수해서 전자산업 전 분야에 걸쳐서 단숨에 최상급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자체적으로 개발하려고 하다가는 10년이 걸려도 부족할 거에요.”


“인수·합병해야할 대상이 장난이 아니군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해당분야 매출이 외국에서 일어나지 않습니까? 결국 한성의 한국 매출만 줄면 문제가 될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외국 업체들을 인수해서 대후전자와의 합작 법인을 한국에 많이 세워야죠.”


“아? 그렇군요. 일이 너무 복잡하고 규모가 큰데 차라리 칼 로프를 통해 부시 정부를 움직여 압력을 넣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부시 일당과는 사안별로 협력할 뿐 전적으로 손을 잡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들과 잘못 엮였다가는 놈들의 호구로 전락할 수가 있어요. 돈에 환장한 속이 시커먼 놈들이니까요.”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없다면 상당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


“8년은 꾹 참도록 하죠. 대신 미국 가거든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민주당 법률고문 엘리자베스 워런을 VVVVIP로 삼아, 최선을 다해 로비를 하세요. 아니 로비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친해지세요. 아예 축 이사님 저택을 오바마 옆집으로 하세요.”


“이,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정계에서 하나같이 무명입니다만...”


“이건 진짜 천기누설인데 내가 꿈에서 봤어요.”

“....”


“램니서치가 뉴저지주에 있으니 조금 힘들겠지만 워싱턴의 오바마 옆집에 거처를 정하세요.”


“이, 일단 알겠습니다.”

“이제 램니서치를 장악하려는 이유를 알겠지요?”


“어느 정도는 이해했습니다. 램니서치를 전자업종의 지주회사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닙니까?”


“맞아요.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있으니 아주 적격이에요. 뿐만 아니라 램니서치가 미국 국내법인으로 인정 받게 되면 미국과 일본에서 사업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약소국인 한국 법인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까요.”


“그렇군요. 하긴 대표님의 계획이 워낙 커서 어지간한 국제적 영향력과 돈으로는 감당이 안되겠습니다. 하지만 램니서치의 미국법인이라는 지위와 막대한 자산을 이용하면 충분히 실행할 수도 있겠습니다.”


재성이 자신의 속내를 다 내보인 것은 축서백이 처음이었다.

이것도 큰 모험이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당분간 미국 사업은 그가 책임져야하기 때문이다.



10월 16일 화요일.


전날 미국 증시에서 주동수 이사는 램니서치 주식 22%를 추가로 매수했다.


이날 축서백과 성희광을 출국시켜 다음 일에 대비토록 했다.

성희광은 고근호 아래서 회계과장을 하던 사람이었다.

그 역시 미래에 한성생명 CFO가 되는 인재라 재성이 영입했다.



10월 17일 수요일.


전날 미국 증시에서 다시 21%를 매수해 마침내 51%를 채웠다.

이때가 미국 시간 10월 16일 오후 4시경이었다.


램니서치의 인수에는 13일 예상보다 2억 달러 적은 655억 달러가 들었다.


51%를 채움과 동시에 주동수 이사는 역외 펀드에 분산된 램니서치 주식을 모아 재성의 계좌로 넘겼다.


이 당시만 해도 이런 식의 거래가 불법이 아니었다.

나중에는 이러한 분산매매가 다른 시장참가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하여 불법이 된다.


역외 펀드에 그냥 두지 않고 재성의 명의로 바꾼 것은 여러 법률 규정으로 인해 헤지펀드가 미국 상장회사의 경영권을 쥐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바로 시장에 공시를 하고 램니서치에 통보를 함과 동시에 3일 후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당연히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도 함께 요청했다.


일이 이렇게 진행되자 그동안 언론 로비를 통해 막고 있던 재성의 기사가 꽤 나왔다.


더 이상 언론사들도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로비 덕분에 대부분의 기사는 우호적이었다.

특히 재성이 동맹국이자 6.25전쟁에서 함께 싸운 한국 출신이라는 점이 강조되었고, 재성의 총자산규모에 대한 내용은 어물쩡 넘어갔으며, 세계 1위의 부자라는 사실도 언급되지 않았다.


기사를 막는 것이 힘들자 이런 식으로 기사를 내달라고 로비를 한 것이다.


애국주의와 신보수주의 광풍 속에 여론이 어디로 흘러갈까봐 간이 조마조마했는데 천만다행으로 ‘듣보잡 회사 하나야 뭐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램니서치가 중요한 회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큰 도움이 되었다.


그러자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는 즉각 회의를 열고 재성의 램니서치 인수를 통과시켰다.


이게 19일 금요일이었다.


주동수 이사는 20일 토요일(미국시간 19일 오후) 바로 주주총회를 소집해, 기존 이사진 중 JP모건에서 선임한 1명을 제외한 전원을 해임하고, 축서백을 CEO로, 성희광을 CFO로 선임했다.


나머지 이사들은 재성이 지목한 미국인으로 채웠다.


IT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자산관리 전문가, 회계 전문가들로 이미 재성의 지시를 받은 홍시후 총무과장이 영입을 끝낸 상태였다.


당초 주주총회 소집 요구가 있자, 주식 10.5%를 가진 제2 대주주 JP모건이 재성의 인수를 반대하며 뉴욕연방법원에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뉴브니지·킬라일과의 협의대로 불과 3일 만에 기각되어 총회는 무사히 열렸고, 이사 1명이 모든 안건에 반대하는 가운데 일사천리로 통과되었다.


이런 와중에 미국 시간으로 18일 법률 하나가 조용히 수정되었다.

바로 내국법인에 관한 규정이었다.


재성이 원하던 대로 이 수정법안 덕분에 램니서치는 계속 미국 내국법인으로 남을 수 있었다.


램니서치의 급한 일이 끝나자 재성은 축서백에게 지시를 내려, 자산관리 전문가 리오 테일러 이사와 회계 전문가 조프리 베어 이사를 중심으로 전 자산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징계를 실시토록 했다.


동시에 냄버스와 인첸 모바일 일렉트로닉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만약 램니서치가 외국법인 미국사업장으로 분류되었다면 이것도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야하겠지만 이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한편 킬라일 그룹도 열심히 움직여 19일에 토시바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소식을 받은 재성은 즉시 토시바의 운영권을 램니서치에 넘기도록 했다.

축서백은 반도체 전문가 펠릭스 하넨 이사를 토시바의 회장으로 파견했다.



램니서치가 정리되자 주동수 이사와 홍시후 과장은 21일 일요일에 귀국했다.



10월 23일 화요일.


최대의 왕건이가 가뿐하게 처리된 덕분에 이사들과 부장들의 표정은 밝았다.

이미 재성의 의도를 눈치 채고 있던 천현종 이사가 물었다.


“대표님! 이제 대후전자를 인수합니까?”

“시작해야죠. 축서백 이사에게 연락하세요.”

“알겠습니다.”


천현종 이사가 비서실에 지시를 내려 곧 축서백과 연락이 되었다.

그는 여전히 수한에서는 이사의 신분이었고, 램니서치에서는 CEO였다.


“대표님! 저 축서백입니다. 안녕하세요?”

“예. 축 이사님! 밤 늦게 고생 많으시네요.”


지금 미국은 밤 10시였다.


“별말씀을요.”

“내국법인 규정이 수정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죠?”


“예. 이제 램니서치를 지주회사로 만들면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마음껏 사업을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해볼까요?”


“하하! 역인수가 시작되는 겁니까?”

“당연히요. 책임자로 회계전문가인 피터 포레스트 이사를 파견하세요.”


“알겠습니다. 그럼 순서를 어떻게 할까요?”

“일단 대후전자와 관련 부품·협력회사 13개를 인수합니다. 이미 뉴브니지 캐피털의 제임스 윈스톤 이사와 3.5조원에 인수하기로 협의를 마쳤으니 그대로 실행만 하면 됩니다.”


“램니서치의 자산규모를 생각하면 3.5조원은 적은 금액이지만 재무부에 자산의 외국반출 허가를 받아야합니다. 이게 시간이 꽤 걸립니다. 심하면 허가가 안날 수도 있고요.”


“이런? 축 이사님! 미국 내국법인은 재무부의 자산반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신고만 하면 됩니다.”

“예? 그,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올해 1월, 그러니까 클린턴 대통령 퇴임직전에 규정이 바뀌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래서 대표님께서 그렇게 애써 램니서치를 내국법인으로 만드셨군요?”


“맞습니다. 이제 거칠 것이 없으니 마음껏 M&A를 해 보죠.”

“대단하십니다. 정말 감탄했습니다. 그럼 인수대금은 어떤 식으로 조달할까요? 대출을 받아서 해도 되고, 자산을 팔아서 해도 됩니다.”


“주총에서 JP모건 이사 닐 퍼셀이 모조리 반대했죠?”

“그렇습니다.”


“이후 이사회가 열릴 때도 사사건건 반대했다면서요?”

“예. 토시바 운영위탁계약도 절대 반대한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잘라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10% 이상 주식을 가진 대주주는 이사 1명을 파견할 수 있으니 그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예?”


“앞으로 모든 인수합병을 주식으로 합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대후전자 인수대금으로 돈을 주는 것이 아니라 램니서치의 주식으로 준다 이 말입니다.”


“아~! 이제야 알겠습니다. 그럼 사실상의 유상증자가 되니 주식이 늘어나면서 JP모건의 지분이 줄어 들겠군요?”


“정답입니다. 대후전자만 인수해도 닐 퍼셀을 쫓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5% 이상 대주주 3명도 거추장스러우니 그들의 지분이 5% 미만으로 내려갈 때까지 계속 주식을 이용해 인수·합병을 진행해 나갑니다.”


원래 램니서치의 5% 이상 대주주는 6명이었으나 주식이 폭락하는 과정에서 지분을 많이 처분한 2명이 있어서 4명으로 줄어든 것이었다.


“대표님! 좋은 생각이기는 하나 그럼 대표님의 지분도 줄어들어 지배력이 약해집니다.”


“걱정마세요. JI은행에 주는 지분이 사실상 누구껍니까?”

“아~! 그렇군요. 그것도 사실상 대표님 것이지요?”


“바로 그렇습니다. 그러니 걱정 말고 실행하세요. 그리고 AND에 대해서는 알아봤어요?”


“예.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들과 장기펀드들이 약 64%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이 반대하면 인수가 불가능합니다. 특히 JP모건과 척을 졌으니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하! 천만에 말씀! 이렇게 하세요.”

“어떻게 말입니까?”


“일단 제 돈으로 역외펀드를 이용해서 분산하여 10%를 사들이세요. 지금 AND 시가총액이 648억 달러죠? 여유자금이 200억 달러나 있으니 65억 달러 정도는 문제가 아닙니다.”


“10% 정도는 시장에서 충분히 살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요?”

“그 다음은 AND CEO 프랭클린 수누누에게 주식교환을 통한 상호투자를 제의하세요.”


“예? 주, 주식교환을 통한 상호투자라니요?”

“지금 AND의 모든 사업부가 2위잖아요? 수누누는 그 중 하나라도 1위로 올리기 위해서 애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니 동가의 주식교환을 통해 투자를 제안하시란 말입니다.”


“그, 그럼 AND가 돈을 마련하기 위해 램니서치의 주식을 팔면 어떻게 됩니까?”

“당연히 그건 안되죠. 그러니까 10년간 주식처분 금지계약을 맺으세요. 또한 그 주식을 담보로 돈은 빌릴 수 있지만 주주권의 양도·위임은 불가능하며, 만약 빌린 돈을 갚지 못해 10년 안에 주식을 처분하게 되면, 주식을 출자한 측에서 우선 매수권을 가진다고 명기를 하세요.”


“...그, 그렇게 하려고 하겠습니까?”

“똑 같이 계약을 하면 되지 않습니까? 서로 경영권을 보호해 주니 아마 쌍수를 들어 환영할 겁니다.”


“수누누야 환영하겠지만 주주들이 받아들이겠습니까?”

“그들의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40%만 상호 주식을 교환한다고 하면 될 겁니다.”

“40%라? 사실상 램니서치와 AND의 주식을 서로 유상증자해 주는 셈이고, 시가총액이 큰 램니서치보다 시가총액이 적은 AND의 유상증자 비율이 높아지겠군요?”


“그렇죠. AND의 시가총액이 648억 달러니까 40%면 259억 달러입니다. 259억 달러를 유상증자하게 되면 대주주들의 지분 64%는 45.71%로 줄어듭니다. 물론 우리측 지분도 50%에서 35.71%로 줄게 되지만 10% 차이에 불과하게 됩니다. 즉 6% 대주주 하나면 끌어들이면 게임셋이라는 거죠. 이제 이해가 되시나요?”


우리측 지분 50%란 재성의 돈으로 개인 매수할 10%와 상호 투자를 통해 획득할 40%를 합친 것으로, 유상증자가 마무리 되면 이 지분은 35.71%로 줄어든다.


이해가 안되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말하자면, 시가총액이 100만원인데 A가 40%인 40만원을 출자하면 지분비율이 40%가 되는 것이 아니고, 출자액 40만원÷(당초 시가총액 100만원+추가 출자분, 즉 유상증자분 40만원)을 하면 28.57%가 되는 것이다.


“정말 말이 안나오는 명안이십니다. 램니서치 주식 5.5%를 가지고 있는 토메르 펀드가 저희에게 아주 우호적입니다. 그들은 또한 AND 주식 8.43%를 가지고 있지요.”


“그러니까요. 답 나왔죠?”

“물론입니다. 이렇게 밥상 다 차려주셨는데 못 떠먹으면 밥숟가락 놔야죠.”


“하하! 별말씀을. 미국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인수·합병은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합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그것마저 필요 없게 됩니다.”


“저, 정말 그렇군요. 이런 식의 상호 백기사를 통한 실질적 지배는 결합 심사 대상에 없는 형식이니까요.”

“그렇죠?”


2005년 이후 금융기관들이 이런 수법을 많이 쓰면서 덩치를 부풀린다.

자연히 금융위기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어 2008년에 까다로운 규제가 신설된다.

지금은 그보다 훨씬 전이니 아무 걱정이 없었다.


“이건 정말 대단한 발상입니다. AND의 경영권을 장악하고, 동시에 AND에 259억 달러나 되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셈이니 어떤 분야가 되었건 수누누의 바람대로 하나는 1위를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일단 AND의 경영권을 장악하면 수누누를 다시 CEO로 선임하고 폴 브라이언트 이사는 즉시 잘라버리세요.”


바로 폴 브라이언트가 올해 11월에 CEO가 되어 CPU 외에 모든 사업부를 팔아버리는 놈이다.


“알겠습니다. 259억 달러는 어디에 투자를 하라고 할까요?”

“일단 연구개발 분야에 180억 달러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대후전자와 합작으로 한국에 각 부문별 생산공장을 설립하세요. 특히 R&D의 경우에는 모바일 프로세서 칩에 신경을 써서 2007년, 아니 2005년까지 412MHz를 필히 달성하라고 하고 비밀을 철저히 지키도록 하세요.”


412MHz는 2007.6.29. 스티브 찹스가 최초로 발표한 하이폰2G에 탑재된 APL0098칩의 성능이다.


축서백이 수누누한테 이런 이야기를 했다가는 된통 한소리 들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역시 대표님은 계획을 다 가지고 계시는군요?”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일을 진행하다보면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나지요. 참! 그리고 냄버스와 인첸에도 각기 2억 달러를 주식으로 투자해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와 모바일 터치 스크린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라고 하세요. 냄버스에는 아무 것도 없으니 연구소와 연구 인력부터 구하시고요.”


원래 역사에서도 냄버스는 중요 특허 3개가 무효화 되자 뒤늦게 다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다.


그들이 개발한 반도체는 상당히 뛰어난 것이었지만 문제는 한성이 더 뛰어난 물건을 개발하는 바람에 사장되고 말았다는 사실이었다.


일단 연구를 시켜보고 가망성이 있으면 점점 더 고난이도의 반도체를 개발하게 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DDR4를 선점할 생각이었다.


한성일렉트로닉스의 자랑이자 캐시카우였던 DDR4를 빼앗아 버린다면 용의 눈을 빼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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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전초전 +6 19.10.28 6,087 15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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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새로운 전쟁 +8 19.10.24 6,921 180 17쪽
60 점입가경 +5 19.10.23 6,926 189 14쪽
59 쿠도의 방문 +2 19.10.22 6,997 173 13쪽
58 영화전쟁의 서막 +18 19.10.21 7,275 184 14쪽
57 마세웅의 귀국 +11 19.10.21 7,090 15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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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빼앗다 +11 19.10.19 8,182 185 13쪽
54 재즈 스타일리스트 +13 19.10.18 8,061 183 21쪽
53 이재성 vs. 풀 핼런 +7 19.10.17 8,229 207 15쪽
52 개미지옥 +8 19.10.16 8,320 21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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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램니서치 장악 +14 19.10.14 8,882 208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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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그놈이 그놈 +11 19.10.09 9,815 22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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