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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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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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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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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1.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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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8화 바하무트

DUMMY

98화 바하무트


지하로 이동하던 강한이 귀를 꿈틀했다.


메인 포탈로 통하는 입구 안에서 소리가 들린 참이었다.


무언가 안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강한이 마른 침을 삼켰다.


“뭐지?”


작게 읊조린 강한이 다가갔다.


그림자가 통로를 따라 길게 늘어졌다.


마치 사람처럼 생긴 그림자였다.


“이런 곳에 사람이?”


물신 피어오르는 의심을 억누르며 강한이 접근했다.


열기에 죽처럼 녹아내린 금속 문이 보였다.


선조들은 이런 상황을 예상 했을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속 문을 제외하면 별다른 방어시설은 보이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통로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은 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포탈로 이어지는 골목이었지만 말이다.


강한이 또 다시 녹아내린 문을 지났다.


마지막 문이 보였다.


그 너머로 인간의 형상을 한 누군가가 보였다.


기존 포탈과 다르게 마치 바다마냥 눕혀진 포탈을 내려 보고 있었다.


포탈에서 나온 빛이 산란하며 그 자의 그림자를 여러 갈래로 나누었다.


강한이 물으며 접근했다.


“누구냐.”


목소리가 울렸다.


상대가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강한이 순간 움찔했다.


포탈에서 느껴지는 기운 탓이 아니었다.


소름끼치는 외모 때문이었다.


머리에 달린 날카로운 두 개의 뿔과 번들거리는 파충류의 눈.


등 뒤로는 박쥐같은 날개가 달려 있었고, 목 아래로 검은 비늘이 가득했다.


“넌?”


상대가 누군지 단숨에 깨달은 강한이었다.


바하무트.


양손을 벌린 놈이 여유롭게 말했다.


“드디어 왔군.”


강한이 기간틱 소드를 꺼내 앞으로 내밀었다.


“그 모습은?”


바하무트가 손끝으로 자신을 훑으며 말했다.


“마음에 들지 않나?”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키메라란 말인가?


그렇게 생각한 강한이 포탈을 슬쩍 쳐다봤다.


가장 껄끄러운 상대가 가장 중요한 목표를 지키고 있다니.


저걸 봉인하기 위한 방법은 오로지 단 하나.


포탈을 안정화 시키는 장치를 파괴해야 했다.


그리고 포탈 안정화 장치는 이 방 전체였다.


일단 포탈만 불안정 상태로 만들면 내부에서부터 붕괴하며 스스로 닫힌다.


정말 만약이지만 그렇게 된다면 붉은 안개를 제거할 가능성도 있었다.


아직 가설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유리 말로는 포탈이 내뿜는 에너지와 지구의 대기가 화학반응을 일으킨 결과라는데.


글쎄, 그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벌어 질 일에 집중해야 했다.


강한이 바하무트 어깨 너머를 살피며 어디서부터 박살내야 할지 감을 잡았다.


바하무트가 그런 강한에게 한 발 다가갔다.


“인간이 지닌 집념이라 대단하군.”


강한이 바하무트 왼 쪽으로 슬쩍 움직였다.


바하무트가 말했다.


“그 집념이 너희 인간을 타락시켰지만 말이야.”


섬뜩한 웃음을 만든 바하무트가 고개를 저었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적당히 라는 걸 모르는 종족이야.”


강한이 자신을 쳐다보는 바하무트와 눈을 마주쳤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바하무트가 숨을 크게 들이 마시더니 오른손 검지로 포탈을 가리켰다.


“저 포탈은 너희 선조가 만든 물건이다.”


강한이 대꾸했다.


“그건 나도 안다.”


바하무트가 이번엔 검지로 천장을 가리켰다.


“그럼 붉은 안개에 대해서도 아나?”


기간틱 소드로 바하무트를 겨눈 강한이 물었다.


“무슨 꿍꿍이지?”


바하무트가 어깨를 으쓱했다.


“꿍꿍이 따윈 없다.”

“뭐?”

“어차피 너희 인간은 우릴 이길 수 없으니까.”

“개소리.”

“대전쟁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이 그래.”

“난 쓸데없이 운명 타령하는 운명론자가 아니라서 말이야.”


잠시 말을 멈춘 바하무트가 검지를 튕겼다.


“말이 많구나.”


강한이 움찔하다 당황했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바하무트가 천천히 다가왔다.


“너희 능력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결국 날 거역하기 힘들 거야.”


코앞에서 강한을 똑바로 쳐다본 바하무트가 말했다.


“그러니 말대꾸하지 말고 잘 들어봐.”


공중으로 둥실 떠오른 바하무트가 옆으로 누웠다.


“너희가 어나더 월드라 부르는 우리 고향으로 처음 넘어 왔을 때, 우린 지켜만 봤지.”


마치 손자에게 구전동화를 설명하는 노인 같은 모습.


“그런데 우릴 사냥하고, 터전을 짓밟고, 자원을 훔쳐가자 생각이 달라졌다.”


바하무트가 천장을 보며 자세를 바꿨다.


“그래서 복수를 하기로 했지. 너희가 만든 저 포탈을 이용해서 말이야.”


강한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되먹은 건지 몸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는지 바하무트는 이제 강한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자기 할 말만 할 뿐이었다.


“이를 위해 우린 악신 크툴룬이 지닌 혼돈의 힘을 이용하기로 했다.”


자랑하는 말투였다.


“그리고 포탈을 이용해 혼돈의 힘을 지구로 흘려보냈지.”


이해하기 힘든 내용.


바하무트가 실실 거리며 말했다.


“그 결과 너희 고향이 붉은 안개로 가득 찼고 말이야.”


고개를 끄덕인 바하무트가 추억에 잠긴 표정을 했다.


“아, 정말 좋았지.”


강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코로 숨을 들이마신 바하무트가 곁눈질로 강한을 보았다.


“너희 세상은 우리와 다르게 혼돈의 힘에 대한 면역력이 없더군.”


다시 강한을 바라본 바하무트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재미있었어.”


마치 강한이 심한 충격을 받길 원하는 표정과 말투였다.


하지만 강한은 심한 충격을 받지 않았다.


받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걸까?


무뚝뚝한 표정으로 강한이 바하무트를 노려봤다.


아무런 반응이 없자 의아함을 느낀 바하무트가 물었다.


“놀랍지 않나?”


잠시 대답을 기다리던 바하무트가 말했다.


“아, 그렇지.”


뒤로 물러 선 다음 다시 검지를 튕기자 강한이 중심을 잃었다.


갑자기 마비가 풀렸기 때문이다.


넘어질 뻔 한 강한이 다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미친 놈, 왜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주절주절 하는 거냐?”


예상 외 반응이었던 걸까?


바하무트가 황당하단 표정을 했다.


강한이 허리를 피며 말했다.


“내가 여기에 너랑 대화하러 온 줄 알아?”


고개를 빠르게 흔든 바하무트가 물었다.


“뭐?”


잘 못 들은 건가 싶은 표정이었다.


붉은 기운을 온 몸으로 내뿜기 시작한 강한이 경고했다.


“아가리 싸 물고, 덤비기나 해.”


바하무트가 어이없단 표정으로 웃었다.


강한이 말했다.


“그런 어려운 이야기는 내 전문이 아니라서 말이야.”


바하무트가 물었다.


“그럼 네 전문은 뭐지?”


기간틱 소드를 눈으로 가리킨 강한이 대답했다.


“싸우는 것.”


아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바하무트가 걸음을 내디뎠다.


“그렇다면.”


기척도 없이 다가온 바하무트가 손을 휘둘렀다.


“괜한 시간 낭비였군.”


강한이 기간틱 소드로 공격을 막았다.


아주 가볍게 때렸다 생각했는데 몸이 휙 하고 날아갔다.


아예 벽을 뚫고 들어갈 정도 였다.


강한이 잔해를 헤집고 밖으로 나왔다.


“정말이지.”


몸을 턴 강한이 말했다.


“전력을 다해야겠네.”


바하무트가 다시 한 번 다가왔다.


*


초능력으로 외형을 바꿀 정도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 경지인 걸까?


턱 밑을 스쳐지나가는 손톱을 내려 본 강한이 기간틱 소드를 휘둘렀다.


-쾅!


바하무트 머리를 정확하게 때린 기간틱 소드가 폭발을 일으켰다.


이 정도면 웬만한 키메라 머리는 그대로 흔적도 없이 소멸한다.


바하무트는 차원이 달랐지만 말이다.


고개를 까딱하지도 않고 강한을 집어 던졌다.


바닥을 수십 바퀴 구른 강한이 반동을 이용해 일어섰다.


머리를 긁적인 바하무트가 말했다.


“전력을 다 한다며?”


강한이 기간틱 소드를 크게 내리쳤다.


바닥을 따라 불길을 가득 머금은 쇼크웨이브가 몰려갔다.


불의 파도.


수천 도에 이르는 화염이 바하무트를 감쌌다.


그 안에서 꿈쩍도 않고 있던 바하무트가 허공으로 손을 휙 저었다.


바하무트를 중심으로 돌풍이 불더니 불길이 사그라졌다.


“애초에 너희 인간은 단 한 번도 승리를 해본 적이 없어.”


강한이 기간틱 소드를 찌르며 달려갔다.


이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은 바하무트가 박치기를 날렸다.


뻥 하고 날아간 강한이 축 늘어졌다.


바하무트가 말했다.


“우리를 상대로 말이지.”


어나더 월드의 진짜배기들은 한 마리도 넘어오지 않았단 소리일까?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린 강한이 코피를 흥 하고 뱉었다.


“거기서 넌 얼마나 강하지?”


바하무트가 차가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반신으로 여겨질 정도지.”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널 꺾으면 나도 반신 계열에 든다는 말이군.”


그 대답이 무척 가소로웠는지 바하무트가 달려왔다.


종이 한 장 차이로 손톱을 피한 강한이 멀찍이 달아났다.


“하지만 전력 차가 분명해 보이니.”


품에서 무언가를 꺼낸 강한이 매섭게 노려봤다.


“전략을 써야겠군.”


바하무트가 그 모습을 돌아봤다.


강한이 손에 든 구체 모양의 물건을 꾹 눌렀다.


버튼이 눌려지자 녹색 불이 들어왔다.


이를 바닥에 내려놓은 강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유리, 주포로 여길 포격해.”


애초에 이럴 계획이었다.


해모수 함이 가진 주포라면 200미터 지하 까지도 충분히 충격을 전달 할 수 있었다.


예상대로 대답대신 방 전체가 쿵 울렸다.


돌가루가 천장에서 우수수 떨어졌다.


벽에 금이 쩍쩍 가더니 괴상한 비명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바하무트가 얼굴을 찡그렸다.


“네 녀석!”


강한이 차가운 얼굴로 바하무트를 노려봤다.


“뭐, 어쩌라고 도마뱀 새끼야.”


자신보다 훨씬 약하고 여린 존재가 저리 자신만만하다니.


적어도 바하무트에게 강한은 개미만도 못했다.


진짜 실력을 발휘하면 발로 뭉개 죽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저 표정을 보고 있자니 일이 꼬일 거란 기분이 들었다.


동시에 만만치 않을 거란 생각이 뇌리에 박혔다.


*


거대한 해모수 함의 주포가 재장전 되었다.


분당 한 발씩 발사가 가능한 거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방금 전 공격으로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그 아래론 거대한 구덩이와 함께 땅이 지글지글 끓고 있었다.


강한이 표시한 좌표와 정확히 일치하는 방향.


유리가 재차 발포를 명령했다.


-투웅!


공기가 말려들어가며 투박한 소리를 냈다.


-쾅!


진짜 포격음은 오히려 한 발작 느리게 들렸다.


-피융!


고속 플라즈마 포탄이 날아갔다.


여기에 휘말린 주변 키메라가 으깨져 소멸했다.


단지 날아가며 몰아친 위력만으로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 파괴력을 지닌 포탄이 목표지점을 때리자.


-쿠콰쾅!


천지가 개벽할 만한 폭음과 함께 엄청난 버섯구름이 생성됐다.


바닥이 이전보다 깊게 파였다.


연기와 불길이 미친 듯이 올라왔다.


주포가 다시 재장전을 시작했다.


*


천장 위로 나뭇가지처럼 생긴 금이 쫙쫙 갔다.


메인 포탈이 불안정하게 번쩍였다.


백년 이상 포탈을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던 안정화 장치에 이상이 생겼다.


곧바로 반응이 나타났다.


메인 포탈을 통해 다른 포탈로 흘러가던 붉은 안개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지구 전체에 퍼진 붉은 안개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포탈과 포탈 사이를 떠도는 붉은 안개만 해도 엄청났다.


바하무트가 말했다.


“귀찮은 자식.”


대전쟁 당시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인류의 결사대라 불리는 이들이 맨해튼으로 달려와 전력을 다해 싸웠었다.


물론 실패했고 말이다.


혼돈의 신이 지닌 힘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더불어 수문장인 자신도 그 힘의 영향으로 이렇게 변해가고 있다.


이제 마음속에 남은 건 지독한 증오와 그리움 뿐.


저 망할 인간들을 죄다 없애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를 위해 그가 계획한 마지막 수단은 바로 대공명 현상.


메인 포탈이 지닌 네트워크를 이용해 모든 헌터에게 피해를 준다.


정신을 망가트리고 키메라와 같은 괴물로 변형시킨다.


금수로.


짐승으로.


생각보다 시기가 이르긴 했지만 상관없겠지.


바하무트가 무너지는 천장을 보며 몸을 끌어안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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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113화 결정의 순간 19.02.16 231 6 13쪽
111 112화 그늘 쥐 작전 19.02.14 245 5 13쪽
110 111화 그늘 쥐 작전 19.02.13 230 6 12쪽
109 110화 그늘 쥐 작전 19.02.12 262 7 15쪽
108 109화 준 19.02.08 273 7 13쪽
107 108화 준 19.02.07 244 6 13쪽
106 107화 준 19.02.06 242 6 13쪽
105 106화 준 19.02.05 271 7 16쪽
104 105화 보석상 19.02.04 287 6 12쪽
103 104화 보석상 19.02.03 293 6 12쪽
102 103화 보석상 19.02.02 256 7 13쪽
101 102화 보석상 19.02.01 269 6 14쪽
100 101화 바하무트 19.01.31 305 8 10쪽
99 100화 바하무트 19.01.30 297 7 11쪽
98 99화 바하무트 19.01.29 283 8 12쪽
» 98화 바하무트 19.01.28 300 9 12쪽
96 97화 거함 19.01.27 316 8 12쪽
95 96화 거함 19.01.26 298 8 11쪽
94 95화 거함 19.01.25 320 8 13쪽
93 94화 개미굴 원정 19.01.24 335 10 12쪽
92 93화 개미굴 원정 19.01.23 297 10 12쪽
91 92화 개미굴 원정 19.01.22 325 9 11쪽
90 91화 디펜스 게임 19.01.21 305 11 12쪽
89 90화 디펜스 게임. 19.01.20 310 8 12쪽
88 88화 디펜스 게임. 19.01.19 334 10 12쪽
87 87화 디펜스 게임. 19.01.18 337 9 12쪽
86 86화 겨우 그 정도냐? 19.01.17 355 12 12쪽
85 85화 겨우 이 정도냐? 19.01.16 342 12 11쪽
84 84화 겨우 그 정도냐? 19.01.15 367 12 12쪽
83 83화 개와 늑대의 시간 19.01.14 342 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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