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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217,012
추천수 :
3,387
글자수 :
492,368

작성
21.06.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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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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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1쪽

28. 왜 사냐 인간아

DUMMY

28. 왜 사냐 인간아


”그 사람들 빨리 들어오라고 해서 잔금을 받아야 일이 해결이 되지!!!“


”아니~ 그러니까 이제 계약을 했으니까...“


속에서 나는 천불을 식히려는 듯 박향자 여사는 말을 하다말고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아~ 그러니까!! 엄마!! 자꾸 똑같은 말만 반복하지 말고!!! 그 집 사람들 빨리 나가라고 해!! 우리가 그 집으로 빨리 들어가야 이 집을 빨리 내 줄 거 아니야!!“


”하준아. 나 그 집 사람들한테 일요일에 집 내놓는 다고 말하고 오늘 집 팔렸다고 말했다. 그것도 그 사람들한테 얼마나 미안한 일인데...“


”아~ 왜~ 그 집 애 엄마한테는 일 년 동안 월세 안 받고, 방 하나 내 주기로 했다며~ 대체 뭐가 미안한데??“


”그럼... 하루아침에 집 빼라고 하면서, 그 사람들한테 내가 그거라도 해줘야지... 집구하는 게 그렇게 뚝딱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아니!! 왜!!! 그러니까 왜 집주인이 세 들어 사는 사람 입장을 생각해줘야하냐고!!! 나가라면 알아서 쳐 기어나가야지!!!“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하는 박향자 여사에게 짜증이 난 이하준은 테이블을 거칠게 내리치며 화를 내며 말한다.


더 이야기해봤자 이하준의 화만 돋운다고 판단한 박향자 여사는 체념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알았다. 알았어.“


더 이상 대거리할 기운도 없는 박향자 여사가 힘없이 방으로 들어가 버리자 이하준은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짓고 휴대폰을 집어 든다. 휴대폰으로 통장 잔고를 확인하던 이하준은 순식간에 인상을 팍 구긴다.


”엄마!! 계약금 아직 내 통장에 안 넣었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이하준은 방으로 들어간 박향자 여사에게 소리 지른다.


굳게 닫힌 방문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


”아!! 엄마!! 내 통장에 돈 안 들어왔다고!! 내 말 듣고 있어?? 어??“


대답 없는 박향자 여사에게 화가 난 이하준은 거칠게 식탁을 박차고 일어난다.


노크도 없이 방문을 벌컥 연 이하준은 소리친다.


”내 말이 안 들려??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해야지!!!“


속이 상해 벽을 보고 돌아 앉아있는 엄마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 아들의 패악 질.


누가 보면 아들이 아니라 밀린 돈 받으러 온 사채업자라고 생각할만한 상황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이하준의 행태에 박향자 여사의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만 흐른다.


”어?? 저기 울 땐 울더라도 돈이나 보내고 울어!! 어?!!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인생에 빨간 줄 가는 거 보고 싶은 거야?? 어??“


내가 도대체...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지 아빠처럼 되지 말라고 내가 얼마나... 얼마나... 아이고... 아이고...


”어??? 내 말 안 들려?? 아!! 엄뫄!!!“


너무 기가 막혀 목소리도 안 나오는 박향자 여사는 겨우 기운을 내 대답을 한다.


”...알았다. 지금 보낸다.“


원하는 대답을 들은 이하준은 방문을 거칠게 닫고 나가버린다.


자기 방에 들어와 휴대폰을 확인하던 이하준은 돈이 입금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야~ 돈 준비됐어!! 너 고소 취하해!!“


_우끼지마!! 내가 니 말을 어떻게 믿냐??


상대방의 불신 가득한 목소리에 이하준은 허세를 한껏 장착하고 거들먹거린다.


”이게 속고만 살았나? 그래그래그래~ 알았어~ 그럼 너 오늘 라이브 방송에서 내가 별풍으로 보여줄게.“


_하!


”대신 내가 시키는 대로 다 하는 거다!“


_또 뭐를 시키게?


”뭐 별건 아니고~ 내가 너 또 실검에 한번 뜨게 해줄게!“


_미친 X. 너 아니어도 나 실검 뜰 수 있거든!


”그럼 이따 라방에서 봐! 아! 오늘은 특별히 저번에 내가 괜찮다고 했던 그 망사 옷 입고 해“


_야! 이 미친 X 똘 X아! 꺼져!


욕을 한 바가지 쏟아낸 상대방이 거칠게 전화를 끊어버린다.


미친 X, 말은 이렇게 해도 그거 입고 할 거면서 튕기기는!


전화를 끊은 이하준은 비릿하게 웃으며 인터넷에 접속한다.


어디~ 통장에 돈도 꽂혔겠다. 오늘도 한 판 땡겨볼까~


***


진료가운을 걸친 강호원은 원장실에서 강래원이 보내온 서강훈의 앞니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_형? 어때?


스피커폰으로 두 형제는 서강훈의 시커메진 앞니에 대해 통화를 하고 있다.


”다친 지 얼마나 됐다고??“


_뭐 며칠 전에??


”그렇다면... 흠... 치아가 충격을 받으면... 치아 안에 들어있는 치수라고 하는 혈관과 신경조직이 괴사되어 안에 조직이 검게 변하고 그것 때문에 치아가 어두워 보일수도 있거든...“


_뭐??? 괴... 괴사???라고??


”응. 그 안에 신경조직이 죽으면 썩어서...“


_신경조직이 죽어서 썩는다고?? 형!! 그럼 어떻게 해??


괴사라는 말에 식겁한 강래원은 당장 마음이 급해진다.


매사에 급할 것 없는 만만디 강래원의 다급한 목소리를 강호원은 난생 처음 들었다.


피식 웃음이 터진 강호원은 슬슬 장난기가 발동한다.


”어떡하긴 큰일 난거지~ 이거 어쩌나... 엄청 큰일 났어~ 너~ 도대체 애를 어떻게 했기에~ 이 지경으로 만든 거야!!“


_정말이지 형은... 하... 형... 진짜 내가 진심으로 충고하는 데, 형은 어디 가서 거짓말, 뭐 연기 이런 거 하려고 하지마.


”왜~ 이거 정말 심각하다니까!! 너 정말 큰일 났어~“


하지만, 이미 강호원의 발 연기는 들통이 나서 안 먹힌다.


_됐어. 별거 아니지?


”알았어. 그나저나 강래원. 너가 이렇게 다급해 하는 거 처음 본다.“


괴사라는 말에 한 순간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아버린 강래원은 어느새 27살 자유로운 영혼이 아닌 서강훈의 아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암튼, 별거 아닌 건 아니고, 혹여 신경이 죽었으면 신경치료하면 되니까 그렇게 큰일은 아니야.“


_아... 신경치료?? 그거 이에 구멍 내서 그거??


”응. 너도 받아봐서 알잖아.“


_애들은 치과 가는 거 자체가 고통이잖아.


”야야~ 왜 애한테 편견을 심어주고 그래~ 애들은 아무 생각이 없을 수도 있어. 오히려 정기검진 빼먹지 말고 자주 와서 치과는 별거 아니라는 느낌을 줘야지. 니가 먼저 치과에 편견을 가지고 애를 대하면 안 돼.“


_알겠어. 형.


”일단 사진 상으로 봤을 때는 그런데... 정확한 건 병원 와서 검진해보자.“


_근데 애를 데리고 형네 병원을 가는 건...


강호원의 병원 사람들을 모두 알고 있는 강래원은 서강훈을 그들에게 보여야한다는 게 선뜻 나서지지 않았다.


”왜? 그럼 여기 말고 뭐 하영이한테 갈래??“


_형!! 형수한테 말했어??


”야. 당연히 안했지!! 걱정 할 껄 걱정해라. 니가 여기 오기가 좀 그러면 하영이한테 가란 말이지.“


_형수한테 가도 마찬가지지. 형수한테 뭐라고 하겠어.


”그러니까 여기로 와. 내가 직원들 다 퇴근시키고 남아서 봐줄게. 걱정하지 마.“


_아... 형...


늘 고마운 형이었다. 하지만, 오늘따라 형의 배려가 새삼스레 더 고맙다.


”생각해보니까. 강훈이가 너랑 너무 똑같이 생겨서 직원들한테 다른 핑계 댈 수가 없을 것 같아. 그냥 내가 혼자 보는 게 낫겠어.“


_그치? 그래. 알았어. 그럼 이따가 몇 시에 가면 돼?


전화를 끊은 강래원은 서강훈이 놀고 있는 거실로 나간다.


”아빠. 아빠네 형이 뭐래요?“


통화한다는 걸 알고 있는 서강훈은 강래원이 방에서 나오자 먼저 궁금해 한다.


”강훈아. 아빠네 형이 아니라 뭐였지??“


”아... 맞다! 큰아버지!“


자기가 알려줬지만, 서강훈의 입에서 나오는 큰아버지란 호칭이 강래원도 아직 어색하다.


”이따가, 큰아버지 만나러 가서는 꼭 큰아버지라고 불러야대. 알았지?“


”우와. 그럼 우리 이따가 큰아버지 만나러 가요??“


뭔가 어디를 간다는 것 자체가 신나는 해맑은 7살이다.


”어. 큰아버지가 치과에서 기다리신데.“


”오예!!!“


치과라는 말에도 겁을 먹기보다 오히려 신나하는 서강훈을 보고 강래원은 의아하다.


”너 치과 알아? 너 치과 가봤어?“


”아빠~ 저 7살이에요~ 당연히 치과 가봤죠~“


정말 애가 치과에 대해서 알고 이러는 건가...?


”그래? 괜찮아? 안 무서워??“


”네. 왜요??“


”아... 아니야.“


오히려 반문하는 서강훈에게 강래원은 대답을 얼버무린다.


”아빠는 치과가 무서워요??“


”아니!! 참네~!! 아빠가 치과를 왜 무서워해!! 야~ 아빠 형이 치과의사야~ 아빠가 치과를 무서워 하기는~ 허이~ 참~“


당당하게 말을 하는 강래원을 서강훈은 뭔가 미심적은 눈초리로 쳐다본다.


”아~ 목이 마르네. 아빠 물 좀 마실 건데~ 너 안 마실래?“


7살 꼬맹이가 봐도 강래원은 물 마시는 핑계로 자리를 뜨고 있다.


***


모두가 퇴근한 치과에 강래원과 서강훈이 들어섰다.


”안녕? 강훈아~ 우리 또 보네~ 잘 지냈어?“


대기실에 나와 앉아 기다리고 있던 강호원은 무릎을 굽혀 서강훈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우와~ 큰아버지!! 이 옷 입고 있으니까 진짜 멋있어요!!“


하얀 가운을 입고 있는 강호원과 마주한 서강훈의 눈에선 존경의 빛이 마구 쏟아져 내린다.


”아~ 그래? 사실 이 큰아빠가 강훈이 온다고 새로 세탁한 가운을 걸치고 있었지~ 정말 큰아빠가 그렇게 멋있어?“


무릎을 펴고 일어선 강호원은 서강훈 앞에서 다시 옷매무세를 다듬는다.


”네!! 유치원에서 아빠의 날 때 친구 아빠가 회사에서 입는 옷 입고 와서 회사이야기 막 해줬을 때 엄청 멋있었거든요. 근데 큰아빠가 입은 옷이 훨씬 더 멋있어요!!“


”아하하! 정말? 그렇게 멋있으면 강훈이도 이거 한 번 걸쳐볼래?“


”우와!! 정말요??“


얼씨구... 둘이 아주 신났네?


의사가운 하나로 신나있는 서강훈과 강호원 옆에서 강래원은 왠지 병풍이 된 느낌이다. 특히 강호원을 존경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너무 흥분해 하는 서강훈을 보며, 강래원은 인생처음으로 형과 본인을 비교하게 됐다.


”응! 그럼 자. 이리 와봐~ 아직 강훈이가 키가 작으니까 이걸 걸치고~“


왠지 서강훈보다 더 신나 보이는 강호원은 본인의 가운을 벗어 서강훈에게 입혀준다.


”큰아빠가 이렇게 들어주면~ 거울이 어디 있더라~ 아! 저기 큰 거울 있다!“


가운이 끌리지 않게 서강훈을 번쩍 들어 안은 강호원은 대기실 한쪽 벽에 있는 큰 거울로 둥실거리며 걸음을 옮긴다.


”우와!! 강훈아!! 우리 강훈이가 이 큰아빠보다 훨씬 멋있는데???“


거울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보고 서강훈도 흥분을 숨기지 못한다.


”정말요??“


”어!! 정말로!! 래원아!! 너도 이리 와바!! 너가 봐도 강훈이 정말 멋있지??“


꿔다놓은 보릿자루처럼 어정쩡하게 서 있는 강래원을 향 강호원이 말한다.


앗!! 강래원!! 정신 차려!! 뭐야~ 이 패배자 적인 느낌은;;; 강래원!! 너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야!! 너 임마!! 강래원!! 너도 강호원 못지않아!! 왜이래!! 넌 형이랑 다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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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이게 무슨 일이야 2 +4 21.06.07 2,598 41 11쪽
29 29. 이게 무슨 일이야 1 +1 21.06.06 2,609 40 11쪽
» 28. 왜 사냐 인간아 +3 21.06.06 2,673 33 11쪽
27 27. 고등학교 동창들 2 +1 21.06.05 2,597 35 11쪽
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25 25. 육아의 달인 3 +2 21.06.03 2,702 37 11쪽
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1 35 11쪽
22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0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3 42 11쪽
19 19. 이제라도 1 21.05.28 2,938 41 11쪽
18 18. 아... 형 3 +2 21.05.27 2,940 47 11쪽
17 17. 아... 형 2 21.05.26 2,930 38 11쪽
16 16. 아... 형 1 21.05.25 3,081 40 11쪽
15 15. 아빠와 함께 2 +4 21.05.24 3,092 41 11쪽
14 14. 아빠와 함께 1 +1 21.05.23 3,099 43 11쪽
13 13. 아빠와 둘째날 2 21.05.22 3,151 46 11쪽
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1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5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5 45 11쪽
9 9.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3 +1 21.05.18 3,408 45 11쪽
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7 7.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1 +2 21.05.16 4,075 55 11쪽
6 6. 아빠를 찾아서 2 +3 21.05.15 4,277 59 11쪽
5 5. 아빠를 찾아서 1 +7 21.05.14 4,691 63 11쪽
4 4. 진짜 내 아들인가 (5/20 수정) +2 21.05.14 5,091 69 11쪽
3 3. 고등학교 졸업식 +5 21.05.13 5,426 72 11쪽
2 2.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6 21.05.12 5,841 82 11쪽
1 1. 프롤로그 +9 21.05.12 6,253 8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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