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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217,013
추천수 :
3,387
글자수 :
492,368

작성
21.05.26 19:00
조회
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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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1쪽

17. 아... 형 2

DUMMY

17. 아... 형_2


게임을 마치고 9시가 다 되갈수록 강래원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강훈아! 우리 이제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숨바꼭질하고 놀다가 자자. 너 숨바꼭질 잘해?”


“훗... 아빠~ 저 숨바꼭질 엄청 잘해요.”


그 아빠의 그 아들 아니랄까봐 서강훈이 숨바꼭질 부심을 부린다.


“얼마나 잘 하는데?”


“친구들이랑 숨바꼭질하면 제가 꼭 끝판 왕이에요.”


“그래? 그럼 어디 한 번 해볼까?”


숨바꼭질을 몇 판하며 강래원은 서강훈을 잘한다고 엄청 띄워준다.


“오~ 정말 숨바꼭질 좀 하는데? 그럼 이번에는 강훈이가 숨는 차례지? 아빠가 이번에도 강훈이 못 찾으면 내일 새로운 게임을 하게 해주지~”


“우오오오오!!!”


오늘 한 게임도 재밌었는데, 내일 또 새로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흥분한 서강훈은 포효를 내지른다.


“대신! 만약에 아빠가 이번 판에 너 찾으면 내일은 게임 한판도 못한다.”


뜬금없는 강래원의 으름장에 서강훈이 볼멘소리를 한다.


“에이!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왜요? 왜 내일 게임 못해요?”


“강훈아! 강훈아! 아빠 말 잘 들어봐. 너 오늘 게임 할 줄 알았어? 몰랐어?”


멀뚱멀뚱 쳐다보는 서강훈에게 이어서 말을 한다.


“근데 아빠가 갑자기 게임 시켜줬지. 그러니까 내일도 갑자기 게임 못할 수도 있는 거야.”


“에이~ 그게 뭐에요~”


“에~ 그게 뭐긴!! 이게 아빠 룰이다! 그러니까 이번에 잘 숨어서 아빠가 너 못 찾으면 내일 게임 할 수 있으니까 잘 숨어봐~ 알았지?”


말도 안 되는 강래원의 제안에도 게임이 걸려있기 때문에 서강훈은 이번 판에 전의를 불태운다.


“좋아. 시작한다. 이번 판은 특별히 중요하니까 아빠가 시간 많이 줄게. 잘 숨어봐~ 알았지? 자~ 꼭 꼭 숨어라~”


비장한 마음으로 서강훈은 신중하게 숨을 곳을 찾기 위해 집안 곳곳을 살핀다.


“다 숨었어?”


“아니오! 아직 이요!! 아빠!!”


“어~ 알았어~ 아빠가 시간 충분히 줄 테니까 잘 숨어봐~ 꼭꼭 숨어라~”


아무리 숨어봤자 7살 꼬마가 숨는 곳은 뻔하다.


적당하게 쪼이고 당기는 강래원의 스킬에 서강훈은 혼자 긴장을 타며 아빠가 찾을 수 없는 완벽한 곳을 찾아들어갔다.


“이제 다 숨었어? 아빠 찾아도 돼???”


조용하다. 대답이 없다는 것은 서강훈이 숨었다는 뜻이다.


“자! 그럼 어디 찾아볼까?”


일부러 들으라는 듯 큰 소리를 낸 강래원은 서강훈이 잘 숨었는지 방방마다 돌아다니며 확인을 한다.


녀석... 좋아... 웬만큼 잘 숨었군...


기특하게도 서강훈은 침대 위에서 이불을 덥고 숨어있다.


“여기 있나...?”


침대 근처로 간 강래원은 일부러 들으라는 듯 소리를 낸다.


이불 밑에 숨어있는 서강훈은 혼자 긴장하며 움찔거린다.


“여기가 아닌가~”


혼신의 연기를 마친 강래원은 방을 나와 조용히 문을 닫고 거실로 나온다.


“아~ 여기도 없네? 서강훈 정말 잘 숨었는데? 어디 있지??”


간간히 찾는 척을 하며 강래원은 널브러져있는 서강훈의 물건들을 치우기 시작한다.


***


지하주차장으로 강호원의 차가 들어선다.


낯선 외부인 차를 확인한 경비아저씨가 차로 다가온다.


“아저씨~ 잘 지내셨어요?”


“아~ 강 원장님! 안녕하세요~ 아~ 아드님 데리러 오셨군요~ 어허허허~”


차주가 강호원인 걸 확인한 경비아저씨는 반갑게 인사한다.


갑자기 왠 아들??


경비아저씨가 누군가와 자기를 착각한다고 생각한 강호원은 혹시나 경비아저씨가 민망할까봐 내색하지 않는다.


“네? 네~ 이제 이는 안 불편하세요?”


“아휴~ 그럼요! 그때 치료 받고나서 하나도 안 불편합니다!”


전에 이가 불편했던 경비아저씨는 강래원의 소개로 강호원의 치과에서 치료를 받았었다.


“아저씨, 그래도 정기검진은 빼 놓지 말고 오세요. 이번에 오시면 스케일링 해 드릴게요.”


“아휴~ 스케일링은 뭐~”


손 사레 치는 경비아저씨에게 강호원은 말을 더한다.


“아저씨~ 비용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그냥 서비스로 해드릴게요. 저희 병원에서 사회 환원 프로그램으로 매달 어르신들께 일정금액 무료진료 해드리는 거니까 부담 안 가지셔도 돼요.”


“아이고~ 병원에서도 좋은 일 많이 하시네요. 알겠어요. 검진 한 번 갈게요.”


경비아저씨는 방문객 차량 스티커를 강호원에게 건넨다.


“감사합니다. 아저씨, 전 내일 아침 6시에 나갈게요.”


“네. 알겠습니다~ 어허허허허~”


***


거실을 얼추 다 치우고 방으로 다시 들어가니, 예상대로 서강훈은 침대에서 쌔근거리며 잠들어있었다.


“역시... 그렇게 놀았으니 피곤할 만도 하지... 잘 자라.”


문득 형이 초인종을 누르면 서강훈이 깰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강래원은 헐레벌떡 시간을 확인하고 현관문을 연다.


“어??? 깜짝이야!!”


현관문 앞에서 이제 막 초인종을 누르려 했던 강호원은 갑자기 문이 열리자 깜짝 놀란다.


“형! 왔어??”


“뭐야? 아까는 그렇게 오지 말라더니 버선발로 마중을 다 나오고~”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강래원이 문을 열자 강호원은 내심 기분이 좋아진다.


“형~ 나 요즘 극성팬들이 너무 많아져서~ 현관문에 CCTV 달았잖아. 다 보여~”


“뭐? 정말?? 어디에??”


능청스런 강래원의 거짓말에 진짜 CCTV가 있는 지 강호원은 두리번댄다.


“참~ 형 장난이야! CCTV는 무슨~ 오랜만에 형님이 동생 집을 방문하신다는 데~ 이정도 자동문 서비스는 해드려야지~”


“뭐야~ 난 또 진짜 CCTV 설치한 줄 알았네~ ”


“암튼~ 정말 우리 형 진짜 기계랑은 아휴~ 어여 들어오슈~”


오랜만에 만난 두 형제는 화기애애하게 집안으로 들어선다.


집안으로 들어선 강호원은 거실을 한 번 스윽 둘러본다.


소파나 TV장 모두 그대로 달라진 게 없는데 이상하게 뭔가 예전과 분위기가 다르다.


“이상하다.”


자꾸 갸우뚱거리는 강호원을 애써 외면하며 강래원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맥주 타임을 준비한다.


“너 정말 여자 생겼냐??”


한참을 고민하다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강호원이 물어오자, 강래원은 오히려 한 술 더 뜬다.


“아~ 형! 내가 언제 여자가 없던 적이 있었어? 이거 왜 이래~ 난 여자가 끊이지 않는 남자라고~”


대놓고 허세 떠는 강래원에게 강호원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물어본다.


“아니아니~ 장난 말고~ 정말 진지하게~ 이번에는 뭔가 분위기가 다른데?”


“뭐... 뭐가 분위기가 달라?”


“이 칙칙한 소파하며, 늘 보던 TV장이며 분명히 가구는 그대로인데 집안에서 뭔가 따뜻한 기운이 느껴진 달까?”


정확한 강호원의 직감에 소름이 돋았다.


“하이 참! 따뜻한 기운은 무슨... 형~ 요새 치과 잘 된다더니 아니야? 요즘 부업으로 뭐 풍수지리 이런 것도 해?? 왜 갑자기 따뜻한 기운을 여기서 찾아~”


“정말 이상하네~ 너 이번에 만나는 여자는 정말 진지하게 만나는 거야?”


“장난이고~ 나 진짜 요새는 만나는 여자 없어~”


“그럼 갑자기 느껴지는 이 따뜻한 기운은 뭐야?”


자꾸 아리송해하는 강호원에게 강래원은 차가운 맥주는 얼굴에 가져다 댄다.


“자! 이래도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슈? 이상한 기운 그만 찾고 맥주 식기 전에 어서 한잔 합시다~”


야경이 멋있게 보이는 거실 통유리 창문 앞 테이블에 앉은 강래원과 강호원은 말없이 맥주를 마신다.


“크흐~ 역시 야경은 너네 집이 최고다.”


“왜~ 맨날 널찍한 마당만 보다가 이렇게 빽빽한 아파트 야경을 보니까 또 새로워 보이나?”


“녀석~ 으이구~”


동생의 한마디 한마디가 재밌는 강호원은 웃으며 맥주를 들이킨다.


지이이잉


“하영아! 어! 래원이네 도착했어.”


전화기 너머 쉴 새 없이 따다다다 쏘아붙이는 소리가 들린다.


매우 난처한 표정의 강호원.


“그러게~ 미안해~ 어쩔 수 없지 뭐~ 어. 그래. 문단속 잘하고. 어~ 잘 자. 응. 그래. 내일 보자. 어.”


전화를 끊은 강호원은 쉬지 않고 맥주를 들이킨다.


슬쩍 눈치를 보던 강래원이 한마디 한다.


“뭐야? 형수랑 무슨 일 있어?”


“아니~ 일은 무슨...”


걱정스럽게 묻는 강래원에게 애써 아닌 척을 하지만, 강호원은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형! 형은 얼굴에 다 드러나. 딱 보니까 무슨 일 있구만. 뭐야?”


모든 게 완벽한 형네 부부에게 딱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결혼한 지 8년째가 됐지만 애가 없다는 거다. 무슨 이유인지, 노력은 하는지 물어본 적은 없지만, 누구보다 형네 부부가 애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2세 문제야...?”


형한테 단도직입적으로 이런 질문해보는 게 처음이다.


솔직히 강래원 스스로가 가정 꾸리는 것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형의 가정사에도 뭐 그렇게 궁금할 것도 없고, 관심도 없었다. 하지만, 요 며칠 서강훈과 함께 지내면서 강래원은 본인도 모르게 엄청 많이 달라져있었다.


특히 오늘 서강훈이 잠시, 집을 나간 그 시간동안 강래원은 자기도 모르게 애타는 마음을 느끼며 당황스러워 했다.


정곡을 찔린 강호원은 대답대신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제까지 자라오면서 못하는 것도, 부족한 것도 없었다. 이제까지 강호원의 인생은 노력한 것만큼, 아니 어쩌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거두며 살아왔다. 결혼 또한 그랬다. 대학 1학년 때 만난 첫사랑 하영과 별 탈 없이 연애하다가 양가 어른들과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에 골인했다. 결혼하고 각자 따로 개업한 치과도 너무 잘돼서 경제적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아이 문제에서만큼은 해답을 못 찾고 있다. 연애 때는 실수로 애가 생길까봐 조심했는데, 결혼 후에는 실수로 애가 생기지 않을 까봐 신경 쓰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결혼 초기에는 금방 생기겠지, 언젠가는 생기겠지, 우린 아직 젊은 데 뭐, 개업한 치과가 바쁘니까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결혼한 지 1년, 2년... 시간은 우습게 흘러갔고, 어느덧 5년차가 됐을 때 하영이 정말 진지하게 병원에 가보자고 제안을 했다. 병원에서는 둘 다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는데도 이상하게 우리에게는 아이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 뒤로 1년이 더 지나고 하영이 이번에는 진지하게 시술 이야기를 꺼냈을 때, 강호원은 갑자기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아이를 원하는 강호원이지만, 굳이 시술까지 해서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못했다. 이미 둘인 삶에 너무 익숙해진 강호원은, 애가 있으면 좋겠지만, 애가 없어도 하영과 둘이 이렇게 늙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또 1년을 시술을 하느냐 마느냐로 티격태격하며 보냈다. 더 이상 늦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 하영은 독자적으로 병원을 다니며 강호원에게 그날을 통보하고 있다. 하영의 독자적인 행보에 더욱 거부감이 들어버린 강호원은 하영에게는 미안하지만, 본인도 모르게 점점 2세를 위한 노력을 회피하게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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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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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1 35 11쪽
22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0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3 42 11쪽
19 19. 이제라도 1 21.05.28 2,938 4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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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1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5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5 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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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7 7.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1 +2 21.05.16 4,075 5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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