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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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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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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368

작성
21.06.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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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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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11쪽

27. 고등학교 동창들 2

DUMMY

27. 고등학교 동창들 _2


_야! 내가 너 친구로서 충고하는 데 말이야! 강래원 너 잘 생각해라. 그렇게 좀 좋은 대학~ 뭐 거기가 한국에서나 좋은 대학이지~ 미국가면 그런 대학 가래도 안가! 암튼... 그런 대학 갔다고 예전 친구들 개 무시하는 그런 애는 좀 인성이 그렇지 않냐? 그러니까 너도 잘 생각해봐~ 그런 애가 뭐가 좋다고 아직까지 서우 타령이냐~ 기억도 잘 안 나지만 개가 이쁘길했냐 뭐 몸매가 좋았냐? 뭐 내가 모르는 매력이...


“저기... 민경아?”


_응??


“너 서우 기억도 잘 안 난 대매.”


_응. 걔가 워낙 존재감이 없었으니까.


“근데 너가 서우에 대해 뭘 안다고 그렇게 씨부리냐?”


_어머. 강래원! 머?? 너 우낀다!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니?


“아니. 화내는 게 아니라. 물어보는 거잖아.”


_아니~ 야! 쫌 이름 있는 대학 갔다고 친구들 연락 다 씹는 애가 그럼 정상이냐??


“뭔가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겠지.”


_얼씨구~ 첫사랑이라고 너 아직 정신 못 차렸구나?


“그럼. 민경아.”


_어?


“넌 나하고 고등학교 때 친했냐?”


_...


“서로 존재만 알던 사이고, 졸업하고는 길가다 마주친 적도 없고, 당연히 서로 번호도 모르는 데~ 세정이 소식 좀 듣겠다고 전화한 나한테 축의금 보내라고 계좌번호까지 알려주는 너는 정상이냐??”


_뭐... 뭐??


“내가 친구... 아니 그냥 아는 사람으로서 충고 한마디 하겠는데, 사람들은 각자마자 다 사정이 있어. 니가 모르는 사정. 니가 보는 게 다라고 생각하는 그런 편협하고!! 오만하고!! 쫌스러운!!! 마음을 버려~ 이제 결혼도 한다는 니가 그렇게 편협하고!! 오만하고!! 쫌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니 남편 될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 괴롭지 않겠니??”


_어머. 얘 미쳤나봐?? 야!! 강래원!! 야!!!


할 말을 끝낸 강래원은 전화를 끊어버린다.


“고마워~ 이욱진!! 덕분에 통화 잘했다.”


모임으로 돌아온 강래원은 휴대폰을 이욱진에게 돌려준다.


“야~ 아직 통화 다 안 끝났어? 민경이한테 전화 오고 있는데??”


계속 울리는 전화를 돌려받은 이욱진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다.


“아니. 끝났어. 너 할 말 있으면 받아. 난 할 말 없으니까 바꿔주지 말고.”


여전히 얼굴에 물음표 투성이인 이욱진에게 강래원은 다시 말을 한다.


“아니다. 너도 할 말 없으면 받지 마. 민경이 걔 아마 욕만 할 거야.”


더 이상 벨이 안 울리는 휴대폰을 보고 있던 이욱진이 말한다.


“어... 그러네~ 야. 카톡으로 너한테 완전 쌍욕 하는데? 얘 왜 이러냐? 니네 무슨 통화를 한 거야?”


“알거 없고, 그냥 씹어.”


“야~ 얘 니 번호 알려달라고 난린데~ 여기로 당장 올 것 같아.”


앞에 있는 술잔을 비운 강래원이 한마디 한다.


“그럼 그냥. ‘너가 자꾸 이러면 강래원이 축의금 이야기 한 대.’ 라고 답톡 날려.”


“잉?? 축의금 이야기가 뭔데???”


의아해하며 이욱진은 시키는 대로 답톡을 날린다.


“뭐야? 진짜 민경이 조용해졌는데?? 도대체 둘이 무슨 통화를 했길래... 너가 민경이랑 축의금 이야기할게 뭐가 있어? 너 걔 결혼식 갈 거야??”


이욱진 뿐만 아니라 모임에 앉아있는 친구들 모두 강래원한테 궁금해 한다.


“아~ 몰라~ 야~ 다들 술이나 마셔~”


모임은 금세 다시 각자 수다 모드로 들어간다.


“그래서. 뭐 원하던 소식은 들었어??”


옆에 앉은 동만이 조용히 물어본다.


“아니. 별거 없어.”


“우리 강래워니~ 아쉬버서 어쩌나~ 그것 때문에 오늘 오랜만에 행차하신 건데~”


어느새 옆에 와서 앉은 철수가 한마디 거든다.


아무래도 철수는 호프집 주인이다 보니 동창모임에 앉아있다가도 손님이 오면 바쁘게 움직인다.


“그래도. 촬스~ 대단하네 영업 중이라고 술도 한잔 안 먹고~”


“그럼 마! 그게 바로 싸장 마인드 아니겠냐?”


우리 중에 어쩌다 결혼을 제일 일찍 해서 최고 어르신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이럴 때 우리는 영락없는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그나저나 너희들은 왜 장가를 안가냐? 강래워니야 다시 서우 찾는 거 보니, 왜 서우만한 애가 없어?”


“왜? 너는 일찍 결혼하니까 좋냐?? 결혼한 형들은 다들 최대한 늦게 하라 그러던데~”


“야... 그거야 진짜 사람마다 다른 거야. 너네 그런 말에 속지마라. 나 봐라. 나는 정말 결혼 강추다. 강추. 물론!! 너무 기반 없이 결혼해서 힘들긴 했지. 야~ 씨~ 말이 그렇지 집에서 애는 태어나서 울고 있지~ 와이프도 애 키우는 게 처음이니까 나만 보면 울어대지~ 나도 뭐 고등학교 때 용돈벌이 알바나 해봤지 본격적으로 돈을 벌어본 것도 아니지~ 정말 그때는 사는 게 고역 이였다. 아~ 나 이 대목에서 한 잔을 안 할 수가 없다!! 자. 한잔 따라 바라.”


“뭐야~ 싸장 마인드 어디 갔어?”


“야야야~ 내가 싸장이지만, 친구들 앞에서는 그냥 친구 아이가~ 내가 이~ 결혼 생각 없는 우리 병아리들한테 우리 동창들 최초의 유부남으로서 강의를 하려면 목을 살짝~ 이렇게 쪽! 살짝 축여야 한다.”


철수는 가볍게 한 잔을 입에 털어놓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간다.


“암튼. 준비 없이 시작된 결혼은 괴로웠지. 솔직히! 엄청 힘들었다. 하지만, 점차 와이프랑 서로 맞춰가고, 첫 애도 어느 정도 커서 지 혼자 밥 먹고, 똥오줌 가릴 정도 되니까 우와... 그때부터 천국. 이런 천국이 따로 없다. 물론 내가 계속 이것저것 하다가 잘 안 되서 접고, 또 시작하고 하면서 경제적으로 안정은 안됐지. 근데, 가정이 딱 안정되고 나니까. 경제적으로 조금 흔들려도 와이프가 맨날 괜찮다고 해주지. 자기도 힘든데 막 나 안마해주지. 첫 애는 집에만 가면 그렇게 아빠. 아빠 거리면서 애교를 부려쌓지. 이게 집에서 힘을 막 받으니까. 별거 아닌 내가 막 뭐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고, 막 머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막 드는 거야. 그러다가 둘째가 태어났지.”


“뭐?? 너 둘째도 있어??”


맨날 피상적인 안부만 물었지, 친구라면서 난 철수 둘째 태어난 지도 몰랐다.


“이거 봐라. 강래워니. 니가 니 가정꾸릴 거에 생각이 없으니까 친구가 둘째를 낳는지~ 와이프랑은 행복하게 사는 지~ 그런 거에 관심이 없지. 얌마! 우리 와이프 다음 달이면 셋째 낳는다.”


“셋째?? 야!! 나도 셋째는 몰랐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동만이도 놀랐다.


“아? 그래? 내가 셋째는 이야기 안했나? 뭐 셋째는 다 그렇다. 그렇게 묻어가는 거지. 아~ 내가 어디까지 말했더라?”


확실히 먼저 결혼한 녀석은 달랐다. 그리고 흔히 ‘결혼 늦출 수 있으면 늦춰라’라고 말해주던 형들과는 달랐다. 철수 이야기를 들으니 결혼도 그렇게 꼭 부정적인 것 같지는 않다. 워낙 어머니, 아버지 사는 거 봤을 때는 도대체 결혼을 왜하나 싶긴 하지만, 형이랑 형수도 뭐 그럭저럭 오래 연애를 해서 그런지 친구처럼 잘 사는 거 같기도 하다.


“암튼~ 느거들도 좋은 사람! 뭐 없는 데 억지로는 말고~ 바로 이 사람이다 싶으면 시간 낭비 하지 마라. 아이쿠야~ 난 이만 일어나봐야겠다.”


호프집으로 왠 아저씨 무리들이 입장하자 철수는 헐레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 형님들!! 오셨습니까!!!!”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저씨 무리들을 웃으며 반기는 철수를 보고 강래원은 흠칫한다.


“뭐... 뭐야?? 깡패들이야??”


목소리를 낮춰 묻는 강래원을 보고 동만이가 낄낄댄다.


“야!! 강래원~ 암튼 이~ 새 가슴!! 야!! 저 아재들이 어딜 봐서 깡패 같아 보이냐??”


“그럼 누군데??”


“아~ 아까 철수가 오늘 여기 동네 치킨집 사장님들 모임 있다고 했어.”


“치킨집 사장님들 모임?? 여기도 치킨 팔잖아.”


“응. 철수는 배달은 안하잖아. 저분들은 다 배달장사하시는 분들이래.”


“아~ 근데 왜 치킨집 사장님들 끼리 모여? 엄청 많네.”


“그럼 야. 니네 동네도 치킨 집 엄청 많을 걸? 철수가 자기가 나이도 제일 어리고 하니까 혼자 일하시는 사장님들 모임 만들고 싹싹하게 잘 하드라~ 역시 철수가 우리 중에 제일 나~”


그래. 인정이다. 원래도 제일 성격이 좋았는데... 오늘 오랜만에 속 깊은 이야기 터놓는 거 들으니까 결혼하고 더 괜찮은 녀석이 된 것 같다.


***


‘서울 은행장 강신묵’을 검색하던 서우는 별 소득이 없는 지 고개를 떨어뜨린다.


오랜만에 꺼낸 졸업 앨범을 펼친다. 주저하던 서우가 제일 먼저 찾은 얼굴은 강래원이 아니었다. 정말 보고 싶고 그리운 친구들... 세정이, 그리고 경미였다.


그리고 상자 안에 빼곡히 모아 놓은 수업시간에 세정이와 경미와 썼던 쪽지들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강훈이를 낳고 난 이후로 한 번도 열어 본 적이 없는 상자. 옷장 깊은 곳에 넣어두고 방치해뒀던 고등학교 시절이 추억.


고등학교 이후로 인간관계가 단절 되어버린 서우에게는 마지막으로 세상과 소통했던 시절과 다시 만난 순간이다.


세정이랑 경미... 내가 대학가서 연락 끊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나 엄청 욕했을까? 나 같아도 그랬을 거야. 뭐 이런 X이 다 있냐고 했겠지... 그래도 세정이랑 경미는 나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걱정도 했을 거야... 그때 내가 만약... 세정이랑 경미한테 상황을 알렸더라면 어땠을까... 이렇게 혼자이진 않았을까... 아니야... 내 상황을 알렸어도 대학 새내기 생활을 시작한 그들과 나는 결국 다른 세상 사람들이 되어버렸을 거야. 오히려 상황을 알리고, 친구들의 무관심을 경험했다면 난 더 상처받았을지 몰라...


하지만, 이제 와서 이 모든 생각들은 이미 지난 일이기 때문에 무의미 했다. 그때의 시간은 지났고, 결국 지금은 그 누구와도 연락 되지 않아, 소식을 알릴 수도, 소식을 들을 수도 없다.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상처 주기를 선택한 건 본능이었다. 그 시절 서우는 살기위해 본인도 모르게 자신을 보호했다는 걸 몰랐다.


추억에 잠겨 사진첩을 보던 서우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누군가 강래원과 찍은 사진을 만졌던 흔적이 남아있다.


그리고 그 누군가는 서강훈 임에 틀림없었다.


근데, 이름은 내가 알려 준 적이 있고, 나이야 엄마랑 동갑이라고 했으니 알 수 있겠지만... 사진으로 얼굴을 알았다고 어떻게 래원이를 찾아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서우는 서강훈이 강래원의 집을 찾아갔다는 것이 믿기질 않는다.


***


어두컴컴한 집안 박향자 여사와 이하준이 앉아있는 주방에만 불이 켜져 있다.


”이제 막 집 계약했는데~ 아이고...“


집 주인 박향자 여사는 오늘도 생떼 어거지를 쓰고 있는 아들 이하준을 상대하느라 진이 다 빠졌다.


작가의말

내일은 현충일 기념 12, 19시 연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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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 왜 사냐 인간아 +3 21.06.06 2,672 33 11쪽
» 27. 고등학교 동창들 2 +1 21.06.05 2,597 35 11쪽
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25 25. 육아의 달인 3 +2 21.06.03 2,702 37 11쪽
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1 35 11쪽
22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0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3 42 11쪽
19 19. 이제라도 1 21.05.28 2,938 41 11쪽
18 18. 아... 형 3 +2 21.05.27 2,940 47 11쪽
17 17. 아... 형 2 21.05.26 2,930 38 11쪽
16 16. 아... 형 1 21.05.25 3,081 40 11쪽
15 15. 아빠와 함께 2 +4 21.05.24 3,092 41 11쪽
14 14. 아빠와 함께 1 +1 21.05.23 3,099 43 11쪽
13 13. 아빠와 둘째날 2 21.05.22 3,150 46 11쪽
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1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4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4 45 11쪽
9 9.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3 +1 21.05.18 3,408 45 11쪽
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7 7.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1 +2 21.05.16 4,075 55 11쪽
6 6. 아빠를 찾아서 2 +3 21.05.15 4,277 59 11쪽
5 5. 아빠를 찾아서 1 +7 21.05.14 4,691 63 11쪽
4 4. 진짜 내 아들인가 (5/20 수정) +2 21.05.14 5,091 69 11쪽
3 3. 고등학교 졸업식 +5 21.05.13 5,426 72 11쪽
2 2.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6 21.05.12 5,841 82 11쪽
1 1. 프롤로그 +9 21.05.12 6,253 8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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