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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217,020
추천수 :
3,387
글자수 :
492,368

작성
21.05.25 19:00
조회
3,081
추천
40
글자
11쪽

16. 아... 형 1

DUMMY

16. 아... 형_1


**


“아빠!!! 저기요!! 저기!!!”


어제 한 번 와봤다고, 서강훈은 정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장난감 코너를 휘젓고 다니고 있다.


“어? 이건 어제 못 봤던 건데?”


신세계를 발견한 서강훈의 눈이 왕방울만해진다.


“아... 여긴....”


곤충 박물관과 백화점이 콜라보레이션한 ’곤충세계 대탐험‘ 섹션이다. 실은 어제도 이곳은 존재했었다. 하지만, 강래원은 누구보다 곤충을 극도로 싫어... 혐오... 아니 못 견뎌하기 때문에 이쪽으로는 아예 오지도 않았다.


“강훈아. 우리 여기 말고 저기 너프건이나 하나씩 더 살까?”


위험을 감지한 강래원의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아빠~ 너프건은 벌써 4개나 있잖아요~”


이미 서강훈은 ’곤충세계 대탐험‘ 속으로 홀린 듯 빨려 들어가고 있다.


“아빠 이거 어때요? 완전 멋지죠?”


“어... 어? 강훈이 곤충 좋아하는 구나?”


“네!! 엄청요!!! 이런 거 엄청 사고 싶어 했는데~ 엄마는 징그럽다고 보지도 못하게 해요. 아빠는 멋지고 용감한 남자니까 이런 거 하나도 안 징그럽죠?”


“어....?”


이 녀석... 내가 거부 할 수 없게 판을 깔아 놨다. 역시 만만치 않은 녀석이다. 야~ 근데 요즘 기술이... 좋아져도 너무 좋아졌다. 이 기술 다른데 쓰지 왜 쓸데없이 애들 장난감에... 아 놔... 이거 너무 심혈을 기울여 만든 거 아니야? 왜 이렇게 실사처럼 만들어 놓은 거야... 정말 소름끼치게 징그럽다.


“강훈아. 아빠는 당연히 이런 거 안 징그럽긴 한데~ 음... 나중에 엄마가 보면 싫어하실 수도 있으니까 우리 이거는 사지 말고, 여기서 그냥 구경만 하자.”


신나게 이것저것 곤충을 고르던 서강훈이 갑자기 다시 표정이 어두워진다.


“나중에... 엄마는... 이거 보실 일 없을 거예요.”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대답대신 서강훈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툭하고 떨어진다.


앗... 이건 대성통곡의 전초전....??!!!! 여기서 서강훈이 울음이 터진다면!!! 안 돼!!!!


갑자기 쭉 나온 눈물에 강래원은 당황했다.


“아휴~ 강훈아! 강훈아! 그게 무슨 소리야~ 알았어~ 좋아! 우리 이거? 우~ 전갈 봐~ 이거 팔에도 낄 수 있다~ 자~ 아빠가 껴줄게~ 우와!! 우리 강훈이!! 이러니까 전갈 왕 같다!! 멋있는데~ 우아!! 여기 이건 또 뭐야? 거미냐...? 야 이건 정말 너무 진짜 같다. 굳이 애들 장난감 거미에 굳이 이렇게 정교한 솜털까지....”


마치 강래원은 ’곤충세계 대탐험‘의 판매사원이 된 듯 서강훈에게 징그러운 곤충들을 이것저것 갖다 준다.


눈물을 쓱 닦아낸 서강훈은 강래원이 가져다주는 곤충들이 징그러우면 징그러울수록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한다.


***


백화점에서 돌아오는 차안. 거실매트 뿐만 아니라, 각종 장난감에 먹거리도 가득하다.


오늘부터 최애 장난감 1호가 된 곤충세트는 서강훈이 꼭 끌어안고 있다.


차안에는 동요가 빵빵하게 나오고 강래원과 서강훈은 목청껏 노래를 따라 부르며 신나게 집으로 향한다.


거실에 매트를 하나씩 더 깔고 보니 쿠션감이 장난이 아니다.


신난 서강훈은 또 쿵쿵댄다.


“어허! 서강훈! 아빠랑 약속했지? 우리가 거실매트를 이렇게 하나씩 더 깔았어도. 너무 심하게 뛰면 안 돼!”


“네.... 그럼....”


눈을 굴리던 서강훈은 소파로 점프해서 올라간다.


“아빠. 그럼 소파는요??”


이미 신나게 소파 위를 뛰고 있는 서강훈을 못 말리겠다.


“그래. 소파에서는 니 맘대로 뛰어라.”


“얏호!!!”


허락을 받은 서강훈은 더 신나게 뛰어다닌다.


차라리 트럼팰린을 집에 하나들이던지 해야지... 소파 부서지겠네;;;;


지이이이잉


방으로 들어온 강래원은 전화를 받는다.


“어~ 이게 누구신가~”


_그래. 잘 있냐?


“뭐~ 나야 잘 있지~ 형도 별 일 없지?”


_그럼. 나도 별일 없지. 그 여자는 잘 있어?


“뭔 또 시답지 않은 농담을~ 무슨 소리야~ 여자는 무슨~ 여자 없어~”


_집에 있는 여자 오늘은 내보내라. 나 오늘 너네 집 가서 잘 거니까~


“아~ 우리 형~ 이거 의사선생님 이만 잘 고치지 농담 이거 어쩔 거야... 형~ 내가 진심으로 충고하는데 환자들한테는 행여나!! 혹여나!! 농담 시도 하지마~ 잘못하면 환자들 안 온다.”


_농담은 무슨~ 그래. 여자 있냐고 한 거는 농담이고, 오늘 니네 집 간다는 건 농담 아니야. 알았지?


“하~ 무슨~ 아리따운 형수 집에 두고 왜 칙칙한 동생 집에 올려 그래? 왜? 형수가 오늘 집에 들어오지 말래? 아님 머 잘못했어? 싸웠어?”


_아니야~ 그런 거~ 암튼 준비해. 내가 니네 집 도착하면 9시쯤 돼. 저녁은 먹고 들어간다. 맥주나 한 잔 하자.


“아~ 뭐야?? 진짜 오려고??”


_어. 오늘은 니네 집에서 자야 돼.


농담으로 받아치던 강래원은 정말 형이 오겠다는 말에 다급해졌다.


어떡하지? 무슨 핑계를 대지?? 이런;;; 갖다 댈 핑계가 없다;;;


“안 돼! 오지 마!”


_왜? 여자도 없다며?


여자보다 더 놀랄만한 게 있단 말이다... 오면 안 된단 말이다!!!


“아니야! 여자 있어! 형 우리 집 오지 마! 안 돼!”


_야~ 여자 있어도 오늘은 나가서 자라 그래. 너 임마!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낯선 여자한테 이 형이 밀려야겠냐?? 암튼 이따가 9시에 간다.


“아니... 형!! 그게 아니라...”


_야! 나 환자! 이따 봐!


띠리리


“형? 형!!”


정말 오지 말라고 톡을 쓰다가 어차피 형은 온다면 온다는 사람인걸 알기에 전화를 던져버린다.


아 놔... 이거 어쩌지...? 아니... 이놈의 양반은 왜 멀쩡한 자기 집을 놔두고 여기에 와서 잔다고 그래... 아... 이거 참...


가끔 강래원의 형 강호원은 혼자 사는 동생을 위해 맥주를 사들고 찾아오곤 했다. 종종 있었던 형제들의 밤이라 특별히 거부할 핑계가 없다.


아... 어떡하지...? 밤 9시...


이건 라이브 방송보다 더 절체절명의 위기다. 차라리 라이브 방송 때는 그래도 강훈이를 방에 들어가 있으라고 할 수나 있었지... 이건 뭐 집으로 들이닥치겠다는 형을 어쩌겠냐... 아.. 그냥 언제고 알게 될 일... 사실대로 말해...? 아니야... 아니야... 그러기엔 아직은 내가 준비가 안됐어... 밤 9시...? 하... 강훈이가 자기에는 좀 이른 시간이긴 한데... 아니 어쩌면 자~ 알 하면 재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형이 새벽 6시에 나가니까 아침까지 어떻게 버틸 수...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아침까지 버티기 힘들 것 같은데... 일단 밤 9시에 아....


머릿속이 복잡해진 강래원은 자기도 모르게 방문에 머리를 쿵쿵 박고 있다.


그 소리에 서강훈이 문을 벌컥 열어서 강래원은 제대로 이마를 부딪쳤다.


“아얏!”


아픈 듯 이마를 감싸고 얼굴을 찡그린 강래원을 올려다본다.


“아빠. 뭐해요??”


“뭐하긴. 너가 갑자기 문을 열어서~ 아~ 부딪혔잖아. 아~ 이마야~”


“아빠 많이 아파요? 한번 봐봐요!”


아파하는 아빠보다 부딪힌 이마가 더 궁금한 7살 서강훈이다.


“보긴 뭘 봐. 아프다니까.”


“그럼 이 독거미로 치료해드릴게요~”


“아냐~ 괜찮아~ 그 독거미는~”


이마가 아픈 것 보다 아무리 모형이라도 독거미가 몸에 닿는 게 더 싫다.


4시....


강래원은 빠르게 머릿속으로 시간을 계산한다.


일단 빡세게 한 번 놀아주고, 저녁먹이고 또 기절할 듯이 피곤하게 논 다음에... 일찍 쓰러져 자게 하는 스케줄로 가볼까...? 오늘 또 이 한 몸 불태워야하는 거냐...


“서강훈... 각오는 했겠지?”


“뭘요?”


“감히 독거미를 아빠한테 들이 데다니 아빠의 공격을 받아라!! 으와와와와~~~~”


“꺄오!! 아빠!!!”


거실은 또 순식간에 레슬링 장이 되어버렸다.


***


“하아... 강훈아... 잠깐... 잠깐... 타임... 타임...”


저녁 먹을 시간이 될 때까지 정말 한 번도 안 쉬고 하얗게 불태웠다.


“강... 강훈아. 이제 우리 저녁 먹을 시간이다. 저녁 뭐 먹을래?”


머리가 땀으로 흠뻑 젖을 정도로 하얗게 불태운 서강훈도 강래원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음~ 저번에 엄청 맛있었던 불고기 버거랑 피자요!!!”


“그래. 그럼 일단 그 불고기 버거랑... 음~ 피자는 저번 거랑은 다른 걸로 시켜줄게.”


“어~? 저번 피자도 맛있었는데~”


“강훈아. 아빠 믿지? 이번 피자도 아빠의 추천 메뉴다.”


“네! 아빠 믿어요!!! 우휴!!!!”


맛있는 불고기 버거를 먹을 생각에 기쁜 서강훈은 매트 위를 데굴데굴 구른다.


“기쁨을 표현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다. 큭큭큭.”


여과 없이 신남을 발산하는 7살 어린이의 표현력에 찐 웃음이 터진다.


배달된 피자와 버거를 한 상 가득 풀어놓고 강래원과 서강훈은 정신없이 먹고 있다.


7시 반...


혹시나 안 오겠다는 메시지가 왔는지 슬쩍 폰을 보지만, 아무런 메시지도 없다.


한 번 한 약속, 한 번 내뱉은 말을 칼 같이 지키는 형이다. 10살 터울이라 그런지 형 강호원은 강래원에게 어쩌면 아버지보다 더 아버지 같은 존재였다.


정말 듬직한 맏이, 그 유명한 엄친아, 다 형을 위해 생긴 말이다. 그만큼 강호원은 강래원이 절대 뛰어넘지 못하는, 감히 그 근처에도 도달할 수 없는 차원에 있는 사람이다. 대단한 형에 비해 너무 비교되는 동생인 강래원을 보며, 사람들은 흔히 자격지심이나 질투심 같은 게 있지는 않을까 궁금해 한다.


하지만, 전~ 혀~ 태생이 워낙 낙천적인 강래원은 형을 그냥 정말 자기와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좋아하고, 좋아하고, 존.... 존....경까지는... 그냥 형을 좋아한다.


“우와~ 배부르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기분이 좋아진 서강훈은 만족스러운 듯 자기 배를 쓰다듬는다.


“잘 먹었냐? 또 먹어도 맛있어??”


“네!!! 당연하죠!! 이거 진짜 맛있어요!!”


아쉬운 듯 쩝쩝대는 서강훈이 너무 귀여워 찐 미소가 터진다.


“으이그~ 녀석! 하하! 자 그럼 이제!! 우리 다 먹었으니까! 씻고 잘 준비할까?”


“벌써요???”


“벌써는~ 무슨~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 빠~ 지금 씻기에는 시간이 너무 일러요~~”


씻기 싫은 서강훈은 자리에서 요지부동이다.


“이르긴!! 아니야! 일어나~ 어서 씻으러 가자.”


“아~ 쁘~ 아~ 씻~ 기~ 싫~ 어~ 요~ 우~”


재촉하는 강래원의 말에도 서강훈은 테이블에 얼굴을 대고 밍기적 거린다.


어쩔 수 없군... 옜따 당근이닷!


“강훈아! 어서 씻어야지! 자기 전에 게임 한판 더하고 놀지~!”


게임이라는 말에 서강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아빠! 빨리 세팅해주세요! 시간이 없어요!”


서강훈은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면서 강래원에게 부탁한다.


훗... 역시 내 손바닥 안에 있는 7살 꼬마 녀석 같으니라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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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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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2 35 11쪽
22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0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4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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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아빠와 둘째날 2 21.05.22 3,151 46 11쪽
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2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5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5 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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