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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217,007
추천수 :
3,387
글자수 :
492,368

작성
21.05.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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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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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1쪽

6. 아빠를 찾아서 2

DUMMY

6. 아빠를 찾아서_2


***


며칠 뒤 다시 정인혁의 방으로 서강훈과 정인웅이 다시 모였다.


“그래. 내일을 D-DAY로 잡았다고...?”


“형. 디데이가 뭐야?”


해맑게 묻는 정인웅의 말에 진지하게 분위기를 잡던 정인혁은 한 숨을 쉰다.


“그래. 병아리들에게 D-DAY는 너무 단어였어. 그래 내가 정정하지. 강훈아 내일 아빠를 만나러 가기로 정했다고?”


“네. 엄마는 금요일에 식당 야간 알바하고 들어오시면 늦잠 주무 실거고, 할아버지도 마침 아파트 당직서신다고 아침 9시쯤 들어오시니까, 할아버지 들어오시기 전에 집을 나가면 될 것 같아요.”


“응? 식당 야간 알바?? 강훈아. 너네 엄마 이제 은행 다니시는 거 아니야?”


정인웅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서강훈에게 묻는다.


“응. 은행도 나가시는데, 아직 식당에서 사람을 못 구했다고 그래서 식당도 계속 나가셔.”


둘의 대화를 듣던 정인혁은 헛기침을 하며 병아리들을 주목시킨다.


“흠흠..... 아무튼 집중!! 자 모두 여길 본다.”


전문가 정인혁은 화면에 경비아저씨 사진을 띄운다.


“그 아파트를 지키는 경비아저씨는 총 두 명. 이교대로 근무를 하는데, 아마도 내일 그 시간이면 내 예상이 맞는다면 이분일거야. 이 아파트는 택배를 경비실에서 찾는 시스템인데, 주민들이 택배를 찾는 혼란스러운 그 상황이 강훈이가 아파트로 들어가기 좋은 타이밍이야. 그리고 내가 꿀 팁을 하나 더 주자면, 경비아저씨 드시라고 음료수 한 병 챙겨. 그럼 넌 유치원생이니까 별 의심안하고 들여보내 줄 거야. 아 참! 들어갈 때 경비아저씨가 강래원씨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볼 거야. 그때 너 뭐라고 대답할거야?”


“당연히. 아빠 찾아왔다고 그래야지!”


해맑은 정인웅의 대답에, 정인혁은 한 숨을 푹 쉰다.


“인웅아. 너가 아빠를 찾으러 안가서 참 다행이다. 강훈아. 형 말 잘 들어. 경비아저씨가 물어보면 무조건 넌 조카라고 해.”


“왜? 그래야하는데?”


자꾸 끼어드는 정인웅에게 정인혁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너그럽게 설명해준다.


“자 봐봐. 일단 너희 아빠 강래원씨는 혼자 살아. 그런데 갑자기 어떤 꼬마가 와서 강래원씨를 아빠라고 한다면, 경비아저씨 입장에서는 입주민 보호를 위해서 일단 경찰을 부를 가능성이 많아. 너네도 알지? 경찰아저씨들? 무섭지? 그러니까 그냥 조카라고 하고 들어가는 게 더 편해.”


그제야 이해가 됐다는 듯 한 둘의 표정에 정인혁은 보다 더 전문가적인 자세로 조언 모드에 들어간다.


“집을 나설 때는 엄마랑 할아버지랑 걱정하실 수도 있으니까 너가 뭐 하러 가는지, 언제 돌아올지 메모를 남기라고 했지? 써온 것 좀 한번 보자. 형이 한번 확인해 줄게. 이리 줘봐.”


서강훈은 가방에서 미리 준비한 꼬깃꼬깃 접은 메모를 꺼내 정인혁에게 건넨다.


메모를 꼼꼼히 읽은 정인혁은 역시 병아리라는 표정으로 한 숨을 내쉰다.


“이렇게 쓰면 안 돼. 자 내가 불러주는 대로, 다시 쓰자. 자. 준비 됐어? 자 써봐. ‘사랑하는 엄마. 그리고 존경하는 할아버지. 저는 제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찾으러 집을 잠시 나갔다 오겠습니다. 어쩌면 길고 어쩌면 짧은 여행이 될 거에요. 두 밤 자고는 꼭 집으로 돌아올 테니까. 너무 걱정 마시고 기다려주세요. 이번 여행이 제 인생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순간이 될 거에요. 몸 건강히 잘 다녀올 테니까 너무 염려마세요.’ 끝.”


“우와... 형... 이거 미리 생각해 둔거야?? 역시 우리 형이시여~”


완전 감동한 정인웅은 형에게 찬사를 보낸다.


어른스럽게 정인혁은 서강훈에게 묻는다.


“강훈아. 너 엄마 없이 두 밤은 잘 수 있겠어?”


정인혁의 질문에 서강훈은 잠시 고민한다.


“아~ 형~ 우리가 몇 살인데~ 엄마 없이 두 밤 정도는 껌이지~”


옆에 있는 정인웅의 허세에도 정인혁은 서강훈의 대답을 기다린다.


“두 밤은 잘 수 있어요.”


“그래. 그럼 아빠 집에서 두 밤은 자봐. 너희 아빠가 좋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세상엔 나쁜 어른도 있어. 아니다 싶으면 두 밤이 안 지나도 바로 집으로 돌아와야 해. 더 길어지면 엄마도 너무 걱정하실 거야. 마침. 너네 아빠가 내일 밤에 집에서 라이브 방송을 예고했어. 인웅이랑 내가 라이브 방송을 시청할 테니까. 너네 아빠가 좋다! 싶으면 양손을 흔들면서 인사하고, 아니다 싶으면 라이브 방송에 나오지 마! 알았지?”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정인혁의 말에 갸우뚱하며 정인웅이 또 끼어든다.


“그런데 형! 아저씨가 라이브 방송하는데 강훈이를 들어오게 하겠어? 형처럼 방문 닫아놓고 하지 않을까?”


“흠... 사랑하는 내 동생 인웅아. 그렇지. 나처럼 프로 유투버는 문을 닫고 라이브 방송을 하지. 그런데 동생아. 내가 아무리 문을 닫고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도 너가 안 끼어드니? 끼어들지~ 그리고 너가 끼어들 때! 내가 화를 내니?”


“아니!! 형은 화 안내! 형 라이브 방송에 나 껴줘~”


“그치? 바로 그거지! 너는 내가 사랑하는 동생이니까. 강훈이도 아빠 방송에 갑자기 끼어든다! 그럴 때 강훈이 아빠가 어떻게 하는지 보면, 우리도 아저씨를 파악할 수 있으니까 이건 우리를 생각해서 꼭 해야 하는 미션이다. 강훈아. 알았지?”


“알겠어요. 인혁이 형.”


그리고 지금껏 보다 더 진지한 표정으로 정인혁은 서강훈에게 얼굴을 가까이 대며 말한다.


“그리고 강훈아. 잘 들어. 이제부터 형이 이야기해주는 내용은 아직 병아리인 니가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어. 하지만!!! 너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너네 엄마, 아빠가 다시 같이 사시느냐, 아니면 지금처럼 계속 따로 사시느냐하는 중요한 문제가 달린 일이야. 알았지?”


비장한 정인혁의 표정에 서강훈도 침을 꼴깍 삼키며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


서강훈은 아빠를 찾으러 오기 전에 정인혁이 진지하게 해줬던 당부의 말을 떠올렸다.


‘강훈아. 너희 아빠가 좋은 사람일 수도 있지만, 나쁜 어른일수도 있어.’


부모가 세상의 전부인 아이들이 그러하듯, 그동안 서강훈도 당연히 아빠는 좋은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좋은 사람일 거라 믿었던 아빠가 실제로 만나보니 뭔가 좀 떨떠름하다.


엄마 이름을 모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남의 가방을 허락도 없이 마구 뒤지기 까지... 흠... 이 아빠 아직 좋은 사람인 줄 모르겠는데?? 좋아. 서강훈!! 경계모드 강화!!


외모는 7살이지만, 나름 세상풍파 다 겪고 살아온 애어른 서강훈.


귀엽고 세상물정 하나도 모르게 순진무구해 보이지만, 보기와는 전혀 다르게 매우 독립적이고, 현실주의자다.


“강훈아. 그 가방은 이제 그만 쫌 벗으면... 안되겠니...”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채우던 강래원은 백미러를 통해 서강훈이 가방을 맨 채 안전벨트를 채우는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혀한다.


“아니... 무슨 가방을 메고 안전벨트를... 하... 참...”


“제 가방은 제가 지킬 거예요!!”


뭐... 뭐야... 애... 나 어렸을 때처럼 뒤끝 오백년이야???


서강훈이 고집을 부리면 부릴수록 강래원은 자꾸 자기 아들이란 확신이 생긴다.


아!!! 아닐 꺼야!! 아니 여야 만해!!!


괴로운 강래원은 자기도 모르게 운전대에 머리를 쿵쿵 내리박는다.


역시 내 아들인건가. 그 고집 내가 아는 고집이다.


“그래. 그럼 그렇게 가. 안전벨트 잘 맺지?”


짧은 한숨과 함께 강래원은 체념한 듯 말한다.


“자~ 그럼 출발하자.”


부드러운 시동소리와 함께 차가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고집스런 눈빛으로 강래원을 압도하던 서강훈은 차가 출발하자 자기도 모르게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말은 안했지만, 서강훈은 이런 SUV를 꼭 한번 타보고 싶었었다. 근데 아빠 차가 서강훈이 그렇게 타보고 싶어 하던 그 차라니!!! 가방 사건으로 강래원을 경계하던 서강훈은 차가 출발하자 본인도 모르게 경계모드를 스르륵 해지해 버렸다.


“우와~”


갑자기 터진 서강훈의 찐 감탄사에 강래원은 깜짝 놀라 백미러로 뒷자리를 확인한다.


백미러를 통해 서강훈의 신난 얼굴을 확인한 강래원은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피식 웃음이 난다.


“우리 강훈이 자동차 좋아하는 구나? 나도 어렸을 때 자동차 엄청 좋아했는데~ 아빠는 방구차를 그렇게 좋아했어~ 동네에 방구차가 뜨면 친구들하고 놀다가도 막 다 같이 그 차 쫒아서 뛰고~”


그 시절 방구차의 추억에 푹 빠진 강래원의 이야기에 서강훈은 눈이 똥그래진다.


“방구차가 뭐예요? 차가 방구를 어떻게 껴요?”

“아니~ 그~ 요즘에는 없어서 너는 못 봤을 거야. 그 차가 원래는 말이지. 방역을 하는 차라서 차 뒤에서 연기가 부아아앙~ 나면 그게 바로 방.....”


“우와!! 아빠 이건 뭐예요??”


“어?”


방구차를 열심히 설명하던 강래원에게 찬물을 끼얹듯, 서강훈의 관심은 금세 다른 것에 꽂혔다.


“강훈아. 너 대체 아빠 말 듣고 있었니? 강훈아?“


강래원의 질문에도 서강훈은 자리 옆에 붙어있는 버튼을 눌러보느라 정신없다.


그래. 나도 그랬다. TV보고 있을 때는 엄마가 불러도 몰라서, 엄마가 TV코드를 뽑곤 했었다. 누가 내 아들 아니랄... 뭐야!! 강래원!! 정신차려 임뫄!!! 너 지금 쟤가 니 아들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거뉘?? 그런 거뉘???


몇 시간 함께 했을 뿐인데도 본인의 어린 시절과 소름 돋게 똑같은 꼬마의 모습에 강래원은 자기도 모르게 점점 서강훈을 아들로 인정하기 시작한다.


***


카트를 끄는 강래원 옆에서 한껏 업된 서강훈은 이것저것 신기한 듯 두리번거리기 시작한다.


”엄마랑 마트는 자주 와봤어?“


”아니요.“


이건 뭔 티키타카가 좀 되야. 서우에 대한 정보를 캐내지.


돌아오는 단답형 대답에 말빨 좋은 강래원도 대화를 이어가지 못한다. 머쓱해진 강래원은 마트를 둘러보며 말한다.


”그렇구나. 우리가 사야할게... 어디 보자.“


강래원은 오늘 예고한 라이브 방송을 위해 장을 보러 왔다.


군대 제대하고 정말 하는 일 없이 몇 년을 놀기만 했다. 집에서는 더 나이 들기 전에 취직을 하라며 아버지 인맥으로 여기저기 면접을 꽂아줬다. 하지만, 강래원 적성에 양복입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회사를 다닌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매일 정해진 곳을 가는 삶은 그걸로 충분했다.


계속 꽂아주는 면접도 보기 싫어 본가에 유투버를 한다고 선언한지 어언 1년. 처음에는 먹방튜브로 시작했다. 뭐 영상 3, 4개 올리고 생각한 거긴 하지만, 역시나 먹방계의 그들을 뛰어넘긴 힘들었다. 그래서 맛집튜브로 변경. 근데 이건 더 적성에 안 맞았다. 혼 밥은 그렇다 쳐도 카메라 켜놓고 계속 혼잣말하면서 밥 먹는 게 강래원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마지막 영상을 올린 지 몇 달이 훌쩍 지나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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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25 25. 육아의 달인 3 +2 21.06.03 2,702 37 11쪽
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1 35 11쪽
22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0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3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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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 아... 형 2 21.05.26 2,930 3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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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1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4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4 45 11쪽
9 9.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3 +1 21.05.18 3,408 45 11쪽
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7 7.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1 +2 21.05.16 4,075 55 11쪽
» 6. 아빠를 찾아서 2 +3 21.05.15 4,277 5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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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진짜 내 아들인가 (5/20 수정) +2 21.05.14 5,091 69 11쪽
3 3. 고등학교 졸업식 +5 21.05.13 5,426 7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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