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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조회수 :
217,011
추천수 :
3,387
글자수 :
492,368

작성
21.05.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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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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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글자
11쪽

11. 아들을 찾아서 2

DUMMY

11. 아들을 찾아서_2


집 주인 박향자 여사도 너무 미안해하며 어쩔 줄 모른다.


“그래도 우리 애가 공부는 못했어도 참 착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을 잘 못 사겨가지고 사고를 치더니...”


갑자기 신세한탄을 시작한 박향자 여사는 감정이 북받치는지 눈물까지 글썽인다.


“그래도 자잘한 사고였지... 이렇게 어디 가서 말도 못하게... 남사스러운 사고를 치고 들어와서 합의금을 내 놓으라고 하니 흑흑.... 내가 현찰을 쌓아놓고 사는 사람도 아니고~ 알잖아 강훈 엄마. 내가 강훈 엄마 맨 처음 이 집 들어올 때, 남편 없이 아들 데리고 사는 거, 내 젊은 날 생각난다고 손잡고 울었던 거~”


감정이 폭발한 박향자 여사는 덥썩 서우의 손을 잡고 말을 이어간다.


“내가 우리 아들한테 어려서부터 아빠 없이 자라게 하는 거 미안해서... 있는 거, 없는 거 다 끌어 모아서 뒷바라지해줬는데. 그래도 그 녀석이 뭐가 부족했는지 삐딱선을 타더라고~ 흑흑~ 강훈 엄마 이 집 강훈이 간난쟁이때 들어와서 이제까지 내가 전세금 한 번도 안 올렸잖아. 이번만 나 이번 한번만 살려주라. 그래도 하나 밖에 없는 아들 놈 인생에 빨간 줄 가게 할 수는 없잖아.”


아들 생각에 애 닳은 박향자 여사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서우에게 사정을 한다.


“아주머니 실은 저희도 지금 이 집을 당장 나갈 수가 없어요.”


“그럼. 알지. 갑자기 집구하는 거 쉽지 않지~ 내가 이사 비용이랑 최대한 해 줄 수 있는 거 있으면 해줄게~ 내가 살고 있는 집이랑 이 집이랑 둘 다 내 놓고 최대한 빨리 돈을 만들어야 아들 놈 합의금을 줄 수 있으니 어떡하겠어. 흑흑~”


“아니. 박향자 여사님 실은 저희가... 허이 참...”


손주가 없어졌다는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할지 서우 아버지는 답답하다.


“아주머니... 실은 강훈이가 없어졌어요.”


본인 신세 한탄을 하며 울던 박향자 여사가 깜짝 놀라며 눈물을 뚝 그친다.


“어?? 강훈이가?? 강훈 엄마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안 그래도 꼬맹이가 안 보이길래... 나는 어디 친구네 집에 가서 안보이나 했더니... 없어져?? 아니 어쩌다가~”


“아니 그게... 어제 쪽지하나 써놓고 집을 나가서...”


“뭐??? 쪽지??? 아이고~ 아이고~ 7살이 벌써 가출 한 거야??? 아이고~ 아이고~”


가출이란 말에 서우는 표정이 굳어버렸다. 하지만, 눈치 없는 박향자 여사는 사고뭉치 본인 아들과 강훈이를 동일시 해버린다.


“그러게 아무리 잘해줘도 이놈들이... 흑흑흑... 아니 7살 밖에 안 된 녀석이~ 뭐 벌써부터 무신~ 불만이 있다고 가출을~ 우리 애도 초등학교부터 가출을 시작했는데~ 아이고~ 강훈 엄마~”


본인의 고생스러운 젊은 날이 떠오른 박향자 여사는 서우를 끌어안으며 대성통곡을 하기 시작한다.


“아니. 아주머니 진정 좀...”


“저... 박향자 여사님... 진정 하시고~”


당황한 서우 아버지가 박향자 여사를 서우에게서 떼어놓으며 말한다.


“경찰에 신고는 했어? 그래서 강훈이는 어디가 있는 거야~ 7살 꼬맹이가~”


“그게 경찰에서도 좀 기다려보라고 해서, 아주머니~ 그래서 저희도 당장 집을 못 비워요. 강훈이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데~ 저희가 어떻게 나가요. 흑흑.”


이제까지 참고 있던 서우도 눈물이 터져 나온다.


“아니... 서우야... 저... 박향자 여사님.... 허... 참... 다들 진정을...”


울고 있는 두 여자 사이에서 서우 아버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


밤이 늦었지만, 서우 방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우두커니 방에 앉은 서우는 강훈이 남기고 간 쪽지를 꼭 쥐고 소리 없이 울고 있다.


“크흠.. 흠.. 서우야. 아직 안자니~ 그래도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그만 잠이 안 오더라도 좀 누워라. 강훈이가 두 밤 자고는 온다고 했으니, 집을 모르는 녀석도 아니고, 내일이면 들어오겠지~ 기다려보자. 똘똘한 놈이니까 별일 없을 거다.”


딸이 걱정스러운 서우 아버지는 방문 밖에서 마음만 타들어 간다.


“네. 알아요. 저도 이제 곧 자려고요. 주무세요.”


그런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서우도 방 불을 끈다.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소리죽여 조용히 운다.


***


완벽하게 세팅된 외모로 다른 직원들과 모닝커피타임을 갖고 있던 고미진은 출근한 서우를 발견하고 깜짝 놀라한다.


“어머! 서우씨~ 오늘 너무 늦었네? 어머! 안색이 너무 안 좋다~ 괜찮아??”


은근 걱정하는 척을 하지만, 표정은 까칠함을 숨길 수 없다.


“아니에요. 괜찮아요.”


누가 봐도 여우인 고미진과 약간 곰 같은 서우는 누가 보더라도 상극 중에 상극이다.


“진짜 괜찮은 거지?”


“네.”


아침에 서강훈이 혹시나 집에 들어올까 싶어 기다리다가 지각한 서우는 애써 담담히 업무를 시작하고 있다.


끊임없는 도전 끝에 드디어 원하던 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된 서우는 신입행원이라 사수 고미진에게 업무를 배우고 있다.


“서우씨 이거는 본인확인 끝나면 여기로 들어가서 이렇게 입력하면 되고, 받은 서류는 복사해서...”


열심히 고미진의 설명을 듣고 있지만, 서우는 혹시나 아들에게 연락이 올까 싶어 휴대폰에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응? 서우씨?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눈치 백단, 사회생활 백단인 고미진이 딴 데 정신 팔린 서우를 눈치 못 챌 리가 없다.


“네? 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서우는 급히 아닌 척을 해보지만, 이미 사수 고미진은 있는 대로 빈정이 상해버렸다.


VIP 고객만을 상대하는 자신에게 지점장이 계약직으로 들어온 서우의 사수역할을 하라고 지시했을 때부터 고미진은 탐탁지 않았다.


“서우씨~ 내가 서우씨 기분 나쁘라고 이런 말 하는 건 아닌데~ 서우씨도 알지? 지금 내 위치가~ 아니 내가 맞고 있는 업무! 나 우리은행 VIP고객님들 관리하느라 바쁜 사람이야. 알지? 근데 그런 내가 신입 교육을 해 줄 그런 건 아니잖아? 알지? 그래도 내가 우리가 안면 좀 있는 사이라고 서우씨 교육해주고 있는 거잖아? 그치? 그럼 좀 집중 좀 해주면 안 돼? 우리 지금 교육 시작한지 30분도 안됐어! 그치? 근데 서우씨! 30분도 이렇게 집중 못하면 어떡하지?”


애써 착한 척을 하며 고미진은 말을 이어간다.


“알아. 이해해. 지금 강훈이가 없어졌는데 집중이 당연히 안 되겠지. 하지만 서우씨. 여기는 회사야. 집안일은 집에서 고민하고 여긴 1원도 미스나면 사고 나는 은행이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려야 해.”


“네. 미안해요. 언니.”


하지만, 서우가 ‘언니’라는 호칭을 쓰자 고미진은 참을성의 한계가 끊어져버렸다.


“언니? 언니? 하... 서우씨... 서우씨!! 서우씨!!! 내가 서우씨 여기 지점으로 발령 났을 때! 내가 말했지?? 우리가 이미 같은 유치원 학부모로 서로를 알게 됐지만, 여기는 일터니까 철저하게 은행 선후배 관계를 유지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 서우씨! 솔직히 나 계약직, 정규직 이런 거 차별해서 생각하는 사람 아니거든? 근데 나 일하면서 계약직으로 들어온 직원이랑 이렇게 붙어서 업무하는 건 처음이니까. 나 편견 생기지 않게 잘 좀 해줄래?”


여과 없이 쏟아내는 사수 고미진의 발언에 서우는 속수무책 저자세로 죄송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암튼, 잘 봐봐. 뭐~ 보아하니~ 교육 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집중 못하는 거 같은데~ 알았어. 다시 한 번만 설명해 줄 테니까. 그 다음엔 서우씨 원하는 대로 혼자 알아서해.”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면박을 당한 서우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 고미진의 설명에 집중을 한다.


“이제 알았지?”


“네.”


속사포로 쏟아내는 고미진의 설명을 꼼꼼히 필기까지 하며 완벽 숙지했다.


“미진씨~ 점심 갔다 올 시간이야!”


동료 김 대리의 말에 고미진은 시간을 확인한다.


“어? 그러네. 벌써 점심이네. 서우씨 우리 점심 먹으러 갈래?”


“저... 고미진 대리님. 저는 일이 있어서 잠깐 어디 좀 다녀와도 될까요?”


“어?”


“점심시간 이용해서 잠깐 다녀올 곳이 있어서요. 늦지 않게 돌아올게요.”


사수 고미진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서우는 이미 자리를 떠 버렸다.


가뜩이나 서우가 못 마땅했던 고미진은 기가 막혀한다.


같이 밥을 먹으러 온 김 대리가 뭐라고 대꾸 할 틈 없이 고미진은 속사포처럼 서우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야~ 말이 되냐? 진짜 나 계약직이랑 정규직 편견 없는 사람인데~ 어디서 굴러들어온 계약직 하나가 나의 편견을 마구 마구 만든다. 야~ 아침에 봤냐? 신입주제에 월요일 아침부터 지각하고 말이야~ 신입이면 주말에 쉬고 왔으면 얼굴에 꽃단장은 못하더라도 평균치는 하고 와야지~ 완전 칙칙하게 와서 그게 뭐냐~ 고객들이 은행 들어오다가 상갓집인 줄 알고 도로 나가겠다. 나이도 어린애가 딸린 애 하나 있다고 완전 아줌마 티내는 거야 뭐야?”


“고 대리야~ 그만그만그만~ 이제 밥 좀 먹어. 나 귀에서 피나겠다.”


“어? 미안미안~ 내가 너무 흥분했지? 암튼 계약직 하나 때문에 내가 늙는다 늙어~”


명품 가방에서 공주 거울을 꺼내든 고미진은 눈가 주름을 확인한다.


“고 대리야~ 없어~ 없어~ 눈가 주름 없어~ 밥이나 먹어~”


그제야 고미진은 밥을 먹기 시작한다. 식사를 먼저 마친 김 대리는 밥을 먹는 고민진을 보고 궁금한 듯 묻는다.


“뭐야~ 아침부터 스트레스 받은 게 서우씨 때문만은 아닌 거 같은데~ 주말에 무슨 일 있었어?”


“무슨 소리야~ 주말은 우리 가족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간인데?? 내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다고~ 음~ 이거 맛있다. 이거 먹어봤어?”


자연스럽게 고미진은 대화의 주제를 음식으로 돌린다.


“난 이미 다 먹었다. 그거 맛있어. 천천히 먹어~”


***


“강훈 어머니, 아직 강훈이 유치원 안 왔어요. 혹시나 강훈이가 유치원으로 오면 바로 어머니한테 전화 드릴게요. 저희도 수업하면서 혹시 강훈이가 오나 계속 신경 쓰고 있어요.”


점심시간을 이용해 서강훈의 유치원에 다녀온 서우의 발걸음은 천근만근이다.


두 밤 지나고 온다고 했으면, 오늘인데... 강훈아.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집 주소는 물론, 엄마, 할아버지 폰 번호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서강훈이니 집을 못 찾는 건 아닐 테다. 혹시나 무슨 사고라도 당한 건 아닐까싶어 서우는 경찰서까지 들리고 오는 길이다.


길을 걸으면서도 서우는 온갖 안 좋은 생각에 미쳐버릴 것 같다.


은행 오는 길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로 일하는 아버지라도 한 번 봐야지 서우는 마음이 좀 진정 될 것 같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선 서우는 사람들이 모여서 웅성거리는 광경에 무슨 일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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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25 25. 육아의 달인 3 +2 21.06.03 2,702 37 11쪽
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1 35 11쪽
22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0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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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1 44 11쪽
»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5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5 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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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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