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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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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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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2,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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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0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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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23. 육아의 달인 1

DUMMY

23. 육아의 달인_1


그런 서우 아버지의 면전에 입주민 A씨는 다짜고짜 쌍욕을 날린다.


“뭐?? 어쩐 일?!!! 야!! 경비!! 너 몰라서 물어?? 진짜~ 이게 너 나 놀리냐?? 이 나이 많은 게 너 지금 나랑 해보자는 거야?? 아~ 나 짜증나네!!!”


팔까지 걷어붙이고 위협적으로 대하는 입주민 A씨에게 서우 아버지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어허이~ 그 젊은 사람이 어찌 혈기가 그리 왕성한가. 자. 입주민 A씨. 진정을 좀 하세요. 어제 경찰서 가서 많이 곤란했소?”


“뭐어? 많이 곤란했소오?? 많이 곤란했냐고?? 몰라서 물어?? 아니!! 경찰을 부르긴 왜 불러?!!! 누가 경찰 무서워 할 줄 알아?? 어! 내가 경찰와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데 말이야!! 참네~ 내 살다 살다!! 내가 지금 나이가 몇 갠데~ 내 자식들 보는 앞에서 경찰한테 조사를 받아야겠어!! 어!!”


“입주민 A씨도 자식들 눈이 무섭소?”


뜬금없는 질문에 입주민 A씨는 서우 아버지를 빤히 쳐다본다.


“어제 보니, 입주민 A씨는 아들이랑 딸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아내를 일찍 저 세상으로 보내고 딸 하나만 애지중지 키웠소. 어제 입주민 A씨를 막아선 게 내 딸이오. 입주민 A씨가 나한테 위협적으로 그러는 건 내가 다 이해할 수 있소. 그런데 내 딸애한테 위협적으로 그러는 건 나도 아버지요. 내가 가만히 못 있지~ 내가 만약 입주민 A씨와 같은 연배였으면 경찰 필요 없이 바로 주먹을 날렸을 거요.“


같이 맞짱을 떴을 거란 말에 입주민 A의 눈썹이 꿈틀한다.


“어느새 내가 경찰한테 신고 밖에 할 수 없는 노인이 되어버린 거지. 근데 내가 나이 먹은 게 서글픈 것보다 내가 그렇게 당하는 걸 딸아이한테 보인 게 못 견디겠더라구~ 딸이 당장 경비일 때려치우라고 하는 데, 그렇게 해야지. 내 딸 속상해 하는 거 보기 싫으니까. 입주민 A씨~ 아직 애들이 어린 것 같은데, 이런 일들이 입주민 A씨에게는 성격대로 하는 일이라서 그냥 지나가는 일이겠지만, 자녀들 기억 속에는 크게 남는 일이라는 걸 알아두시오.”


“험험...”


서우 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입주민 A씨는 어쩐 일로 흥분하기보다는 헛기침을 해댄다.


“암튼, 나는 오늘까지만 일을 하니, 뭐 더 화풀이하고 싶은 거 있으면 마지막으로 나한테 쏟아놓고~ 여기 나머지 경비 아저씨들에게는 이제 그만 좀 화를 내 주시오. 내 마지막 부탁입니다.”


간절하게 부탁하는 서우 아버지의 눈을 마주한 입주민 A씨는 괜히 목청을 높인다.


“허허. 뭐! 관두신다니 뭐 이제 경비도 아닌데 나도 더 이상 할 말 없지! 뭐! 내 아이들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아저씨는 아저씨 딸이나 챙기시던지!”


그대로 뒤돌아서 툴툴거리며 입주민 A씨는 빠르게 사라진다.


“참~ 젊은 사람이 뭐가 저렇게 쌓인 게 많아서... ”


멀어지는 입주민 A씨를 바라보는 서우 아버지의 눈빛은 안타깝다.


***


전문 탐정들이 쓰는 망원경을 목에 메고, 어깨에는 카메라 장비를 둘러맨 정인혁은 강래원의 아파트 앞에 자리 잡고 섰다.


한참동안 아파트를 응시하던 정인혁은 무언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며 삼각대를 세우기 시작한다.


인도 한 복판에서 카메라 세팅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를 행인들은 힐끔거리며 지나쳐간다.


카메라 세팅을 끝낸 정인혁은 녹화를 시작한다.


아무 말 없이 망원경을 이용해 아파트를 살피는 것으로 영상을 시작한다. 그리고 무언가를 확인한 듯 어깨에 메고 있는 대포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몇 장 찍는다.


그리고 셀프 녹화 영상으로 넘어간다.


“강훈이의 아빠 찾기 테이크 6.”


손뼉으로 슬레이트를 친 정인혁은 멘트를 이어간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강훈이의 아빠 찾기‘ 프로젝트 정인혁입니다. 지금 여기는 강훈이 아빠네 아파트 앞입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강훈이는 오늘 월요일에 엄마 집으로 돌아왔어야 하는데요. 오늘 동생에게 들은 따끈따끈한 소식으로는 강훈이가 유치원에 오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 말인즉슨! 강훈이는 아직 엄마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직 아빠 집에 머물고 있다라는 건데요. 일단 라방 방송사고 영상에서 포착된 강훈이의 즐거운 표정을 봤을 때, 아빠 집에 머물고 있다는 걸 충분히 추측할 수 있지만, 여러분 제가 누굽니까? 신속! 정확! 명확! 정인혁 탐정 아니겠습니까? 추측으로는 안심할 수 없어 제가 이렇게 현장에 나와 봤습니다.”


주변사람들이 수군거리며 쳐다봐도 이미 프로 유투버 정인혁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강훈이가 집으로 돌아오기로 한 월요일 이후로도 아빠 집에 머물게 된다면 베란다 창문에 이런 표시를 하자고 미리 약속해 놓은 게 있었는데요. 지금!! 이 현장에서 제가 그 표시를 발견했을까요?? 과연!! 강훈이와 저랑 약속한 그 표시는 무엇일까요??!!!”


잔뜩 뜸을 들이던 정인혁은 돌연 아주 귀여운 표정으로 외친다.


“여러분!! 궁금하시다면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촬영을 끝낸 정인혁은 또 묵묵히 장비들을 챙겨 집으로 향한다.


***


“어허이~ 서강훈! 이제 그만!!”


“우아아앙!! 왜요 아빠!!! 쫌만 더요!!!”


TV 앞에서 서강훈과 강래원은 실랑이 중이다.


“아빠가 아침 먹은 거 다 치울 때까지만 보기로 했다가~ 너가 조금만 더 보고 싶다고 그래서 그럼 청소할 때 까지만 보기로 했지? 이제 아빠 청소 다 끝냈으니까 TV 그만이야. 아무리 그래도 너 TV 너무 오래 봤어.”


“으아아앙~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이것만 더 볼게요~”


“에헤이~ 이것만 더 본다고 그랬다가 또 1시간 훌쩍 이야!”


늘 상 자연스럽게 TV를 켜 놓고 살던 강래원. 처음에는 서강훈이 TV를 몇 시간을 보던 상관하지 않았다. 넋 놓고 TV에 빠져 들어가는 서강훈의 표정이 웃기기도 했고, 서강훈이 TV에 빠져있는 동안 강래원도 스마트폰에 빠져있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하지만, 하루, 이틀 날이 갈수록 TV를 끌 때나, 다음 스케줄로 넘어가야할 때 서강훈의 반항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보고 이건 뭔가 아니다 싶었다.


아무래도 완강한 강래원의 태도에 서강훈은 머리를 굴린다.


“그럼 아빠 지금 게임 할래요!”


“뭐? 지금 TV도 너무 오래봐서 그만 보라고 하는 마당에 갑자기 왠 게임??”


어리둥절해 하는 강래원에게 서강훈은 또박또박 나름의 논리를 펼치며 이야기를 한다.


“아빠가 어제 숨바꼭질 저 못 찾으면 오늘 새로운 게임 할 수 있게 해주신댔잖아요! 그거 지금 할래요.”


순간 허를 찔린 느낌이 들었다.


“하... 야... 그랬지. 그래. 그건 그랬지.”


이거 봐라... TV를 그만 보라 그러니까 머리를 굴렸다 이거지?


“근데 강훈아. 아빠가 오늘 새로운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는 했지, 아빠가 무조건 니가 원할 때 해준다고는 안했잖아. 그리고 지금은 계속 TV를 너무 오래봐서 안 돼.”


“그런 게 어디 있어요. 어제 숨바꼭질은 제가 이겼으니까 제가 해달 란대로 해야죠~”


너무나 당당한 요구에 강래원은 아빠의 권위를 보여줘야 할 때가 왔음을 직감했다.


“아니지! 서강훈! 잘 들어. 우리가 어제 한 약속은 너가 숨바꼭질을 이기면 아빠가 새로운 게임을 시켜준다는 거였지. 너가 요구할 때 시켜준다는 말은 안했어. 알았지? 그리고~ 너 자꾸 이렇게 아빠 말 안 들으면 오늘 게임이고 뭐고 없어! 이대로 오늘 TV는 끝이야!”


앞뒤 다 자르고 ‘오늘 게임이고 뭐고 없다’는 말에 서강훈은 절망했다. 그리고 그 절망은 말을 바꾼 아빠에 대한 분노로 이어졌다.


“아빠!! 거짓말쟁이!!! 어제는 분명히 숨바꼭질 이기면 게임 하게 해준대놓고 갑자기 게임이 못한다고 하고!! 우앙!!! 거짓말쟁이!!! 우앙!!!”


“아니지!! 서강훈!! 너가 자꾸 아빠 말 안 들으니까 그런 거지!!”


육아를 처음 해보는 강래원은 서강훈의 투정을 본인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우왕!! 거짓말!! 우왕!!!”


막무가내로 울어대는 서강훈에게 강래원은 더욱 더 강경한 모드를 취한다.


“어~ 그만해! 울지마! 너가 뭘 잘했다고!! 울어?? 그만해!! 그만 뚝 그쳐??”


“됐어!! 됐어!! 거짓말!! 거짓말!!! 아빠는 거짓말쟁이야!!! 우앙!!!”


“야!! 너야 말로 지금 거짓말로 울고 있는 거잖아!! 다 알아!! 뻥 울음!! 봐봐!! 너 눈물도 안나!!!”


“아니야!! 나 지금 눈물 나!!”


“어디 봐!! 서강훈 거짓말!! 너 지금 눈물 한 방울도 안나!!”


아빠 강래원의 말에 서강훈은 애써 눈물을 짜내려고 더 심하게 우는 척을 한다.


“우아우아우아우아아아아앙!!!!”


그래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강래원은 오히려 더 서강훈을 약 올린다.


“하하~ 너 그렇게 울어봐라~ 눈물이 나오나~ 어디 봐봐~ 어디 봐봐~ 흥! 아직도 너 눈물 안 나오거든~”


어느새 같이 7살이 되어버린 강래원은 서강훈의 생떼를 달래기는커녕 부채질을 하고 있다. 7살 꼬마의 막무가내 왕고집 울음연기는 30분이 지나도 그칠 줄 몰랐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앗... 이 리듬감은???


30분 째 생떼 울음을 시전 하던 서강훈도 멈추게 한 범상치 않은 리듬감의 초인종 소리였다.


“야~ 또 아래층 이상한 아저씨 왔나봐~ 서강훈~ 어떻게 해~”


조용히 목소리 낮춰서 탓을 하는 강래원에게 거짓 울음을 멈춘 서강훈도 소곤거리며 말한다.


“아빠. 빨리 나가봐요~”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주저하는 강래원한테 빨리 나오라는 듯 또 초인종이 울린다.


인터폰을 확인하니 역시나 그분이다.


사회생활용 밝은 미소를 장착한 강래원은 현관문을 열었다.


“아이고~ 위대한 작곡가 아래층 이웃님 오셨습니까?”


정말 기이한 기이한은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다는 듯 이번엔 머리에 흰 띠까지 두르고 나타났다.


넉살좋게 인사하는 강래원의 말에도 대답대신 고개를 돌리고 삐친 애처럼 눈을 흘기고 있다.


“아~ 머리에 흰 띠는 작곡가님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아이템인가요? 우리 아래층 이웃님이 워낙 패셔너블하셔서 걸치고 있는 모든 것이 다 유행템 같아 보이는 데~”


계속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싸바싸바를 날리는 강래원의 칭찬에 기이한은 새침하게 말을 시작한다.


“아니~ 오늘은 뭐예~~욧!!”


“네? 뭐가 뭔 지??”


“아니~ 전에는 사이 좋아라하고 쿵쿵거리면서 레슬링을 하더니~ 오늘은 무슨 일이 길래 꼬마 레슬링 선수가 30분, 아니 정확하게 33분 40초 째 울고 있냐고요!!!”


“아... 33분 40초...”


“하~ 저 같이 예민한 귀를 가진 작곡가는 1분 1초!! 원하지 않아도 정확하게 셀 수 있단 말이에요!!”


“아... 죄송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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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5 35 11쪽
25 25. 육아의 달인 3 +2 21.06.03 2,702 37 11쪽
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2 40 12쪽
»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2 3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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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4 4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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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1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5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5 4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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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7 7.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1 +2 21.05.16 4,075 5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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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진짜 내 아들인가 (5/20 수정) +2 21.05.14 5,091 69 11쪽
3 3. 고등학교 졸업식 +5 21.05.13 5,426 72 11쪽
2 2.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6 21.05.12 5,841 8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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