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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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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040
추천수 :
3,387
글자수 :
492,368

작성
21.05.31 19:00
조회
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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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글자
11쪽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DUMMY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_2


“아~ 왜~ 거기 괜찮아~ 사람들도 좋고~”


애써 포장하는 서우아버지의 말에 서우는 최대한 화를 억누른다.


“아빠!!”


이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딸의 분위기를 감지한 서우 아버지도 긴장한다.


“알았다. 그럼 아빠가 거기 경비일 관두고 다른 일을 알아보마.”


“아빠!!! 다른 일은 무슨... 그냥 고향에 내려가서 이제 친구 분들이랑 편하게 사세요!!!”


“안 된다!! 그건!! 지금 강훈이도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마당에... 내가 너를 두고 어떻게...”


강경한 서우 아버지의 태도에 서우가 다시 길게 한숨을 내쉰다.


“아빠... 아빠가 여기 있어도... 강훈이... 어디 있는 지도 모르고...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고...”


“그러니까!! 이럴 때일수록 내가 네 옆에 있어줘야지!! 어떻게 너를 두고 나 혼자 고향에 내려가겠냐. 그건 말도 안 된다.”


이제까지 딸을 위해서만 살아온 서우 아버지는 이런 힘든 상황에 절대 서우를 혼자 내버려 둘 수 없다.


“이제 그만! 그만하세요! 아빠. 저 이제 아빠의 보호가 필요한 어린애가 아니에요!!”


감정이 격해진 서우는 목소리가 커진다.


“제발 저를 더 이상... 나쁜 딸로 만들지 마세요!!”


“아니 누가 널 나쁜 딸이라고... 세상에 서우 너 같은 이렇게 예쁘고 착한 딸이 어디 있다고...”


“과수원 아저씨가 때 되면 맨날 다 큰딸 뒷바라지 그만하고 내려와서 점례 아줌마랑 살림 차리라고 전화하시잖아요. 아빠. 이제 그만...”


독하게 마음먹은 서우는 결심한 듯 말한다.


“아빠 인생 사세요.”


오늘 일하면서 못 볼꼴을 보여서 서우가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경비일이 그렇다. 물론 좋은 입주민들도 있지만, 오늘처럼 아주 막돼먹은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이런 일쯤은 이골이 났다. 그저 이 나이에 서우와 강훈이에게 조금이나마 경제적으로 보탬이 될 있다는 것만 감사하게 생각했다.


서우 엄마를 일찍 떠나보내고 나서부터, 고향에서 과수원을 하는 친구가 전화를 깨나했었다. 처음에는 홀아비가 도시에서 딸년을 어떻게 혼자 키우냐며 고향으로 내려와서 새장가 들으라고 그렇게 전화를 했었다. 그래도 내 딸 서우만큼은 나처럼 시골 촌구석이 아닌 서울에서 번듯하게 키우고 싶어서 안 간다고 했다. 서우가 대학 합격했을 때, 이제는 다 키워놨으니 고향으로 내려오라고 전화가 왔다. 그때는, 정말 나도 고향 내려갈 생각에 서울에서 하던 일을 다 정리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우한테 강훈이가 생긴걸 알게 되버렸다.


이건 아무리 과수원 친구라도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그때부터 과수원 친구는 다 큰 딸 무슨 뒷바라지 그렇게 하냐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걸 서우도 들었는지 몰랐다. 하긴 과수원 친구 녀석이 목소리가 좀 커야지...


“저도 이제 은행에 취업도 됐고, 야간 식당일도 사람 뽑혔으니까 예전처럼 힘들게 일 안해도 되요. 이제 강훈이만 찾으면...”


“그러니까 너 혼자 강훈이를 어떻게 찾냐고...”


“아빠... 둘이라고 뭐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도 옆에서 아빠가 있어야 니가 좀 안정이 되고...”


“아빠! 저 이제 아빠 보호가 필요한 어린애가 아니라고요! 아빠 이제 절 좀 그만 혼자 내버려 두세요.”


늘 아빠의 보호 속에 살아왔다. 늘 아빠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살아왔다. 어쩔 때는 그 보이지 않는 기대치와 보호선들이 순응되기도 했지만, 때론 버겁게 혹은 지긋지긋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강훈이... 서우 인생에 최고의 불효를 저질렀기 때문에... 서우는 그저 평생을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아버지의 보호 아래 살자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오늘 서우는 그 잘못된 생각이 아버지와 자신 모두를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서우야. 아빠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이제까지 내가 널 어떻게 키웠는데...”


“아빠. 알아요. 안다고요. 아빠가 이제까지 얼마나 저를 위해 희생하고 저만을 위해 사셨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요. 그리고 너무 감사하고, 또 죄송하고...”


감정이 복받친 서우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진다.


“근데 아빠. 이제는 그만 하세요. 제발요. 네에??”


이제까지 늘 자식이 우선이었던 아버지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가 아버지의 인생을 사는 법을 까먹어버린 것 같아서 서우는 마음이 먹먹해진다.


제발 혼자 두라는 서우의 말이 서우 아버지는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남들 다 겪는 사춘기도 안 겪었다고 생각했다. 잔소리 한 번 안해도 모든지 알아서 척척 잘 해냈던 딸이었다. 좋은 학원을 보내지 못했어도 명문대에 턱하니 합격했던 딸이다. 그런 서우에게 어쩌다가 강훈이가 생겼다. 다 내 탓이다. 내가 그 나이답지 않게 능글거리는 강래원 놈을 잘 떼어놨어야 했는데... 내가 강래원 그 놈으로부터 서우 너를 지켰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 이 아비 탓이다. 미안하다. 서우야.


***


화장실 안에서 서강훈은 열심히 양치를 하고 있다.


“아빠~~ 이거 양치해도 안 없어지는 데요??”


시커메진 앞니를 다시 하얗게 해보겠다며, 서강훈은 칫솔에 치약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듬뿍 짠다.


“그... 그치?? 아... 이거 어떡하지??”


옆에서 지켜보는 강래원은 당황하고 있다.


언제 서우를 만날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서우가 안 먹이는 음식들을 먹이는 건 뭐 그렇다 쳐도, 서강훈의 앞니가 시커메진 거는 정말 면목이 없다.


“일단 양치해도 안 없어지니까, 강훈아 양치 그만하고, 입 헹구고 나와.”


화장실에서 나온 강래원은 휴대폰을 집어 든다.


이거 형한테 전화를 해 말아.... 아... 놔...


지이이잉


“어이~ 촬스~ 내가 지금 전화기 딱 들었는데 니가 전화해쓰~”


_어~ 그래? 우리 통해쓰~


고등학교 동창들 중 소문난 마당발 철수! 이 녀석은 대학교 1학년 때 사귄 여자 친구랑 사고 쳐서 결혼을... 아... 우리들은 그렇게 생각하는데, 본인피셜 이름부터 천생연분이라 결혼할 운명 이였다나 뭐라나... 암튼, 어린 나이에 가장이 되다보니 학교는 때려치우고, 일찌감치 장사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망해 먹다가 지금 하는 철수네 호프는 한 4, 5년째 하고 있다.


“뭐 그건 그렇고~ 잘 지내냐? 철수네 호프 잘 되고?”


_고롬~ 이제 자리 잡았다. 확실히 이름 걸고 하니까 더 잘 된다. 강래워니 넌? 별일 없고?


“고롬. 근데 어쩐 일이야?”


_어~ 이번에도 동창 애들 우리 가게에서 뭉치는 데 이번에도 안 올 테냐? 비싸게 좀 굴지 말고 한 번 와라. 얼굴 한 번 좀 보자.


그래.... 동창 모임!! 내가 군대를 제일 일찍 가서, 내가 제대할 때쯤 고등학교 친구들은 하나, 둘 입대를 했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동창 놈들하고는 간간히 안부만 묻고 볼 일이 딱히 없었다. 그 안부 묻는 친구 놈들도 매 해 급격히 줄어서 그나마 철수와 동만이 하고만 연락을 하고 산다.


“이번 동창 모임에 대충 누구누구 오냐?”


_강래워니~ 이번에는 올 생각이 좀 있어?! 그래 와서 얼굴 한 번 좀 보자! 맨날 전화 통화만 하는 것도 좀 그래~ 이게 똑같은 얼굴이라도 가끔은 한 번씩 봐줘야지~ 안 그래??


“그래. 근데 동창 모임에 누구누구 와?”


_응? 대충 애들 온다. 와서 봐라.


“여자애들은 와?”


_어?? 여자애들?? 강래워니~ 이거 이거 이거!!! 뭐어?? 여자애들은 와? 너 그게 지금 무슨 의도로 하는 질문이야? 왜 동창모임에서 여자애들을 찾는 거야?


“뭔 의도는~ 의도 없어! 순수하게 질문!”


_우끼시네~ 서우에게 동정을 바치고 카사노바의 전설 어쩌구 저쩌구하는 강래원님께서 의도 없이 그런 질문을 하신다고?


내 입이 방정이다. 괜히 남자 놈들끼리 가오 잡는 다고 살짝 뻥 좀 튀겨서 말했더니 이것들이 장난인지 농담인지 자꾸 우려먹는다.


“뭐래! 야 진짜 서우하고 연락하는 애들 없어?”


_없어~


“야~ 철수야. 진짜 애들한테 쫌 물어봤어??”


_이거 봐라! 니가 니 꼬붕이가~ 니 첫사랑 소식을 왜 내가 묻고 다녀야하는데!


“아~ 촬쓰~ 왜 이러시나~ 촬쓰~ 꼬붕은 무슨... 우리 촬스님께서 우리 고등학교 친구들 중에 제일 성격 좋고!! 그래서 제일 마당발이시니, 제가 이렇게 공손하게 부탁을 드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_야야~ 강래워니~ 되도 않는 아부 때려치워라~ 그래서 이번에도 안 나올 거야?


“아니~ 정말 여자애들은 오냐고??”


_그게 궁금하면 나와서 니가 한 번 확인하시던가요~


“아~ 참네~ 그래. 알았어. 언제 만나는 데?”


_와~ 이거 봐라~ 내가 그렇게 나오라 나오라 할 때는 안 나오더니~ 여자애들 누구 나오는 지 궁금해서 기어 나오는 거야? 크.... 우리 강래워니!!! 그리 안 봤는데~ 니 요즘 외롭나? 뭐 많이 외로워?? 어???


“외롭긴! 아니야! 언제 만나는 지나 말해!!!”


통화를 끝낸 강래원은 TV에 빠져있는 서강훈을 말없이 쳐다본다.


지금 다시 TV를 끄고 대화모드로 들어가? 아... 아까 분명히 강훈이가 뭔 말을 하려고 그랬는데...


진지하게 대화만 하려면 어두워지는 녀석이 지금은 TV에 폭 빠져서 해맑게 웃고 있다.


그래. 동창모임에 가서 서우 소식 좀 알아보자. 지금 2021년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이 시대에 또 우리나라 IT 강국!! 어! 어떻게든 수소문 하면 서우 하나 찾는 건 시간문제지! 괜히 어제 일 이야기만 꺼내면 울기부터 하는 꼬맹이를 더 이상 자극하지 말자. 아~ 우는 애 달래는 거 이거 생각보다 힘들다;;;;


***


“그래서, 이제 일을 그만하려고요.”


“아이고~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서씨 있어서 그나마 의지가 많이 됐었는데~”


경비일을 관두겠다는 서우 아버지의 말에 동료 경비아저씨들 다들 한 마디씩 한다.


“아니~ 관두겠다고 당일에 자리를 정리하라고 그래요? 참네~ 사람들이 어찌 그리 정이 없나...”


“서씨~ 어제 그 눔 일 때문에 그래? 아니 그 막돼먹은 눔은 원래... 아이고... 저기 저 눔 또 왔네...”


모여서 궁시렁 대던 경비아저씨들이 입주민 A씨를 발견한다.


어제보다 더 독이 오른 입주민 A씨는 경비아저씨들 모인 곳으로 아니 정확히 서우 아버지를 목표로 삼고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다.


“이거 어째~ 경찰에 전화해야하는 거 아니야~ 저거 눈빛 보니까 해코지하려고 작정하고 왔네. 저거저거...”


“서씨! 그냥 어서 자리 피해. 우리가 대충 얼버무릴 테니까~ 어서~”


안절부절못하는 아저씨들을 뒤로하고 서우 아버지가 한 발 먼저 나가 입주민 A씨를 맞는다.


“아이고~ 어쩐 일이십니까. 입주민 A씨~”


서우 아버지는 세상 온화하고도 친절한 미소로 인사를 건넨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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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이게 무슨 일이야 2 +4 21.06.07 2,598 41 11쪽
29 29. 이게 무슨 일이야 1 +1 21.06.06 2,609 40 11쪽
28 28. 왜 사냐 인간아 +3 21.06.06 2,673 33 11쪽
27 27. 고등학교 동창들 2 +1 21.06.05 2,597 35 11쪽
26 26. 고등학교 동창들 1 +4 21.06.04 2,656 35 11쪽
25 25. 육아의 달인 3 +2 21.06.03 2,702 37 11쪽
24 24. 육아의 달인 2 +7 21.06.02 2,723 40 12쪽
23 23. 육아의 달인 1 +3 21.06.01 2,832 35 11쪽
» 22. 자식을 두고 어떻게 2 +7 21.05.31 2,911 38 11쪽
21 21. 자식을 두고 어떻게 1 +3 21.05.30 2,995 43 11쪽
20 20. 이제라도 2 +4 21.05.29 2,885 42 11쪽
19 19. 이제라도 1 21.05.28 2,938 41 11쪽
18 18. 아... 형 3 +2 21.05.27 2,940 47 11쪽
17 17. 아... 형 2 21.05.26 2,931 38 11쪽
16 16. 아... 형 1 21.05.25 3,084 40 11쪽
15 15. 아빠와 함께 2 +4 21.05.24 3,093 41 11쪽
14 14. 아빠와 함께 1 +1 21.05.23 3,100 43 11쪽
13 13. 아빠와 둘째날 2 21.05.22 3,151 46 11쪽
12 12. 아빠와 둘째날 1 +1 21.05.21 3,262 44 11쪽
11 11. 아들을 찾아서 2 21.05.20 3,325 44 11쪽
10 10. 아들을 찾아서 1 +2 21.05.19 3,405 45 11쪽
9 9.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3 +1 21.05.18 3,409 45 11쪽
8 8.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2 +3 21.05.17 3,600 49 11쪽
7 7. 아무도 모르는 이 남자의 라이브 방송 1 +2 21.05.16 4,076 5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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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5. 아빠를 찾아서 1 +7 21.05.14 4,692 63 11쪽
4 4. 진짜 내 아들인가 (5/20 수정) +2 21.05.14 5,092 69 11쪽
3 3. 고등학교 졸업식 +5 21.05.13 5,427 72 11쪽
2 2.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6 21.05.12 5,842 82 11쪽
1 1. 프롤로그 +9 21.05.12 6,256 81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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