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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이팅 님의 서재입니다.

잭팟터진 헌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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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이팅
작품등록일 :
2024.02.06 11:24
최근연재일 :
2024.04.07 11:32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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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680

작성
24.03.0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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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추격

DUMMY

25화 추격



난민촌 외곽에 위치한 허름한 창고는 겉과 속이 완전히 달랐다.

지하로 내려가니 최신공법으로 건설된 건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금속광택이 나는 벽과 은은하게 빛나며 아래를 비추는 천정의 등, 매끄러운 바닥재 등등, 꽤 돈을 들여 만든 티가 났다.

방마다 컴퓨터 기재들도 꽉 들어차 있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잡혀온 헌터들이 침대에 묶여 있는 곳에서는 여러 가지 실험을 하는 듯 복잡한 실험기계도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넓은 느낌은 아니다.

잡혀온 사람들의 수에 비해 실험되는 사람이 적은 것을 보니 이곳에서 모든 실험을 하는 것은 아닌 듯 했다.


차경호는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모든 사람들 때려잡았다.

헌터든, 총을 든 일반전투원이든, 연구원이든 다 잡기로 했다. 따라온 캐나다 목수 안드레 크로엠이 미리 잔뜩 준비해 온 철사로 그들의 손발을 묶어 되는대로 방 안에 처박았다.


“웬 놈이냐!”

“너무 상투적인 표현이야. 위트가 없어.”


차경호는 양 손에서 불덩이를 생성하며 외치는 헌터를 발로 차서 쓰러뜨리며 말했다.

상대가 근접거리까지 접근했는데 손에 불덩이 만드는 전투센스는 이해하기 어렵다. 사관고에서 전투훈련을 받은 학생출신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다.


“정식으로 훈련받은 헌터는 아니고, 조직이 야메로 키운 자들인가?”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잡아놓으면 알아서 처리하겠지.

지금은 조직원들이 컴퓨터 자료를 파괴하기 전에 완전 제압하는 게 최우선이고, 관짝에 실려 온 헌터들이 여기서 무슨 짓을 당하는지, 혹은 다시 다른 데로 옮기는지 알아내는 건 다 제압한 다음에 알아내면 된다.


차경호는 계속 달려서 안으로 빠르게 진입했다. 커다란 비밀기지는 아닌 듯 조금 뛰니 넓은 공간에 다다를 수 있었다.

그곳은 거대한 지하주차장이었다.

반대편으로 차량이 나가는 통로가 있으니 여기서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실어 나르는 듯 했다.

이미 안에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무장을 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꽤 빠른 대응이다. 전투훈련상태는 별로였는데, 명령에 따라 집결하는 훈련은 잘 되어있나 보다.


무리 중 가장 화려한 보라색 슈트를 입은 남자가 느끼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시의 에이전트인가? 이 정도 전투력이면 A등급인가본데...모처럼 희귀한 실험체를 한명 확보하게 됐군.”

“나를 A등급으로 평가하면서도 전혀 겁먹은 기색이 없는 걸 보니, 너도 A등급인가?”


차경호는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지만 내면으로는 상당히 놀랐다.

A등급 능력자면 국가재원급 인재다. 성격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어도 국가가 어떻게든 감춰주고 보호해준다. 뭐가 아쉬워서 범죄조직에 가담한 거지?

지금까지는 B등급도 없었다. 반응하는 능력으로 볼 때, 가장 강한 자가 C등급이었다. 그 정도만 해도 꽤 강력한 조직이다.

그런데 마지막에 기다리는 자가 B등급이 아니라 A등급이다. 여기가 최후본거지도 아닌 듯하니 다른 A등급의 존재도 있다고 봐야 한다.


‘골치 아프게 머리 굴리지 말자. 나는 에이전트가 아니라 전사니까. 다 잡아놓고, 조사는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시켜야지.’


생각을 마치고 움직이려는데 저쪽에서 먼저 행동에 나섰다.


“A등급 에이전트, 알고 보면 별거 아니지. 왜냐고?”


-딱


보라색 슈트의 남자가 손가락을 튕기자 천정의 불이 모두 꺼졌다. 동시에 남자의 몸에서 회색안개가 뿜어져 나왔는데, 안개에 휘감기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허공이 울리며 보라색 슈트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무의안개]다. 나 이외에는 모든 감각을 상실하게 되지. 네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지가 잘릴 거야. 크크크크.”


누군가가 다가온다. 손에 거대한 전기톱을 들고 있다.

차경호의 [식탐센스]는 [허무의안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차경호는 자신의 다리를 자르려는 상대의 발목을 잡어 꺾으며 바닥에 아프게 패대기쳤다. 땅에 떨어지는 방향이 애매해서 어쩌면 척추가 부러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톱으로 사람을 써는 놈은 사지와 척추를 부러뜨려놓는 게 좋을 거다.


보라색 슈트의 남자를 쓰러뜨려도 안개는 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차경호는 주변에 서 있는 다른 조직원들에게 달려들었다.


“이거 좋네. 얘들은 뭐에 맞았는지도 모르고 의식을 잃겠군.”


차경호의 중얼거림처럼 조직원들은 자신들이 얻어맞는 것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냥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적의 보스가 일망타진을 도운 격이다.


조금 있으니 안개가 사라지고, 안드레 크로엠이 마침 도착해서 구겨져있는 보라색 슈트의 남자를 보며 말했다.


“이자는 심하게 망가졌군. 괜찮을까?”

“톱으로 사람 써는 놈이야. 아마 이름도 제이슨일 거야.”

“아, 그럼 더 세게 묶어야겠군.”


상황이 종료되었다. 작은 기지 하나가 차경호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차경호는 실고 온 빈 관에 조직원들을 넣었다.

컴퓨터 본체도 가능한 한 모두 떼어 차에 실었다.

사관고 생활할 때 용돈 벌려고 이삿짐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게 도움이 되었다. 짐을 차곡차곡 쌓는 노하우는 이삿짐이 최고다.


“이제 어쩔 거요?”

“여기가 끝이 아닌 듯 하니 더 파고들고 싶긴 한데...”


아무래도 본거지에 연락이 갔을 것이다. 이제 기습의 효과는 없는 거다. 대비하고 있다가 함정에 빠뜨리겠지.


‘확 함정에 빠져줘?’


거기까진 아닌 것 같다. 차경호가 미국의 에이전트라면 몰라도, 신분을 숨기고 밀입국한 처지다. 차경호는 지금 몽고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더 얽히면 조직은 차경호의 신분을 확인하려 할 것이고, 결국 신분이 드러날 수 있다.


‘그래도 아쉬운데...고구마 줄기를 뽑다가 중간에 잘라내는 느낌이잖아.’


차경호는 고민하다가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


보라색 슈트의 남자는 의식이 들자 전신에 말 못할 고통이 휘몰아쳐 와서 비명을 질렀다.


“아아아악! 내 몸, 안 움직여!”


등이 불로 지지는 듯 한 고통이 느껴진다. 하반신이 안 움직여진다. 아무래도 척추가 부러진 듯하다. 그래도 완전히 부러진 건 아닌지 몇 번 움직이려 노력하자 감각이 돌아왔다. 단지 왼쪽 발목이 완전히 돌아가 전혀 쓸 수 없었다.

그 헌터에게 잡혔던 곳이다. 잡히는 순간 비틀어서 부러뜨리는 솜씨가 프로급이었다.


“여, 여기는?”


고통을 참고 주변을 보니 옆에 누군가 쓰러져있다. 피를 많이 흘리는 게 곧 죽을 것 같지만 자신의 부하 중 한명이었다.


“이봐, 갤로포, 정신 차려. 으으윽.”

“크윽, 쇼트님, 깨어나셨군요.”

“어떻게 된 건가?”

“저도 잘...모릅니다. 안개가 사라지고 그자가 다른 멤버들과 싸우는 걸 봤습니다. 저는 일단 쓰러진 갤로포님을 탈출시키려고...그런데 공격당해서...”

“좋은 판단이야. 잡히면 끝이지. 탈출하는데 성공했으니 언젠간 복수할 기회가 있을 걸세.”

“저는...틀린 것 같습니다.”

“그래, 내가 갤로포 자네 몫까지 복수해주지. 잘 가게.”


캘로포의 머리가 힘을 잃고 땅에 닿았다. 눈을 뜬 채 숨이 끊어진 듯 했다.

쇼트는 다시 주변을 보았다. 바로 근처에 갤로포가 타고 온 듯한 차가 세워져 있었다.

쇼트는 고통을 참으며 기어서 차에 올라탔다.

시동을 걸었다.

발이 잘 안 움직여지지만 두 발을 겹쳐서 엑셀 위에 얹자 체중으로 엑셀을 밟을 수 있었다.


차를 움직이는데 성공했지만 이대로 기지에 돌아갈 수는 없다.

공격을 당했는데 명령 없이 기지로 복귀할 수는 없다. 조직의 규율로 엄하게 금지된 행위다.

쇼트는 어느 정도 거리를 이동한 후 차에서 내렸다. 차를 방치한 채 다시 근처의 허름한 움막-난민이 거주하다 버리고 간 곳-안으로 기어들어갔다.


쇼트는 핸드폰으로 자신의 상관에게 전화를 했다. 하급조직원이라면 몰라도 A등급인 자신은 절대 버려지지 않는다. 어떻게든 회수해서 치료를 해 줄 것이다.


[기다려라. 주변에 따라붙은 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회수하겠다.]

“알겠습니다.”


쇼트는 전화를 끊고 최대한 편하게 몸을 뉘였다. 조사와 관찰에 하루 이상 걸릴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회수 임무를 맡았을 때 그랬으니까.

그때까지 이 고통을 참아야 한다. 고통을 참는 최고의 방법은 역시 마약이다.


쇼트는 품속을 뒤졌다. 다행히 최고급 혼합펜타닐이 그대로 있었다. 일반시판은 하지 않는, VIP용 펜타닐이다. 싸구려가 아닌, 중독성과 부작용을 최소화한 물품이고, 헌터에게는 특히 부작용이 적도록 조종된 헌터전용마약이다.

우표만한 패치를 목 뒤에 한 장 붙이니, 곧 모든 통증이 사라지고 평안이 찾아왔다.


“후, 좋군. 편하게 잘 수 있겠어.”


불안에 떨며 주변을 경계할 필요도 없다. 그냥 자는 게 최고다.

쇼트는 구석에 쓰러져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


차경호는 쇼트가 허름한 움막에 들어간 것을 보고 움막 바깥쪽에 몸을 숨겼다. 안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었다.

[식탐센스]로 쇼트가 무엇을 하는지 다 알 수 있었다.

쇼트는 전화로 조직의 회수를 불렀다.

이제 조직의 탐색에만 걸리지 않으면 된다. 이 부분은 미리 준비해둔 바가 있다.

차경호는 소지하고 있던 군용야삽으로 땅을 파고 그 안에 들어갔다. 비밀기지에 있던 산소호흡기를 옆에 두고 호흡기를 장착한 채 누웠다.

F등급 사이코키네시스라도 흙 정도는 옮길 수 있다. 그걸 이용해 흙을 덮으니 완전히 땅에 파묻힐 수 있었다.

땅속에 누워 있어도 [식탐센스]가 있으니 대상의 움직임과 대화 등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외모도 알 수 있다. 안타깝게도 식탐센스가 생명체에게만 반응하기에 핸드폰 화면은 볼 수 없다. 그게 보였다면 핸드폰에 뜬 전화번호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아, 맞다. [원견]. [원견]이 있었지.”


차경호에게는 원견 능력이 있는 부하가 생겼다. 차경호는 텔레키네시스로 핸드폰을 조작하여 ‘소피아 란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땅속이라도 그다지 깊지 않아서인지 전화가 잘 터졌다.


“응, 상황이 이러니 멀리서 감시 좀 해줘. 저쪽에서 원견을 방해할 수단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는데, 원견이 흔한 능력은 아니니 없지 않을까? 만약 방해받아도 내가 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알겠습니다. 두 시간 정도 후부터는 감시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친김에 정리를 맡고 있는 ‘안드레 크로엠’에게도 전화를 해서 상황을 확인했다.


[보스, 갤로포란 자가 시킨 대로 연기했으니 자기는 놔 달라는데, 놔줍니까?]

“상황 끝날 때까지는 못 놔준다고 말하고 재워. 나중에 조사관 오면 그 앞에서 놔줄 거니까.”

[알겠습니다.]


쇼트의 부하들을 하나씩 깨워 두들겨 패면서 회유를 했는데, 갤로포란 놈이 넘어왔다. 자기 목숨 소중한 줄 아는 놈이었다.

때마침 구출했던 사람들 중 과거 헐리우드 영화계에서 분장을 담당했던 사람이 있어서 갤로포를 다 죽어가는 것처럼 분장시킨 후 일을 꾸몄다.

갤로포는 타고난 건지, 목숨이 걸린 일이라 영혼이 담긴 연기를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훌륭하게 죽는 연기를 했고, 쇼트는 갤로포가 죽은 줄 알고 자신이 살 길을 찾아 움직였다.

즉석에서 구상해서 꾸민 일 치고는 꽤 그럴 듯 했다고 차경호는 스스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


쇼트와 조직은 뒤를 쫓는 자들이 있을 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매뉴얼적인 행동대응이고, 이게 함정이라는 확신은 하지 못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회수할 자가 올 때까지 땅속에서 버틸 생각이니 주변을 아무리 뒤져도 의미 없다.


“일단 접촉하는 자만 잡아도 본전은 하는 거니까.”


느긋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역시 고구마는 줄기줄기 다 뽑아야 하는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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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헌터밀매조직 24.03.01 2,390 61 14쪽
23 23화 부흥하는 함경도 +1 24.02.29 2,509 58 14쪽
22 22화 늘어나는 정착자들 24.02.28 2,542 60 12쪽
21 21화 천지던전 24.02.27 2,673 65 16쪽
20 20화 카칸자원개발 +1 24.02.26 2,764 74 13쪽
19 19화 누구나 비밀 하나씩은 감추고 산다. 24.02.25 2,816 72 14쪽
18 18화 유목민족 24.02.24 2,897 72 14쪽
17 17화 대칸과의 사투 +2 24.02.23 2,947 73 12쪽
16 16화 몽골고원 24.02.22 3,059 68 12쪽
15 15화 힐러수아 +2 24.02.21 3,234 77 15쪽
14 14화 몬스터웨이브 24.02.20 3,389 74 15쪽
13 13화 증기차 +5 24.02.19 3,610 77 12쪽
12 12화 러시아 침공 +2 24.02.18 3,625 89 12쪽
11 11화 아스카 +1 24.02.17 3,614 93 13쪽
10 10화 배빵 +4 24.02.16 3,643 93 14쪽
9 9화 던전과 파티 +1 24.02.15 3,855 91 14쪽
8 8화 그녀의 비밀-2(수정) +6 24.02.11 4,181 87 16쪽
7 7화 카탈리나 호슬로(수정) +2 24.02.10 4,332 95 16쪽
6 6화 그녀의 비밀(수정) +2 24.02.09 4,386 98 13쪽
5 5화 신수아(수정) +2 24.02.08 4,768 97 13쪽
4 4화 식탐센스(수정) +3 24.02.07 5,108 98 20쪽
3 3화 나라를 구해보자.-2(수정) +4 24.02.06 5,307 100 13쪽
2 2화 나라를 구해보자.-1(수정) +3 24.02.06 5,836 108 12쪽
1 1화 입대전날 각성(수정) +5 24.02.06 7,691 11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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