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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이팅 님의 서재입니다.

잭팟터진 헌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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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이팅
작품등록일 :
2024.02.06 11:24
최근연재일 :
2024.04.0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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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680

작성
24.02.1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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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글자
12쪽

12화 러시아 침공

DUMMY

12화 러시아 침공



차경호는 후지산을 내려와 배낭과 식량을 숨겨둔 시즈오카의 건물 지하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기온이 급격히 쌀쌀해져갔다.

이곳은 화산의 영향으로 꽤 더운 온도였는데 갑자기 추워지다니?

곧 눈도 내리기 시작했다.


“웃!”


공격당하고 있다. 약한 대미지지만 추운 바람이 살에 닿으니 절대방어가 작동했다.

이것은 인위적인 추위다. 그런데 범위가 너무 넓다. 후지산 꼭대기에도 눈이 내리는 게 보였다.

이제는 폭설이라고 부를 정도로 눈송이가 커지고, 바람의 세기도 강해져서 살을 파고드는 듯 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화산열로 더웠는데, 지금은 영하 10도는 되는 것 같다.

이게 인위적인 공격이라고 하면, 딱 한 명,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러시아의 기후술사!”


마리코 코네프스키는 자신의 능력으로 시베리아의 공기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한 국가를 냉기와 폭설로 뒤덮을 수 있는 최강 헌터 중 한명이다.


“러시아가 일본을 공격하는 건가? 어째서?”


이곳에 오기 전까지 전혀 그런 낌새가 없었다.

러시아의 주력군은 거의 유럽쪽 전선에 배치되어 있고, 극동쪽으로는 블라디보스톡의 방위군정도밖에 없다.

이유가 궁금했지만, 지금은 더 급한 일이 있다.


“마리코 코네프스키의 기후이동은 거의 2주일까지 유지된다고 했지. 그럼 이 추위를...더 추워지겠지. 아무튼 2주를 버텨야 한다는 거네.”


이 상황에서 이동은 힘들다. 절대방어의 힘으로 냉기는 막을 수 있는 것 같은데, 눈보라로 앞이 보이지 않으니 원하는 이동경로로 움직이는지 확인이 어렵다.

한국도 아니고, 일본 내에서 길을 잃으면 큰일이다.


“버티자.”


차경호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추위를 막을 수 있을 만한 것들을 모두 긁어모았다. 그리고 그것을 건물입구부터 쌓아올려 지하실로 냉기가 침투하는 것을 막았다.

다음으로는 일주일간 마실 식수를 찾았는데, 그냥 적당한 통에 눈을 가득 담아서 가지고 내려왔다. 정화액이 있으니 소독해서 마시면 될 것이다.

몬스터필드에서 장기간 노숙할 때 사용하는 헌터용 침낭은 냉기를 막아주는 데 탁월하다. 갈아입을 속옷 등을 머리에 뒤집어써서 머리로 열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니 이제는 충분히 버틸만 했다.


“이 주일, 이 주일을 버티자.”


다행히도 어느 정도 한기가 느껴지면 절대방어가 작동하며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헌터용 씨레이션(불을 피우거나 물이 없어도 먹을 수 있는 전투식량)을 하나 까서 먹고, 잠을 잤다.

일정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하고, 규칙적으로 식사와 수면을 취했다.

그렇게 버티다보니 어느 새 이주일이 지났다.

밖을 확인하니 눈이 멎고, 기온도 어느 정도 올라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 영하인 듯 쌓인 눈이 전혀 녹지 않아 온통 하얀색밖에 없었다.


버티는 동안에는 굉장히 지겨웠는데, 막상 이 광경을 보니 버티는 게 행복했던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이제부터 폭설로 눈이 쌓여있는 지역을 끝도 없이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친 기후술사 XX같으니라고, 하필이면 이때 일본을 공격하고 난리야. 지금 몬스터 잡기도 바쁜데 사람끼리 싸우더니. 쩝.”


러시아가 러시아 했으니 그냥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차경호는 방향을 확인한 후 첫 걸음을 옮겼다. 그 다음부터는 기계적으로 발을 움직였다.

예상보다 2주를 더 지체해서 식량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였고, 앞으로는 더 줄일 계획이지만, 그래도 며칠은 굶어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손실 오겠네. 젠장.”


몬스터를 잡아먹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죽이면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놈들이라 먹지도 못한다. 싸우면 체력만 소모되니 안 만나는 게 제일 좋다.

그나마 대부분의 몬스터는 추위와 눈을 싫어하니 올 때보다는 몬스터를 만날 확률이 적으리라.

차경호는 최대한 주변을 경계하며 계속 걸었다.

올 때는 2주일이 걸렸는데, 돌아갈 때에는 눈 때문에 3일 정도 더 걸렸다. 마지막 이틀은 식량이 떨어져 물만 마셔야 했다.

겨우 고무보트를 숨겨놓은 곳까지 온 차경호는 주변을 확인한 후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갔다.

해안가에서 어느 정도 떨어지자 추진기를 작동시키고 나침반으로 방향을 측정하여 일직선으로 나아갔다.

러시아가 일본을 공격했으니 한국도 경계가 삼엄해져서 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행히도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핸드폰에는 문자가 와 있었다. 몬스터필드에서 귀환하면 연락하라는 한창수 연대장의 문자였다.

전화를 거니 한창수 연대장은 대뜸, 뉴스 안 봤냐고 물었다.


“그동안 계속 몬스터필드에 있었습니다.”

[한 달 넘게 몬스터필드에서 살았다고? 크흠, 일단 좀 쉬어라. 쉬고, 뉴스보고, 다시 연락해라. 급한데, 그래도 며칠 여유도 없는 건 아니다.]

“옛.”


주차장에 세워놓은 캠핑카에는 너무 장기간 세워놓았다는 쪽지가 붙어있었고, 월말까지 이대로 방치되어 있으면 실종처리하고 차를 견인해 간다고 2차 경고장도 붙은 상태였다.

한 달을 넘게 세워놨으니 지금까지 견인 안 해간 게 다행이라 할 수 있으리라.

차경호는 일단 차를 옮긴 후, 근처에 있는 헌터용 호텔에 가서 굶주림을 해결하고 이틀을 꼬박 잤다.

그 다음에 뉴스를 확인하니 비로소 그동안 러시아가 뭔 짓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러시아는 일본본토를 냉기와 폭설로 마비시키고, 그 사이 잠수함으로 북해도에 특수부대를 투입하여 점령해버렸다.

남쪽에서 강남차이나군과 대치해 있던 일본 해군함정은 급히 북진해서 북해도를 되찾으려 했지만,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선전포고를 해 버렸다.


-일본은 위대한 조국 러시아에게 한국에 냉기공격을 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 대가는 북해도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유 없이 우방국인 한국을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 반대로 불의의 제안을 해온 일본에게 시베리아의 추위를 뼛속까지 새겨주기로 결의했다.-


-일본이 갑자기 한국을 공격하기 위해 러시아의 힘을 빌리려 한 이유는 조사결과 명백하게 밝혀졌다. 피닉스 아스카로 인해 활화산이 된 후지산의 열기가 환태평양지진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쳐, 곧 일본 본토가 가라앉고, 그때 발생한 쓰나미로 주변 모든 섬들이 궤멸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 일본은 그 전에 한반도를 차지하여 멸망을 피하기 위해 비겁한 수로 한국의 뒤를 치려했던 것이다.-


-지진이 발생하면 북해도 역시 쓰나미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다. 북해도의 시설과 거주민은 대부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일본은 북해도뿐 아니라 그곳을 넘겨받아 관리하기 위해 주둔할 조국 러시아의 병사들과 함정들도 희생시킬 음모를 꾸몄다. 이것은 러시아에 대한 침공으로 간주할 만 하다.-


-위대한 조국 러시아는 일본에게 선전포고함과 동시에, 희생양이 된 북해도의 주민들을 보호하기로 결의한다. 위대한 기후술사 마리코 코마네스키는 대기의 움직임을 제어하여 파도의 방향을 조종하면 쓰나미가 북해도를 빗겨 지나가게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완벽하게 피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명예를 걸고 약속해주었다. 북해도는 마리코 동지의 희생과 인류애를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 거구만, 일본, 나쁜 놈들.”


혀를 차며 관련 댓글을 보니 역시 다들 분노로 분위기가 흉악해져 있었다.


-지들 살겠다고 러시아를 속이고 한국 뒤통수를 치려 해?-

-이런 놈들은 천벌을 받아야 해.-

-일본 본토가 가라앉으면 거의 멸망한 거나 다름없게 되는 건가?-

-다른 섬들은? 북해도는 러시아가 막아준다고 했는데, 남쪽에 있는 섬들은?“

-시코쿠, 규슈, 오키나와, 그 외 남쪽의 수많은 섬들은? 어디까지 피해가 가나요?-

-러시아가 빼돌린 일본 조사결과로는 대만도 절반은 날아간답니다.-

-그럼 한국은? 한반도, 제주도는요?-

-일본 본토 위쪽 부분이 방파제 역할을 해서 한반도는 멀쩡하다네요. 제주도도 안전, 울릉도도 괜찮고, 독도는 모르겠다네요.-

-그럼 한국은 쓰나미와 지진은 신경 끄고, 일본이 죽자고 덤비는 것만 막으면 되겠네요.-

-전쟁이네. 가뜩이나 힘든 세상인데...전쟁까지 치러야 한다니.-


읽고 있던 차경호는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전쟁이 나는 건가? 일단 부대로 복귀해야겠네.”


정규군은 아니지만, 함경도 클랜에 가입하기로 했으니 가는 게 맞다. 한창수와 신수아가 걱정이 돼서라도 그냥 도망갈 수는 없다.

차경호는 급히 차를 몰아 북으로 향했다.


*


일본인들은 모두 아연실색, 스스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가 되었다.

정부 역시 처음에는 러시아에게 반격을 하려고 전력을 북쪽으로 이동시켰지만, 러시아의 선전포고를 들은 강남차이나군이 극도로 분노하여 같이 오키나와를 점령하고 일본을 멸망시켜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일단 일본을 멸망시킨 후 쓰나미를 막을 방법을 연구해 보겠다는 것이 그들의 선전포고 내용이었다.

남쪽에는 강남차이나, 북쪽에는 러시아와의 전선이 펼쳐졌는데, 한국도 언제 공격해 올지 모르니 이제 일본은 지진이 오기도 전에 나라가 망할 가능성이 커졌다.

화해와 협상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일본본토가 가라앉기에 어차피 일본은 뒤가 없다는 점이다.

본토가 멀쩡하다면 다 오해와 거짓정보라고 잡아떼거나, 협상을 통해 적당히 배상금을 지불하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일본이 가라앉는 것은 기정사실, 지금 상황에서 이걸 부정할 방법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아스카가 사라지고, 후지산 분화가 멎었다고?”

“틀림없습니다. 이미 며칠 전에 분화가 멎었는데, 폭설로 인해 확인이 늦었다고 합니다. 아스카 역시 사라졌습니다.”

“아스카가 사라진 이유는? 감시자들은 뭘 했기에 아스카가 사라지는 것을 뒤늦게야 확인한 건가!”

“북쪽에서 한기가 내려오는 것이 알려진 후, 총동원령이 떨어져 감시자들이 모두 클랜에 복귀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스카가 후지산 분화구 밖으로 나간 것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야말로 사라졌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마치 혼돈과 비슷한 현상이로군.”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후지산 분화가 멎었으니 환태평양지진대는 더 이상 자극을 받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결과입니다.”

“그럼! 지진은? 지진은!”

“적어도 다시 후지산이 분화하지 않는 한, 일본 열도가 가라앉을 일은 없을 거라고 합니다.”

“신불이 우리를 보우하시는구나! 아직 일본은 끝나지 않았다. 본토가 가라앉지 않는다면 어떻게든 일을 무마시킬 수 있다.”


야마모토 총리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여전히 일본은 위험한 상황이지만, 이제는 멸망은 피한 듯 했다.

야마모토 총리는 즉시 내각회의를 열고 각료들과 앞으로의 대처방향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


함경도 클랜으로 돌아가는 차경호는 후지산 분화가 멎었다는 것을 몰랐다. 아스카를 죽여 일본을 멸망에서 구했다는 것도 당연히 몰랐다.

그저 전쟁이 터지기 전에 클랜으로 복귀하려는 의지로 열심히 캠핑카를 몰았다.


*


아스카는 알속에서 눈을 떴다.

몸은 움직일 수 없지만 의식은 점점 맑아졌다.

한번 죽으니 힘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알을 깰 힘을 모으는 데에만도 꽤 시간을 걸릴 것 같았다.

심심해서 그런지 지금까지 무시하고 있었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소녀의 목소리,

그녀의 이름은 히미코, 카노모토 히미코라고 했다.


[네가 나를 섬긴다니, 받아들이지. 산 위로 올라와 내 힘을 받아. 그리고 내가 나갈 때까지 나를 지켜.]


대화 끝에 아스카는 히미코와 계약을 했다. 그러자 계약의 효과로 알이 화산의 열기를 빨아들이는 힘이 강해졌다.

아스카는 계약대로 자신의 화기 중 일부를 히미코와 공유했다.

약해질 데로 약해진 화기이지만, 인간에게는 여전히 큰 힘이리라.


[나를 지켜, 아무도 다가오지 못하게 해.]


히미코는 아스카의 명령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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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카칸자원개발 +1 24.02.26 2,762 74 13쪽
19 19화 누구나 비밀 하나씩은 감추고 산다. 24.02.25 2,815 72 14쪽
18 18화 유목민족 24.02.24 2,897 72 14쪽
17 17화 대칸과의 사투 +2 24.02.23 2,946 73 12쪽
16 16화 몽골고원 24.02.22 3,059 68 12쪽
15 15화 힐러수아 +2 24.02.21 3,234 77 15쪽
14 14화 몬스터웨이브 24.02.20 3,389 74 15쪽
13 13화 증기차 +5 24.02.19 3,608 77 12쪽
» 12화 러시아 침공 +2 24.02.18 3,625 89 12쪽
11 11화 아스카 +1 24.02.17 3,613 93 13쪽
10 10화 배빵 +4 24.02.16 3,643 93 14쪽
9 9화 던전과 파티 +1 24.02.15 3,855 91 14쪽
8 8화 그녀의 비밀-2(수정) +6 24.02.11 4,180 87 16쪽
7 7화 카탈리나 호슬로(수정) +2 24.02.10 4,330 95 16쪽
6 6화 그녀의 비밀(수정) +2 24.02.09 4,384 98 13쪽
5 5화 신수아(수정) +2 24.02.08 4,767 97 13쪽
4 4화 식탐센스(수정) +3 24.02.07 5,104 98 20쪽
3 3화 나라를 구해보자.-2(수정) +4 24.02.06 5,305 100 13쪽
2 2화 나라를 구해보자.-1(수정) +3 24.02.06 5,836 108 12쪽
1 1화 입대전날 각성(수정) +5 24.02.06 7,690 11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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