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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라이팅 님의 서재입니다.

잭팟터진 헌터생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굿라이팅
작품등록일 :
2024.02.06 11:24
최근연재일 :
2024.04.07 11:32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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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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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17
글자수 :
313,680

작성
24.02.0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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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글자
20쪽

4화 식탐센스(수정)

DUMMY

4화 식탐센스



“모험을 한 보람이 있었어. 이 정도면 나라에 할 만큼 한 거지.”


차경호는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관고 기숙사를 나와 새로 입주한 하급헌터 지원용 국영오피스텔은 허름하지만 혼자 지내기에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해서 먹으며 뉴스를 보니 세상 살만 했다.

뉴스를 끄고 침대에 누웠다.

보름 넘게 필드에서 노숙을 해서 피곤함이 몰려왔기에 일단 수면을 취하기로 했다.

차원상점 이용은 맑은 정신으로 해야 실수가 없으니까.


“후훗, 이제는 작은 실수도 큰 손실로 돌아오니 졸린 상태에서 결정할 수는 없지. 암.”


차경호는 침대에 누워 정보창을 띄웠다.

자신만 볼 수 있는 정보창을 띄운 채 잠을 잘 생각이었다.


차경호

적성 사이오닉

능력 텔레키네시스(F), 텔레파시(F)

스킬 신위, 투척가속, 회수, 염동패리, 허공도약

영혼코인 600,012,594


6억 코인! 6만도, 6백만도 아닌 6억!

혼돈을 잡은 후 들어온 코인이다.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고, 안면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걸 보면서 잠을 자면 좋은 꿈을 꿀 거 같은 느낌도 든다.

아침에 눈을 뜰 때 눈앞에 이게 보이면 정신도 맑아지고 신성계열 스킬 [전신강화] 받은 것처럼 활기가 넘치겠지?


차경호는 정보창을 띄운 채 눈을 감았다.

6억 코인을 보니 순간적으로 잠이 달아났지만, 역시 체력의 한계가 왔는지 다시 몰려왔다.

얼마나 잤을까?


잠에서 깬 차경호는 눈앞의 정보창을 보고 허벅지를 살짝 꼬집어 이게 꿈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 각성한 후 일어날 때마다 꿈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버릇이 들었다.

따뜻한 물로 목욕재계를 하고,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니 컨디션이 최고다.

이제 차원상점을 이용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


[차원상점에 접속하셨습니다.]


“보자, 6억 코인 보유자에게는 어떤 스킬이 보이나...?”


스킬은 자신이 쓸 수 있는 것, 그리고 구매 할 수 있는 것만 뜬다.

6억코인을 들고 보니 전에 봤던 리스트보다 훨씬 많은 스킬이 보였다.

그러나 차경호는 곧 실망했다.

대부분의 스킬이 적성등급에 영향을 받기에, 비싼 스킬도 별로 큰 효과가 없어보였다.


“적성등급의 한계는 코인으로도 넘을 수 없는 건가? 잭팟포인트를 다 쓰면 난 그냥 코인만 많은 F등급인건가!”


슬프다. 자신의 한계를 절감하는 느낌은.


“어? 이건!”


차경호에게 좌절감을 준 스킬리스트의 가장 아래쪽에 희망의 빛이 존재했다.


[식탐센스]

관계능력 고유, 자격 식탐살해자.

식탐의 대괴수 혼돈(지구명)을 잡은 당신, 이제 당신이 식탐입니다.


1. 범위내의 모든 먹거리를 감지합니다.

2. 모든 먹거리의 능력이 감소하고, 먹거리에 대한 공격이 강화됩니다.

가격 600,000,000



“고유스킬? 혼돈을 잡아서 생긴 건가!”


식탐살해자라는 자격이 붙어있고, 가격도 딱 6억이다.

그렇구나.

대괴수를 잡으면 고유스킬을 살 수 있구나. 이걸 왜 몰랐지?

사이트에서 이런 정보는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당연한 게, 대괴수를 잡는 것 자체가 드문 일이고, 잡아도 거의 국가단위의 전력이 모여서 잡으니 소울코인도 분산된다.

오직 자신만이 혼자서 대괴수를 잡아 6억이라는 소울코인을 독식했기에 차원상점에 스킬이 뜬 것이다.


“일단 구매.”


다른 선택지가 있을 수 없다. 차경호는 서슴지 않고 6억을 써서 식탐센스를 구매했고, 시험삼아 사용해 보았다.


“어억!”


인지영역이 확장되며 주변의 모든 생명체가 느껴졌다. 두뇌에 상당한 과부하가 걸리는 듯 머릿속이 뻐근해지며 강렬한 두통이 벼락처럼 뇌를 강타했다.

그러나 조금 지나니 점점 익숙해지는지 두통이 약해져갔다.

다시 집중해보니 두뇌용량에 맞춰 범위가 줄어든 느낌이었다.

최종적으로 사방 5m정도로 영역이 고정되었다. 두통은 완전히 사라지고, 새롭게 확장된 감각이 오히려 기분을 들뜨게 했다.

아래층에 날아다니는 모기와 벽 바깥쪽을 기어 다니는 개미까지 확실하게 느껴졌다.


“후, 좋아. 이런 식이면 나는 F등급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 거야.”


길이 보인다.

대괴수를 잡자.

대괴수의 고유스킬을 얻자!


차경호는 인터넷으로 현재 확인된 대괴수들의 위치를 검색했다.


“가장 가까운 놈은 일본의 피닉스 ‘아스카’인가?”


후지산을 분화시키고 둥지를 틀었다는 놈이다. 그래, 이놈을 잡자. 잡아서 뭐가 나오는지 보자.

그런데 일본에 갈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일본은 한국인의 귀화를 받지만, 일반 입국은 금지시켰다.

혼돈 사태를 피해 자국으로 넘어와 난민이 되는 것을 우려한 정책이라 들었다.

이제 혼돈이 사라졌으니, 일반 입국금지조치가 풀리려나?

풀릴 때까지 기다릴까? 아니면 몰래 넘어갈 방법을 찾아야 하나?


그 전에 돈도 벌어야 한다. 여행경비에 생활비와 융자금 이자라도 벌어야 하니까.


헌터가 돈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시로 정부소속이 되어 필드사냥을 하면 성과에 따라 보상금이 나온다.

더 좋은 방법은 클랜에 들어가 던전을 공략하는 것인데, 그건 클랜에 들어갈 스펙이 되어야 한다.

F등급으로는 무리다.


“일단 정부팀에 들어가 자금을 조금 모아야 하나?”


고민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액정화면에 뜬 발신자는 한창수 교관.

차경호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충성!”

[야, 졸업했는데 무슨 충성이야? 너 지금 속한 팀 있어?]

“없는데요. 이제 신청해서 들어가려고요.”

[잘 됐다. 우리팀에 들어와라.]

“예? 한교관님, 클랜가입하셨어요?”

[아니, 정부부대 대대장 맡았다. 북진부대인데, 이거 기본보상도 좋고, 추가보상도 있으니 너 당분간 딴 짓하지 말고 나만 따라와. 젊었을 때 빡세게 일해서 저축도 하고 그래야 나중에 편하니까. 놀 생각하지 말고.]


아, 한교관이 날 챙겨주는구나.

일부러 이렇게 전화까지 할 정도면 북진부대인지 뭔지 정말 좋은 조건일 것 같았다. F등급 헌터에게는 과분할 정도겠지.


[너 적성등급은 F라도 원래 전술관련이 학교 에이스급이잖아. 내 옆에 보좌관으로 딱 붙어서 석 달만 굴러.]


원래 한 달만 부대생활 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챙겨주는 한 교관과 함께라면 석 달 하는 것도 나쁘진 않다.

석 달 일해서 일 년치 이상 수입이 나면 결과적으로 계획을 앞당길 수 있을 테니.


“알겠습니다. 언제, 어디로 가면 될까요?”

[내일, 아침 아홉시 학교로 와라.]

“넵. 충성!”


북진부대라, 인터넷을 보니 곧 대대적으로 뉴스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와서 3개월 안에 한반도 주요지역을 수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대통령은 시한부 판정받은 암환자 같은 표정만 짓고 있었는데, 지금은 로또 맞은 사람처럼 얼굴이 활짝 피고 목소리에 힘이 넘쳤다.


“그래, 한반도 수복한다는데, 나도 한 팔 거들어야지.”


차경호는 피식 웃으며 부대에 입대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사관고로 향했다.


*


“안 돼! 혼돈이 사라지다니!”


야마모토 츠요시 총리는 보고를 받자마자 격정을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마치 절규처럼 날카롭게 갈라진 목소리였다.

일본은, 일본의 신민들은 어쩌라고 혼돈이 그냥 사라진단 말인가!


이렇게 되면 5년 내에 일본 본토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을 때, 비어있는 한반도로 이주한다는 계획은 실행하기 어렵게 된다.

절대적인 절망상황에서 거의 유일하고도 최고의 희망이 허무하게 사라지니 냉정한 야마모토도 이성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대괴수 아스카가 나타나 나고야를 파괴하고, 후지산 정상에 자리를 잡아, 후지산을 분화시킨 지 15년이 지났다.

1차, 2차 토벌대가 실패한 후, 일본이 내린 선택은 아스카와의 공존이었다.


공격성향이 강하지 않은 아스카는 후지산 정상에서 거의 내려오지 않았고, 먼저 건드리지만 않으면 인간을 공격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후지산이 화산이 되고, 나고야 공업지대를 비롯한 몇몇 도시와 산업지대가 몬스터 필드화 되었지만, 일본 정부와 헌터들은 도쿄와 오오사카, 훗카이도의 삿포로, 큐수의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인류의 영역을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그 뒤 조금씩 몬스터 필드를 정화하며 인류의 영역을 넓혀 지금은 일본 국토의 절반 정도를 수복했다.

몬스터천지가 된 현대에는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이 큰 장점이 되어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그걸 야마모토 총리는 다른 나라의 멸망과 비교하여 발표하며 부활한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을 중심으로 전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 이루어낸 쾌거라 선전하여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일본 국민은 10년 이내로 일본 국토를 전부 수복할 수 있다는 정부의 희망적인 발표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부가 숨겼다. 숨길 수밖에 없었다.

아스카가 분화시킨 후지산의 열기가 환태평양 지진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그리하여 5년 이내로 대지진이 일어나 본토의 대부분이 물에 잠길뿐 아니라, 상상을 초월하는 츠나미가 일어나 주변 모든 섬들도 쓸려나갈 것이라는 것.


최근에는 지진도 거의 사라졌다.

오히려 후지산 분화 이전의 일본보다 훨씬 적어져서 사람들은 아스카가 일본의 지진을 막아주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한다.

심지어 아스카를 퇴치하지 말고 일본의 수호신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폭풍이 오기 직전의 고요함.

오직 극히 일부분의 수뇌부만이 진실을 안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은 있다.


1,2년 내로 일어날 혼돈의 재활동과 한국의 멸망!


한국은 혼돈을 막지 못한다. 공략불가라는 평가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실제 한국 정부도 최후저지선을 구축하고 전력으로 혼돈과 싸우는 준비를 하는 한 편, 한반도를 버리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국가 전체를 이주하는 계획도 진행 중에 있었다.

미국으로 가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미국도 해안지대만 항공모함을 비롯한 해군의 지원을 토대로 인류의 영역을 구축했을 뿐, 결코 안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미국은 강하지만, 지킬 영토도 너무 넓었다.

무엇보다 대괴수 적기사가 있으니 혼돈을 경험한 한국인의 심정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다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향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도 한국의 기술역량과 근면함, 그리고 각종 기갑병기와 탄약, 포탄, 미사일을 원했기에 극적인 화합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일본은 그 뒤를 노렸다.

혼돈이 천년만년 한반도에 머물 것도 아니고, 먹을 게 사라지면 다시 이동할 것이다.

그러면 한반도는 빈 땅이 된다.

한 번 한반도를 떠난 혼돈이 그 넓은 대륙을 놔두고, 이미 먹을 거 다 먹은 좁은 한반도로 돌아올 가능성은 극히 적다.

일본정부는 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이 된 한반도에 새로운 일본을 재건하면 된다.


이 계획을 위해 일본정부는 한국의 혼돈공략에 어떤 지원도 약속하지 않았지만, 한국이 이주할 때 자국의 수송선을 동원해 도와주고, 서해 쪽 섬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가능한 한 보호하고 귀하하면 받아주겠다고 약속했다.

대의명분도 챙기고, 한국재개발의 인력도 확보할 수 있으니 꼭 필요한 약속이었다.

만약 문제가 되면 한국인들은 일본 본토에 남기면 되니까, 자잘한 문제점 같은 것은 신경 쓰지도 않았다.

또한 해양수송 능력을 총동원해서 한국이 미처 옮길 수 없는 육군기갑병기와 산업시설을 옮길 준비도 했다. 일단 일본 본토로 옮겼다가, 곧 다시 한국으로 재이동할 계획이었다.


“전쟁을...준비할까요?”


아베 비서관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남은 것은 정면돌파 뿐, 일본열도가 가라앉기 전에 한국과 싸워 영토를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기다려, 기다리게.”

“넷!”


전쟁이라는 단어에 겨우 제정신을 찾은 야마모토 총리는 생각을 가다듬었다.


현재 일본의 전력으로 한국과 전쟁을 벌여도 승산은 크지 않다.

한국은 지금 북한과의 대치상태도 사라지고, 중국을 견제할 필요도 없는 상황. 전쟁이 나면 그야말로 전력을 집중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지금 강남차이나와 거의 전쟁 직전의 대치상태다.

중국이 남경으로 천도한 후, 그들은 강남차이나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예전의 대국이 아니라 강남의 일부분만을 겨우 보전한 소국이라고 놀리는 의미다.

당연히 중국은 인정을 안 하지만 적어도 일본인이 보기에 중국은 자국보다 강하다고 할 수 없는, 그저그런 국가 중 하나일 뿐이다. 그래도 아직 약소국 수준은 아니다.


강남차이나는 대륙이 아닌 바다와 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몬스터 시대에서 지키기 쉬운 섬의 가치는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대륙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들은 먼저 대만과 일국양체제로 연합한 후, 남쪽과 동쪽의 여러 섬들이 자기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끊임없이 군사도발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오키나와.

미군이 자국방어를 위해 철수한 후, 강남차이나가 오키나와를 노골적으로 노리니 언제 전쟁이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


“우리가 적이 있으니, 한국에게도 새로운 적이 필요하다.”


야마모토는 어금니를 꽉 깨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적이 강대해서 일본을 경계하지 않고, 오히려 일본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을 만들 수만 있다면?

승산은 있다. 기습으로 적의 허점을 찌를 수만 있다면.


“러시아에 연락하게. 북해도를 주겠다고 제안하면 그들도 반응할 것이네.”

“넷!”


어차피 그날이 오면 주변 모든 섬들은 쓸려나간다.

북해도? 의미 없다. 다 주더라도 한반도를 먹어야 한다.


*


“한반도에 시베리아의 냉기를 보내달라? 우리가 왜 그래야 하지?”


러시아의 고르친 서기장은 일본측의 갑작스럽고도 황당한 요청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끼며 반문했다.

멀쩡한 남의 나라에 영하 50도의 냉기를 보내라니?

심지어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그다지 나쁘지 않다. 한국은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도 과자공장과 라면공장은 지켜냈고, 그걸 꾸준히 러시아에 보내고 있다.

과거에는 원유와 천연가스와의 교환거래였지만, 최근에는 거의 무상으로 보내는 수준이다.

혼돈과의 전투에 러시아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지만 러시아 국민들은 먹을 거에 약한 면이 있기에 한국에 대한 인식이 꽤 좋은 편이다.

반면 일본은 어느 쪽이냐 하면 미운 쪽이다.


그런데 왜?

일본은 러시아보고 한국에 전쟁을 걸라고 하는 걸까?

고르친 서기장은 그 이유를 알고 싶어서 잠시 이 대화에 어울려주기로 했다.

그러나 야마모토의 전권을 받고 모스크바를 방문한 사사키 대장대신은 설명대신 대가를 말했다.


“보름, 보름간 한반도를 동토로 만들 수 있다면, 북해도를 넘기겠습니다.”

“호오, 국토를 넘기겠다...”

“귀국이 북해도를 확보하면 태평양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크게 오를 것입니다. 미국이 대부분의 항모전단을 자국방어에 쓰고 있으니, 러시아가 태평양에 진출한다면 지금이 적기가 아니겠습니까?”

“확실히 나쁜 제안은 아니지만, 지금은 인간끼리 싸우는 시대가 아니오. 몬스터와 싸우는 시대지.”

“인간이든 몬스터든, 자국의 이익과 안전을 위해서라면 굳이 가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일본은 한국과 전쟁을 하고 싶은 거요?”

“이대로라면 한국이 너무 강해집니다. 일본으로써는 미리 대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군. 그럴 수도 있지.”


거짓말이다. 다른 이유가 있다.

고르친 서기장은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사사키 대장대신의 궁색한 이유는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타국이 강해지기 전에 전쟁을 하는 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그걸 위해 자국의 국토를 넘겨?

그것도 북해도를?

그리고 이건 한국이라는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러시아라는 새로운 위협을 더 가깝게 끌어들이려는 행위에 다름없다.


이놈들이 설마 한국보다 러시아가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머리에 제정신이 박혔으면 그럴 리는 없다.

그럼 진짜 이유가 뭘까?


고르친 서기장이 생각하는 사이 사사키 대장대신은 계속 설득을 시도했다.


“갑자기 북극한기가 밀어닥쳤다고 해도 그것이 귀국의 행위라는 증거는 없을 것입니다. 심증이 있다고 해도 한국에서 러시아에 무력 도발을 할 가능성은 없습니다. 국가전력의 위상 차이도 그렇고, 무엇보다 한국은 그럴 여력도 없게 될 것입니다.”

“한국이 혹한으로 인해 보름간 제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일본이 공격을 가할 거라는 것이오?”

“무엇을 숨기겠습니까? 서기장의 말씀대로입니다.”

“과연, 알겠소.”

“승낙하시는 겁니까?”

“내가 승낙하기 전에 먼저 마리코 동지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겠소? 시베리아의 냉기를 다루는 건 마리코 동지의 능력이니 말이오.”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제안은 알겠으니,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합시다. 내 마리코 동지와 상의해보고 후일 다시 사사키 대신과 회담을 하도록 하겠소.”

“예, 고르친 서기장 동지의 현명한 판단을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사사키 대장대신은 고르친 서기장의 반응이 나쁘지 않자, 나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조금은 밝은 얼굴로 돌아갔다.

고르친 서기장은 웃으면서 사사키 대장대신을 보낸 후, 평소의 근엄한 표정으로 돌아와 정보부장을 호출했다.


“일본이 이런 제안을 한 진짜 이유를 밝혀내시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좋소.”

“알겠습니다. 동지.”


고르친 서기장은 머릿속으로 손익계산을 해 보았다.


“서유럽 지역 대부분이 몬스터 필드화 된 지금 상황에서 우리 러시아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해야겠지. 극동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발하면 유사시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커.”


원래 혼돈이 한반도에서 깨어난 후에는 아무래도 북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에 러시아는 극동을 근미래의 위험지역으로 설정했었다.

하지만 혼돈이 사라진 지금, 블라디보스톡을 중심으로 한 극동의 도시들은 오히려 유럽에 접한 모스크바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서유럽 몬스터 필드에서 주기적으로 몰려오는 몬스터 웨이브는 러시아의 국력을 계속 깎아먹고 있다.

조국의 영웅인 S급 헌터 마리코가 광범위 냉기로 몬스터들을 일차적으로 정리해주지 않았다면 이미 모스크바도 몬스터의 영역이 되었을 수도 있다.


반면 극동은 혼돈도 사라지고, 서쪽에 시베리아가 있어 몬스터 웨이브를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적으로 적은 병력으로 넓은 지역을 확보할 수 있으니, 그쪽에 산업시설을 확충하면 좋으리라.


“북해도까지 얻으면 태평양 자원도 활용할 수 있으니 확실히 괜찮군.”


무엇보다 자국은 직접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마리코가 보름간 만 힘을 쓰면 끝나니, 자원소모가 전혀 없다.

일본이 한국 정복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북해도는 받을 것이니, 이익은 있고, 손해는 없다.

고르친 서기장은 일본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일본이 이런 무리수를 두는 진짜 이유만 알아내면, 그게 결정적인 이유가 아니라면 제안을 승낙하기로 내심 마음을 굳혔다.

그 사이 극동개발을 할 준비를 하면 되리라.


고르친 서기장은 마리코에게 전령을 보냈다.

시베리아에 있는 몬스터 필드에서 생활하는 마리코에게 연락을 하려면 직접 사람이 가야 했다.

며칠 후, 마리코에게서 회답이 왔다.


-서기장의 현명하신 판단에 따를 것입니다.-


“역시 마리코 동지군. 인민의 영웅으로써 추앙받을 자격이 있어. 핫, 핫, 핫.”


고르친 서기장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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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화 카탈리나 호슬로(수정) +2 24.02.10 4,331 95 16쪽
6 6화 그녀의 비밀(수정) +2 24.02.09 4,384 98 13쪽
5 5화 신수아(수정) +2 24.02.08 4,767 97 13쪽
» 4화 식탐센스(수정) +3 24.02.07 5,105 98 20쪽
3 3화 나라를 구해보자.-2(수정) +4 24.02.06 5,305 100 13쪽
2 2화 나라를 구해보자.-1(수정) +3 24.02.06 5,836 108 12쪽
1 1화 입대전날 각성(수정) +5 24.02.06 7,691 11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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