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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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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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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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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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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쪽

REMO : ....or Maybe Dead! (3)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로스앤젤레스 하늘의 관문은 누가 뭐래도 LA국제공항이다.

미국의 다섯 개 항공사의 허브공항이다.

매년 6~7천만 명이 이용하는 미국의 2대 공항이다.

다만 국제적인 명성에 비해 터미널 간의 거리, 입출국 게이트의 부족, 최악의 교통체증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게다가 9·11 테러 이후 보안검색이 강화되어 이래저래 이용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개인전용 터미널인 프라이빗 스위트(The Private Suite) 회원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VVIP 회원들은 일반 승객과 마주치지 않고,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자신의 비행기에 탑승해 공항을 떠날 수 있다.

일반 승객들이 차량에서 내려 비행기에 오르기까지 2,200 걸음을 걸어야 하는 것과 달리 프라이빗 스위트 회원은 불과 70 걸음 만에 탑승을 완료할 수 있다.

전용 터미널에서 교통안전청(TSA)의 전용 보안 심사가 진행되며, 전용 직원들이 발권 및 수하물을 처리해 준다.

전용 화장실과 식음료 저장실, 2인용 침대 겸용 소파, 그리고 항공기 이착륙이 보이는 활주로 전망이 일품이다.

탑승 시간이 되면 리무진을 타고 전용기 이륙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리무진은 활주로에 대기하고 있는 본인의 자가용 제트기 바로 앞까지 운행한다.

JHO Company Group의 사장들은 LAX VVIP 프라이빗 스위트 회원에 가입되어 있다.

류지호는 90년대부터 회원이다.

활주로가 보이는 창가에 류지호와 제니퍼 허드슨 비서실장이 서있다.

이번에 인도받은 737-7HG 제트기가 저만치 활주에 늠름한 자체를 자랑하고 있다.


“전용기를 개조하면서 7개의 보조 연료탱크를 추가로 설치해 연료탱크의 총용량을 6,875갤런에서 1만167갤런으로 늘렸어요. 연비가 대략 1갤런당 0.78마일(1.25㎞)로 기본 장착된 연료탱크로는 중간급유 없이 5,300마일까지 가능했어요.”


류지호가 한국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봤다.


“기본 연료탱크로는 인천공항까지 못 가는 거였네요?”

“LAX에서 인천공항까지 5,900마일이 넘어요. 뉴욕까지가 6,900여마일, 영국 런던까지가 5,650여마일로 기존 연료탱크로는 부족해서 보조 연료탱크를 합해서 7,930마일로 운항 가능 거리를 늘렸어요. 인천공항에서 남미나 아프리카를 제외한 웬만한 곳까진 한 번에 갈 수 있는 거리라고 보시면 되세요.”

“이제 의전팀에서 전세기 빌리느라 골치 썩을 일 없겠네요.”


인천에서 LAX까지 편도만 대략 2억 원 정도, 왕복이라면 무려 4억 원의 전세기 임대료가 든다.

이외에도 출발-도착 공항 이용료, 출발-도착국가의 이민 및 세관수속 대행비용, 하루 이상 빌릴 때 조종사와 승무원의 지상 체류비용, 음식비용, 위성전화 사용비용, 인터넷 사용비용 등이 추가되므로 실제 전세기 이용자는 임대료 못지않게 많은 부대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보스가 타실 저 비즈니스 제트기를 임대해야 한다면 시간 당 1만2,500달러로 하루 임대비용만 대략 30만 달러에요.”


한화로 3억 원이 넘는다.

류지호처럼 미국의 동서를 자주 날아다니고 한국에도 오가는 경우에는 전용기를 구입해서 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과소비가 아니다.


“따로 타인에게 임대할 일이 있겠어요?”

“안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내부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꾸민 것도 있지만, 특수장비도 많이 설치했다.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 수준의 보안 및 통신장비를 갖출 순 없었지만, 민수용으로 최고 보안수준으로 개조했다.

심지어 한 대에 150만 달러에 달하는 미사일교란 장치까지 설치했을 정도다.


“수속 절차가 마무리 됐네요.”


대기실에서 그렇게 오래 기다리진 않았다.

전담직원의 안내를 받아 일행이 활주로에서 대기 중인 류지호 전용기에 도착했다.

지금까지 주로 이용하던 비즈니스 제트기보다 사이즈가 큰 비행기다.

그럼에도 류지호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어서 오세요. 보스!”


마치 한국의 독거미 부대 특임중대 현역 여군 같아 보이는 승무원 두 명이 공손하게 인사했다.


“독일까지 잘 부탁해. 아만다, 소피.”


아만다 베일(Amanda Vaill)과 소피 레인(Sophie Lane)은 일반적인 프라이빗 제트기 여성 승무원이 아니다.

JHO Security Service에서 엄선해서 배정한 전문 요원이다.

항공기 승무원이 갖춰야 할 소양은 기본이고, 수백 차례 공수낙하 경험이 있는 항공 경호요원인 동시에 항공기 조종 라이선스까지 보유하고 있어서 조종사 유고시 비상 조종까지 가능했다.

류지호 전용기의 부기장보다 연봉을 더 받을 정도로 고급인력이다.


“오르시죠.”


류지호가 가장 먼저 전용기 안으로 들어갔다.

조종사와 승무원 대기좌석을 제외하고 16개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호화사치의 끝을 보여주는 중동왕가의 전용기처럼 화려하진 않았다.

류지호의 취향을 반영해 모던하고 미니멀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언론에는 축소해서 알려졌는데, 보안장치 설치까지 포함하면 600억 가까운 개조비용이 들어갔다.


“엔진소음 방지가 어느 정도 반영되어서 기내에서도 평상시와 같은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세요.”


하늘을 날아다니는 업무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라 소음 대책은 필수였다.

류지호가 일반 수행원 좌석에 앉아 보았다.

순정으로 달려있던 좌석을 모두 떼어내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해서 좌석 하나하나가 소파보다 넓고 푹신해 보였다.

식사 후에 앉으면 절로 잠이 올 것 같았다.

소피 레인이 기다란 소파를 간단한 조작만으로 침대로 바꾸는 마술을 보여주었다.


“마스터 섹션에는 크게 거실과 침대가 설치된 방 그리고 욕실로 꾸며져 있어요. 거실에 있는 TV로 JHO/DirecTV를 포함한 위성방송을 보실 수 있어서 언제 어디를 날든 세계 각국의 다양한 위성방송을 시청하실 수 있으세요. 또 위성인터넷망은 물론 위성전화, 홈시어터를 방불케 하는 서라운드사운드시스템이 장착돼 있어요. 이외에도 CD와 DVD, 게임기도 준비해 놓고 있고요.”


마스터룸에는 화장실과 욕실이 딸려 있었는데 욕조는 갖춰져 있지 않지만 별도의 샤워시설이 마련돼 있어 언제든지 샤워가 가능했다.

또한 킹사이즈 침대와 간단하게 식사나 차를 마실 있는 협탁과 소파도 마련되어 있다.

전용기 내부를 가볍게 둘러본 후 기장과 부기장으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편안한 여행 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얼마 안 있어 류지호 생애 첫 자가용 제트기가 LAX 활주로를 박차고 날아올랐다.

새 기체여서인지 아니면 기장의 노련한 운항 실력 때문인지.

기체가 선회 할 때도 매우 부드럽게 움직여서 쾌적한 비행을 만끽했다.

전용기가 안정 고도에 진입하고 나서 류지호는 자신 전용 집무실로 들어갔다.

제니퍼 허드슨이 챙겨 준 미국 잡지를 훑어보고 있는데.


똑똑.


노크 후에 집무실 문이 열리며 아만다 베일이 들어왔다.


“마실 것 뭐로 준비할까요?”

“뭐가 있어요?”

“샴페인, 와인, 위스키, 레모네이드, 여섯 종류의 칵테일, 세 종류의 커피, 간단하게 드실 수 있는 샌드위치, 과일, 샐러드도 가능해요.”

“일단은 얼음물 한 잔 줘요.”


항공경호 특별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절도가 있진 않았다.

경력만 놓고 보면 <G.I. Jane>의 조던 오닐 대위을 연상시키지만 실제로는 싹싹한 성격의 워킹맘이다.

아만다 베일이 가져다 준 냉수를 시원하게 들이켠 류지호가 포브스 잡지를 펼쳐 들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여러 순위를 정기적으로 발표하는데, 그중에는 브랜드 가치에 관한 순위도 있다.

매년 7월에 200여 개 전 세계 브랜드를 대상으로 기업과 제품의 가치를 조사해 발표한다.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 순위다.


“이제야 100위 안에 턱걸이 진입했네.”


올해 처음 Tri-Stella 브랜드가 200개 브랜드 가운데 98위로 100위 안에 들었다.

복합미디어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소닉(Sonic)이 10위권이고 LOG는 무려 6위에 랭크되어 있다.

나머지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100위권 저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소닉의 경우는 엔터테인먼트보다는 가전제품 분야 브랜드 파워로 10위권이다.

반면 순수하게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가치로 100위 안에 든 기업은 LOG와 Tri-Stellar 둘 뿐이다.

98위라고 해서 우습게보면 안 되는 이유다.

세계 200개 최상위 브랜드 가운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은 것이니까.

<터미네이터>,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스파이더맨> 등 전 세계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점과 매년 박스오피스를 휩쓸고 있는 것이 반영되기 시작했다.

포브스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글로벌 베스트 브랜드‘란 명칭으로 순위를 발표하는 인터브랜드에서도 93위를 차지했다.

포브스보다 다섯 단계나 순위가 높게 평가됐다.

류지호는 순위표를 슥 훑으며 한국의 대표기업들을 확인했다.

오성전자는 소닉보다 뒤쳐진 25위를 기록했다.

실망할 이유는 없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오성전자의 가전제품은 미국의 대형할인매장에서나 겨우 팔리는 싸구려라는 인식이 컸다.

현재는 Best Shopping 같은 가전제품 전문점에서 팔리는 브랜드가 됐다.

그 동안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서비스의 질을 높였고, 시드니 올림픽을 비롯해 세계적인 이벤트의 스폰서를 맡아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킨 것이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오성그룹은 지난 1996년부터 브랜드 가치를 높이라는 총수의 지시에 따라 전사적으로 마케팅에 나섰다.

뒤늦게나마 브랜드가 기업의 중요한 무형 자산이며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 즈음부터 오성전자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관리하는데 적극적이었고, 올림픽 같은 국제적 이벤트와 해외 프로팀 스포츠 마케팅에도 주력했다.

E-스포츠 대회에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서히 결실이 맺히며 인터브랜드와 포브스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서 오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만 110억 달러로 평가됐다.

작년 83억 달러보다 무려 31%나 늘어 2년 연속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기업은 브랜드 가치를 우습게 여겨서는 안 된다.

철저하게 전략을 수립해 관리해야 한다.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주가와도 무관치 않다.

심지어 브랜드 관리만 잘해도 주가가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인터브랜드가 2년 전 미국의 35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가총액에서 브랜드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인수합병 때도 영향을 미친다.

브랜드 가치가 인수가격에도 반영되는 것이다.

단적인 예로 면도기로 유명한 길레트가 한국의 로켓전지의 상표권과 영업권 일부를 7년간 815억 원에 인수할 때 브랜드 가치만 660억 원으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또 Johnson & Seabury가 오성제약 살충제 사업을 매입하면서 에프킬라의 브랜드 값으로 297억 원을 지불한 일도 있다.

갈수록 브랜드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

오너 또는 최고경영자(CEO)가 브랜드 가치를 명확히 인식하고 적극 나서야 한다.

JHO Company Group의 주력사업체인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돈 내고 봐도 아깝지 않다‘ 같은 좋은 브랜드로 인식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기업이 끊임없이 기술을 혁신하고 투자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브랜드 관리만 잘해도 매출과 이익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영화 배급 있어서 브랜드 가치가 비즈니스의 처음과 끝이나 마찬가지다.


Tri-Stellar.


파커가족에게서 선물처럼 받았을 때는 언제 망해도 이상하지 않았던 영화사였다.

10여 년이 훌쩍 흐른 지금.

전 세계 브랜드 가치 6위의 LOG를 따라잡기 위해 맹렬한 기세로 질주하고 있는 복합미디어기업이 됐다.

경쟁사들은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거대 기업을 인수·합병해야 미래가 있다.

반면에 JHO Company Group은 다르다.

자회사와 계열사 중에는 아직 기지개조차 켜지 않은 회사가 수두룩했다.

테마파크와 호텔&리조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순간 트라이-스텔라와 JHO 브랜드 가치가 단숨에 10위권에 진입할 수도 있다.

류지호가 반쯤 남은 얼음물을 단숨에 비웠다.


꿀꺽꿀꺽.


맹물이 꿀맛처럼 느껴졌다.


❉ ❉ ❉


독일 베를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03’이 개최되었다.

격년제로 열리는 IFA는 세계적인 종합 가전전시회 중 하나다.

일주일 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 한국 업체를 포함해 36개국 958개 업체가 참여해 성황을 이루었다.

이번 IFA전시회에서는 세계적인 전자업체들이 디지털TV를 축으로 가정 내 홈네트워크와 DVD레코더, 디지털 캠코더 등의 신제품을 쏟아내며 관련 신기술 각축전을 벌였다.

특히 오성전자는 세계 최대 크기인 52인치 LCD TV는 물론 대형 PDP TV와 프로젝션TV 등 디지털TV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기조연설에 나선 오성전자 회장은 ‘디지털 르네상스’를 호기롭게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200평 규모로 마련된 JHO Tech 부스에 유독 관람객들이 긴 줄을 만드는 이색적인 광경이 연출됐다.

JHO Company Group 산하 전자회사에는 일반소비자를 위한 가전제품 라인업이 없었다.

CCD 제품군을 시작으로 업무용 방송 디지털 카메라와 영화용 디지털 카메라, 극장 디지털 영사기 등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 존재할 뿐.

물론 Eye-MAX 홈시어터가 있지만 슈퍼리치에게나 어울릴 정도로 고가다.

어쩌면 IFA 행사보다 방송장비전시회가 더 어울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DALLSA D-Cinemas에서 새로운 디지털 홈시어터 시스템을 들고 나왔다.

RealD에서 일반소비자를 위한 새로운 3D 안경과 업그레이드 된 3D Z-Screen을 선보였다.

때문에 부스 절반을 제품을 체감해볼 수 있는 미니 상영관으로 꾸며놓았다.

부스 곳곳에 설치된 대형TV에서는 류지호의 단편영화 메이킹 무비가 하루 종일 방영되었다.

1~2시간 이상 기다리며 관객들이 DALLSA D-Cinemas의 새로운 디지털 홈시어터로 감상한 것은 류지호가 찍은 3D Eye-MAX 단편영화 <Zombie Apocalypse>였다.

제품 자체는 선발 업체들에 비하면 뛰어나다고 할 순 없었다.

정작 관람객들이 놀란 부분은.


“Oh mein gott!”


10분 남짓한 단편영화 <Zombie Apocalypse>의 완성도였다.


“꺄아악!”


중간에는 여성들의 찢어지는 비명소리도 밖으로 흘러나왔다.

이튿날부터 3D 좀비영화에 대한 소문이 베를린을 넘어 독일로 퍼져나갔다.

일주일 간 진행된 전시회는 새로운 가전제품 라인업을 구경하려는 관람객과 <Zombie Apocalypse>를 보기위해 방문한 영화팬으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업계 관계자들조차 3D영화는 알아도 Eye-MAX 3D 영화에 대한 건 몰랐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Eye-MAX 영화는 아이들과 함께 테마파크에 놀러가서 즐기는 놀이기구 같은 것이었다.

MPX 시스템으로 인해 멀티플렉스에 전용관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350여 개 Eye-MAX 전용관이 존재할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12만 개에 달하는 스크린 숫자가 존재하는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다.

디지털 상영관 역시 500여 개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그런 상황에서 Eye-MAX가 MPX에 들어가는 3D 시스템의 트라이얼 영상을 선보였다.

DALLSA D-Cinemas는 가정용 홈시어터를, RealD는 홈시어터용 3D Z-Sceen과 전용 안경을 소개했다.

관람객들의 주목을 단번에 사로잡는 것이 당연했다.


- 홈시어터 사업으로 본격적으로 진출한다고 보면 됩니까?

“우리는 궁극적으로 Eye-MAX의 환상적인 경험을 가정에서도 똑같이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번 IFA에서 그와 관련된 제품을 전시하지 못했지만, 가까운 시기에 Eye-MAX 홈시어터 시스템 역시 경험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두 번에 걸쳐 업계 관계자를 상대로 3D 영화에 대한 특별한 세미나를 실시했다.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 류지호가 앞 장 섰다.

류지호는 세계 각국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FA에 참여한 JHO 계열사들을 열심히 어필했다.

그러기 위해 바쁜 와중에도 베를린을 방문한 것이다.

매스컴의 주목을 JHO 산하 회사들로 모으기 위해서.

이시기 글로벌 가전업체들은 3D TV의 개발 시점을 대략 3~5년 정도 후로 보고 있다.

물론 개발이 완료되었다고 해서 관련 제품이 쏟아지는 건 아니지만.

대략 2000년대 말에 가면 본격적으로 3D 텔레비전 제품들이 출시될 수 있을 거라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니 영화 분야에서 먼저 3D가 선행되는 건 당연했다.


“흥! 홈시어터가 그리 만만한 줄 아는 모양인데 쉽지 않을 걸!”


세계적인 가전업체들은 JHO Company 계열 전자회사를 경쟁사로 보지 않았다.

가전분야라는 것이 그리 만만하지 않았으니까.

개발비, 기간, 인력, 생산 시설 등.

기존 업체를 뛰어넘는 것이 사실상 가능하지 않다고 봤다.

류지호와 계열사 사장들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자신들이 공략하는 시장이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주로 영업용이거나 시스템을 갖추는데 몇 천만 원, 심하면 몇 억까지 비용이 발생하는 부자들을 위한 홈시어터를 계획 중이다.

반면에 RealD의 경우에는 Eye-MAX 전략과 정반대로 나아갈 예정이다.

극장용 3D 안경과 홈시어터용 안경 제품군이 다르고, TV용 제품 역시 가격이 다르다.

글로벌 가전업체와 피 흘리며 경쟁할 일 자체가 없다.

오로지 제품과 기술 특성에 맞는 시장을 개척할 뿐.

게다가 대체로 독점 시장이다.

따라서 업체 규모와 생산 설비를 무리하게 확장할 필요도 이유도 없다.


‘주력은 영화니까.’


JHO의 제품군은 가전제품 전시회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IFA측에서는 매우 흡족해했다.

예년과 비교해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원래 유럽 최대 가전제품전시회이긴 하지만, 방문객 숫자와 언론의 기사량이 예년에 비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폭증했다.

IFA 조직위원장이 류지호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을 정도다.


“앞으로도 JHO의 제품이 IFA에서 가장 먼저 공개되길 기대합니다.”


류지호는 폐막식에는 참석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참고로 2006년부터 IFA는 기존 격년제에서 연 1회 개최로 고정된다.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의 신제품 라인업을 최초 공개하는 전시회로 주목받게 된다.

2005년부터 한국의 LCD와 PDPTV 부문 전 세계 점유율이 소닉을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를 추월하기 시작한다.

오성전자 회장의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르네상스’ 선언이 나온 것처럼, 세상은 이미 디지털 세계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인지하는 순간 이미 도달해 있다.


[‘과학’ 이라고 너희들이 말하는 것들은 세상의 비밀 중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어. 불을 비춰준다고 전구를 숭배하나? 인간은 자신이 만든 것들보다는 오래 살지. 문명과 과학을 동일하다고 여긴다면 지구는 얼마 안 가서 멸망할 것이다.]


<REMO> 최종편에서 나오는 치운의 주장이다.


❉ ❉ ❉


류지호는 본인이 하고 싶은 영화를 원 없이 하기 위해 돈을 벌었다.

그 돈으로 기업들을 사들였다.

그 결과로 류지호의 Eye-MAX 3D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전문가와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REMO> 최종편이 최초의 Eye-MAX 3D 영화는 아니다.

다만 상업 극영화는 처음이다.

주로 다큐멘터리에 사용되던 Eye-MAX Solido 모델을 개량했다.

Eye-MAX 카메라에서 사용할 수평 혹은 수직 리그(Rig) 역시 새롭게 개발했다.

중소기업 수준에서 몇 년이 걸릴 일을 류지호가 작정하고 R&D 투자를 해주자 기간을 대폭 단축해서 결과를 만들어냈다.

영상 장비전문업체 Nettmann Systems Corp.은 무게 109Kg에 달하는 Solido 모델을 운용할 수 있는 각종 특수장비를 개발했다.

GMG Lab은 자회사들과 함께 3D 영화 전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Hues & Rhythm Studios는 3D에 특화된 모션캡처 기술을 업그레이드했다.

스턴트 디자인 회사 Vic&Jay는 브로드웨이 안무가와 마임 대가를 초청해서 좀비의 움직임에 대해 연구하고 안무를 만들었다.

외교·군사·국제관계 전문가로부터 고증도 받았다.

그 외에도 수많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기획·개발 과정에서만 2,800만 달러가 지출될 정도다.

게다가 관객의 3D 경험 향상을 위해 대략 3,000만 달러의 예산을 추가 편성했다.

아날로그 시각효과 예산도 늘려 잡았다.

결국 1억 달러로 예정된 예산이 1.5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사실 모든 장면을 Eye-MAX Solido로 촬영할 순 없다.

극영화이기 때문에 다양한 쇼트 연출이 필수다.

기존의 Eye-MAX 카메라로 촬영한 후에 3D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3D 컨버팅을 위한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따로 비용이 지출될 예정이다.

JHO Pictures CEO 피터 웰스는 류지호와 마주칠 때마다 한숨을 쉬며 불만을 간접적으로 어필했다.

프로듀서 앨런 포스터는 연일 류지호를 들들 볶아댔다.


“제발, 예산 좀 줄여주면 안 될까?”

“오늘의 투자가 훗날 큰돈으로 되돌아오게 될 거야.”

“도대체 언제?”

“5년? 10년?”

“이러다 우리가 번 돈을 모두 쏟을 부을 판이야. 적당히 하면 안 돼?”

“응. 안 돼.”

“왜? 도대체 왜?”

“추가 편성될 제작비는 내가 책임진다고 했잖아.”


앨런 포스터는 속이 터질 지경이다.


“언제 또 제작될지 알 수 없는 3D Eye-MAX 영화를 위해 이렇게 돈을 쏟아 붓는 건 현명하지 못해. 꼭 네가 할 필요는 없잖아.”

“그럼 누가 해야 하는데?

“남들 안 하는 거에 미쳐 있는 캐머론에게 맡기면 되잖아.”

“지금 우리가 하는 시도들이 캐머론에게도 도움이 될 거야. 결국 그가 찍게 될 영화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걸? 결국 더 많은 제작비가 들어갈 제이미 캐머론 영화의 예산을 줄일 수 있겠지.”

“Jay! 제발.....”


앨런 포스터는 사정조로 말했다.


작가의말

이번 주 레모 제작과정은 연참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한 주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33 레이군
    작성일
    23.07.31 09:46
    No. 1

    오오 연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모란
    작성일
    23.07.31 11:00
    No. 2

    jho 산한 --> 산하 회사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트뤼포
    작성일
    23.08.01 21:06
    No. 3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7.31 11:51
    No. 4

    잘 봤어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7.31 21:25
    No. 5

    연참 환영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6 키트릿지
    작성일
    23.08.01 10:12
    No. 6

    연참은 환영
    하지만 작가는 현실에 기반을 두고 나름 하시는데 LAX Private Suite는 저 시기에 주인공이 멤버 아니 90년대부터 멤버를 못함니다. 왜? 없었으니깐요. 제가 03년은 물론 오픈할 시기에도 있었고 오픈 당시에도 좀 말 많았습니다. 리버럴한 캘리포니아니깐요. 참고로 17년에 오픈했습니다. 공공인프라인 LAX인데 저런거 허가나온건 캘리포니아가 돈없어서 결국 손을 든거라 볼 수 있죠. 하지만 03년도면 캘리포니아 손들기 훨씬 전입니다.
    그리고 아직도 보통 헐리웃스타, 셀럽, 유명인 등은 전용기, 전세기, 개인비행기를 이용할때는 LA근교 북쪽에 있는 Van Nuys를 많이 이용했고 현재도 그렇죠. 왜냐면 벨에어, 웨스트우드, 베버리힐즈 등의 바로 북쪽 위가 Van Nuys고 LA쪽으로 들어오는게 항상 막히죠. 바깥으로 나가는건 특정 시간대빼면 안막히거나 덜막혀소 쾌적하게 움직임이 가능하니 Van Nuys를 이용합니다. Van Nuys가 거리적으로 멀거아 다른 스튜디오 등 비지니스적일때는 Burbank도 많니 이용하구요. 혹은 Santa Monica죠. LAX보다 쾌적하고 덜 붐비고 조용하고 일반인 잘 없고. 물론 산대적이긴하지만요. Van Nuys는 프라이빗젯 이용 순위 최근까지도 미국 4~5번째로 이용숫자가 많은 공항입니다. 일반 상업비행기는 착륙도 안하니 쎌럽, 스타, 유명인들이 잘쓰구요. 주인공끕이면 LAX에 만약 저 시기에 Private Suite이 있었어도 그걸 쓰는거 자체가 의전하향, 끕안맞는 느낌, 오히려 쇼/코스프레하는 느낌일수도 있죠.

    그냥 제가 잘 아는거라 찌끄려봤습니다. 연참 좋아요 팍팍하세요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트뤼포
    작성일
    23.08.01 21:10
    No. 7

    사실대로 말씀드리면 자세히를 조사를 하고 쓴 에피소드는 아닙니다. 앞 전 에피소드 어딘가에서 주인공이 가까운 산타모니카 공항을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묘사했는데, 첫 자가용 제트기 구입이라 플렉스 느낌을 주려다 보니 LAX로 무리한 설정을 한 셈이 되고 말았습니다. 추후 참고해서 수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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