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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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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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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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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1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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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2쪽

MJJ Music Records.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ATV가 엘비스와 비틀즈의 거의 모든 곡에 대한 퍼블리싱 권리를 소유하고 있거든.”


매튜 그레이엄이 손가락으로 딱 소리를 내며 외쳤다.


“오호라!”


ATV Music Publishing은 마이키 잭슨과 소닉에픽뮤직그룹이 지분을 정확히 절반씩 보유하고 있는 음악 퍼블리싱 전문회사다.

이전 삶에서 마이키 잭슨이 사망할 때 밝혀진 음악 카탈로그가 무려 15만 곡이 넘었다.

그것도 엘비스 프레슬리나 비틀즈 같은 명반이 다수 포함된.


“UMG에 주는 선물이야? 아니면 MJ를 위한 선물이야?”

“둘 다 아냐. JHO Company를 위해서야.”

“JHO를 위해?”

“우리는 음악 관련해 온라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진 않아. 하지만, 미래에도 그러라는 법은 없지. 만약 음악을 전문적으로 유통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가지게 된다면, UMG와 함께 ATV 퍼블리싱은 큰 자산이 되어 줄 거야.”

“불법복제 때문에 망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 같은데?”


음반 업계에서도 불안해 하니 투자자들도 덩달아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일단 MJ의 이름만 나오면 개거품 무는 모톨라 회장을 만나 봐.”

“ATV 인수를 타진해 보라고?”

“응.”

“들어보니 알짜 중에 알짜인데, 지분을 내놓으려 할까?”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 동안 ATV Music이 보유한 비틀즈와 앨비스 등 권리를 소닉에픽뮤직이 활용하려고 할 때마다 마이키 잭슨이 제동을 걸었다.

앨비스와 비틀즈 영화가 수차례 기획되었지만, 음악 저작권을 쓸 수 없어서 영화화가 되지 못하고 있다.

마이키 잭슨이 저작권을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비상업적인 단편영화에서도 함부로 음악이 사용되지 못하게 할 정도다.

소닉에픽뮤직 입장에서 ATV Music은 계륵과도 같았다.

양측이 완전히 틀어진 현재 소닉에픽뮤직에서 지분을 털어버릴 수도 있다.


“10억 달러까지 쓸 생각이 있어.”

“뭐? 무슨 퍼블리싱 회사에 10억 달러를 써?”


매튜 그레이엄 못지않게 도널드 제이콥도 깜짝 놀랐다.

말도 안 되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MJ의 영입은 물론이고 그의 다음 앨범 작업까지 포함해서.”


포브스에서 추정한 ATV Music Publishing 가치는 대략 5억 달러 선이다.

10억 달러면 마이키 잭슨의 계약금과 지분 인수에 쓰고도 남았다.

류지호의 배팅은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반드시 두 가지를 모두 갖겠다는.


“일단 모톨라 회장을 만나 볼게.”

“고마워 형.”


매튜 그레이엄은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분명하게 못 박는 사람이다.

‘일단’ ‘해보마’ 이런 표현을 썼다는 것은 일말의 가능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Don은 MJ를 전담할 테스크포스를 하나 미리 만들어 두세요.”

“영입할 수 있다고 확신하십니까?”

“그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워너-타임과 UMG 밖에 없어요. SEMG로는 다시 돌아가지 않을 테니, 계약 가능성은 충분하죠. 게다가 MJ의 변호사와 회계사는 몸값을 절대 낮추지 않을 겁니다.”

“그러다 무적 상태가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현실적인 문제가 있잖아요. MJ의 부채 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하네요. 소송에 들어간 비용도 무시하지 못하고.”

“부채 부분도 따로 조사해 볼까요?”


언론마다 마이키 잭슨의 부채 규모가 제각각이다.

본인이 공개하지 않는 한 정확한 금액을 아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냥 둬요. 어차피 우리에게 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

“알겠습니다!”

“두 사람 다 잘 부탁해요.”

“맡겨둬.”


은밀한 회동을 마친 후 두 사람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네버랜드 랜치에 도널드 제이콥이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마이키 잭슨은 류지호가 구입한 <Living With MiKey Jackson> 편집본을 시청한 후 충격을 받았다.


[나는 소년들과 한 침대에서 잔다, 하지만 성적인 어떤 행위도 없다.]


안 좋은 소문을 믿는 사람에게는 의심을 살 수 있는 인터뷰가 들어가 있었다.

그 외에도 마이키 잭슨의 모습이 무척 이상하게 묘사됐다.

마치 약물중독자처럼 보일 정도였다.

도널드 제이콥은 음흉한 의도로 편집된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본래대로라면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한바탕 난리가 났을 때 가웨인이란 이름의 소년 부모가 성추행 소송을 걸었어야 하는데, 다큐멘터리를 류지호가 구입해 버림으로써 가웨인 부모의 시도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도널드 제이콥은 가웨인 부모가 캘리포니아의 한 백화점에서 절도혐의로 경찰서 유치장에 구금된 적이 있고 풀려난 후 경찰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과 당시 가웨인 엄마의 정신문제를 진단한 의사의 소견까지도 확보해 두었다.

하지만 아동성추행 문제는 언제고 터질 폭탄이다.

황색언론뿐만 아니라, 레거시 미디어 전부가 마이키 잭슨을 마녀사냥 하는데 어떤 거리낌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네버랜드 랜치에서 해고된 많은 고용인들과 자녀가 초대받았던 부모들에게 마이키 잭슨이란 초특급 스타는 복수의 대상이거나 만만한 돈주머니로 여겨지고 있다.

언론에서 안 좋은 이미지를 꾸준히 심어줬기 때문이다.

나쁜 마음을 먹은 자들은 마이키 잭슨을 속이고 괴롭히는 것에 어떤 양심의 가책도 없었다.

도널드 제이콥이 사전 작업을 해놓은 후에 류지호가 마이키 잭슨과 전화 통화를 했다.


“다큐멘터리를 보고 충격 받지는 않았어요?”

- 후우.


수화기 너머에서 대답 대신에 잭슨의 깊은 한숨만 들려왔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복잡한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으니까.


“다큐멘터리는 MJ가 허락하지 않는 한 세상에 공개될 일은 없을 겁니다.”

- 네가 아무리 대단한 남자라도 세상 모든 방송국을 막을 순 없어.


특유의 가늘고 아름다운 미성에는 근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


“걱정 말아요. 다큐멘터리 테이프를 모두 사들였어요. 저널리스트가 빼돌린 것이 없다면 누구도 원본을 볼 수 없을 겁니다.”

- 왜 그랬어?

“MJ의 친구니까요. 그리고 개인적인 욕심도 있고.”

- 욕심?

“SEMG와 재계약 하지 않을 거잖아요. 그렇죠?”

- .....

“부탁드릴 것이 있어요.”

- .....?

“친한 기자 불러서 인터뷰 한 번만 해주세요.”

- 무엇에 대해서?

“SEMG에 섭섭했던 것에 대해서 한 번 더 공개적으로 밝혀주셨으면 좋겠어요.”

- 앤소니와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아.

“MJ... 여전히 ATV 지분 가지고 있죠?

- ......?

“SEMG가 가진 ATV 지분을 사들일 생각입니다.”

- 왜?


10분이 넘는 시간을 할애해 차근차근 자신의 계획을 들려줬다.

류지호의 의도를 알게 되었지만, 마이키 잭슨으로서는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 왜 그런 일들을 벌이는 거야?

“MJ의 진실한 친구가 되고 싶어서요.”

- Jay는 내 친구야.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나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알아요. 그래도 인터뷰 한 번만 해주세요. 또 다른 선물을 준비할 테니까.”

- .....알겠어.

“적당히 모톨라씨의 속을 긁어주는 것 잊지 마시구요.”


마이키 잭슨 본인은 딱히 도움이 필요하다고 여기진 않았다.

자신의 주변에도 믿을 만한 사람이 많다고 알고 있었으니까.

안타깝지만 그의 주변에 남아 있는 이들 중에 진실한 사람은 몇 없었다.


✻ ✻ ✻


며칠 후, The Hollywood Reporter에 마이키 잭슨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소닉에픽뮤직과 마이키 잭슨의 갈등이 다시 한 번 점화됐다.

그로인해 미국의 팝음악계가 떠들썩했다.

사실 인터뷰가 통할까 반신반의했다.

헌데 앤소니 모톨라 회장이 길길이 날뛰면서 상황을 더욱 안 좋게 만들었다.

그러는 사이 매튜 그레이엄은 소니에픽뮤직과 접촉해 몇 가지 비즈니스 협상을 벌였다.


"MJ의 경제관념은 완전 제로야. 그의 사치는 정말 말도 되지 않지. 네버랜드를 유지하기 위해 SEMG로부터 빌려간 돈이 얼마인 줄 아나?"


앤소니 모톨라 회장은 매튜 그레이엄과 만나서 잭슨에 대해 독설을 서슴지 않았다.


"무려 2억 달러란 말일세. 그는 정말 구제불능이야."


앤소니 모톨라는 마이키 잭슨에 대해 워낙에 악감정이 쌓이다 보니 진절머리를 냈다.

매튜 그레이엄은 비교적 수월하게 협상을 이끌어냈다.

물론 실제 가치보다 배팅을 넉넉하게 하기도 했다.

도저히 넘어오지 않을 수 없는 액수를 제시했다.

작년 소닉에픽뮤직그룹의 손실이 워낙에 커서 앤소니 모톨라는 그를 만회할 대안으로 마이키 잭슨 포기를 통한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물밑 협상에서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결국 류지호가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 있었다.

하나는 ATV Music Publishing의 지분 50% 확보였고, 또 하나는 MJJ Music Records 인수였다.

MJJ Music Records는 1988년에 마이키 잭슨이 설립한 레코드 레이블이다.

마이키 잭슨은 소닉에픽뮤직그룹과의 갈등으로 인해 작년부터 자신의 레이블에서 완전히 손을 떼버렸다.

그가 직접 키운 몇몇 가수가 소속되어 있었는데, 소닉에픽뮤직과의 갈등으로 인해 자신의 이름을 딴 레이블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했었다.

여담으로 이전 삶에서 마이키 잭슨이 사망한 후에 MJJ Music 레이블로 사후앨범을 발매했다.

탐욕스러운 그의 형제들과 소닉에픽뮤직이 합작해서.

류지호는 그런 사연이 많은 회사를 되살려냈다.

모회사로부터 자유롭게 마이키 잭슨이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

도널드 제이콥이 조사를 해보니 마이키 잭슨과 관련해 Mikey Jacson Company, MJJ Production, MJJ Music Records 등 회사가 다소 복잡하게 흩어져 있었다.

마이키 잭슨의 재정 문제부터 음반, 매니지먼트, 월드투어까지 통합관리 하는 회사로 MJJ Music Records. Inc를 정비했다.

류지호가 이적 선물로 준비한 것 중 하나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태평 대통령 취임식으로 방한했을 때였다.

당시에 마이키 잭슨은 류지호와 동병상련을 느꼈다.

미국의 연예계에서 유색인종으로 슈퍼스타가 되었다는 것은 내 편은 없고 하이에나에게 둘러싸인 아름다운 뿔을 가졌지만 연약한 사슴과 다르지 않았다.

모든 언론의 먹잇감이며 백인 주류의 공공의 적이 된다는 걸 의미한다.

백인가수가 어떤 것을 했을 경우에는 그냥 평범하게 언론에 공개가 된다.

하지만 흑인이 어떤 성과를 거두게 되면 항상 ‘최초의 흑인...’ 또는 ‘흑인 뭐뭐‘ 그런 식으로 타이틀이 붙게 된다.

류지호 역시 ‘아시아에서 온‘ ’황금처럼 빛나는 외모‘ 같은 인종차별적인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심지어 마이키 잭슨과 마찬가지로 ‘게이’라든가 ‘에이즈에 감염’되었다든가 ‘피부색이 유난히 하얗다’던가 온갖 말도 안 되는 표현이 등장한다.

실제 JHO Company Group 의장비서실 커뮤니케이션 및 법률팀은 항상 바쁘다.

언론과 싸워야 하고, 백인우월주의자와 싸워야 하고, 온갖 미치광이들과 소송전을 벌여야 했다.

말꼬리를 잡아 ‘성희롱’이나 ‘모욕’을 들먹이고 사람들을 무시하기 일쑤라며 ‘인성’을 트집 잡아 고소하는 일이 빈번했다.

대부분이 억만장자인 류지호에게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다.

귀찮아서 합의를 해줄 것으로 알고.

천만에 말씀이다.

류지호는 어지간한 고소나 소송에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다.

반면에 마이키 잭슨은 류지호처럼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슈퍼스타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다.

게다가 그는 내성적이다.

콤플렉스 덩어리였으며, 사회도 전혀 몰랐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형제들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다.

가족의 돈벌이 도구로써 소년기를 보낸 트라우마가 있다.

단 한 번도 평범한 인간의 삶을 또 사회생활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사실 마이키 잭슨을 가십거리로 이용한 쓰레기 언론과 출세의 도구로 이용한 기자, 또 돈주머니로 여긴 사기꾼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 보다 수십 수백 배 많은 팬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기도 하고.

그를 아는 이들은 한목소리로 선량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그를 모르는 사람들은 작은 일가지고도 크게 부풀려 보도하는 뉴스와 확대재생산 되는 루머 그리고 법정 다툼 뉴스로 인해 의심한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가 나겠냐고.

성인이 되어 팝가수로 데뷔한 이후 마이키 잭슨은 주로 음악적으로 평가를 받았다.

헌데 어느 순간부터 그의 음악가로서의 평가는 자취를 감췄다.

온갖 루머의 재생산과 가십이 온 대중매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로버트 폭스 소유의 The News Media 계열 영국의 대표 타블로이드 The SUN이 가장 악질적이다.

기사를 쓸 때 각종 더러운 짓을 서슴없이 벌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럼에도 300만 부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충성 구독자가 많다.

날조고 거짓이란 것을 알고 읽지만, 자꾸 읽다 보면 믿게 된다.

타블로이드를 교육수준이 낮은 계층이 주로 읽을 것 같다.

주부들이 주로 읽고 화이트칼라들도 많이 본다.

대체로 자신이 믿고 싶은 정보를 맹신하고 싫어하는 정보는 배척하는 경향의 사람들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이성적’이라 생각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은 ‘비이성적’이라 비판하는 성향이다.

확증편향에 매몰된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짜 뉴스가 생명을 얻고 확산된다.

마이키 잭슨 루머는 타블로이드 판매 부수까지 움직인다.

그러니 The SUN으로 대표되는 황색신문의 아주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일개 연예인 마이키 잭슨은 그들에 대항할 수가 없다.

게다가 흑인이기에 차별을 받았고, 흑인이기에 루머가 더욱 크게 뻥튀기 되었다.

슈퍼스타의 몰락은 대중들이 아주 좋아하는 구경거리다.

나보다 잘난 사람의 추락을 지켜보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무책임한 선정적인 보도로 돈을 챙기는 매스미디어.

자신의 출세를 위해 또 앙갚음을 위해 슈퍼스타를 이용한 법조인.

제아무리 초특급 슈퍼스타라도 언론과 대중을 상대로 싸워 이길 수 없다.

누군가는 속편하게 이야기한다.


“음악으로, 춤으로, 무대로 증명하는 수밖에....!”


이미 대중들 뇌리에 의심과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았는데, 과연 대중들이 스타를 온전한 시선을 봐 줄 것인가.

그럼에도 류지호는 바랐다.

나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더 당당하게 무대에서 증명해 보이기를.


‘새로운 월드투어를 빠른 시간에 봤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연인 레오나 파커와 함께 직관으로.


❉ ❉ ❉


본래는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유니벌스뮤직그룹을 인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막상 M&A 서명은 JHO Company Holdings가 했다.

연매출 60억 달러 규모의 유니벌스뮤직그룹을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품기에는 너무 덩치가 컸다.

모리스 메타보이 회장이 매우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트라이-스텔라와 유니벌스뮤직 사이에서 벌어질 치열한 주도권 쟁탈전을 생각하면 떨어뜨려 놓는 편이 좋았다.

UOL과 워너-타임이 합병된 후에 벌어진 내부적 권력싸움을 반면교사로 삼았다.

욕심 많은 개들을 한 울타리에 넣어선 안 된다는 교훈이다.

산타모니카 콜로라도 애비뉴에 위치한 캠퍼스 스타일의 오피스 타운.

영국 런던의 제2 본사와 함께 전 세계 100여 개국의 해외법인을 총괄하는 유니벌스뮤직그룹의 LA본사가 입주해 있다.

유니벌스뮤직그룹이 JHO Company Group에 편입되고 급격한 인적쇄신은 없었다.

기존의 덱스 모리스(Dex Morris) 회장 체제를 그대로 인정했다.

25년 간 미국과 영국 음반계에서 활동한 덱스 모리스는 워너-타임 뮤직에서 시작해 MCA를 거쳐, 세계 최대 음반회사 유니벌스뮤직그룹을 7년째 이끌고 있다.

음반업계에서 워낙에 막강한 입김과 영향력이 있기에 다소 거만한 태도를 일관했다.


“MJ를 유니벌스뮤직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60대 초반의 유대계 노인은 오너라고 해서 조심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그럴 생각입니다.”

“UMG는 그를 감당할 수 없네.”

“내가 감당할 수 있습니다.”

“그는 황제의 관을 내려놓을 위기네. 지난 앨범 성적은 알고나 하는 말인가?”

“SEMG가 앨범 홍보에 비협조적이었으니까요. 그럼에도 <Invincible>은 라디오 방송만으로 두 곡이 싱글차트 2위와 3위를 찍었죠.”

“MJ가 앨범을 준비할 상태라 아니라고 알고 있네.”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네요.”

“자네가 알고 있는 것?”

“혹시 시중에 돌고 있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대한 건이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어떻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를 보았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류지호는 깊이 알려 하지 말라고 못 박았다.


“MJJ Music까지 살려낸 걸 보니, 독립 레이블을 생각하고 있나?”

“네.”

“팝의 황제는... 그대로 내버려둬야 하지 않겠나?”

“......”

“영원히 팝의 황제로 남아있었으면 좋겠네. 비록 그의 명성과 위엄이 많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아니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적어도 10년은 너끈할 겁니다.”

“앤소니와 껄끄러워지는 것까지 감수해야 할지 몰라.”

“PressPlay와 퉁치죠.”


덱스 모리스의 표정이 와락 일그러졌다.

온라인 음악 스토어 PressPlay는 그의 약점이자, 최대 실패작이다.

유니벌스뮤직과 소닉에픽뮤직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PressPlay는 언론과 소비자 모두에게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다.

어설픈 기술, 허술한 가격정책과 로열티 등.

수많은 문제점만 노출하고 올 3월에 서비스를 중지했다.

업계와 소비자 모두에게 비웃음만 샀다.

유니벌스뮤직그룹 역사상 비참한 역사의 한 페이지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의욕적으로 추진한 덱스 모리스가 CEO에서 물러나도 할 말이 없는 사안이다.

그를 유임시킨 것은 류지호다.

덱스 모리스 회장이 빈정이 상해 물었다.


“만회할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인가?”

“나는 급격한 경영진 교체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게 경영에 관여하는 것이네.”

“부탁드리는 겁니다. 수용하고 말고는 전적으로 모리스씨에게 달렸습니다.”


오너가 부탁이란 표현을 쓴 것만큼 압박이 더 있을까.

지금까지 관여한 것마다 실패한 것이 없는 류지호다.

만약 류지호의 아이디어를 거부했다가 미래에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다면.

모든 것은 자신의 탓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농후했다.

류지호가 쐐기를 박았다.


“MJ의 영입과 지원을 위해 3억 달러를 UNG에 투자할 겁니다. 그걸 바탕으로 계약과 앨범 작업을 진행하면 될 겁니다.”

“계약할 마음은 있다고 하던가?”

“어떤 조건을 제시하는가에 달려있겠죠.”

“알겠네. 법률팀과 상의해서 계약서를 준비하지.”

“고맙습니다.”


덱스 모리스 회장은 류지호의 약속한 3억 달러 용처에 대해 생각했다.


“MJ는 절대 SEMG가 잡을 수 없을 겁니다.”

“......?”

“작년 1.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거든요. 사업부 통합과 수백 명의 정리해고가 포함된 구조조정이 있을 것 같다고 하네요.”


사실 유니벌스뮤직그룹의 사정 역시 썩 좋지 못했다.

오너인 류지호가 따지고 들면 덱스 모리스 입장에서 변명할 여지가 별로 없다.

대중들은 음반사와 레이블을 혼동하기도 한다.

세계 6대 메이저 음반사들은 녹음회사 계약, 앨범의 배급 같은 총괄적인 부분들을 조정하는 것을 담당하고 있을 뿐, 개별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마케팅 그리고 투어에 대한 직접적인 터치는 없다.

특히 유니벌스뮤직그룹은 산하에 레이블이 너무 많기도 했고, 전 세계에 걸쳐 사업을 벌이기 때문에 각 레이블과 해외 지사에 많은 자율권을 주고 있다.

Compagnie ViVo가 막대한 부채로 인해 주주들의 압박이 심하지 않았다면 절대 팔지 않았을 알짜 사업이기도 하고.


“그리고......”

“또 뭐가 남았나?”

“난 온라인 뮤직 스토어 사업을 버릴 생각이 없습니다.”


아이튠즈뮤직스토어와 Spotty를 이길 수 없겠지만.


“디지털 음악파일 판매액이 지난해 1,200만 달러에서 올해 2,000만 달러를 거뜬히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IFPI(세계음반산업연맹)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튠즈뮤직스토어를 비롯해 다양한 음원 사이트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기 시작하면서, 4억 달러, 11억 달러, 21억 달러 등 매년 폭발적으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죠.”


그 말은 점차 LP와 CD가 과거의 유물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MP3 불법유통으로 수년 간 전반적인 음반시장이 위축되긴 하겠지만.


“3년 안에 모리스씨가 시도한 PressPlay 따위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온라인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겁니다. JHO를 통해서.”


덱스 모리스의 인상이 심하게 구겨졌다.

돈 많은 아시아 부자 청년에게 한 방 크게 먹었다는 듯이.

어차피 몇 년 후 덱스 모리스는 CEO에 물러날 수밖에 없다.

디지털음원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전통적인 음반 사업은 실적 부진을 겪게 될 테니까.

아무리 용을 써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그 사이에 후임을 잘 키워놓아야겠지....!'


산타모니카 유니벌스뮤직 본사에서 덱스 모리스 회장과 면담이 있은 며칠 후.

유니벌스뮤직그룹과 마이키 잭슨 측이 만남을 가졌다.

이후 수차례 협상과 조율과정을 거쳤다.

철저하게 물밑에서 비밀리에 진행했다.


작가의말

편안한 주말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99 일검필도
    작성일
    23.07.15 12:13
    No. 1

    제 기억이 맞다면
    MJ형님 생전 그리고 사망 직후에 빚이 얼마네 자녀들 망했네 말이 많았지만
    사후에 본인의 곡 그리고 사적으로 보유한 저작권들 가치 공개되고 나서
    자녀들이 물려받는 유산 공개되고 나서 언론들 아가리를 쳐닫았죠~
    그리고 그거 뺐거나 대신 관리하겠다며 유족이며 각종 단체 인물들 추하게 전쟁~

    소설이지만 MJ형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해주세요~

    찬성: 4 | 반대: 0

  • 작성자
    Lv.99 문연판타
    작성일
    23.07.15 17:04
    No. 2

    그 후임이 지호 동생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7.15 18:19
    No. 3

    그동안 ~ 걸었다.
    3줄 두번 반복 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4 트뤼포
    작성일
    23.07.15 18:57
    No. 4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7.15 19:05
    No. 5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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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5 REMO : ....or Maybe Dead! (10) +4 23.08.03 2,726 107 26쪽
574 REMO : ....or Maybe Dead! (9) +3 23.08.03 2,503 97 24쪽
573 REMO : ....or Maybe Dead! (8) +7 23.08.02 2,654 111 26쪽
572 REMO : ....or Maybe Dead! (7) +3 23.08.02 2,630 99 24쪽
571 REMO : ....or Maybe Dead! (6) +3 23.08.01 2,655 109 22쪽
570 REMO : ....or Maybe Dead! (5) +5 23.08.01 2,558 97 23쪽
569 REMO : ....or Maybe Dead! (4) +6 23.07.31 2,734 108 24쪽
568 REMO : ....or Maybe Dead! (3) +7 23.07.31 2,670 98 23쪽
567 REMO : ....or Maybe Dead! (2) +3 23.07.29 2,897 111 26쪽
566 REMO : ....or Maybe Dead! (1) +4 23.07.28 2,960 106 24쪽
565 낄 데 안 낄 데 분별을 못하고 있어! +6 23.07.27 2,938 114 26쪽
564 영화감독은 우연을 창조하는 사람! +3 23.07.26 2,929 112 25쪽
563 형이 갖고 싶었던 건 아니고? +6 23.07.25 2,956 123 29쪽
562 Love Of a Lifetime. (4) +4 23.07.24 2,837 118 23쪽
561 Love Of a Lifetime. (3) +3 23.07.24 2,684 93 24쪽
560 Love Of a Lifetime. (2) +8 23.07.22 2,981 116 26쪽
559 Love Of a Lifetime. (1) +2 23.07.21 2,951 113 24쪽
558 어련히 알아서 할까..... +6 23.07.20 2,953 118 29쪽
557 두고두고 가문의 영광이겠지..... +9 23.07.19 2,898 122 25쪽
556 MJJ Music Records. (4) +4 23.07.18 2,849 110 24쪽
555 MJJ Music Records. (3) +2 23.07.17 2,832 114 21쪽
» MJJ Music Records. (2) +5 23.07.15 2,935 125 22쪽
553 MJJ Music Records. (1) +5 23.07.14 2,990 103 22쪽
552 내 것이 없으면 언제고 한계가 닥치게 되어 있어. (2) +3 23.07.13 2,990 113 23쪽
551 내 것이 없으면 언제고 한계가 닥치게 되어 있어. (1) +5 23.07.12 2,977 112 23쪽
550 나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건데..... +4 23.07.11 3,010 118 27쪽
549 내 이럴 줄 알았다! (2) +8 23.07.10 3,015 118 27쪽
548 내 이럴 줄 알았다! (1) +4 23.07.08 3,023 112 25쪽
547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아..... +4 23.07.07 3,029 112 25쪽
546 반지 링은 얇아도 다이아몬드 알은 굵어야.... +7 23.07.06 3,039 109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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