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9.14 09:05
연재수 :
962 회
조회수 :
4,121,857
추천수 :
126,882
글자수 :
10,687,409

작성
23.07.18 09:05
조회
2,850
추천
110
글자
24쪽

MJJ Music Records.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마이키 잭슨은 4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굉장히 마른 몸매다.

동년배들이 배가 불룩 나온 것과는 다르게 한창 때의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

키가 175cm인데, 가장 많이 나갈 때의 체중이 50kg인 것을 보면 얼마나 말랐는지 알 수 있다.

과장 조금 보태서 얼굴이 류지호 손바닥 반만 했다.

홀쭉한 볼 때문에 영양실조처럼 보이기도 했다.

주치의 말로는 건강상태는 나쁘지 않다고 한다.

술, 담배, 마약 전혀 안한다.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성년이 된 후 소식을 하고 있다.

매일 운동도 빼먹지 않을 만큼 자기 관리도 철저했다.

마른 체형과 백반증을 가리기 위해 하는 진한 화장으로 인해 사람들은 마이키 잭슨이 비실비실 할 것으로 지레짐작한다.

정반대다.

언제든 월드투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여담으로 사후 마이키 잭슨의 부검결과 50대 평균 건강을 유지한 상태였다는 보고서도 공개되었다.

그래서 이전 삶에서의 때 이른 죽음이 류지호로서는 너무나 아쉬웠다.


“어때요?”


마이키 잭슨의 류지호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거렸다.


“좋아.”

“다행이에요.”


실내라 선글라스를 끼지 않았다.

드러난 크고 맑은 마이키 잭슨의 눈은 송아지의 눈을 닮았다.

눈은 마음에 창이라고 했다.

여전히 맑은 눈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은 추잡한 연예계에서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증명이 아닐까.

류지호는 따뜻한 미소를 보여주는 마이키 잭슨과 눈을 맞추며 그렇게 생각했다.


“10년 동안 4장의 앨범은 너무 가혹해. Jay."


마이키 잭슨은 상대를 지칭할 때 항상 Mr, Miss, Mrs를 붙였다.

이름만 부르거나 애칭으로 부르는 대상은 가족과 극소수의 지인밖에 없다.


“신경 쓰지 말아요.”

“계약은 지키라고 하는 거야.”

“내킬 때 내세요. 나머지는 내가 막아줄게요. 이미 유니벌스뮤직과 이야기가 끝났어요. 내 말이 틀립니까, 모리스씨?”


덱스 모리스가 마이키 잭슨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수익의 분배 문제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네. 그 외 자네의 음악 활동과 관련해서는 여기 미스터 류와 의논해서 진행하면 돼.”


마이키 잭슨이 영문 모를 표정으로 류지호를 돌아봤다.


“그 정도 수준의 앨범 발매 계약이 없었다면 유니벌스뮤직은 납득하지 못했을 거예요. 계약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이해해 줘요. 하지만 걱정 할 필요 없어요. 내가 무슨 수를 쓰든 MJ의 음악작업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할 테니까.”

“투어는?”

“그것도요.”


마이키 잭슨이 못 믿겠다는 듯 빤히 쳐다봤다.


“다만 5년 안에 한 번 쯤은 월드투어를 하지 않겠어요? 35주년 기념공연 정도? 40주년까지 유니벌스뮤직과 함께 하면 더 좋고요.”


하하하.


들릴 듯 말 듯 한 마이키 잭슨의 웃음소리가 이상하게 섹시했다.

그는 내성적이고 낯을 좀 가리는 편이다.

그렇다고 소심한 사람은 결코 아니다.

자신의 분야 즉 음악에 있어서만큼은 대단한 야망가고 전략가다.

완벽주의자이기도 하고.

소닉에픽뮤직의 앤소니 모톨라는 오로지 실적과 상업성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언제고 파탄이 날 수밖에 없었다.

잭슨파이브 시절 모타운에서 1년 동안 무려 5장의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었다.

앨범에 다 담지 못한 수십 곡을 녹음했었다.

그 당시 음악 기계처럼 취급받았던 트라우마 때문에 마이키 잭슨은 돈벌이 수단으로 아티스트를 쥐어짜는 걸 극도로 혐오했다.

그 때문인지 마이키 잭슨의 작업방식은 느리고 꼼꼼하며 치밀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 앨범을 내지 않았다.

외부인에게 데모조차 들려주지 않는 지독한 면도 있고.


“MJ... 계약 기간 안에 최소 앨범 두 장이라도 내주게.”


덱스 모리스 회장이 슬쩍 당부의 말을 전했다.


“월드투어는 미스터 류와 자네와의 약속 때문에 강요할 순 없지만, 자네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차원에서 콘서트 몇 번 해주게.”


마이키 잭슨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덱스 모리스 회장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은 세계 음반시장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번 계약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오너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유니벌스뮤직그룹을 박차고 나갈 수도 없고.

회사를 옮긴다면 양대 경쟁사일 텐데, 자리가 날 리가 없다.

권력과 체면을 고려했을 때 쫓겨나듯 물러나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What More Can I Give‘ 공연을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엉터리 싱글앨범이 아니라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해도 좋고.”


9·11 테러 희생자를 돕기 위해 마이키 잭슨이 발매하려고 한 'What More Can I Give'는 소닉에픽뮤직에서 <Invincible> 앨범과 겹칠 것을 우려해 발매를 유보하며 마이키 잭슨 측을 애태웠다.

여의치 않으면 중립적인 제3의 레코드사가 발매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앤소니 모톨라는 마이키 잭슨의 마지막 부탁까지 매몰차게 무시해버렸다.

오죽하면 태어나서 욕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마이키 잭슨이 종이에 앤소니 모톨라를 비난하는 글을 써서 파파라치들에게 의도적으로 노출시켰을까.

앤소니 모톨라 입장에서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생각해 모질게 대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Invisible> 앨범과 관련한 일련의 행동은 도가 지나쳤다.

마이키 잭슨이 다소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Jay, 그건 불가능해. 앤소니가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

“소속 가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는데도 문제가 된다고요?”

“그 곡의 저작권이 어디로 가 있는지도 알 수가 없대.”

“모리스씨, 혹시 내가 저작권을 구입해 앨범을 낸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덱스 모리스 회장은 대답 대신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덱스 모리스 회장이 두통으로 머리가 지끈거리든 말든.

류지호는 제 할 말만 했다.


“앨범 수익금은 9·11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뉴욕 시민들을 위해 기부하는 겁니다. 공연합작을 계기로 MJ는 소닉에픽과 앙금을 푸는 것으로 언론플레이를 좀 하고요. 모톨라씨 역시 MJ와의 갈등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려서 곤란한 처지 아니겠어요? 앨범 내는 건 내가 돈을 댈 테니, 그 일과 관련해서 모리스씨와 모톨타씨가 자선행사에 관해서 생색을 내세요.”


덱스 모리스 회장은 자포자기 심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반면에 마이키 잭슨의 호감도는 대폭 상승했다.


“모든 가수를 모을 수 없다면 MJ가 친구들과 단발로 공연을 열어도 좋고요.”


류지호는 9·11 희생자와 뉴욕시에 거금을 쾌척한 바 있다.

또 다시 자선공연에 돈을 댄다고 해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일단 두 사람은 계약부터 마무리 지어요. 난 ‘What More Can I Give‘ 저작권이 어디로 넘어갔는지 알아보고 최대한 빨리 구입할 테니까.”


류지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거실 베란다로 나갔다.


“Jay는 어떤 사람인가요?”

“나도 몰라. 난 저런 타입의 억만 장자를 지금까지 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신중한 줄 알았는데... 그런 것도 아닌 것 같네요.”


충동적이고 급한 성격으로 보인 모양이다.


“어쨌든 좀 더 일찍 대중 앞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겠군.”

“단정 짓지 말아요. 난 아직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어요.”


마이키 잭슨은 마지막으로 고문변호사에게 계약 내용을 확인했다.

덱스 모리스 회장은 팔짱을 끼고 등을 소파에 기댔다.

계약을 기정사실로 보고 자선공연과 관련해 머릿속으로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앤소니를 어떻게 구워삶아야 이 프로젝트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유니벌스뮤직 입장에서는 쌍수 들고 환영할 만한 빅이벤트다.

‘What More Can I Give‘에는 최근 유니벌스뮤직에 합류한 마리아 캐리를 비롯해 보이즈투맨, 팀버레이크 등 다수의 소속 가수가 참여했다.

류지호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면 할리우드 스타들까지 대거 공연장으로 출동시킬 수가 있다.

소닉에픽뮤직그룹 입장에서도 절대 마다할 수 없는 이벤트다.


‘.....!’


류지호는 베란다로 나가 휴대폰 통화를 하는 척 하며 거실 안을 힐긋거렸다.

‘What More Can I Give‘의 저작권은 이미 확보해 놓았다.

얼마나 마이키 잭슨이 ‘What More Can I Give‘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도 확인했다.

최근 몇 년 간 실의에 빠져있던 마이키 잭슨이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류지호가 마련한 선물 가운데 하나가 9·11 자선공연이다.

싱글 앨범이 발매되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4월에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에서 음원을 판매하면 된다.

온갖 할인정책을 다 동원할 수 있다.

프로모션 비용 때문에 적자가 나도 상관없다.

마이키 잭슨이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선공연의 가치가 있다.

마이키 잭슨도 윈.

유니벌스뮤직그룹도 윈.

소닉에픽뮤직으로서도 나쁠 것이 별로 없다.

앤소니 모톨라가 이 프로젝트에 협조할지 모르지만.


‘덱스, JHO 그룹이 당신을 평가할 겁니다. 부디 능력을 보여 봐요. 좀 더 오래 유니벌스뮤직을 책임지고 싶다면.....’


✻ ✻ ✻


[팝의 황제 마이키 잭슨이 결국 소닉에픽뮤직과 결별했다. 유니벌스뮤직그룹은 지난 16일 마이키 잭슨과 음반·영화·TV프로그램·광고·각종 상표 등을 공동제작키로 하는 독점계약을 체결했으며 전체 계약액은 10억 달러를 가볍게 상회할 것이라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0년이며 그 기간 최소 4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기로 합의했다. 그에 따라 소닉에픽뮤직은 엔소니 모톨라와 마이키 잭슨의 갈등으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경쟁 음반사에 빼앗기고 말았다.]

- Daily Variety.


유니벌스뮤직과 마이키 잭슨의 계약이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었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워낙에 양측이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갈등이 첨예했으니까.

마이키 잭슨을 감당할 회사 역시 유니벌스뮤직그룹 외에는 딱히 없었고.

워너-타임 뮤직이나 EMI의 경우에는 계약 만료된 중량급 소속가수도 붙잡지 못하는 상황이라 마이키 잭슨의 영입에 뛰어들 수 없었다.

어쨌든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언론에서는 음반만 한정했을 때 소닉에픽뮤직에 지고 있는 2억 달러 부채의 절반 이상을 탕감할 수 있는 수준에서 사인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음반 부분의 정확한 계약 내용은 이랬다.

15년 1억 7천만 달러, 정규 앨범 5장 발매.

그 중 3,000만 달러를 MJJ Music Records에 투자해 지분 30%를 마이키 잭슨이 보유하기로 했다.

유니벌스뮤직그룹이 로열티를 MJJ Music Records에 지불하면 그 중 65%를 마이키 잭슨이 가져가는 조건이다.

전례가 없는 계약이다.

유니벌스뮤직 관계자 모두가 아낌없이 퍼주는 계약을 해줬다고 수군거렸다.

맞는 말이다.

류지호가 마구 퍼줬다.

헌데 이번 계약은 ATV Music Publishing의 엄청난 저작권 수익으로 채우고도 남는다.

마이키 잭슨이 비틀즈와 앨비스의 저작권을 조금만 느슨하게 풀어주는데 동의만 해주다면 사실 이번 계약은 아무 것도 아니다.


“콜린, 티노를 잘 이끌어줘요.”


MJJ Music Records 신임 CEO 콜린 레스너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걱정 마십시오.”


콜린 레스너(Colleen Lesnar)는 GARAM Invest 운영이사 출신으로 매튜 그레이엄의 측근 중에 한 명이었다.

12만 곡 이상의 음악 카테고리를 보유한 ATV Music Records CEO까지 겸임하기로 했다.

마이키 잭슨을 전담하는 MJJ Music Records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자리에 류지호를 오랜 시간 수행했던 티노 곤잘레스를 앉혔다.

또 다른 경호원 말릭 해리스는 JHO Company 헤드쿼터의 경호경비 총책임자로 발령했다.

앞으로 말릭 해리스는 웨스트우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게 됐다.

류지호의 밀착경호를 담당했던 두 베테랑이 외근에서 내근 사무·관리직으로 옮겨가게 된 것이다.

류지호는 10년 넘게 자신을 따라다니며 고생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사자인 티노와 말릭은 달랐다.

특히 감격했던 부분은 수많은 류지호의 사업체 중에서 캘리포니아에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는 것이다.

가족들과 떨어지지 않고, 출퇴근이 가능한 업무를 보게 되었다.

그로인해 공석이 된 류지호 경호 알파팀은 브라보팀의 러셀과 패트릭을 승진발령했다.

티노와 말릭이 후임으로 일찌감치 점찍어 놓은 인물들이다.


“러셀, 패트릭! 앞으로 잘 부탁해.”


두 사람은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부동자세로 복창했다.


“옛설!”


류지호가 뭐하냐는 짓이냐는 눈으로 쳐다봤다.


“.....”


두 사람은 무안한 듯 딴청을 피웠다.

류지호의 경호팀에는 해군, 육군, 정보계통, 경찰 계통 등 다양한 출신들이 뒤섞여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상관인 티노와 말릭이 일반 기업의 고위임원이 되는 걸 똑똑히 지켜봤다.

빅보스를 성심을 다해 모시면, 자신들도 티노와 말릭처럼 될 수 있다.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보스.”


MJJ Music Records의 신임 CEO 콜린 레스너가 끼어들었다.


“아직 남은 이야기가 있어요?”

“말씀하신 지젤은 콜롬비아스 레코드와 계약 기간이 남아있습니다.”


이 시기 지젤 카터는 소닉에픽뮤직 계열의 콜롬비아스 레코드에서 데스티니 차일드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유니벌스뮤직그룹 산하 레이블인 데프잼과도 협업하고, 마이키 잭슨이 기획한 ‘What More Can I Give’에도 참여한 바가 있다.

TLC의 뒤를 이어 미국 최고의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한 데스티니 차일드는 최고 전성기를 지나 인기가 한풀 꺾이는 추세다.


“계약 만료 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솔로앨범은 우리와 작업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 그래요?”

“데스티니 차일드가 멤버가 바뀌면서 예전만 못합니다. 해체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확인해 보니, 멤버들의 솔로활동이나 영화·TV시리즈 출연은 콜롬비아스 레코드의 관리를 받지 않고 있더군요. 매니지먼트가 따로 있습니다.”

“데스티니 차일드가 해체되면 콜롬비아스 레코드와의 계약도 끝나는 겁니까?”

“그렇게 될 듯합니다. 최소 재계약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겠어요.”

“리아나라는 가수는 활동을 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업계에서 아는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그렇군요. 일부러 찾을 필요는 없어요.”


참고로 리아나는 2004년 제이Z에 의해 발탁되어 2005년 첫 앨범이 나온다.

아직 데모 테이프를 돌리거나 오디션을 보러 다닐 시기가 아니다.


“제이 테럴이 애프터마스와 계약했다고요?”

“더 게임이란 닉네임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닥터 영에게 발탁된 걸 보니 랩 좀 하나 봐요?”

“닥터 영이 멘토가 되어준다면 스타가 되지 않겠습니까?

“말썽은 안 부리고요?”

“얌전한 친구는 아닌 모양입니다.”

“그 정도가 아닐 걸요? 그 녀석 골통이에요. 애프터마스에 비슷한 녀석들이 모여 있을 텐데, 서로 총질이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겠네요.”


류지호의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다.

제이 T 테럴은 최고의 힙합프로듀서 닥터 영의 도움으로 작년에 데뷔했다.

올해 G-Unit에 들어갔지만, 곧 탈퇴한다.

애프터마스와 인더스코프 소속 래퍼들을 무차별적으로 디스하기 시작한다.

2007년 닥터 영과 화해하기 전까지 G-Unit과 살벌한 디스전을 벌이게 된다.

그 시기 각종 폭력사건에 휘말리는 건 소소한 일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녀석이 MJ 주변을 얼쩡거리면 경찰을 불러서라도 쫒아버리세요.”

“그 친구와 인연이 있으십니까?”

“체육특기생으로 대학 갈 수 있게 지원했더니 마약 팔다 걸려서 쫓겨났다네요.”

“꼭 지나고 나서야 그것이 일생일대의 기회였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더 게임은 래퍼로서 말썽도 많이 부리지만, 꽤나 자선활동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결혼 해 자녀가 생긴 이후로는 더러운 성질도 누그러진다.

아직은 먼 이야기다.


“MJJ Music의 운영은 콜린이 알아서 하세요. 내게는 MJ의 개인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사안만 보고하세요.”

“예. 보스!”


배신하지 않는 사람은 끝까지 데리고 간다.

티노와 말릭은 그걸 보여주는 사례 중에 하나다.

당신들이 내게 이만큼이나 중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경호팀 전원에게 보여준 것이기도 하고.

바로 곁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의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방법은 별 것 없다.

관심, 배려, 칭찬, 격려.

말 몇 마디 한다고 해서 돈 드는 거 아니다.

물질적 보상은 일시적이다.

그런데 사회적 지위를 올려주는 것은 오래 간다.

대상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놓는다.

티노와 말릭은 임원이 되면서 신분이 상승하는 효과를 누리게 됐다.

당분간 류지호를 배신할 일은 절대 없다.


❉ ❉ ❉


한국에서 한의학 명의를 미국으로 초빙했다.

류지호는 한의사를 산타바바라의 네버랜드 랜치로 데리고 갔다.

마이키 잭슨을 진료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3대의 걸친 한의사 집안이었는데, 두 명이나 한국의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했다.

그 정도 경력이 되어야 마이키 잭슨이 순순히 진료를 받을 것 같았기에 특별히 초청했다.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증, 수 년 간에 걸친 투어로 발생한 관절염, 15년 전 콜라광고 촬영 시 입었던 화상 때문에 생긴 탈모와 피부질환, 유전성 질병인 백반증까지.

겉은 멀쩡해도 속이 곪아 있었다.

본래는 이 시기 즈음부터 마약성 진통제 투약이 늘기 시작했다.

때문에 내성이 덜한 생약과 침술 같은 방식으로 마이키 잭슨의 약물 의존증을 관리하기로 했다.

마이키 잭슨을 매우 꼼꼼하게 진찰한 한의사가 침술 치료부터 시작했다.

이 한의사는 미국에서 한방치료를 할 수 있는 면허가 있었다.

대통령 주치를 둘이나 배출한 집안사람이라 대를 이어서 대통령 주치의가 될 수도 있었기에 주요 국가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미리 따두었단다.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하는 병은 없습니다. 헌데 전반적으로 보면 좋지 않아요.”


처음에는 마이키 잭슨이 몹시 화를 냈다.

한방 치료를 받아본 적 없으니 질색할 수밖에.

동북아시아에서 침술이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의학이라고 설명하고, 류지호가 직접 침과 뜸 치료를 받는 시범을 보이고 나서야 안심한 마이키 잭슨이다.

지금까지 마이키 잭슨은 각종 콘서트 리허설이나 공연 도중 크고 작은 부상을 수없이 당했다.

특히 척추부상과 다리 골절 부상 이후로 주치의 처방에 따라 각종 진통제에 의존하는 바가 컸다.

그러다 결국 프로포폴(동맥주사용 마취유도제)까지 손을 대게 되었고.....

불행한 최후를 맞이했었다.

암튼 류지호는 마이키 잭슨을 설득해 한방 치료를 받도록 하는 한편으로 개인 비서이자 매니저를 은밀히 따로 불렀다.


“당신은 MJ의 친구 맞습니까?”

“당연히 친굽니다. MJ도 그걸 부정하지 않을 겁니다.”

“난 MJ를 돕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그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현재 너무 힘듭니다. 미스터 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예스맨이에요. 그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때론 싫은 소리도 마다하지 않아야 하는데.... 누구도 하려하지 않습니다.”

“MJ는 어른입니다. 누구도 그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요. 다만 우린 그가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울 수는 있습니다.”

“어떻게 말입니까? 그는 너무 지쳤어요.”


매니저 프랭크와 마이클 잭슨의 인연은 10년이 훌쩍 넘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모 호텔에서 스위트룸을 관리하던 그의 아버지가 호텔에 머물던 마이키 잭슨에게 프랭크를 소개해줬고, 이후 프랭크와 동생은 네버랜드 랜치에서 마이키 잭슨과 함께 시간을 보내곤 했다.

두 사람이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것은 마이키 잭슨이 1993년 아동 성추행 혐의로 기소되면서부터였다.

마이키 잭슨은 프랭크 가족에게 그가 순회공연 중이던 이스라엘로 와 달라고 요청했고, 두 형제와 같이 보낼 수 있는지를 물었다.

프랭크의 가족은 이스라엘로 날아가 외롭고 힘들어하는 마이키 잭슨을 위로했다.


“아동성추행 혐의로 기소된 남자에게 두 어린 아들을 보내기로 한 내 아버지의 결정에 사람들은 의문을 제기했겠지만, 그런 우려는 터무니없는 것이었습니다. MJ는 어린이들과 결코 성관계를 갖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저 아이들을 좋아했고, 어린아이 십여 명의 대부가 되고 싶어 했을 뿐입니다. 물론 MJ는 전부인과의 성생활도 문제가 없었고요. 언론이 떠들어대는 건 모두 날조된 겁니다.”


프랭크가 분통을 터트렸다.

어쨌든 프랭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뒤 마이키 잭슨의 비서로 고용되었다.

현재는 개인 매니저의 업무도 일부 처리하고 있다.


“MJ의 처방은 어떻게 되고 있던 겁니까?”

“MJ의 병력에 관한 모든 사항을 공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처방전을 받기도 했습니다. 날 비난하지 말아줘요. 난 MJ를 위해서....”

“마취유도제 처방은 어떻게 된 겁니까?”

“수면제가 들지 않을 때가 있어요. 더 강력한 수면제가 필요했죠. 사실 99년 뮌헨 공연 때, MJ가 15미터 상공에 매달린 연단에서 노래하다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어요. 그때 처음 그 약을 맞았죠. 데뷔 30주년 공연 때는 너무 힘들어 분장실에서 진통제를 투여하다가 공연을 한 시간 늦게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주치의가 그 약에 대해 경고하지 않았습니까?”

“강력한 진통효과가 있는 약을 주사할 때는 내성이 생길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MJ도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류지호는 프랭크를 포함해 측근이랄 수 있는 이들과 모두 대화를 나눠보았다.

그런 후에 프로포폴 처방한 주치의를 해고했다.

자신의 주치의 UCLA 메디컬센터 교수로 교체했다.

류지호의 주치의는 LA 지역에서도 극소수의 부자들만 전담하고 있다.

비밀유지는 말할 것도 없고, 법과 양심에 어긋나는 처방을 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순순히 류지호의 말을 따를 마이키 잭슨이 아니었다.

류지호의 끈질기고 진실된 설득 끝에 마이키 잭슨에 대한 한양방이 혼합된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심지어 태극권의 고수까지 초빙했다.

단전호흡과 인도 요가선생도 불러다가 마이키 잭슨에게 가장 잘 맞는 정신건강 치유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영화광인 마이키 잭슨을 위해서 오라이언 픽처스가 보유하고 있던 고전 영화의 프린트를 구해다 주기도 했다.

<REMO>에서 선보였던 한국의 양반춤에 관심을 보이자, 한국에서 명인을 네버랜드 랜치로 초청해 미니 공연을 열기도 했다.

함께 <블레이드 러너>나 <미치광이 피에로>, LOG 고전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며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채플린 영화에 대한 마이키 잭슨의 해석에 탄복하기도 했다.

한동안 류지호가 마이키 잭슨과 접촉시간을 많이 늘렸다.

마이키 잭슨의 육체적인 건강과 함께 정신적 피로도를 대폭 낮추는 것도 무척 중요했기 때문이다.


“Heal the world도 좋지만, 본인이 불행하면 그딴 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3.07.18 09:31
    No. 1

    잘 봤습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Bhagavat
    작성일
    23.07.18 12:47
    No. 2

    여기서나마 MJ가 비명횡사 없이 앞으로도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하얀유니콘
    작성일
    23.07.18 16:32
    No. 3

    잪스 . MJ
    생명연장 계획 이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9 cooooool
    작성일
    24.06.12 09:06
    No. 4

    의사가 악질맞음
    마이클잭슨이 스스로 주사놨다가 사망했다고 진술함
    근데 알고보니 주치의가 주사한것

    이런 약은 내성이 있어어 사용하다보면 사용량이 늘어 치사량 이상으로 가게되는데

    주치의가 책임지기싫어서 자기가 주사놓은게 아니라고 거짓만한게 최악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75 REMO : ....or Maybe Dead! (10) +4 23.08.03 2,726 107 26쪽
574 REMO : ....or Maybe Dead! (9) +3 23.08.03 2,503 97 24쪽
573 REMO : ....or Maybe Dead! (8) +7 23.08.02 2,654 111 26쪽
572 REMO : ....or Maybe Dead! (7) +3 23.08.02 2,630 99 24쪽
571 REMO : ....or Maybe Dead! (6) +3 23.08.01 2,655 109 22쪽
570 REMO : ....or Maybe Dead! (5) +5 23.08.01 2,558 97 23쪽
569 REMO : ....or Maybe Dead! (4) +6 23.07.31 2,734 108 24쪽
568 REMO : ....or Maybe Dead! (3) +7 23.07.31 2,672 98 23쪽
567 REMO : ....or Maybe Dead! (2) +3 23.07.29 2,898 111 26쪽
566 REMO : ....or Maybe Dead! (1) +4 23.07.28 2,962 106 24쪽
565 낄 데 안 낄 데 분별을 못하고 있어! +6 23.07.27 2,939 114 26쪽
564 영화감독은 우연을 창조하는 사람! +3 23.07.26 2,929 112 25쪽
563 형이 갖고 싶었던 건 아니고? +6 23.07.25 2,957 123 29쪽
562 Love Of a Lifetime. (4) +4 23.07.24 2,837 118 23쪽
561 Love Of a Lifetime. (3) +3 23.07.24 2,685 93 24쪽
560 Love Of a Lifetime. (2) +8 23.07.22 2,982 116 26쪽
559 Love Of a Lifetime. (1) +2 23.07.21 2,952 113 24쪽
558 어련히 알아서 할까..... +6 23.07.20 2,955 118 29쪽
557 두고두고 가문의 영광이겠지..... +9 23.07.19 2,899 122 25쪽
» MJJ Music Records. (4) +4 23.07.18 2,851 110 24쪽
555 MJJ Music Records. (3) +2 23.07.17 2,834 114 21쪽
554 MJJ Music Records. (2) +5 23.07.15 2,936 125 22쪽
553 MJJ Music Records. (1) +5 23.07.14 2,991 103 22쪽
552 내 것이 없으면 언제고 한계가 닥치게 되어 있어. (2) +3 23.07.13 2,991 113 23쪽
551 내 것이 없으면 언제고 한계가 닥치게 되어 있어. (1) +5 23.07.12 2,979 112 23쪽
550 나도 아직 시도하지 않은 건데..... +4 23.07.11 3,011 118 27쪽
549 내 이럴 줄 알았다! (2) +8 23.07.10 3,016 118 27쪽
548 내 이럴 줄 알았다! (1) +4 23.07.08 3,025 112 25쪽
547 앞으로 할 일이 참 많아..... +4 23.07.07 3,029 112 25쪽
546 반지 링은 얇아도 다이아몬드 알은 굵어야.... +7 23.07.06 3,040 109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