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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의 작은 책방

커피 한 잔에 고민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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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2.03 18:05
최근연재일 :
2016.03.07 23:1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22
추천수 :
4
글자수 :
57,207

작성
16.03.06 20:27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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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일상

DUMMY

추운 겨울이 끝나기 시작하는 2월 달. 어째서인지 카페는 조금 한적했다. 민족 대명절인 설이 다가와서 그런 걸까?


손님이 많이 없는 카페를 보면서 사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긴, 손님이 정말로 없으니 말이다. 그는 다시 한 번 한숨을 푹 내쉬고 스마트폰을 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수연은 그의 그런 모습을 보고는 옆으로 슬금슬금 멀어졌고 성규는 덩달아 한숨을 푹 내쉬더니 사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계속 그렇게 한숨 쉬면 있던 손님도 다 떨어져 나갈 거예요.”


성규가 그렇게 말하자 사장은 도끼눈을 뜨고 그를 노려보았다. 그렇지만 성규는 가만히 고개를 돌려서 그의 시선을 회피했다. 사장은 다시 한숨을 내쉬려고 하다가 성규가 한 말이 신경이 쓰였는지 혀를 한 번 찼다.


“한숨이 안 나오게 생겼냐? 손님이 이렇게나 없는데?”


“별 수 있어요? 명절이 다가오잖아요. 돈을 쓰기가 조금 힘들어지는 시기라고요. 이 말 추석 대목에 사장님이 한 말이잖아요. 까먹었어요?”


“그 때는 이거보다 장사가 안 될 때였잖아. 근데 방송을 탄 후부터는 장사가 안 된 적이 있었냐?”


성규는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아 그렇네 라는 표정을 지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이 말한 대로 방송에 나온 후부터는 손님이 끊긴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점심시간이 끝난 시간부터는 잠시 손님이 없었지만 그래도 간간히 손님이 계속 있었다.


사장은 다시 한 번 홀을 쳐다보았다. 이제 홀에 남아있는 손님은 두세 명뿐이었다. 그는 그들을 보며 가만히 생각에 잠겼고 수연은 그런 그를 지나서 홀을 닦으러 나갔다.


잠시 후 수연이 돌아오자 생각을 끝마친 것 같은 사장이 그녀와 성규를 불러들였다.


“남은 손님들 나가시면 조금 이르긴 한데 둘이 나가서 점심 먹고 와.”


그 말에 성규는 손목시계를 한 번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 점심 먹으러 나갈 때를 생각하면 분명 이른 시간이었다. 수연은 그가 한 말이 조금 그런지 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사장은 그런 그녀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그가 그녀에게 말하려고 입을 열자 수연이 그보다 먼저 입을 열어 말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사장님도 같이 먹으러 가는 건 어때요?”


수연이 한 말에 사장은 의문을 품은 얼굴로 자신을 가리켰고 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보던 성규는 흥미롭다는 얼굴로 보기 시작했고 말이다.


그 때 가게에 남아 있던 마지막 손님들이 밖으로 나갔다. 세 사람은 그 손님들을 배웅해주고 청소를 하기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 준비를 할 때 사장이 그들에게 말했다.


“손님 오는 거 보고 같이 갈게 그럼.”


사실상 승낙한 거나 다름없는 말이었기 때문에 수연은 기뻐했고 성규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사장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럼 오늘 점심은 비싼 거 먹어도 되는 거죠?”


사장은 뜬금없이 그런 말을 하는 성규를 보더니 얼굴을 찌푸렸다.


“뭔 소리야? 그냥 식대에 맞춰서 먹어.”


“에이~ 처음으로 다 같이 식사하러 가는 건데 허락해줘요.”


그 처음이라는 말에 사장은 수연을 한 번 보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수연은 성규를 한 번 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기대하고 있다는 눈빛으로 사장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빛을 본 사장은 졌다는 듯 한숨을 푹 내쉬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얼른 청소나 해.”


성규는 이겼다는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수연을 향해 엄지를 척 내밀었고 수연은 덩달아 엄지를 척 내밀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고 있던 사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두 사람과 함께 카페의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청소가 끝이 나고 쉬는 시간의 세 사람은 유니폼을 입은 그대로 카페에서 나왔다. 마지막으로 사장이 밖으로 나와 문을 잠그고 문 앞에 붙여 놓은 ‘잠시 외출 중입니다’ 라는 팻말을 보았다. 한 동안은 쓸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장님 뭐해요? 빨리 와요.”


성규가 그를 부르자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래서 어디로 갈지 생각은 해 뒀어?”


“글쎄요. 말은 그렇게 하긴 했는데 이 근처 식당 중 가장 맛있는 데는 늘 가던 거기잖아요.”


성규가 그렇게 말하자 사장과 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수연은 그래도 혹시 괜찮은 식당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없다고 생각이 드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근데 사장님은 왜 매 번 카페에서 밥을 드세요? 도시락 싸오세요?”


“어? 음. 도시락 싸오지. 나라도 식대로 나가는 돈을 좀 아끼자는 의미에서. 물론 도시락은 한 끼만 싸와. 저녁은 너도 알다시피 나가서 먹고 오고.”


“질리시겠다. 사장님이 직접 싸시는 거예요?”


“어지간하면 내가 싸고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동생이 와서 싸줘.”


동생이라는 말에 수연은 고개를 갸웃했다. 사장님한테 동생도 있었나? 성규는 그런 그녀의 눈빛을 보더니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모를 수밖에 없지. 우리 사장님은 원체 자기 이야기를 안 하는 남자니까.”


“내가 말 안 해줬구나. 동생 있어. 너랑 동갑의.”


“그리고 완전 왈가닥이지. 나도 걔 앞에서는 쪽도 못써.”


그 말을 들은 사장은 성규를 한 번 노려보았다. 하지만 성규는 언제나의 방식 그대로 시선을 돌려서 그의 눈을 회피했고 사장은 혀를 차고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수연은 두 사람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무슨 생각이라도 하는 걸까? 그리고 그 생각 시간이 끝났는지 사장에게 말했다.


“한 번 만나보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길래 성규 오빠가 저러는지 궁금해요.”


그 말을 들은 사장은 수연을 한 번 쳐다보더니 피식, 웃으면서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 조작하기 시작했다. 성규는 그런 사장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인 의미에 대해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그 의미를 알아차렸는지 탄성을 내뱉었다.


“설마 와요!?”


“어. 당연히 오지. 설날이잖아.”


그 말을 들은 성규는 한숨을 푹푹 내쉬기 시작했다. 그걸 본 수연의 궁금증은 점점 더 강해지는 것 같았다.


“아마 내일이나 가게에 올 거야. 그 때 보면 되겠네.”


수연은 고개를 끄덕였고 성규는 마음에 안 드는지 혀를 차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장은 그런 그를 보면서 가만히 웃을 뿐이었고 말이다.


그리고 세 사람은 이야기를 한창 하고 있을 때, 그들은 언제나 가던 그 식당에 도착할 수 있었다.



식사를 끝마치고 난 세 사람은 느긋하게 가게로 돌아갔다. 어차피 손님은 없을 테니 딱히 걱정은 없는 것 같았다. 물론 그들의 예상대로 가게 앞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고 말이다. 사장은 가게 앞에 붙어 있는 팻말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가게 문을 열고 그 팻말을 치웠다. 그리고 창고에 들어가 치약과 칫솔을 가지고 나왔다.


“나 먼저 양치질 좀 하고 올게.”


그렇게 말하고 사장은 양치질을 하러 화장실로 향했다. 수연과 성규는 그런 그를 보고 서로 잡담을 하며 청소를 하기 시작했다. 그 때, 가게의 현관종이 울렸고 두 사람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손님을 향해 말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는 휴식처. ‘쉬는 시간’입니다~”


가게에 들어온 손님은 화장을 진하게 한 중년의 여성이었다. 여성은 들어오자마자 곧장 카운터로 향했다. 그 여성이 성규를 지나쳐 지나갈 때 그는 순간 인상을 찌푸렸다. 여성이 카운터로 오자 수연은 재빨리 카운터로 돌아왔다.


“주문하시겠어요?”


“여기가 고민을 들어준다는 카페인가요?”


어딘가 경박한 목소리. 여타의 중년 여성들과 별 다를 바 없었다. 수연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여성은 가만히 메뉴판을 보더니 하나를 가리켰다.


“그럼 고민커피, 카푸치노로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잠시만 저 쪽에 앉아서 기다려주시겠어요?”


수연은 상담석을 손으로 가리켰고 여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상담석으로 가더니 거기에 있는 책장에서 잡지를 한 부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 때 성규가 조용히 카운터로 들어왔다. 그리고 그 여성을 한 번 보더니 수연을 향해 조용하게 말했다.


“저 아줌마 화장품 냄새 장난 아니더라. 화장품으로 씻고 온 줄 알았어.”


수연은 여성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그녀와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다시 시선을 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잖아요. 저 분도 여성인데.”


“그래도 난 저 냄새가 싫어.”


수연은 한숨을 내쉬었고 성규는 다시 홀로 나갔다. 수연은 그런 그를 보면서 또 다시 한숨을 내쉬었고 말이다. 그 때, 여성이 말했다.


“아가씨. 계속 그렇게 한숨 쉬면 주름살만 생겨요.”


그 말을 들은 수연은 싱긋 웃을 뿐이었다. 그 때 사장이 양치질을 끝냈는지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상담석에 앉아 있는 여성에게 웃으면서 꾸벅 인사를 하고는 카운터로 들어왔다. 그는 칫솔과 치약을 포스기 밑에 넣더니 여성을 보며 말했다.


“뭐 주문 하셨어?”


“카푸치노 주문하셨어요.”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핸드밀을 들고 와 원두를 그 안에 채워 넣더니 느긋하게 원두를 갈기 시작했다. 고민 커피 만들기의 시작이었다.



이윽고 커피가 완성이 되었고 사장은 커피 두 잔을 가지고 여성에게로 갔다. 여성에게 카푸치노를 건네주고 자리에 앉았다.


“어떤 고민이 있으셔서 오셨나요?”


“별 고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문가 분의 의견을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그래요. 예전에 저희 딸내미가 여기서 고민 상담을 받았는데 아 글쎄 듣고 나서는 고민이 싹 해결 됐다 그래서 한 번 와보고 싶었거든요.”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맡은 내담자가 고민을 깨끗하게 해결했다고 하니 어쩐지 기분이 좋아졌다. 여성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자기의 고민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 건지 입을 열었다.


작가의말

이번 화는 명절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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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고민, 상담 16.03.07 184 0 9쪽
»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일상 16.03.06 223 0 10쪽
13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후일담 16.03.04 183 0 7쪽
12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상담 16.03.03 251 0 7쪽
11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고민 16.03.02 265 0 6쪽
10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일상 16.03.01 250 0 11쪽
9 02. 예비 고 3인 학생 - 후일담 16.02.29 278 0 5쪽
8 02. 예비 고 3인 학생 - 상담 16.02.24 260 0 8쪽
7 02. 예비 고 3인 학생 - 고민 16.02.23 272 0 6쪽
6 02. 예비 고 3인 학생 - 일상 16.02.22 230 0 7쪽
5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후일담 16.02.01 254 0 11쪽
4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상담 +1 15.12.16 295 1 12쪽
3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고민 15.12.07 254 0 8쪽
2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일상 15.12.06 284 0 14쪽
1 프롤로그. 서울의 여기저기, S 카페 편 15.12.03 44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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