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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의 작은 책방

커피 한 잔에 고민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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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2.03 18:05
최근연재일 :
2016.03.07 23:1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25
추천수 :
4
글자수 :
57,207

작성
16.02.24 18:50
조회
260
추천
0
글자
8쪽

02. 예비 고 3인 학생 - 상담

DUMMY

“제일 좋은 방법이자 제일 어려운 방법은 학생이 직접 성과를 내서 부모님께 보여주는 거예요. 그러면 부모님도 학생을 인정 할 테고, 학생은 꿈을 이룰 수 있겠죠?”


맞는 말이었다. 성과를 보여주면 부모님도 인정을 해줄 테니까 말이다. 분명 좋은 방법이다. 그렇지만 그 성과를 내기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방법이다. 사실 가장 좋고 빠른 방법은 어려운 법이니까 말이다.


‘여기서 각오를 봐야 돼. 중요한 건 이 학생이 그럴 각오가 되어 있는지 되어 있지 않은 지 그것을 봐야 돼.’


남학생은 조금 망설이는 것 같았다. 아마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 남학생은 밴드에 관심이 있어서 밴드부에 들어갔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정말로 밴드를 하고 싶고, 그런 쪽으로 하고 싶다면 한 번쯤은 생각을 해봐야할 것. 청소년 밴드 대회 같은 데 출전 하는 것을 말이다.


“아마추어 밴드라면 한 번쯤은 거쳐야할 무대죠. 분명 어렵지만, 그래도 그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입상을 할 수 있다면 너희 부모님도 학생을 인정해주겠죠?”


남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어려운 주문이죠? 하지만 한 번 쯤은 생각해봐야할 문제에요. 아니면…….”


사장이 말끝을 조금 흐리자 학생은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장은 고민을 하는지 커피 잔을 빙글빙글 돌리고 있었다. 아직 따끈따끈한 커피 위에 있는 거품이 빙글빙글 돌며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좋은 방법은 없는 것일까? 부모님도 만족시키면서 학생의 꿈을 무너뜨리지 않을 방법이.


커피의 소용돌이가 점점 멈추기 시작할 때, 사장은 무언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남학생은 그 미소의 참뜻을 이해하지 못했는지 그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사장이 말했다.


“그럼, 얼마 뒤에 있을 길거리 공연에 부모님을 데리고 가는 건 어때요?”


“부모님을요?”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거기에 데리고 가서 부모님이 학생이 직접 공연하는 걸 보여주고, 거기서 학생이 정말로 밴드를 하고 싶고, 꼭 음대 쪽으로 가고 싶다는 걸 보여주면 부모님도 이해해주실 거예요.”


남학생은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사장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마추어 예술가들이 자기가 이 일을 꼭 하고 싶다, 그리고 난 이 일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는 대회 같은 곳에 나가서 수상을 하거나 아니면 직접 자신의 예술 작품을 보여주는 방법이 있어요. 이건 제 생각이지만 학생은 아직 전자의 방법은 택할 준비가 안 되어있는 것 같으니 후자의 방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후자의 방법은 전자의 방법보단 확실하진 않지만 그래도 각오를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요.”


남학생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한 잔 마셨다. 그의 말대로 그 두 가지의 방법이 가장 좋고, 분명 그는 대회 같은 데 나가서 수상하거나 할 정도로 준비가 되어있지는 않기 때문에 그가 제시한 두 번째 방법이 가장 적합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제 공연을, 저희들의 공연을 보러 올까요?”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하면 되요. 부모님은 원래 자식 편이라서 자식이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면 그 날 너무 바쁘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한 번 가서 보려고 해요. 저희 부모님도 그랬어요. 예전에 다른 카페에서 일할 때 부모님을 모시고 간 적이 있거든요. 그리고 거기서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부모님은 그걸 보고 절 인정해주셨어요. 그리고 그 후에 자격증을 따서 제대로 제 각오를 보여줬죠.”


그렇게 말하는 사장의 얼굴은 어딘가 모르게 씁쓸해보였다. 하지만 남학생은 그 빛을 눈치 채지 못했는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내서 조작하더니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사장은 그런 그의 의도를 알았는지 슬쩍 웃으면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 후에는 밴드도 열심히 해야 되지만 아직 학생이니까 공부에도 신경을 써야 되요. 성적도 잘 나오면 분명 부모님은 학생을 인정해줄 거예요. 우리 애는 예체능으로 나갈 각오가 되어있고 준비도 제대로 하고 있다면서요.”


사장이 그렇게 말하자 학생은 알겠다는 듯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고 잔에 남아있는 커피를 전부 다 마셨다. 달콤하고 씁쓸한 카라멜 마끼아또가 그의 목을 타고 넘어갔다. 그 때, 그의 스마트폰이 웅웅 하고 울리고 남학생은 점퍼 주머니에서 그것을 꺼냈다. 그걸 본 그는 굳게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그럼 이제 가봐야겠어요. 친구들이 절 찾아서요.”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는 그의 잔에 남아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꼭 잘 되길 바랄게요. 그 일이 해결되면 저희 카페에 자주 놀러 와요. 알겠죠?”


“네. 감사합니다.”


남학생은 홀가분한 얼굴을 하고 카페에서 밖으로 나갔다. 사장은 그의 뒷모습을 보더니 천장을 바라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자 카운터에서 그의 상담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성규가 그의 뒤로 다가왔다.


“참 수고가 많으시네요.”


아까 점심을 먹으러 나가기 전 수연이 사장에게 했던 말이었다. 사장은 고개를 조금 더 재끼고 피식 웃었다.


“그래. 언제나 수고가 많지.”


그렇게 말하곤 고개를 내리고 트레이에 커피 잔을 담고 테이블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분주히 정리할 때 성규가 말했다.


“밴드라. 좋죠. 저도 예전에 밴드 했었는데.”


“그래? 뭐 했는데?”


“보컬 겸 베이스였죠. 사장님, 저 보컬 했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잖아요?”


“성규 오빠 노래 잘 불러요?”


가만히 카운터를 보고 있던 수연이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며 말했다. 사장은 고개를 돌려서 그녀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잘 불러요. 엄청.”


수연은 대단하다는 눈으로 성규를 쳐다보았다. 성규는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좌우로 젓더니 손을 휘휘 내저었다. 수연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그를 바라보았고 사장은 그런 두 사람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수연은 고개를 돌려 사장을 보더니 그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사장님. 사장님도 저한테 말 놓으셔도 되는데, 안 놓으실 거예요?”


“글쎄요. 불편해요?”


수연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은 많이 불편한가? 라고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말 놓으면 되지?”


“네! 그러니까 얼마나 편하고 좋아요.”


“어이쿠. 사장님 결국 수연이한테 져버렸네?”


사장은 헛웃음을 짓더니 고개를 젓고 다시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성규는 그런 그를 보고는 어깨를 으쓱하면서 카운터로 돌아갔고 수연도 그를 따라서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사장도 이제 자리를 다 치웠는지 정리한 것을 가지고 카운터로 돌아왔다. 그 때, 카페의 현관종이 울리고 두 명의 여자 손님이 안으로 들어왔다. 수연과 성규, 그리고 정리 한 것을 싱크대에 넣던 사장도 함께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의 마음의 휴식처. 쉬는 시간입니다~”


작가의말

이제야 말씀드리는 거지만 이 소설은 일상-고민-상담-후일담 이렇게 네 파트로 나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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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고민 16.03.02 265 0 6쪽
10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일상 16.03.01 251 0 11쪽
9 02. 예비 고 3인 학생 - 후일담 16.02.29 278 0 5쪽
» 02. 예비 고 3인 학생 - 상담 16.02.24 261 0 8쪽
7 02. 예비 고 3인 학생 - 고민 16.02.23 272 0 6쪽
6 02. 예비 고 3인 학생 - 일상 16.02.22 230 0 7쪽
5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후일담 16.02.01 254 0 11쪽
4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상담 +1 15.12.16 295 1 12쪽
3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고민 15.12.07 254 0 8쪽
2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일상 15.12.06 285 0 14쪽
1 프롤로그. 서울의 여기저기, S 카페 편 15.12.03 44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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