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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의 작은 책방

커피 한 잔에 고민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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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2.03 18:05
최근연재일 :
2016.03.07 23:1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17
추천수 :
4
글자수 :
57,207

작성
16.02.23 11:09
조회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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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6쪽

02. 예비 고 3인 학생 - 고민

DUMMY

제 고민은 별 건 아니지만……. 아마 다른 애들도 저랑 비슷할 거예요. 저 이제 고 3 올라가잖아요. 아, 역시 알고 계시네요. 네. 진로 문제에요. 저도 이제 진로에 대해서 생각해야 되니까요. 그래야 대학도 결정하고 앞으로 할 일도 정할 수 있잖아요?

아, 혹시 지금 상담하는 내용은 전부 비밀로 해주실 수 있으세요? 아, 가능하시다고요? 감사합니다. 제 사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잖아요. 그래서 한 번 더 확인하고 싶었어요.

아무튼, 제가 지금 하고 싶은 건 밴드를 만들어서 정식으로 데뷔 하는 거예요. 여기서 상담 끝나면 같이 애들이랑 만나서 며칠 있다가 할 길거리 공연 연습하러 가거든요. 이래봬도 학교에서는 밴드부에 들어가 있고 한 달에 한 번씩은 거리 공연을 해요. 이번 공연도 그 한 달에 한 번 하는 거고요.

제가 무슨 악기 하냐고요? 전 드럼을 맡고 있어요.

아, 암튼. 그래서 나중에 대학교도 음악을 전공하는 대학으로 진학을 하고 싶고, 그 쪽으로 알아도 보고 부모님에게도 얘기를 해봤는데…….

네. 부모님은 반대하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역시라면 역시라고 해야 할까……. 예상은 했던 건데 그래도 직접 들으니까 조금 그렇더라고요.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그렇게 반대하는 걸까, 라면서요. 그 이유는 아마 아저씨도 아실 거예요. 아, 아저씨 아니라고요? 그럼 뭐라고……. 그냥 사장님이라고 부르면 되요? 암튼, 사장님도 알고 있잖아요. 돈이 안 된다. 밴드 같은 건 나중에 취미로 해도 된다, 뭐 이런 거요.

그래서 부모님이랑 좀 크게 싸웠어요. 어렸을 적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전 정말로 제가 하고 싶은 걸 말씀을 드렸는데……. 그렇게 말을 해버리니……. 그래서 싸워버린 것 같아요.

부모님 말씀도 하나 틀린 거 없어요. 솔직히 사장님이 생각해도 그렇잖아요. 밴드라는 건 취미로 해도 되는 거고, 일단은 대학에 들어가서 빨리 군대를 다녀오고 졸업장을 따서 직장을 가지고, 돈을 버는 게 중요하잖아요. 밴드는 진짜 그 뒤에 해도 누가 뭐라 그러겠어요. 그래도…….

어떻게 하면 될까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물론 제 꿈을 포기하는 게 맞겠지만 그래도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사장은 남학생의 말이 끝날 때까지 가만히 앉아서 커피를 마실 뿐이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 눈을 감고 조는 듯 고개를 꾸벅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금방 끝나고 눈을 떠서 남학생에게 말했다.

“마음이 아프겠네요.”

남학생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단 맛이 입 속으로 들어가니 침울한 기분이 조금은 가시는 것 같았다.

“사장님의 부모님은 카페 하신다고 했을 때 반대하거나 하지는 않으셨어요?”

“당연히 반대했죠. 카페를 할 시간에 다른 일을 한다면 분명 더 성공할 수 있을 거라면서 말이죠. 물론 틀린 말은 아니에요. 다 우리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지만.”

어째서일까?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순간 사장의 얼굴에 그늘이 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이라 남학생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사장이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이었다.

“지금 제가 하는 말이 학생이 가진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아요. 알고는 있죠?”

남학생은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사장이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도 지금 제가 학생한테 해주는 말이 학생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 하는데 지표를 제시해줄 수 있을 거예요.”

사장은 말을 마치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잔이 많이 비어있는 것을 보고는 난처하다는 듯 볼을 긁적였다.

‘아무래도 커피가 조금 더 필요할 거 같은데.’

평소라면 이렇게 마시지는 않을 텐데 무슨 바람이 분 걸까? 잔을 조금 더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커피 한 잔만 더 가지고 올게요.”

“네.”

사장은 잔을 가지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아까 마시던 대로 커피를 만들었다. 그 때, 현관종이 딸랑 하고 울렸다. 그는 고개를 돌려서 문 쪽을 바라보았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의 마음의 휴식처. 쉬는 시간……. 아, 다녀왔어?”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그 말을 들은 것은 다름 아닌 밖에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온 성규와 수연이었다. 성규는 손을 흔들어서 그에게 인사를 하더니 짖굳게 웃으며 말했다.

“사장님. 다음부터는 식대로 좀 더 주셔야겠어요. 수연이가…….”

“성규 오빠! 말하지 마요!”

“뭐야. 벌써 둘이 오빠 동생 하는 사이야? 빠른데?”

사장은 웃으면서 커피를 가지고 카운터에서 나와 다시 테이블로 돌아갔다. 그리고 티격태격하고 있는 성규와 수연에게 말했다.

“나 상담 중이라서 그런데 빨리 카운터 좀 보면 안 돼?”

“아, 네.”

수연은 대답을 하고 재빨리 카운터로 들어갔고 성규는 느긋하게 카운터로 가 앞치마를 입었다. 사장은 두 사람을 보고 빙긋 웃어주고는 앉아서 기다리던 남학생에게 말했다.

“그럼 계속 해볼까?”

남학생은 고개를 끄덕였고 사장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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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고민, 상담 16.03.07 183 0 9쪽
14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일상 16.03.06 222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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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상담 16.03.03 251 0 7쪽
11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고민 16.03.02 265 0 6쪽
10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일상 16.03.01 250 0 11쪽
9 02. 예비 고 3인 학생 - 후일담 16.02.29 278 0 5쪽
8 02. 예비 고 3인 학생 - 상담 16.02.24 260 0 8쪽
» 02. 예비 고 3인 학생 - 고민 16.02.23 272 0 6쪽
6 02. 예비 고 3인 학생 - 일상 16.02.22 229 0 7쪽
5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후일담 16.02.01 254 0 11쪽
4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상담 +1 15.12.16 295 1 12쪽
3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고민 15.12.07 253 0 8쪽
2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일상 15.12.06 284 0 14쪽
1 프롤로그. 서울의 여기저기, S 카페 편 15.12.03 439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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