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Kardi의 작은 책방

커피 한 잔에 고민 한 스푼

웹소설 > 자유연재 > 일반소설, 드라마

Kardi
작품등록일 :
2015.12.03 18:05
최근연재일 :
2016.03.07 23:1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12
추천수 :
4
글자수 :
57,207

작성
16.03.04 20:06
조회
182
추천
0
글자
7쪽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후일담

DUMMY

그렇게 청소가 끝이 났고 성규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창고로 들어갔고 수연은 그런 성규를 보며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글라스 잔과 빈 접시를 몇 개 꺼내서 넓은 테이블로 향했다. 그 사이에 성규는 창고에서 위스키를 한 병 꺼내 그녀를 따라 홀로 나왔고 말이다. 그는 위스키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테이블을 대충 정리하고 있는 수연에게 말했다.


“진짜로 안 마실 거야? 평소에는 마시기 힘든 술인데?”


수연은 여전히 마실 마음이 없는지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성규는 아쉽다는 눈으로 그녀를 보더니 카운터에 있는 냉장고로 가 과일을 꺼내서 가져갔다. 그 때 카페의 문이 열리고 사장이 봉지를 든 채 안으로 들어왔다.


“안주 사왔다~”


사장은 봉지에 든 것을 전부 테이블에다가 쏟았다. 그가 사 온 것은 크래커나 소시지가 대부분이고 술을 안 마시겠다는 수연이 마실 음료수도 있었다. 성규는 그걸 보고 마음에 안 든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사장님. 이런 거 말고 다른 안주는 없었어요?”


“저녁에 과일 사다놓은 거 있잖아. 가서 그거나 가져와.”


성규는 툴툴거리면서 냉장고로 가서 과일이 든 봉지를 꺼내더니 싱크대에서 그것을 씻기 시작했다. 그리고 과도를 챙기고 와 테이블로 돌아왔다. 사장은 과일 봉지에서 사과를 하나 꺼내더니 능숙한 솜씨로 깎기 시작했고 말이다. 수연과 성규는 그 모습을 보며 그의 양 옆에 앉았다.


“근데 저 진짜로 그냥 남아 있어도 되요?”


수연이 눈치가 보이는지 그렇게 물었다. 그 말에 사장은 웃으면서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술을 안 마시더라도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가보다. 우리 사장님은.”


수연은 그 말을 듣고 멋쩍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은 손질이 끝난 과일을 접시에 담고 크래커 등의 포장을 뜯어서 다른 접시에 담고 성규에게 눈짓을 했다. 성규는 위스키의 병을 따더니 잔 두 개 에다가 조금씩 담고 남은 잔 하나에는 음료수를 담았다. 그리고 사장과 수연에게 잔을 건네주었다.


“수연이 오고 난 다음에 처음 하는 술자리인가?”


“그렇죠. 오랜만에 마시는 술이네요. 뭐, 한 명은 아니지만 말이에요.”


수연은 그 말을 듣고는 볼을 긁적였다. 사장은 괜찮다는 듯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여주고는 잔을 들어올렸다.


“그럼 오랜만에 하는 술자리니까 가볍게 인사라도 하면서 해볼까? 아무튼 반갑습니다. 그리고 환영합니다~”


사장은 잔을 높이 들면서 그렇게 말하자 성규와 수연도 제창하면서 잔을 높이 들었다. 사장이 내리자 그들도 내리고 같이 마시기 시작했다.



“그래서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는 나왔었지. 사실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그래도 내가 안 나가면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 말이야.”


성규가 그렇게 말하자 수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크래커를 하나 입에 물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는 사장은 싱긋 웃으면서 가만히 술을 마실 뿐이었고 말이다.


“저도 뭐……. 남자 친구랑 싸우고 나서 그냥 일을 그만뒀으니까요. 뭐랄까. 그냥 계속 있으면 걔랑 또 싸울 거 같고. 뭐 그래서 그랬죠.”


“너도 전에 일했던 데서 고생이 많았구나. 그래도 잘 왔어. 여기서는 그런 고생할 일은 없을 거야. 사장님이 얼마나 좋은데!”


성규는 말을 마치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 그는 취기 때문에 기분이 좋은 것인지 싱글싱글 웃으면서 크래커를 하나 입 안에 넣었다.


“이제 사장님이 얘기 한 번 해봐요. 사장님도 할 얘기가 많잖아요? 하루에 10명이나 상담해주니까 말이에요.”


수연이 그런 말을 하고 그를 쳐다보다 그는 술을 한 모금 더 마시더니 잔을 내려놓았다. 성규도 그에게로 시선을 돌리자 그가 말했다.


“수연이 말대로 난 이래저래 손님들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지.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듣고 그거에 대해서 불만도 은근히 많아.”


성규는 알고 있는지 가만히 있었고 수연은 조금 의외라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사장은 말을 잠시 멈추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


“술 맛 좋네. 물론 나는 상담하는 걸 좋아해서 이런 일을 하고 있어. 좋아하는 일을 하는데 왜 불만이 있냐고 묻고 싶겠지만 이래봬도 불만 많아. 별 시답잖은 걸로 상담을 해달라고 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거든.


제일 많은 경우는 여고생들이겠지? 뭐, 이해는 해. 한참 고민이 많을 나이니까. 짝사랑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가장 좋을까, 얼마 전에 도서관에 갔는데 누가 내 번호를 따갔다. 그래서 이거 그린 라이트인가? 만약 그린 라이트면 난 어떻게 하는 게 가장 좋은가? 사실 이런 건 상담자한테 물어볼 필요도 없이 다른 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더 쉽게 알 수 있잖아. 여고생은 아니지만 오늘도 분명 그런 손님이 있었지. 대답은 분명히 정해져 있는데 그게 고민이라고 나한테 상담을 요청했잖아.”


수연과 성규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게 누구인지, 어떤 일을 가지고 상담을 했는지 말이다. 사장이 말을 이었다.


“결국 제일 좋은 방법, 그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최대한 생각해서 상담 해줬지만 결과가 어떨지는 아무도 몰라. 이제 남은 건 그 사람이랑 하늘에 달린 거야. 진인사대천명이라고 하던가? 암튼, 그런 거야.”


사장은 말을 끝내고 술을 한 모금 더 마셨다. 목이 타는 것 같았다. 그리고 크래커를 하나 집어서 먹고 싱긋 웃었다.


“이야기가 너무 어둡지? 그럼 어디, 다른 이야기를 해볼까?”


성규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학창 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연은 방금 사장의 말을 듣고 고민에 빠져들었다. 결국 상담이란 건 그 일을 해결하는데 길을 제시해주는 것이지 완전하게 해결해주는 것은 아닌 것이다. 알고는 있지만 상담자에게서 그 말을 직접 들으니 뭔가 느낌이 달랐다. 씁쓸하다고 해야 할까?


사장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는 그녀를 한 번 보더니 그녀를 향해 말했다.


“그런 얼굴 하고 있으면 더 빨리 늙는다?”


그 말을 들은 수연은 화들짝 놀라더니 사장을 한 번 노려보고는 웃으면서 두 사람의 이야기에 동참했다. 그리고 그녀도 그녀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이번 화는 열심히 일하시는 회사원 분들이 가지는 고민을 한 번 적어봤습니다. 사실 모든 회사원분들이 이렇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없다고는 할 수 없겠죠.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모르는 사람도 많이 있으니까요.

새삼스래 말하는거지만 제 소설은 허구의 이야기입니다. 물론 지명은 허구가 아니지만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커피 한 잔에 고민 한 스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5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고민, 상담 16.03.07 183 0 9쪽
14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일상 16.03.06 222 0 10쪽
»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후일담 16.03.04 183 0 7쪽
12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상담 16.03.03 250 0 7쪽
11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고민 16.03.02 264 0 6쪽
10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일상 16.03.01 250 0 11쪽
9 02. 예비 고 3인 학생 - 후일담 16.02.29 278 0 5쪽
8 02. 예비 고 3인 학생 - 상담 16.02.24 260 0 8쪽
7 02. 예비 고 3인 학생 - 고민 16.02.23 271 0 6쪽
6 02. 예비 고 3인 학생 - 일상 16.02.22 229 0 7쪽
5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후일담 16.02.01 254 0 11쪽
4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상담 +1 15.12.16 294 1 12쪽
3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고민 15.12.07 253 0 8쪽
2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일상 15.12.06 284 0 14쪽
1 프롤로그. 서울의 여기저기, S 카페 편 15.12.03 438 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