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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의 작은 책방

커피 한 잔에 고민 한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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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di
작품등록일 :
2015.12.03 18:05
최근연재일 :
2016.03.07 23:14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21
추천수 :
4
글자수 :
57,207

작성
16.02.22 12:46
조회
229
추천
0
글자
7쪽

02. 예비 고 3인 학생 - 일상

DUMMY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햇살이 따사로운 주말의 점심시간, 수연의 인사를 받으며 하얀 점퍼를 입은 여고생티를 아직 다 벗지 못한 두 여성이 카페에서 나갔다. 그 손님들을 마지막으로 카페에 남아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수연은 많은 손님들을 받아서 그런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테이블을 닦기 위해 행주를 가지고 카운터에서 나갔다. 그러다가 상담석에 앉아 있는 사장을 발견하곤 그에게 다가갔다.

“사장님. 언제나 수고가 많으시네요.”

“응? 아니에요. 제가 상담하는 동안에 카페를 봐주는 수연 씨나 성규가 수고가 많죠.”

사장이 손을 절레절레 저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고는 자리에 놓인 잔을 들고 카운터로 돌고 갔다. 수연은 그가 가자 상담석을 닦기 시작했고 말이다.

상담석, 자신과 사장을 만나게 해준 자리. 그래서인가? 상담석을 볼 때마다, 그 자리를 닦을 때마다 뭔가 느낌이 달랐다. 자신의 고민을 해결해준 자리라서 그런가?

“뭐하냐?”

한참 그녀가 테이블을 닦고 있을 때 그녀의 교육 담당이자 카페 쉬는 시간의 단 하나 뿐인 직원인 성규가 그녀의 등 뒤로 다가왔다. 수연은 순간 깜짝 놀라서 조그맣게 비명을 내질렀고 얼른 고개를 돌려보았다.

“놀랬잖아요!”

수연의 항의에 성규는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 그녀가 열심히 닦고 있는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녀가 그 자리를 왜 그렇게 열심히 닦는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가끔 예전에 상담 받고 간 사람들 중에서도 이 자리에 애착을 가지는 사람이 많더라. 자기가 끙끙 앓고 있던 고민을 해결해준 자리라서 그렇다는 거 같더라.”

그녀의 마음을 정확히 꿰뚫은 말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무의식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성규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빨리 다른 자리도 닦고 와. 밥 먹으러 가자.”

“네? 밥이요?”

뜬금없는 밥 먹자는 말. 다른 데로 데리고 나가서 먹을 생각인 걸까? 성규는 고개를 끄덕이고 행주를 가지고 다른 자리로 갔다. 그녀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다가 재빨리 그의 뒤에 따라 붙었다.

“혹시 밖에 나가서 먹어요?”

“그래.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서 먹을 거야. 사장님은 아마 남아 있을 거고.”

“혼자요?”

성규는 고개를 끄덕이고 비어 있는 자리를 행주로 닦기 시작했다. 수연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그를 보더니 일단은 테이블을 닦았다.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카페 내의 테이블을 다 닦자 성규는 카운터로 가서 앞치마를 벗었다. 그리고 카운터에 서 있는 사장에게 말했다.

“사장님. 그럼 저랑 수연이 밥 먹고 올게요.”

“어. 그래. 갔다 와라.”

성규는 고개를 끄덕이고 수연에게 이리로 오라고 손짓을 했다. 수연이 오자 사장이 그녀에게 웃어보였다.

“가서 인사 잘 드리고 맛있게 먹고 와요.”

수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앞치마를 벗어서 카운터 밑에다가 넣었다. 그리고 사장을 흘끔 보더니 조심스레 성규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가자 사장은 가만히 앉아서 다리를 꼬고 앉아서 스마트폰을 보기 시작했다. 그 때, 카페의 현관종이 울리고 손님이 안으로 들어왔다. 쉴 시간 같은 건 없는 건가 역시. 사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입구에 들어온 손님을 보며 방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의 마음의 휴식처. 쉬는 시간입니다.”

카페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직 어린 티를 다 벗지 못한 학생이었다. 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서슴없이 카운터 쪽으로 걸어왔다. 그리고 조심스레 사장에게 말했다.

“여기가 고민 들어주는 카페 맞나요?”

“네. 맞습니다. 고민 상담 받으시게요?”

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은 그런 그를 보고 캐셔에 나와 있는 시간을 확인했다. 2시 30분. 한동안은 손님이 없을 시간이었다.

‘시간대는 괜찮은데 또 언제 손님이 올지를 모르니 조금 곤란하네.’

하지만 상담을 받고 싶어서 직접 여기까지 찾아온 손님이니 어떻게 거절을 할 수 있겠는가. 사장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그에게 말했다.

“네. 준비해드릴까요?”

“네. 그렇게 해주세요.”

“6000원입니다. 커피는 무엇으로 준비해드릴까요?”

남학생은 고민을 하는지 메뉴판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리고 결정을 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카라멜 마끼아또로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저 쪽에 앉아서 책이라도 한 권 보시면서 기다리시면 되요.”

“조금 빨리는 안 될까요?”

“죄송합니다. 원두를 직접 갈아서 하는 거라 시간이 조금 걸려요. 10분 정도만 기다리시면 되요.”

남학생은 마음에 안 드는지 그를 한 번 보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사장이 안내한 자리로 갔다. 그런 그를 본 사장은 난처하다는 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바쁜가보네.’

그는 고개를 젓고는 언제나 애용하는 핸드밀에 준비해둔 원두를 넣고 손잡이를 돌리기 시작했는데 드르륵 하는 소리가 카페에 틀어 놓은 잔잔한 가요와 함께 어우러져 울려 퍼졌다. 사장은 그러는 와중에 남학생이 심심하다고 생각한 건지 그에게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그 남학생은 스마트폰을 심각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뭘 본다고 저렇게 표정이 안 좋은 걸까? 하지만 잠시 후 그 남학생이 웃기 시작했다. 웃긴 거라도 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사장이 웃으면서 그를 향해 말했다.

“혹시 고등학생이에요?”

남학생은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고 그를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제 고 3 올라가요.”

“아~ 그렇구나. 어쩐지 고등학생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남학생은 그 말을 듣고 다시 고개를 끄덕이고 스마트폰으로 고개를 돌렸다. 사장은 다시 한 번 더 난처하다는 얼굴을 하고는 그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핸드밀을 돌리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남학생이 마실 커피가 완성이 되었는지 사장은 먼저 준비된 커피를 트레이에 담고 자신의 마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서 함께 테이블로 가져갔다.

“여기 고민 커피 나왔습니다.”

남학생은 그것을 받아서 한 모금 마셨다. 달콤한 카라멜의 향이 그의 입 속에 퍼져나갔다. 그는 마음에 드는지 슬쩍 미소를 지어보였고, 사장은 그를 보며 함께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그에게 말했다.

“근데 무슨 고민이 있어서 저희 카페에 찾아온 거예요?”

남학생은 아, 하는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조금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원래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으려면 어느 정도의 각오는 필요한 법이다. 그래도 결심을 했는지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고민을 사장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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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고민, 상담 16.03.07 184 0 9쪽
14 04. 명절을 앞둔 중년의 여성 - 일상 16.03.06 222 0 10쪽
13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후일담 16.03.04 183 0 7쪽
12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상담 16.03.03 251 0 7쪽
11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고민 16.03.02 265 0 6쪽
10 03. 밤늦게 찾아온 회사원 - 일상 16.03.01 250 0 11쪽
9 02. 예비 고 3인 학생 - 후일담 16.02.29 278 0 5쪽
8 02. 예비 고 3인 학생 - 상담 16.02.24 260 0 8쪽
7 02. 예비 고 3인 학생 - 고민 16.02.23 272 0 6쪽
» 02. 예비 고 3인 학생 - 일상 16.02.22 230 0 7쪽
5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후일담 16.02.01 254 0 11쪽
4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상담 +1 15.12.16 295 1 12쪽
3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고민 15.12.07 254 0 8쪽
2 01. 면접을 보러 온 여자 - 일상 15.12.06 284 0 14쪽
1 프롤로그. 서울의 여기저기, S 카페 편 15.12.03 44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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