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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맨션 님의 서재입니다.

수면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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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파맨션
작품등록일 :
2020.10.12 23:01
최근연재일 :
2020.12.30 23:30
연재수 :
8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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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3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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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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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2번 피험자 남태길(2)

DUMMY

퍼억-



“아야!!! 무슨 짓이야!!!”


“너야말로 무슨 짓이야. 뭐 하나 했더니 남태길이랑 같이 웹툰을 보고 있어?!”


“하지만... 이 사람 내가 좋아하는 웹툰을 보고 있단 말이야.”


“고작 그딴 것에 정신이 팔렸다고? 그런 건 나중에 봐도 되잖아.”


“아직 무료로 풀리지 않은 미리 보기 회차라고.”


“어휴. 진짜 그지새끼.”


“현재군. 근면 성실. 제가 강조하지 않았습니까.”


“죄송합니다 아저씨...”


“남자들은 애 아니면 개라더니 어쩜 다들 비슷할까.”


“개보다는 애가 낫지 않나.”


“시끄러워.”


“근데 이 친구 보는 웹툰이 도대체 몇 개야?”



현재와 세연은 태길의 핸드폰 화면을 바라본다. 선호작품 목록에는 100여 개의 웹툰이 줄지어 있다.



“이걸 다 보는 건가?”


“하루에 최소 10개는 보겠네.”


“자기 전에 맨날 이렇게 웹툰이나 보고 앉아 있으니 잠을 못 자지.”


“강현재씨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이것도 진짜 중독이라니까. 왠지 자기 전에 웹툰을 봐줘야 잘 준비를 마치는 느낌이랄까?”


“불면증인 것들은 다 이유가 있다니까. 불쌍한 척할 필요도 없어.”


“말했지. 잠 잘 자는 사람들은 우리 심정 모른다고.”


“어이구. 이제 피험자한테 동질감을 느끼신다?”


“동질감을 기반으로 한 유대감 형성.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지.”


“네 네. 강현재씨 똑똑하시네요.”


“이래 봬도 삼일 입사시험 1등으로 들어갔어. 비록 전자가 아닌 패션이지만.”


“참나. 뭘 1등 가지고. 난 테스트 시험에서 만점 받았어.”


“둘이 유치한 싸움 그만하시고 인제 그만 저택으로 가도록 하죠.”


“저택으로 다시 가자구요? 아저씨가 시계 조작해서 저 친구한테 미션을 주기로 했잖아요!”


“그렇긴 합니다만 여기서는 안됩니다. 장비가 없거든요.”


“폰으로는 안 됩니까?”


“예. 저택 사무실 제 자리에 있는 최신형 컴퓨터 장비가 필요합니다.”


“이 세계도 별거 없구만. 5G 세상을 따라가기에는 멀었어.”


“함부로 말하지 마. 아저씨의 해킹 실력은 전 세계 10위 안에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이건 인정해야겠군요. 제가 해킹 하나는 자신 있습니다.”


“아저씨도 잘난 척을 할 줄 아시는구나...”


“잘난 척이 아니라 잘났으니까요.”


“아 예...”


“어쨌거나 이 세계도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현실의 기술에서 크게 앞서갈 수는 없어.”


“맞습니다. 제 컴퓨터 역시 나름대로 최고 사양을 가진 컴퓨터라고 할 수 있죠.”


“그 좋은 장비 보러 어서 가시죠.”




*** 저택 1층 로비



“뭐야. 그렇게 둘이서 자랑을 하더니 결국 보여주지도 않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위험한 물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 방에는 아저씨만 들어가.”


“영화에서 나오는 멋진 해킹 장비 구경이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아저씨 작업 끝나시면 나중에 구경시켜줄게.”


“알겠어...”



벌컥-



“작업 완료했습니다.”


“와 벌써요?! 아저씨 진짜 천재예요?”


“말했잖아. 아저씨 천재 해커라고.”


“내일 하루. 아니 새벽이니 오늘이겠군요. 오늘 하루 커피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으면 1회 이용권을 지급하는 미션을 넣었습니다.”


“고마워요 아저씨.”


“이제 가볼까요?”


“벌써요? 나온 지 한 시간 밖에 안 지났는데?”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이곳의 하루는 현실 세계에서 일주일 정도.”


“그 말은 곧...”


“남태길씨의 시간에서는 대충 7시간 정도가 흐른 거지.”


“이렇게 들으니까 진짜 무섭네.”


“알겠으면 서둘러.”




*** 남태길의 집



“지금이 오전 11시면...”


“남태길씨 알람이 울리기 3시간 전이네.”


“그동안 집 구경 좀 해볼까나~ 지난번에 언뜻 보니 어머니가 인테리어쪽에 관심 좀 있어 보이시던데.”


“여자들이란. 내가 웹툰 본다고 그렇게 잔소리하더니.”


“지금은 근무시간 아니니까 괜찮아.”



벌컥-



“남태길!!!!!”



태길의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온다. 그녀의 표정은 언뜻 보면 화가 단단히 났다.



“지금이 몇 신데 아직까지 자고 있어. 해가 중천에 떴어 이놈아!!!”



...



“시계를 사용했는데 깨어날 리 없지.“


“일단 좀 더 지켜보자.”



태길의 침대로 다가가는 태길 모.



퍽.

퍽.

퍽.



머리끝까지 이불을 덮고 있는 태길을 정확히 세 번 있는 힘껏 때린 후.



“이노무새끼. 안 일어나? 지금 열두시야 열두시. 하이고 진짜 엄마 없으면 어떻게 살래~!!!”



태길이 덮고 있던 이불을 들춰낸다.



“아 쫌!!! 나 어제 늦게 잤다고!!!”



“뭐야 이세연씨. 시간 맞추면 그전에는 깨지 않는 게 원칙 아니었나?”


“그러게. 물리적인 힘이 가해지면 깨어난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네.”


“삼일도 별거 없구만.”


“삼일이 문제가 아니라 이.세.진이 만든 저 물건이 문제인 거야.”



“어휴. 며칠을 집에만 있는 거니 아들아. 날씨도 좋은데 밖에 좀 나가라!!!”


“밖에 나가면 돈만 쓰고 다니지 뭘 자꾸 나가래 엄만.”


“엄마가 용돈 준다고 했잖아. 차라리 나가서 친구라도 만나.”


“핸드폰 있고 메신저 있고 SNS 있는데 뭣 하러.”


“엄마가 너를 보고 있으면 참 답답해서 그런다. 답답해서!!!”


“아 엄마 아빠가 돈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뭐 이노무새끼야? 엄마한테 무슨 말버릇이야!!!”


“아 몰라. 나가. 나가세요.”



침대에서 내려온 태길은 어머니를 방문 밖으로 인도한다. 어머니를 내쫓는다.



“얘가 진짜. 밖에 밥차려 놨으니까 있다 나와서 먹어.”



거실로 나가 소파에 앉는 태길 모.



“어휴...”



“저것도 아들이라고 밥까지 챙겨주시네요.”


“부모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이론적으로 설명될 수 없지요.”


“부모가 못되어봐서 모르겠네요 전. 나중에 결혼하면 아들은 안 낳아야지.”


“결혼은 할 거야?”


“응?”


“결혼은 할 거냐고 이세연씨.”


“그럼 하겠지... 언젠가는.”


“흠... 그렇군.”


“그딴 건 갑자기 왜 물어?”


“실연에 아파봤잖아. 전 남친한테 배신당하고 동생한테 배신당하고.”


“근데?”


“보통 그런 사람들은 다시 사랑하기 두려워하지 않나.’


“두려워 나도...

는 개뿔. 누구 좋으라고 남자를 안 만나? 그 새끼는 하늘에서 내가 행복한 꼴을 보고 배 좀 아파봐야 해. 아니. 피눈물을 흘리는 쪽이면 더 좋고? 그래서 행복해질 거야. 무진장.”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언어는 마음을 숨기기 위한 방패처럼 보인다.

오늘도.

역시나.



“저 이세연씨.”


“왜.”


“남태길씨가 또 자려나 본데.”



시계를 만지작거리는 태길.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뭐야 이게. 얼마 전에는 미션 없어졌다고 해놓고서는...”



[수면 게임 유저가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제부터 미션을 클리어할 때마다 보상권 1개가 주어집니다. 혜자스럽죠잉~?]



“아저씨 원래 멘트를 복붙(복사붙여넣기) 하셨네.”


“나이가 들면 머리가 안 돌아가죠.”


“그래도 꼴랑 이용권 하나 주면서 혜자스럽다고 말하는 건 좀... 치사하시네요.”


“강현재군은 누구 편입니까?”


“당연히 아저씨 편이... 아니 해국 아저씨. 요즘 왜 이렇게 점점 유치해지시는 겁니까?”


“원래 사람이 나이가 들면...”


“아 쫌!!! 4살밖에 차이 안 나는데 자꾸 나이 들었다고 하시니까 나까지 늙은 기분이잖아요!!!”


“하하하하. 알겠습니다. 강현재군. 앞으로 제가 조심하죠.”


“그래 주시면 감사하구요.”



[그럼 첫번째 미션은... 두구 두구 두구. 지금부터 12시간 동안 커피를 한 모금도 마시지 마세요.어떠한 형태의 카페인 섭취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럼 굳 럭!!!]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수면 시계를 이리저리 조작해보는 남태길. 그러나 시간이 맞춰질 리 없다. 아저씨의 천재적인 해킹 실력으로 오류는 철저하게 차단했으니까.



“젠장. 잠이나 더 자려고 했는데...”



다시 침대로 돌아가는 태길. 핸드폰 화면을 터치한 후 비밀번호 여섯 자리를 누른다. 익숙하게 움직이는 손놀림. 네이버 카페 ‘독취사’로 들어간다.



“저 카페는 뭐야? 독취사...?”


“독하게 취업 준비라는 카페야. 채용 트렌드나 공개 채용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취준생들끼리 이야기도 나누는.”


“아하...”


“나도 취업 준비 할 때 자주 이용했었어. 아... 이세연씨는 잘 모를 수도 있겠다.”


“노력 중이야.”


“뭐라고?”


“이해하고 공감해 보려고 노력 중이라고. 나도.”



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해국. 아빠 미소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다.




“와... 저걸 한 시간 동안 보고 있네.”


“저러고 취업 준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설마?”


“충분히 가능해. 원래 남들 자소서 면접 후기 읽다 보면 괜히 취업 준비 다한 기분이 들거든.”


“에휴. 저러니 취업이 안 되지.”


“오. 어플에서 나왔어.”


“뭘 하려는 걸까요.”


“뭘 하긴 역시나.”


“스타벅스.”



배달 어플을 켜는 남태길. 다시 한번 익숙한 손놀림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선택한다.


[주문하시겠습니까?]


망설이는 태길.

누를까. 말까.



“아 젠장!!! 진짜 이제 별게 다 화나게 하네!!!”



무언가 큰 결심을 한 듯 배달 앱을 닫는다.



“오. 커피를 안 시켰어요!!!”


“제가 조작한 미션이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다행이에요. 출발이 좋네요.”


“그럼 이제 남태길씨 불면증을 고칠 수 있는 걸까요?”


“아니요.”


“강현재군?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저건 임시방편일 뿐. 일단 집 밖으로 내보내야 해요. 내가 불면증 환자라서 압니다.”


“저도 이번엔 강현재씨 말에 동의해요. 오늘 밤 남태길씨 꿈에 들어가야겠어요.”


“12시간 동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않길 기도하면서.”




*** 12시간 후



“들어가 볼까?”


“얍!!!”


“그런 소리 내지 말랬지...”


“여긴 어디지?”


“길거리.”


“그걸 누가 몰라서 물어? 사람도 아무도 없고...”


“있다가 만들 거야.”


“남태길씨는?”


“저기 있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안녕하십니까 남태길씨. 해국입니다.”



해국이 다가가 먼저 말을 건다.



“누구시죠.”


“저희는 남태길씨가 조금 더 쾌적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충분히 쾌적합니다. 내 삶에 만족해요. 그러니 그만 가주세요.”


“집 생활이 그리도 좋으십니까.”


“당신들 내 뒷조사했습니까?”


“집 생활이 좋으시냐고 물었습니다.”


“... 당연한 거 아닙니까? 가만히 있어도 부모님이 용돈 주고 밥도 주는데.”


“부모님이 언제까지 남태길씨 곁에 존재할까요. 10년? 5년? 1년? 아니. 1시간 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별의 순간이.”


“나한테 악담이나 퍼부으려고 왔어? 그래 시발!!! 당신 말 대로 난 내가 미치도록 싫어. 삶에 대한 미련 없으니까 자꾸 헛소리 하지 마.”


“... 똥 싸고 있네.”



“남태길씨 표정이 너무 안 좋은데?”


“아휴 아저씨 저렇게 말하면 어떡해. 할 수 없지. 그렇담 미인계로 승부 봐야지.”


“미인계는 아무나 하나.”


“잠자코 보기나 해.”


높게 묶은 머리를 풀어 길게 늘어뜨리는 세연. 태길이 있는 곳으로 성큼 다가간다.



솔직히

너무

예쁘다.



“어이 남태길씨. 저랑 이야기해요.”


“헉... 예쁘... 당신은 또 누구 십니까?”


“당신을 돕기 위한... 음. 천사?”



태길에게 윙크를 날리는 세연.



“우웩.”


“허허.”


“남태길씨 표정이 사뭇 다르네요. 아까 아저씨랑 대화했을 때와는.”


“아쉽군요. 다 된 밥에 세연아가씨가 숟가락을...”


“그만합시다.”



“남태길씨? 남태길씨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어요.”


“저기 뒤에 서 있는 분께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어차피 당신들은 나 못 바꿔요. 내가 그럴 생각이 없으니까.”


“아니요. 바꿀 수 있어요. 왜냐?”



초점이 없는 듯 하나 블랙홀처럼 무언가를 빨아들이려는 세연의 눈은 태길을 응시한다.

그 눈이 향하는 태길의 눈도 세연을 응시한다.



1초.

2초.

...

10초.



“왜냐...”


“궁금하시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다.


세연의 가녀린 10개의 손가락이 태길의 얼굴을 감싼다.


마주한 두 사람의 얼굴은 이내 포개어진다.



...!!!



젠장.

이건 아닌데.



“이... 이... 이 세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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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54번 피험자 박혜원(1) 20.11.30 19 0 11쪽
50 53번 피험자 김현수(5) 20.11.29 14 0 14쪽
49 53번 피험자 김현수(4) 20.11.28 15 0 11쪽
48 53번 피험자 김현수(3) 20.11.27 10 0 11쪽
47 53번 피험자 김현수(2) 20.11.26 13 0 11쪽
46 53번 피험자 김현수(1) 20.11.25 12 0 11쪽
45 52번 피험자 남태길(5) 20.11.24 13 0 12쪽
44 52번 피험자 남태길(4) 20.11.23 11 0 11쪽
43 52번 피험자 남태길(3) 20.11.22 11 0 12쪽
» 52번 피험자 남태길(2) 20.11.21 12 0 12쪽
41 52번 피험자 남태길(1) 20.11.20 13 0 11쪽
40 51번 피험자 김유나(5) 20.11.19 15 0 12쪽
39 51번 피험자 김유나(4) 20.11.18 15 0 11쪽
38 51번 피험자 김유나(3) 20.11.17 16 0 12쪽
37 51번 피험자 김유나(2) 20.11.16 25 0 11쪽
36 51번 피험자 김유나(1) 20.11.15 17 0 12쪽
35 복수의 시작 20.11.14 13 0 12쪽
34 영혼의 저택(4) 20.11.13 14 0 12쪽
33 영혼의 저택(3) 20.11.12 15 0 13쪽
32 영혼의 저택(2) 20.11.11 18 0 12쪽
31 영혼의 저택(1) 20.11.10 17 0 15쪽
30 진실의 문턱(2) 20.11.09 20 0 11쪽
29 진실의 문턱(1) 20.11.08 22 0 11쪽
28 또 다른 세계(2) 20.11.07 21 0 11쪽
27 또 다른 세계(1) 20.11.06 23 0 12쪽
26 등장밑은 어두웠고 믿었던 사람에 통수맞았다 20.11.05 24 0 11쪽
25 안녕, 내 찬란했던 인생아 20.11.04 25 0 12쪽
24 의심(5) 20.11.03 26 0 13쪽
23 의심(4) 20.11.02 26 0 11쪽
22 의심(3) 20.11.01 2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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